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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작가
양 태 석
Yang, Tae Suk
最小限의 言語로 縮刷한 이미지와 形象의 藝術
김남수 / 미술평론가
한국미술은 다양한 미술양식이 공존하고 있다. 전통회화와 사실주의, 추상 표현주의와 컨템폴라리,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등 다원주의 사회와 걸맞게 다양한 양식들이 공존하고 있다. 작가마다 다양한 양식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그 나라 미술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며 폐쇄사회인 사회주의 미술과 다른 점이기도 하며 자유분방한 장르와 예술양식이 공존하고 있는 점이 자유주의 국가 미술세계의 현주소다.
전통주의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미술에서 산수화를 빼어놓고 다른 이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산수화는 한국미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예술양식이다.
<낙원>
<홍도> 91 x 53cm
<농민의 휴식> 33 x 24cm
역사적으로 추적을 해 보면 농경사회 때부터 우리는 산수경과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맺어왔으며, 산수경은 우리가 낳고 자란 삶의 터전이요, 훗날 우리가 돌아갈 마음의 본향이기 때문에 수많은 미술인들이 그토록 산수화를 즐겨 그려온 것이다. 조선시대 이후 우리의 선배 작가들 가운데 겸재 정선을 비롯하여 조선조말 오원 장승업, 근대 육대가 가운데 소정 변관식, 청전 이상범, 의재 허백년, 그리고 풍곡 성재휴, 남농 허건 등은 산수화를 즐겨 그려온 대표적인 선배 화가들이다. 이들의 예술양식이 한결같이 자기언어와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독자성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호 본란의 표지작가 청계 양태석은 어느 작가와도 다른 차별성이 극명한 산수화가다. 한마디로 독자적인 자기언어를 만드는데 성공한 작가라고나 할까
<色山水> 36 x 45.5cm
<높이 나는 새> 53 x 45cm
<어락> 31.8 x 41cm
그는 산수화의 모든 영역을 폭 넓게 섭렵하고 형상의 변주를 통하여 심도있게 천착을 해온 화가라고 볼 수 있다. 스승의 문하에서 수묵담채화 등 관렴산수화를 연찬했고, 다시 현장 사생을 통한 수묵담채조의 실경산수화를 한동안 탐구했었다. 그후 너도나도 실경에 매달리는 단순한 카피나 재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서 그는 다시 청록 폭포 등 이념산수에 매달렸었다. 어차피 동양화는 형사(形似)보다는 사의(寫意)를 중히 여기는 정신주의 예술이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수렴되고 재구성되는 또 다른 자연의 재창조라는 의미에서 근 5년 동안 청록 산수화를 그리는데 심취하기도 했다.
그의 회화사상을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정신주의는 동양적 사유의 철학을 철저하게 추구하되 기법과 방법론에서는 동서양화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예술양식의 발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소신을 피력한다.
한국 선(線)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되 낡은 양식은 과감히 깨트리고 시류에 맞는 현대적 사상을 도입하는 것이 세계시장의 흐름에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일 수 있다고 지론을 편다. 그동안 그가 탐구해온 한국산수화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스승(풍곡 성재휴)에게 사승을 했던 수묵담채화법, 작가 스스로 한때 개발했던 청록산수, 다시 자연주의에 기초한 진채화법, 문화접변을 통하여 새로운 양식을 탄생케 한 평면도상의 기하학적 새로운 컴포지션의 회화양식 등을 지적할 수 있다.
<휴식> 53 x 45cm
<사군자> 41 x 32cm
<閑日>
21세기의 한국미술은 전통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세계질서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이 한국미술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고 작가는 술회하고 있다.
晴溪의 作品世界
양태석의 최근작들을 살펴보면 엄청난 변주와 함께 작가의 예술양식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에 바탕한 새로운 어법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필자는 현상학적으로 관찰하여 편의상 '신조형산수(新造形山水)'라고 명명을 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작품의 주제와 정신주의 그리고 표현의 방법과 기법 등은 한국성의 추구, 최소한의 축쇄된 언어와 이미지를 통하여 화폭에 형상화하는 작업, 불필요한 췌육(贅肉)을 떨쳐버린 간결한 선(線)과 사의(寫意)적인 피사체의 재구성, 도식적인 평면구성의 작은 산들의 덩어리진 준법, 초현실주의 성향의
추상표현주의 기법 등 다양한 양식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정신주의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깔려있는 듯하다. 전통을 숭상하되 낡은 고법에서의 탈출, 세계의 질서와 반열에 낄 수 있는 현대화 작업과 함께 세계공통의 예술양식의 추구, 화포와 물감 등 세계화에 걸 맞는 재료의 연구 등이 작가의 조형관이요, 사상이 아닌가 싶다.
