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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 활동 | 노후 |
섭생이나 의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가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생겨나는 문제점들이 무수히 많겠지만 여기에서는 활동 수명과 노후 생활에 대해 알아보겠다.
인간의 수명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가리키는데, 이 시기 중에는 태어나서부터 직업을 가지기 전까지를 양육의 단계라고 이르고, 직업을 가지고 소득을 창출하는 활동을 하는 시기를 활동 수명 시기, 그리고 현직에서 퇴직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노후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 연장은 위의 양육,활동, 노후의 시기를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다.
수명과는 직접적 상관은 부족하지만 양육의 단계도 6,70년대에는 20살을 전후하여 끝이 나고 대개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던 게 지금의 중년들의 경험이었다면, 요즈음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 양육의 기간이 훨씬 길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잘된 경우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양육의 시기가 끝났지만 요즈음은 대학은 기본이고, 대학원을 수료하거나, 유학을 가는 비용뿐만 아니라 결혼과 이후 주택구입 등의 비용까지도 부모가 떠맡게 되는 게 추세인 것 같다.
그만큼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 말은 요즈음 세대들은 자립하는 시기가 과거 세대보다 늦어져서 대개의 경우에는 30살이 지나고 결혼과 취업 등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양육의 시기가 길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겪는 통과의례같은 것인 것 같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자식의 양육기를 부모 세대가 책임질 경우 활동기에서 왕성하게 소득을 올리는 경우에는 다행히 문제가 별로 없겠지만, 만일 부모가 직장을 잃거나 노후 세대로 접어들었다면 자녀의 양육에는 심각한 결함이 발생하게 된다.
둘째, 활동기는 직업을 갖게되고, 소득이 발생하는 시기를 말하는데, 이 시기에는 자신은 물론 가족 공동체를 부양하게 되기도 한다.
부모의 양육기가 끝나고 자립의 시기가 시작되면서 부터 경제적인 면이나, 한 가정의 책임자로서의 역할이 주어지게 된다.
활동기는 경제활동의 일선에서 은퇴하는 시기까지 이어지는데 근래에는 이 시기가 해고나 조기 명퇴 등으로 인해 앞당겨지게 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활동기의 시작과 끝나는 시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다.
예를 들어 30살에 자립을 시작한 사람이 60살에 퇴직을 한다면 그의 활동기는 30년이 된 셈이다.
활동기 이전의 30년은 부모로 부터 양육을 받았고, 활동기 30년은 본인을 포함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것이다.
세째, 활동기 30년이 끝나면 노후기에 접어드는 데 이 때 그의 앞에는 두가지 과제가 남게된다.
하나는 가족 중에서 아직도 보살펴야할 자식이 남아 있느냐의 문제이다.
즉 아직 양육기를 벗어나지 못한 자식이 있다면 그 자녀의 문제가 그의 노후를 발목잡는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여생이 얼마나 남았으며, 그 여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활동기 이후의 시기가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비례하여 늘어난다는 점을 볼 때 꼭 반길 일만은 아니기도 하다.
더구나 불안한 것은 활동기 이후에 자기의 수명이 얼마나 될 것인지를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후기에 접어든 사람이 자식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퇴직 이후 20년의 여생을 예상하고 비용을 준비한 사람이 20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죽게 되면 다행이지만 20년이 지나 돈은 다 떨어졌는데 생계를 이어갈 방법이 없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물론 사회보장제도가 잘 준비된 사회라면 별 걱정을 안해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우리 사회는 북유럽의 선진 복지국가를 따라가기 보다는 미국을 닮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
노후기의 가장 큰 지출은 역시 의료비가 으뜸일 것이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몸까지 아픈데 병원비 때문에 치료도 받지못한다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노인들의 의료 비용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지만 바라는데로만 진행될 지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가 모방하고 추종하려는 미국이란 곳의 의료 문제는 매우 심각하기 짝이 없어서, 개인 파산자의 60%가 의료비용 때문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우리나라도 영리 병원이 입법화되고, 민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면 미국을 닮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된다.
여기서 한 사람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부모의 슬하에서 초중등교육은 물론 석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어렵사리 취업을 하게되고, 결혼과 집 장만은 부모들로부터 상당 부분 지원을 받아 치뤘지만, 어엿한 활동인이 되었다.
소득이 그리 높지는 않아도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가정을 이끌어 나갈만큼은 되었고, 이들은 두 자녀를 낳아 큰 문제없이 양육하였다.
자신들이 자랄 때보다는 양육비와 기간이 다소 더 소요되었지만 자식을 기르는데 온 정성을 쏟은 결과 자녀들도 무난히 취업과 결혼을 하게되었고,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의 은퇴 시기와 자식의 양육기가 끝나는 시기가 일치하여서 부부에게는 자신들의 노후의 문제만 남게 되었다.
