가을을 훌쩍 건너뛰고 겨울이 찾아왔다. 찬바람에 오슬오슬 몸이 떨리는 요즘, 따끈한 차 한잔을 마시며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해보자.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중국차, 한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한방차, 마지막으로 향이 좋은 밀크티를 준비했다.
따끈한 차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다. 언 손을 녹여주고 시린 마음까지 따뜻하게 달래주는 차. 특히 건조한 겨울철에 마시는 차는 약만큼은 아니지만 몸과 마음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겨울 차가 주는 이로움 중 하나는 수분 보충을 해준다는 것이다. 공기 자체가 건조한데다 난방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피부에는 각질이 일어나고 몸이 전반적으로 건조해진다. 때문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데, 물만 마시는 것보다 차를 마시면 향과 맛 덕분에 충분히 수분을 흡수할 수 있다. 차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찻잎에는 비타민, 전해질,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좋고, 충분한 수분 보충이 필요한 감기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소문난 것처럼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며, 아토피가 심해 피부가 갈라지는 데도 물 대신 은은한 차를 마시면 좋다.
중국차 전문점인 천재향의 다예가 박수연 씨는 “때때로 차를 마시면서 카페인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연하게 우려 한두 잔 마시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보이차 등을 은은하게 우려 마실 것을 권한다. 차의 카페인은 물에 녹는 수용성 카페인으로 지용성인 커피 속의 카페인과 다르고, 몸에 남아 있는 시간도 지용성 카페인이 24시간 정도 머무르는 데 반해 7, 8시간이면 배출된다고.
특히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발효차는 몸을 따뜻하게 만들며 노폐물을 빨리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몸이 움츠러들고 딱딱하게 굳는 겨울에 마시면 혈기가 왕성해지고 활동적이 되며 몸이 부드럽게 풀어진다.
차가 지닌 또 하나의 미덕은 마시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정서적으로 안정을 준다는 점이다. 천천히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통해 기다림의 미학을 알게 되며, 잔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고, 눈과 코로 맑고 고운 색과 향을 대하며 머금는 차 한 모금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여유를 전해주는 것.
쌔한 바람에 몸도 마음도 시린 겨울날, 혼자서 즐기는 여유도 좋고, 친구들과 나누는 멋도 좋다.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기 전 따끈하게 밀크티 한잔을 준비해놓는 ‘센스쟁이’ 엄마가 되어보자.
Part 01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중국차
"노화 방지와 콜레스테롤 제거 등 각종 성인병에 이로운 차"
위가 약한 사람에게 좋은 * 대홍포
바위틈에서 자라는 대홍포는 은은한 향과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으로 중국차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차이다. 반 발효차로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아 위가 약한 사람들에게 더욱 좋으며 몸이 아프거나 개운치 않을 때 마시면 상쾌해진다. 눈을 맑게 해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대홍포를 우릴 때는 물의 온도를 95℃ 정도로 맞춰서 우리면 좋다. 녹차의 경우 대부분 여린 잎을 사용하기 때문에 익을 수가 있어 김을 한번 뺀 후 사용한다. 하지만 대홍포는 이미 성장한 찻잎을 사용하기 때문에 잘 우러날 수 있도록 높은 온도의 물을 사용하는 것. 대홍포는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으며 식전에 마실 때는 연하게 우려서 마시고 되도록 공복은 피한다.
다이어트에 좋은 * 보이차
널리 알려진 대로 보이차는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을 돕는다. 몸의 기혈이 막히면 병이 되는데, 그를 뚫어주고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
체지방, 특히 내장 지방을 분해하는 작용을 해 체증이 있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진하게 타서 마시면 좋다. 이외에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무기질과 섬유질 성분이 변비를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차는 차일 뿐, 약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당뇨나 신장병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Part 02 향과 맛에 취하는 홍차
"몸의 막힌 기혈을 뚫어주고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차"
손발이 찬 사람들에게 좋은 * 기문홍차
안후이성 기문지방에서 나는 기문홍차는 그윽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으뜸이다. 장미향 등의 꽃향기와 난향 등 다양한 향기를 뿜어내는데, 이 홍차를 베이스로 블렌딩을 해서 다양한 향차를 만들기도 한다.
기문홍차는 여성의 호르몬을 자극하는 향과 맛을 지녀 특히 여성들에게 좋다. 폐경기 우울증에도 효과적이며 노화를 방지하고 갱년기 장애를 막아준다. 항암 효과와 충치 예방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고 심장을 운동시키는 기능도 있다. 어떤 사람들의 경우, 차를 마시면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걱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심장을 운동시키는 기문홍차의 성분 때문으로 몸에 좋은 자극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기문홍차에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기능이 있어 특히 자궁이나 손발이 찬 사람들이 마시면 몸이 쉬이 따뜻해진다.
기문홍차는 100℃ 온도의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게 좋고,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 레몬을 넣으면 효과가 있다. 흑설탕을 넣으면 더 따끈한 감을 느낄 수 있다.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 시나몬밀크티
홍차와 따뜻한 우유로 만드는 밀크티. 홍차 역시 발효차의 하나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고, 시나몬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때문에 겨울에 마시면 좋다. 시나몬밀크티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 찬 우유에 계피를 넣고 끓기 직전까지 온도를 높인다. 그리고 밀크티용 홍차를 6g 정도 넣는다. 밀크티를 만들 때 입자 크기가 작은 것을 넣지 않으면 잘 우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것. 그후 3분 정도 우려낸 뒤 거름망에 걸러 마시면 된다. 우유를 끓을 때까지 데우면 우유 위에 단백질이 뜨면서 막이 생기고 비릿한 냄새가 나니 주의할 것. 밀크티를 마실 때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잔을 따뜻하게 데워놓은 뒤 바로 마셔야 좋다.