작가의 '신조형산수'에는 세가지 류형의 예술양식이 존재한다. 작가만의 독보적인 경지이기도 하지만 그는 이러한 어법과 조형양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남모르는 숱한 실험과 화혼(畵魂)을 불살라왔다.
어림잡아 5년은 걸렸을 법한 그의 노력과 탐구정신은 60대가 지나서야 원숙의 경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이 화단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다음은 그가 추구하고 있는 '신조형산수'에 대하여 유형별로 요약해서 분석을 해보기로 한다.
型-1樣式…
작품 <녹색의 섬> <홍도> <소양강> <섬으로 가는 길> <여명> <어장의 아침> <농가> <어락> <백두산 천지> <강촌의 마을> <여명> <섬으로 가는길-2> <파도> <어부의 여명> <한일(閑日)> <제주풍경> <태양의 뜻> <추강의 어부> <꽃의 경연> <백합과 옥잠화> 등 그동안 작가가 치열하게 탐구했던 구상주의 회화의 마지막 패턴의 전형(典型)이 아닌가 싶다. 세계의 명화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감동이 크고, 그 미와 감동이 영원해야 한다는 것을 필자는 어느 잡지엔가 글을 쓴적이 있다. 청계의 이 신조형산수는 아름다움, 정적, 풍요로움, 자유와 평화가 한껏 어우러진 한국의 서정과 향수가 농축된 우리의 판타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양태석 전시장에서 풍곡 성재휴 선생과...
<음양조화>
작가의 '신조형산수'에는 세가지 류형의 예술양식이 존재한다. 작가만의 독보적인 경지이기도 하지만 그는 이러한 어법과 조형양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남모르는 숱한 실험과 화혼(畵魂)을 불살라왔다. 어림잡아 5년은 걸렸을 법한 그의 노력과 탐구정신은 60대가 지나서야 원숙의 경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이 화단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어장의 아침> 53 x 45cm |
얼핏 시각적으로 관찰하면 도식적이고 정적인, 단순한 평면구성의 예술이라는 평가도 있을법 하지만 이 작품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을 정밀 관찰하면 순도 높은 예술을 지향하는 작가의 정신주의와 현대적 시각의 사의와 형상성, 그리고 그 누구도 닮지 않은 그만의 독보적인 경지가 표출되고 있다. 유연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미학, 자연주의를 추구하면서 자연과 교감하고 묵시적인 대화를 나누고, 그 감동을 송두리채 화폭에 담는 작가의 비경(秘境)이 이 화면 속에서 숨쉬고 있는 것 같다. 삼면이 바다인 지정학적 우리의 강산이 소재로 즐겨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한국 남단의 미려(美麗)한 섬(島嶼)이 무려 3천개를 헤아린다는 금수강산을 섬으로 이미지화여 의인화(擬人化) 기법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型-2樣式…
한국의 빛깔인 오방색으로 수놓아진 산자락과 능선이 중첩된 덩어리진 산의 형상들, 최소한의 간결한 선과 획으로 이미지화 된 이 작업들은 그가 관심을 가지고 천착해온 유형 가운데 하나이다.
작품 <5색산수> <어락> <계곡> <산자락> <구릉> <일월도> <높이나는 새> <조어> 등은 그가 새롭게 창출해 낸 제2형식의 예술양
운보 김기창 선생,산정 서세옥 선생과 함께
식이며 구상회화의 마지막 보루로 단순화시킨 조형언어다. 이러한 형상의 이미지들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주해 갈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꽃의 경연> 33 x 24cm
내고 박생광 선생 전시장에서
점진적이고 완만한 변화, 때론 돌연변이적인 급격한 선회 등 숱한 실험과 변화의 프로세스를 거쳐 오늘의 작가를 탄생케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폭 넓은 화역(畵域), 자유분방한 자유의 미학 등이 만들어 낸 작가의 행동반경이 끝없이 전개되고 있음을 실증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型-3樣式…
작품 <장생> <장생낙원> <사군자> <낙원> <어락도> <음양조화> <선유도> <무릉도원> 등은 표현주의 성향의 초현실주의 화법의 회화다. 강렬한 색점의 대비를 통한 많은 형상들, 가령 섬과 조각배, 물고기와 정자, 새와 각종 과일 등 무릉도원의 선경을 연상케 하는 이 양식은 작가가 희구하는 인간주의와 염원, 최상의 기도가 이 작품 속에 압축되고, 긴축되고, 농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작가가 태어나 처음으로 체험한 본격예술이요, 그 본령의 진수를 만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추사선생이 주창한 유천희해(游天戱海) 사상처럼 무애(無碍) 무렴(無念)한 나래를 한없이 펼쳐, 영원한 시공 속에 그 예술이 살고자 한 것은 아닌가.
