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사자성어(四字成語)
⊙ 파거불행(破車不行) 노후된 차량은 움직이지 못한다.
"늙음을 한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아무 목적 없이 늙어감을 한탄해야 한다.
죽음이 찾아온다고 해서 슬퍼해서는 안 된다. 죽어서 자신의 이름이 잊혀지는 것을 슬퍼해야 할 일이다."
-여신오(呂新吾, 1536-1618)-
파거불행(車不行)은 '깨진 수레는 가지 못한다'는 사자성어다. 원효대사의 《발심수행장(修行章)》에 있는 말로 노후 차량, 고장 난 차량은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이다.
《발심수행장》은 과거 사찰에서 행자들을 가르치는 초급 교과서로 신심을 일으키게 하는 책이었다.
《발심수행장》에는 '파거불행(破車不行)'과 함께 '노인불수(老人不修)'라는 말이 나온다. 이 여덟 자가 대구(對句)로 이루어진 문장인데, 깨진 수레는 굴러갈 수 없고, 늙으면 수행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금은 슬픈 말인데, 나이를 먹으면 체력 부족 등으로 수행도 쉽지 않다는 말이다. '노인불수(老人不修)' 의 메시지는 젊을 때 놀지 말고 열심히 공부, 수행하라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모두 고민을 한다. 나이를 먹으면 뭘 해야 할까?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노년기의 20년은 청춘기의 20년보다도 훨씬 더 길다. 그 긴 시간을 단순히 소일이나 하면서 보내기란 아까운 시간이다. 무엇을 하든 적어도 하나는 이룰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 체력 부족 등으로 공부하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나이를 먹으면 좌선도 쉽지 않고, 노안(老眼) 등으로 독서도 쉽지 않다.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너무 나이를 의식하거나 늙은이 행세는 더욱 노화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나이 먹어 공부해도 충분히 일가를 이룰 수 있다. 다만 젊었을 때보다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 젊었을 때는 한두 번이면 입력(入力. 기억)되지만, 나이를 먹으면 3~4회 이상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해 야 된다.
나는 선종사원 탐구를 위해서 일본에 자주 가는데, 15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지명, 사찰명 등 고유명사가 도무지 외워지지 않았다. 텐류지(絶), 난젠지(南禪寺), 도호쿠지(東福寺) 등등 아무리 외워도 외워지지 않 았다. 일본사찰 이름은 한치와 일본 발음을 동시에 외워야 하는데, 한자는 기억해도 일본어 발음은 잘 안 되었다. 이렇게 머리가 둔해서 어떻게 답사를 할 수 있을까?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답사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새로운 사찰명도 몇 번이면 외운다. 나이를 먹으면 이런저런 근심, 걱정 등으로 정신이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할 뿐, 그것에만 집중, 몰입하면 별문제가 아니다. 특히 공부는 충분히 가능해서 성공 가능성이 95%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의지 부족이다. 하다가 좀 힘이 들면 그만두는데, 이것 은 참으로 경계해야 할 습관이다. 걸핏하면 그만두는 것은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방일, 나태, 게으름이다. 특히 젊은 날의 방일, 나태는 인생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노력하는 자는 좀 늦더라도 반드시 성공한다. 그러나 게으른 자는 천재라도 성공하지 못하더라 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인불수, 파거불행이라고 했지만 늙으면 좋은 점도 매우 많다. 지하철 무료승차권도 나오고, 고궁이나 박물관, 국립공원 등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경로석도 있다.
또 젊은 날에는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했는데,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하나의 주제를 탐구하면서 보낼 수 있는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노후에는 약간의 운동이나 노동을 하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동서양의 고전을 탐구하는 것도 매우 좋다. 《노자》,《장자》, 《우빠니샤드》, 불교의 《유마경》, 《화엄경>, 그밖에 다도(茶道), 불교예술, 대승불교 등 탐구할 테마는 무궁무진하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자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 무료하면 우울증 등으로 일찍 죽게 된다.
원효대사께서 '노인불수(老人不修)'라고 한 것은 '젊었을 때 방일하지 말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라'는 뜻이 지, 나이를 먹으면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노후가 되어도 수리하면 충분히 재운행이 가능하다.
일본에 가면 1920~30년대 생산된 SL 증기기관차가 있는데, 아직도 다니는 곳이 10여 곳 이상이나 된다. 관광열차지만 운행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목이 터져라 기적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달린다.
오히려 문제는 앞의 여신오의 말처럼 아무 목적 없이 늙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목적 없이 늙어가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쓸쓸한 일이다.
"늙음을 한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아무 목적 없이 늙어감을 한탄해야 한다." -여신오-
☆ 파거불행(破車不行)
破 깨질 파. 부서질 파. 車 수레 거(차). 자동차. 不 아니 불. 부정사. 行 갈 행. 가다.