Part 03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한방차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원기회복에 으뜸인 건강차"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 생강차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한방에서는 감기약을 지을 때 생강을 넣는데, 감기로 인한 발열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뱃속을 데워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며, 간장과 위장의 운동을 도와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소음인은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기 장기가 취약한 체질이므로 이를 보완하는 생강차가 잘 맞는다. 하지만 태양인을 비롯해 소양인 중 열이 많은 이는 피한다. 생강 1/2톨을 얇게 저며 썰어서 물 4컵과 함께 끓인다. 약한 불에서 10~15분 정도 끓인 다음 대추나 잣 등을 띄워 마신다.
소화기능을 돕는 * 계피차
계피 역시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먹으면 좋다. 손발이 유난히 차가운 수족냉증이 있는 여성에게 좋으며, 소화기능이 약해 찬 것을 먹으면 배가 아픈 사람이 먹어도 도움이 된다. 또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머리를 맑게 해주고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깨끗하게 씻은 계피 20g을 물 800ml에 넣고 20분간 중간불로 은근하게 달인다. 그 뒤 계피를 건져내고 취향에 맞게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신다. 속이 냉한 소음인에게 특히 잘 맞는 차.
원기 회복에 좋은 * 대추차
한방약을 달이거나 차를 끓일 때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바로 대추다. 대추는 강장제로 쓰이고 원기회복에 이용돼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에 마시면 좋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은 늘 복용하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노화를 막아주고 피부를 곱게 해 미용차로도 즐길 수 있다. 주전자에 물 4컵을 붓고 말린 대추 20개를 넣어 은근한 불에 끓인다. 물의 양이 반으로 줄면 불에서 내려 꿀을 조금 넣어 마신다. 소음인에게 좋으며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은 과하게 먹지 않도록 한다.
겨울철 기억력 감퇴에 좋은 * 오미자차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는 뇌파를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겨울철 기억력 감퇴와 피로 해소에 좋다. 그래서 밤샘 작업을 하는 사람이나 늦게까지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특히 권할 만한 차다. 또한 폐 기운을 북돋워 겨울 감기 예방에 좋고 천식을 진정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오미자는 둥굴레와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약해지므로 주의한다. 물 4컵에 오미자 4찻술을 넣고 한소끔 끓은 뒤 마신다. 오래 끓이면 신맛이 강해지므로 한소끔 끓으면 바로 불을 끈다. 태음인에게 잘 맞으며 몸에 열이 있는 경우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위산과다, 위궤양 등이 있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관절통에 좋은 * 구기자차
구기자는 혈액순환을 원활케 해 날씨가 추워져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릴 때 도움이 된다. 무릎이 약한 것과 시큰시큰한 것을 없애주고, 허약한 사람에겐 몸을 보해주며, 정력을 길러준다. 구기자는 독성이 없고 생리작용을 원활히 해줘 오랫동안 꾸준히 마시면 묵은 병을 고칠 수 있다. 정신을 안정시키며, 향긋한 맛과 단맛 때문에 질리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구기자를 만들 때는 그냥 끓이는 것보다 볶아서 끓이는 것이 구수한 맛이 살아나 좋다. 깨끗이 씻은 구기자를 갈색이 나도록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물 7컵에 구기자 40g을 넣고 10분 정도 끓이면 된다. 소양인에게 잘 맞지만 비위가 약한 사람이 구기자차를 마시면 소화가 안 되고 설사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고혈압을 예방하는 * 솔잎차
날씨가 차가워지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는데, 솔잎차는 혈관벽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해 고혈압을 예방한다. 솔잎차를 마시면 숲에 들어선 듯 상쾌한 향이 느껴지는데, 이는 솔잎에 들어 있는 피닌, 캄펜 등 방향물질 때문이다. 이 물질이 신경을 안정시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물 3컵에 어린 솔잎 60g을 넣고 녹색에서 황적색으로 변할 즈음 불을 끄고 마신다.
보|이|차|고|르|는|법
“자신의 혀의 감각을 믿으세요”
최근에는 ‘묻지 마 보이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보이차에 대한 열풍이 뜨겁다. 보이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과 혀를 믿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마셨을 때 향이 역하다든가 혀가 아리다든가, 머리가 아프다면 본인에게 맞는 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시면서 향긋함이 느껴지고, 부담스럽지 않은 게 좋은 차다.
보이차를 구입하려 할 때 상점을 찾아 ‘제일 비싼 거 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보이차를 처음 먹어본다면 어떻게 먹는지 방법을 물어보고 시음할 것을 요구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차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구분이 된다. 만약 시음 요청을 거절한다면 차를 파는 자세가 잘못된 것으로 이때는 바로 나와야 한다. 급하게 사려고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차를 마셔 보고 구입하도록 한다.
보이차를 고를 때에는 앞뒤를 돌려가며 찻잎 모양을 살펴보자. 잎의 크기는 균등해야 하고, 색은 새카맣거나 검붉은 것보다는 낙엽같이 누르스름한 황금색을 띠는 것이 좋다. 아무리 오래된 차라 해도 향을 맡았을 때 역겹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보관이 잘못된 것이니 주의할 것. 너무 딴딴한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메주같이 약간 푹푹 눌리는 느낌이 좋은 차다.
여성조선
글_이경선 기자 사진_장영주, 전경숙
취재협조_슈크레(02-515-7907), 천재향(080-200-0874)
도움말_김미선(휴그린한의원 원장, www.huegreen.com 537-7502,3)
첫댓글 따뜻한 차 한잔 마주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정경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와~ 우 .. 이곳까지 차향이 전해오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