結論
청계 양태석의 예술은 이순을 넘기면서 본격예술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그는 집념과 자생력으로 몇가지 예술양식의 전형을 만들어낸 역량있는 화가다. 매너리즘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작가의 고뇌와 방황, 끝없는 자기와의 투쟁, 한국성을 추구하는 등 동양정신을 높이 받들면서도
재료와 기법 등 서양 것을 과감이 수용하여 새로운 방법론과 모랄을 창안해 낸 그는 '신조형산수'의 자기어법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山寺 가는 길> 22 x 60cm
그의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자 한다.
청계 양태석은 1941년 경남 산청에서 출생했다. 일찌기 국전에서 특선을 따내 화단에 엘리트로 등단한 그는 40년 가까운 작품활동을 해오면서 한국미술의 창조적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의 주요 약력을 살펴보면 경남도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국전 특선 및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동경아세아현대미술 초대작가상, 국제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서법예술대전 심사위원장,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미술과 교수 역임, 한국산수화회장, 동양미술연구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한국산수화 이론과 실제' '화필에 머문 시간들' '달마 그리기와 연화
그리기' 그리고 월간 수필문학에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집필과 실기를 동시에 작업을 하고 있는 학구적인 화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日月圖> 53 x 45cm
섬 이야기
양태석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형성되어 있다. 청정한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섬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유인도와 사람이 살 수 없는 무인도로 구분 될 수 있으며 동해안은 섬의 수가 적고 서해안과 남해안은 무수히 많은 섬들로 형성되어 있다. 그 많은 섬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서정과 자연미를 더해준다. 따라서 섬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창안해서 감상자로 하여금 우리 나라의 섬을 사랑하고 나아가서 우리의 자연을 아끼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뜻으로 섬 이야기를 그리게 된 것이다.
요즈음 도시인들은 시멘트 숲 속에 살면서 감정이 찌들고 정신이 황폐해 져서 사회는 더욱 삭막해지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의 정서는 메말라 가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대결과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화합과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문화 분야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화가들이 미력하나마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로서 기여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태양의 뜻> 45 x 38cm
<농가> 25 x 18cm
<色山水> 38 x 45.5cm
여러 가지 그림의 형태가 저마다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서정성을 고취시키는 작품은 자연 풍경을 소재로 한 그림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풍경화의 소재는 산과 들 바다와 섬, 농가와 도시 풍경 등이 있다. 여러 가지 그림 중에 바다와 섬의 풍경이 도시 사람들의 감상미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섬을 소재로 택한 것이다.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은 육지보다 외로워 보이기 때문에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이다. 망망대해에 외로이 떠 있는 섬도 있고 육지와 가까운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도 있다. 풍수학에 물이 재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해는 더욱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다. 바다에는 어민들의 생존을 엮어 가는 수자원이 풍부하고 해양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크고 작은 배들이 지나 다니는 물길이 놓여 있다.
<백합과 옥잠화> 53 x 45cm
그래서 좋은 소재라 생각되었다. 평소 나의 그림에는 폭포나 강, 바다와 섬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바다와 섬을 소재로 그리고 여명(黎明)을 주제로 작품을 하고 있다.예술 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의 정체성이 나타나게 된다. 모든 문화가 이질적인 것이 만나면 접변이 일어나고 만나는 장소에 따라 지역적인 현상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의 우리 미술계는 동서 미술이 만나고 새로운 미술양식이 창출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미술계는 전통과 진보가 조용히 경계하는 시점에서 약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으나 세대간의 애호하는 계층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폭포> 73 x 47.5cm
나는 재료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으며 동서양의 것을 막론하고 편리한 대로 사용하고 있다. 종이 대신 캔버스를 쓰고 물감은 아크릴로 대체 하면서 동서양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어 꺼렸으나 차차 손에 익으니 나의 것으로 승화되었다. 그러나 물질주의 정신의 음영법을 사용하지 않고 정신주의를 존중하는 음양 법을 쓰고 선(線)을 유지함으로서 동양적인 정신을 살리고 있다. 나의 선과 채색이 제자리에 서고 진보된 화법이 정리된다면 그것은 후인들이 평가할 것이다.나는 화가로 태어난 것을 후회를 한 적은 없다. 그래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이다.
