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36 당신의 가을
도깨비 최명운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노랗게 물든
아카시아 잎 하나가 산들바람에 날린다
손을 뻗쳐도 달 수 없이 크게 자란 아카시아
가지 한쪽서부터 잎이 물들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화살촉 나무 이파리는 이미 불이 붙어
가을 속 밑불로 타들어 가고 있다
서늘한 기분이 드는 바닷가 바위에 나란히 않아
참 좋은 친구와 마냥 바다만 봐도
잔잔한 물결이 비단인 가을
수많은 나무와 병풍의 산수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산사와 달리
바닷가 사찰은 또 다른 멋과 풍광이다
바다에서 어여쁜 인어가 갯바위에 앉아
유혹할 것 같고
수없이 많은 물고기 떼를 쫓는 밍크고래
연안까지 불쑥 다가올 거 같은 느낌
전망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가을 여행
아 가을이면 빠질 수 없는 억새
바닷가 언덕을 평정 점령하고
바다 용사 갈매기와 기 싸움이라도 하듯 이다
가을볕에 불어진 우리 얼굴
환하게 미소짓는 해국이 가을이다
황금 물결 들녘이 가을이고
만산홍엽 물들어 가는 산이 가을이다
당신의 가을
나의 가을을 느끼자
내 안에서 치밀어 올라
빠져나오려는 감정 가을 속에 풀어주자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비행기 타도록
여름내 묶어 흐느적거리는 마음의 밧줄 풀자
아우르고 보듬고 솟구치다가
산산이 부서지는 물결은 다시 하나가 된다
고삐를 당겨봤자 한순간 순해지는 망아지
고삐를 빼줘도 돌고 돌다가 제집으로 찾아온다
짧으면 하루
늦춰봐야 일주일이나 한 달
길어 봐야 한 시절인데
수십 년 일구다 잠시 내려놓는 마음 건들지 말자
생각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놔두자
우리 가을 지금!
카페 게시글
영웅이의 소설
예술 영화 36 당신의 가을
최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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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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