부부는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후대책을 마련하였고 그 계획대로 편안하게 여생을 마쳤다.
위와 같은 시나리오대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데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도 만만하지도 않다.
이 세상 어떤 인생도 위와 같이 평탄하게 지내게 허락하지 않은 게 하늘의 섭리인가도 모른다.
불행이나 파탄, 사고들이 언제나 예고없이 우리들의 앞길에서 내 발목을 걷어챌 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늘 불안해하고, 걱정으로 한숨을 쉬기도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여기에서는 노후를 바라보는(준비하는) 나의 입장에서 어떤 점들이 미리 준비되어야 할지 살펴보겠다.
첫째, 경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노후 비용의 적립과 지출의 최소화를 이루도록 노력한다.
노후 비용의 적립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공무원 연금이나 개인 연금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공무원 연금이 적자가 누적되어 국고에서 지원되는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라 머지않아 법이 개정될 것이고, 그러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액수를 불입하고, 더 적은 연금을 수급하게 된다고 예측하기는 하지만 우리처럼 봉급생활자에게는 그나마도 감사해야할 형편이다.
그밖에 개인 연금이나 연금저축 등은 공무원 연금에 비하면 소액에 불과하다.
이러한 연금형태의 금융 재산은 노후 준비의 유력한 비용이 될 것이다.
이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적립된 비용의 범위 안에서 지출이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갑작스런 사고나 의료비용을 예비해야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그러한 규모는 산출하기가 더욱 어렵다.
어떤 이들은 보험이나 공제 등을 통해 이를 대비하기도 하겠지만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둘째, 건강의 문제이다.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소망이다.
노후생활에서 건강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건강한 생활을 통해 몸의 건강을 유지하겠다는 게 나의 건강 대비이다.
건강한 생활이란, 우선 식생활이 건강해야한다.
자연 친화적인 섭생을 하는 것이 건강수칙의 첫 번째이다.
가급적이면 농약이나 비료에 오염되지 않는 채소나 곡물로 밥상을 채우는 것부터 육류보다는 어류를 선호하고, 야생차를 마시는 생활을 계속하겠다.
건강을 지키는 두번째 수칙은 꾸준한 운동의 실천이다.
매일 아침에 속보로 걷는 운동을 40분 정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나의 유일한 운동 수단이다.
이 운동은 몸이 허용하는 한 계속할 계획이다.
세째 수칙은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첩경이기에 이 부분은 특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부부 관계가 원만해야하고, 가족 구성원간의 화목이 전제되어야한다.
또한 마음을 터놓고 담소할 벗이 몇 있어야 한다.
나처럼 전원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는데, 이 때 마음이 통하는 벗과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하거나, 술을 마시며 유쾌하게 떠드는 것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건강을 지키는 네번째 수칙은 나눔의 실천이다.
세상에는 나의 작은 도움을 기다리는 손길들이 많지만 아직 나는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고통이나 가난은 나눌수록 가벼워진다고 한다.
며칠 전 방문했던 이수내과 원장님 부부의 장애인 돕기는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는 고작 차 한잔 대접하는 게 나눔의 전부인 것에 비하면 그들의 실천은 본받을 만 하다.
더구나 그날 손님으로 참석한 아일랜드 출신 제랄딘 수녀의 장애인을 위한 35년간의 봉사는 옷깃을 여미게 했다.
다섯 번째 수칙은 할 일을 갖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신체가 활력을 잃을수록 활동하기가 싫어지고, 근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럴수록 무엇인가 규칙적으로 할 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미 활동을 하거나 봉사 활동을 하거나 소득에 보탬이 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등이 이것에 해당되는 데, 나는 차나무를 보살피고, 차를 만드는 일과 조각 작품을 제작하는 일로 소일거리를 삼고 싶다.
아마 텃밭의 채소를 재배하는 일도 일거리의 한부분이 될 것이다.
이상의 네가지 수칙은 내 몸의 건강을 지키는 요소들인데 그 중 나눔의 실천을 제외하고 세 가지는 지금 실천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는 노후의 준비로 크게 경제적인 면과 건강의 문제를 다루었는데, 이 두 가지가 나의 노후 대비의 핵심이다.
그밖에 생각해야할 것들로 주거 생활의 행태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중요할 것 같다.
나는 5년 전부터 공기 맑고 경치좋은 월출산 밑에 목조주택을 신축하여 살고 있으므로 당분간은 주거의 문제는 해결되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이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예를 들어, 몸을 움직이기 힘들만큼 늙게 되면, 그 때는 병원이 가까운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지금부터 약 20년쯤 지나면 나에게도 병원 가까이 살아야할 필요가 생길지 모르겠다.
그 때를 대비하여 인근 도시에 자그마한 아파트라도 한 채 장만해두는 것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