작품의 진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곧 자기를 그리는 것이다. 작품에는 작가의 성격과 성품이 담겨져 있으며 아울러 정기(精氣)가 나타나게 되어 있다. 작가는 마음 자리에서부터 나오는 지순한 본성을 표출하고 그 성정을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서 독특한 미의 영역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품에는 작가의 특성이 정립되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예술은 시공을 초월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미지의 세계를 미리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진실한 예술은 언제나 새롭고 신선해야하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창작일 때만 작품으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설악산> 45 x 38cm
<秋江의 어부> 45 x 38cm
예술적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맑은 영혼과 폭넓은 사유의 세계를 넘나들며 심저(心底)에서 미감을 천착(穿鑿)하고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한 작업을 해야하는 것이다. 작가는 사물의 형상을 자기화해서 새로운 기법을 세워야하며 오로지 자기만의 준법(?法)을 성립 시켜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만든 양식도 아류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림을 제작하면서 남을 의식하거나 돈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작가는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하고 진실한 정신으로 작품에 임해야 한다.
동양화에서 수묵이나 채색이나 혹은 사실적이냐 사의적이냐 하는 전통적인 이론의 한편에 서려는 것을 버려야 한다. 또한 재료 선택에서 동양화용이나 서양화용을 구분 지우는 것을 벗어나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주저 없이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아무도 범접 못하는 독특한 화성(畵城)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자연을 사랑한다. 그래서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린다. 따라서 대 자연의 서정을 마음으로 새겨 신선하고 참신한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화 감상의 현대성글 / 양태석
나의 최근 그림을 보고 서양화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된다. 색도가 강한 것은 물론이고 캠퍼스에 꽉차도록 그려서 여백이 없으니 보통 사람이 보기엔 동양화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현대화에서 동양화니 서양화니 하는 구분을 지우는 자체가 고루한 회화관 이라 할 수 있다. 동양 사람이 동양의 소재를 동양 정신으로 그렸다면 그것은 동양화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동양화일지라도 서양화가가 서양 정신으로 유화로 그렸다면 서양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동서양 화의 구분 지움이 그렇게 해석되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화나 서양화의 전통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은 동서양화의 구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역사적인 배경과 사회적인 관행이 있어서다.
그래서 지금까지 화단에 무언의 합의에 의한 구분 지움의 관행으로남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조선미술전람회때 시작된 이름이 현재에까지 이어져 자연스럽게 굳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의 회화 사조의 변화와 다양성에 비추어 볼 때 또한 세계화와 발맞추어 한국의 회화를 모두 회화로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한국화나 서양화를 하나의 회화로 부른다 할지라도 지금까지의 습관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종래의 명칭이 존재할 것이다.