출처 : 윤창화 <불교의 사자성어> ----------------------------------------------------------------------------------------------------------------
오늘의 사자성어는 하나라도 젊었을 때 부지런히 수행하라는 경구를 담은 파거불행(破車不行)입니다.
본문에서 너무나 자상한 말씀이 서술되어 있어서 보탤 것이 없으나 또 이렇게 정리해 봅니다.
원효대사께서는 "파거불행(破車不行)이요 노인불수(老人不修)라." 하셨습니다. 부서진 수레는 굴러갈 수 없고 노인은 닦을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부서진 수레가 굴러갈 수 없듯이, 다 늙어서는 기력이 쇠하여 도를 닦을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은 뒤늦게 아차 싶어서 해보려 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음을 일깨우시는 말씀입니다. 황금 같은 젊은 시절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고 이 핑계 저 핑계로 도 닦기를 미루다가, 다 늙은 마당에 마음을 내보 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하루라도 젊었을 때 도를 닦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입 니다.
이 말씀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때를 놓치지 말라."는 경책(警策)입니다. 이 구절은 단순히 육체적 노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 닦는 때를 놓치지 말라는 간절한 경책입니다.
"수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상징합니다. 이 몸과 마음이 아직 건강하고 유연할 때, 바로 수행의 길에 나서야 합니다. 한 번 깨지고 고장 나면 즉, 욕심에 물들거나 번뇌에 시달리거나, 늙고 병들면 다시 일어 나기가 어렵습니다.
"노인"은 단순히 나이 든 이를 뜻하기도 하지만 세월을 헛되이 보내 지혜의 힘이 약해진 사람, 다시 말해 수행의 동력을 잃은 '오랜 방황자'도 해당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원효대사께서는 "수레가 부서지기 전에 나서고, 노인이 되기 전에 닦아야 한다."라고 경책 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곧 즉심발심(卽心發心) — "지금 이 순간 바로 마음을 일으켜라."는 가르침입 니다.
또, 파거불행(破車不行) 노인불수(老人不修)는 게으름과 미룸의 무상함을 일깨우는 경구입니다.
수레가 부서져도 "이따 고쳐 타지." 하다가 결국 길을 잃고, 몸이 늙어지는데도 "조금 더 쉰 뒤에 닦지." 내일 내일 다음다음 미루다가 끝내 닦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나중에"란 없습니다. 지금이 곧 수행의 때 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 마음을 닦고, 건강할 때 도를 닦아야 합니다. 늦기 전에,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깨어나야 합니다.
끝으로 본문에서 지적하신 "원효대사께서 '노인불수(老人不修)'라고 한 것은 '젊었을 때 방일하지 말고 열 심히 수행, 정진하라'는 뜻이지, 나이를 먹으면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노후가 되어도 수리하면 충분히 재운행이 가능하다."는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부처님의 최후의 제자 수바드라(Subhadra 須跋陀羅)는 쿠시나가라성의 바라문으로 외도(外道)에 출가하 여 그 지역에서 크게 존경을 받은 사람인데, 그의 나이 120세가 되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의 의문점을 풀고자 허겁지겁 달려와 부처님을 만나 뵙고 교계(敎誡)를 받고 법안(法眼)이 열렸 고, 이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최후의 불제자가 되었습니다.
비구가 된 그는 곧 입정하고 사색한 끝에 아라한을 증득하였고, 부처님 열반을 차마 지켜볼 수 없다고 신통력으로 자신의 몸에 불을 내고 부처님 열반에 앞서 먼저 입멸했다고 합니다.
이로 보면 노인이라고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몸과 정신이 온전하면 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심신이 방일하고 나태하면 늙은 것이요, 심신이 건강하면 젊은 것이니 이때 힘써 정진할 일 입니다.
수레가 깨지기 전 서둘러 갈 일이요.
몸과 마음 늙으면 도닦음이 어렵다네.
지금이 딱 좋은 때니 지금 바로 발심하라.
老人이라 포기하고 물러서지 마시라.
120세 수바드라 부처님 뵙고 비구된 날
그날에 그 자리에서 깨닫고 입멸했네.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언젠가 수행하겠다."라고 말하지만, 그 '언젠가'는 오지 않습니다. 수레가 부서지면 길은 끝나고, 마음이 늙으면 수행의 불씨가 사라집니다. _()_
언제나 불보살님의 은은한 가피 속에 심신의 안정과 건강, 자애와 연민, 복과 지혜를 닦아 통찰지 갖추고 정리를 따라 정심정행하며, 여여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_(())_
향기로운 불교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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