전통이니 정체성이니 시대성이니 현대성이니 하는 문제와 기운 생동이니 골법용필이니 하는 이론적인 배경은 모두 흘러간 개념으로 접어 두고 21세기의 새로운 회화 정신으로 다시 정립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는 급속하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히려 한 세기를 앞서 가야 할 예술계의 한 장르인 회화 분야에서까지 과거의 관념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섬으로 가는 길> 91 x 53cm
지금까지 우리 회화는 중국의 고전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을 반성하며 다시금 한국적인 이론과 특성을 정립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시대적 감각에 부응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화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국화를 감상하는 방법에도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회화 발전에 도움이 될것이다. 이제 수묵이나 전통화 시대는 점차 쇠퇴해져 가는 추세이고 채색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칼라 회화 시대의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화를 진단함으로서 현대적 회화 추세를 정확히 짚을 수 있다. 진정한 예술 정신은 근원적인 인간 본성의 천착에서 찾아야 하고 철저히 틀을 깨고 참신한 돌연변이의 싹을 틔움으로서 차세대적 신선한 창작이 될 것이다. 작가는 자기의 아류와 자기의 것이라고 믿어 온 모든 방법도 가차없이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진정한 예술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이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가지고 변화의 첨단을 따라가야 작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화는 한국적이어야 하고 한국의 주제와 정신으로 한국의 소재를 이용하며 한국의 재료를 사용함으로서 진정한 한국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의 한국화는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것이라고 믿어 온 것이 우리의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남의 것으로만 생각해 온 것이 우리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영역을 넓은 세상으로 확대해 나가면 모두가 우리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우리 것에 집착하면 그것은 낡은 사조의 소아병적인 것이다. 동양 권에서 동양적 회화를 크게는 동양화라 했다. 그런데 그 자체가 일본의 잔재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한국의 명칭보다도 예술 행위의 본질이 한국적이면 그것이 진정한 한국 것이다. |
<장생> 41 x 32cm
풍곡 성재휴 선생과 북한산 등산길에서
이제부터 한국화의 감상도 차원을 높게 여러 가지 복잡한 틀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로운 시각으로 폭넓은 가치관에서 접근해야 쉽게 이해 할 수 있고 나아가 한국화를 성숙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현대 한국화를 감상하는데 구상이나 비구상 수묵화가 채색화나 모두 우리 것은 우리 것이지 남의 것이 아니다. 고화나 현대화도 우리 것은 우리 것이다. 그래서 우리 것은 우리가 소중히 보존하고 가꾸어야 한다.
모든 예술은 다양성이 특징이다. 여러 장르에서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므로 예술의 생명이 유지되는 것이다. 예술은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고 계층간의 감상 수준도 다르다. 일반 대중의 예술 수준에 높은 예술가의 작품을 이해시키려면 오히려 짜증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낮은 수준의 예술품을 높은 수준의 감상 자에게 제공한다면 그것도 고역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예술 수준에 알맞은 예술 창작과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한국화의 감상에서 풍경화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동양에서 전래된 낙원 사상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신선 사상에 대한 동양적 회화관 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래서 한국화가 고루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서양적이거나 비구상적인 것을 현대적이라고 한다면 그것 역시 큰 잘못이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회화만 이해하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회화도 이해하려는 관심을 가져야 회화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섬으로 가는 길> 45 x 38cm
<여명> 41 x 32cm
작가탐구 |
Yang, Tae Suk 양태석 |
작품의 진실작가는 자기작품에 대해 만족이 없다. 항시 새롭고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사유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추구하는 미적세계를 탐구하는 하나의 창작자로 남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근대에 와서 우리화단의 고민은 현대화를 하는 작업이다. 특히 한국화는 현대적 조형감각을 살리는 길이 매우 어렵고 난감하다.
우선 재료에서 먹과, 채색, 종이나 화포를 개선하지 않고는 새로운 방법의 현대화는 어려운것이나, 글로벌시대의 한국화는 다시 태어나야 하며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고뇌하지 않으면 서구미술에 잠식당하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심 끝에 화포를 캠퍼스로, 채색을 아크릴이나 유화물감으로 대체하고 한국화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행복 |
장수
현대한국화는 쌍방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래서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구촌의 교통이 일일 생활권으로 변하면서 밀려오는 서양미술의 물결위에 거센 파도를 이겨내야 하고, 국내 신세대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는 동서 이론의 방법론적 현대성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예술은 항상 새로운 양식을 요구하며 창의적인 사유를 담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통적인 양식이나 방식을 존중하는 회화세계를 추구했으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안주하는 것은 금물이며 새로운 실험을 전개하는 개발을 서두르지 않으면 도태를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전반에 걸쳐 현대화의 물결이 드센 작금에 회화라고 안주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 그래서 미술계도 시대변화를 역행할 수 없는 고민에 빠져있다. 따라서 작가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며 미래지향적인 양식과 방식을 개척해야하는 사명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행복
나는 그림의 주제를 생명, 장수, 부귀, 행복에 두고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예술행위로 표현하려는 평범한 정신주의에 근거한 것이다. 작품은 유선(有線)법으로 동양정신에 기인하고 있으며, 양식은 우리민족의 서민회화인 민화적 요소가 가미되었다. 화면구성은 초현실주의 방법이며 캠퍼스에 아크릴로 제작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때로는 실경이나 관념을 이용해서 산수풍경을 그릴 때도 있다. 풍경도 서양미술과 다르며 기법에서도 음영(陰影)법이 아니고 음양(陰陽)법을 이용한다. 실경을 그려도 신선사상이나 도가사상을 가미하며 동양적 사유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작품이라 하겠다.
작품에는 작가의 마음이 서려있다. 그래서 작품과 대화를 하면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면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자신의 심기(心氣)를 담아 걸작을 제작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행복
행복
산사
작품에는 사유의 세계를 거닐면서 신선한 미감을 천착하기 위해서 매우 힘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명작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며 고뇌를 통해서 보석처럼 다듬어지는 아름다움의 결정이라 하겠다.
작품은 먼저 주제를 통해서 작품의 정신세계를 설정하고 소재를 통해서 화면의 묘미(妙味)를 설계 하는 것이며 새로운 기법으로 작업의 마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은 정신과 육체의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투영이라 하겠다.
이제 다시금 나 자신의 변화를 촉구한다.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이 요구된다. 그래서 삶 자체를 달구며 지속적으로 자아의 존재를 탈속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욕망이 아니고 사명이다.
출세주의나 배금사상은 뒤로하고 오직 작가로서의 자세와 궤도를 타고 가는 기관처럼 절대적인 신념에 기인하는 것이다.
예술은 시공을 초월하고 상상을 뛰어넘어 미래적 사유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 된 예술은 영원히 새롭고 신선해야하며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없는 창작일 때만 예술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자기의 마음자리에서 지순한 본성을 천착해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서 비로소 자기완성을 이루게 된다.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작가자신의 정체성이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속일 수없는 진실이 담겨져야 수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글 / 양태석 -
아트페어
008 골드아이 아트페어
양태석 작품전
2008. 7. 30 - 8. 3 코엑스 인도양홀
최소한의 자기 언어를 통해 함축된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
예술은 국적과 이념, 종교를 초월해 누릴 수 있는 인간만의 특권이고, 모든 문화는 그 시대의 정신이고 얼굴이라고 정의 하고 있는 청계(晴溪) 양태석은 최근작에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즉 한국성 탐구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현대적 감각으로 꿈과 서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만의 인격과 성품을 고스란히 화폭 위에 담아내고 있다.
이에 시사매거진 남윤실차장은 “그는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통한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그의 예술세계를 통해 한국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의 예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오방색을 사용함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유지하되 개성을 가미해 재해석한 작품들은 그림을 여러차례봐도 질리지 않고 보면 볼수록 작품이 더욱 더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동양미술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고 평하고 있듯이 그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소박하지만 멋스러운 감흥을 화폭위에 최소한의 자기 언어를 통해 절제와 축쇄로 작품의 주제와 사상을 함축된 이미지로 표출해 내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산수화 이론과 실재」, 「화필에 머문 시간들」, 「달마 그리기와 연화 그리기」, 「행복을 찾는 사람들」, 「그림보는 법, 그림사는 법」,「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하나」등의 책을 펴 낸 그는 그림을 공부하는 사람들과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편집부 -
장수부부
주요약력
• 東國大學院 卒業
• 國展 韓國畵部 特選 및 入選 美術大展 入選
(28, 29, 30)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그 외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다수
• 日本 東和新聞招待展
• 中鎭作家 招待展 (慶南新聞社)
• 日本 東京 亞世亞美術展 招待
• 韓.中 書畵美術交流展 出品
• 韓.中 書畵文化運營 委員
• 韓國美術協會 會員展 出品 (國立現代美術관)
• 韓國現代美術 100人展 出品 (名作美術官)
• 韓國畵6人 招待展 (耕仁)
• 韓國山水畵會 會長
• 뉴욕 國際갤러리 招待展
• 뉴욕 韓國文化院 招待展
• 韓國의 員景展 (덕원갤러리)
• 韓國中堅作家 招待展 (뉴욕 韓美文化院)
• 대한민국 서법예술대전심사위원장
• 갤러리 회화제 남도미술제 (조형갤러리)
• 독일 슈발바호시 초대전
• 2000 한국미술2000년전(동덕미술관)
• 저서
한국산수화 이론과 실제, 화필에 머문 시간들,
달마그리기와 연꽃그리기, 행복을 찾는 사람들,
그림보는 법 그림사는법,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하나
•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심사위원 역임
•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 미술과 교수 역임
• 韓國 美術協會員
• 한국 수필문학회 회원
• 한국 문인협회 회원
• 東洋美術硏究會 會長
• 한국산수화회 회장 역임
• 三元美術協會 부회장
• 元素會 會員
• 전업작가회 회원
• 목우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