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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발효식품)
-기순도의 전통 장
10대를 이어온 종갓집 전통 방법 그대로 죽염 된장을 담근다. 맛의 토대가 되는 죽염은 담양의 명물인 대숲에서 자란 왕대를 마디마디 잘라 신안군 증도에서 가져온 간수 뺀 천일염을 가득 넣은 다음 소나무 장작불에서 굽는다. 한 번 구우면 대나무는 타서 재가 되고 소금은 굳어 하얀 막대가 되는데, 이 막대를 곱게 빻아 다시 대통에 넣고 두 번 구워 얻은 죽염으로 장을 담그는 것이다.
장을 먹었을 때 쓰지 않고 깊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을 ‘장이 달다’고 표현하지요.
*전통장 명인 기순도에게서 배우는 찌개와 장아찌 방법
(찌개)
찌개와 반찬의 비법은 소금 대신 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다. 직접 죽염을 만들면서도 음식에 죽염을 넣는 일은 흔치 않다고 한다. ‘장맛만 좋으면 다른 양념 없이도 꽤 괜찮은 맛이 나지요. 국물 요리의 맛이 잘 나지 않으면 조미료 대신 간장 한 숟갈 넣어보세요. 들큼하지 않은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장 담그는 사람‘의 찌개답게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찌개의 감칠맛을 돋우기 위해 밑국물을 내게 마련인데, 그는 그냥 맑은 물에 끓이며 가끔 쌀뜨물 정도를 사용할 뿐이라고 한다.
그의 찌개 중 끓이는 방식이 독특한 것은 ’된장찜‘이라 부르는 된장찌개다. 쌀을 씻어 솥에 안치고 뚝배기에 된장 한 큰술과 양파, 고추를 넣고 물을 부은 뒤 쌀을 안친 밥솥 안에 이 뚝배기를 얹는다. 이렇게 하면 밥을 지으면서 된장찌개도 한솥에서 동시에 익힐 수 있고,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아도 그냥 끓이는 찌개보다 훨씬 맛이 좋다고 한다. 우엉찌개는 겨울 내내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찌개로, 간장으로 간하고 들깨 가루로 맛을 내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난다.
(장아찌)
장아찌는 저장 기간을 늘리기 위해 간장, 고추장, 된장 등에 채소를 담가 간간 짭짤하게 만드는데, 이때 채소에 어떤 간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마늘은 죽염, 깻잎과 고추는 된장, 무는 간장, 굴비는 고추장으로 장아찌를 담근다. 보통 무 장아찌나 고추 장아찌는 알맞게 삭힌 후 꺼내어 참기름과 설탕 등으로 무쳐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모두 별도의 양념 없이 바로 먹는다. 장은 본래 짠맛이 강하지 않고 은근히 달콤한 뒷맛을 지녔기 때문이다.
‘장아찌를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재료입니다. 제철에 가장 싱싱한 채소로 담가야 하지요. 밑손질도 중요한데 굴비는 짠맛을 중화하기 위해 배즙에 담갔다가 고추장에 박고, 무는 간장이 달 배어들도록 죽염을 넉넉히 뿌려 꾸덕꾸덕해질 때까지 절여서 담급니다. 그러고는 시간이 맛을 만들어낼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거죠’. 장아찌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재료가 공기와 만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채소를 박거나 담그는 장은 재료가 충분히 잠기도록 넉넉한 양을 준비해야 한다. 또 항아리의 보관도 중요한데,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어야 곰팡이가 슬지 않고 오래도록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죽염 고추장은 찹쌀 고두밥을 지어 엿기름 메줏가루를 넣고 삭혀 만들며, 전통 항아리에서 자연 발효 숙성시킨다. 고추장을 담근 뒤 6~7개월간의 숙성을 거쳐 맛이 부드럽다. 죽염 간장은 메주를 많이 넣어 맛과 향이 진한 조선간장으로 역시 숨 쉬는 전통 옹기에 담아 일 년 이상 발효한 것이다
-박애경의 전통 장
콩을 불리지 않고 삶는단다. 불리는 동안 맛 성분과 영양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섯 시간을 삶으면 가마솥이 눈물을 흘리는 데 이때부터 불을 줄여 뜸을 들인다. 가마솥 뚜껑 사이로 거무스름한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걸 ‘눈물 흘린다’고 표현하는 것.
삶은 콩을 절구에 찧거나 분쇄기에 빻아 한 김 날린 뒤 흰색 천을 깐 메주 틀에 넣고 뚜껑을 덮어 버선발로 밟아 단단하게 빚는다. 빚은 메주를 꺼내 볏짚을 깐 황토방에서 말리는데 적당히 마르면 짚을 덮어 숙성시킨 후 새끼줄에 매달아 다시 말린다. 2~3주간의 숙성 기간을 포함해 한 달 정도 말리는 동안 갖가지 미생물과 황국균이 어우러져 메주에 곰팡이가 피게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짚을 잘 골라 써야 한다는 것. 유기농 벼농사를 지은 논의 볏짚만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로 18센티미터, 세로 16센티미터, 높이 9센티미터’ 메주의 황금 비율인 셈인데 처음 메부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보다는 많이 작아졌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숙성이 가장 잘되는 크기를 찾아냈다. 황토방은 바닥에 40센티미터 정도 자갈을 깔고 그 위에 짚을 얹었다.
먼저 메주에 핀 곰팡이를 물로 씻어내고 물기를 닦아 다시 말린다. 다음엔 소금물을 만들 차례, 간수를 빼둔 소금을 물에 타 소금물을 만들어둔다. 소금이 모두 녹으면 달걀을 하나 띄워본다. 500원짜리 동전만큼만 물 위로 올라 오면 염도계로 잴 것도 없이 염도가 딱 맞는다고.
장을 담글 항아리의 내부는 짚에 불을 붙여 태워 소독해둔다. 여기에 소금물을 붓고 메주를 넣는데 한 말 들어가는 항아리에 메주 네 덩이면 적당하다. 대추와 마른 고추 등을 띄운 다음 마무리 소독을 한다. 참숯을 빨갛게 피웠다가 집어넣으면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잡균을 잡는다. 항아리 입구에 새끼줄을 돌려 묶어 혹시라도 벌레가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갈무리한 후 뚜껑을 덮으면 완성.
춘삼월이 되면 된장 가르기를 한다. 장을 담그고 두 달 좀 넘었을 때가 적당하다. 먼저 메주를 건져 다른 항아리에 넣고 우러나기 시작한 장물을 조금 덜어 부어 손으로 으깬 다음 소금을 쳐서 막을 씌우고 익히는 것이다. 남은 숯과 대추, 마른 고추를 마저 건져내고 뚜껑을 덮어 익히면 감칠맛 나는 간장이 된다.
*장 담그는 순서
1.불리지 않은 콩을 5~6시간 푹 무르게 삶는다. 그야말로 메주 냄새가 날 정도로 삶는데 중간에 불을 줄여 뜸을 들인다.
2.뜨끈할 때 콩을 덜어내어 절구에 넣고 찧는다. 양이 많을 때는 분쇄기를 사용한다.
3.깨끗한 천을 메주 틀에 깔고 콩 빻은 것을 넣어 모양을 잡은 후 틀 뚜껑을 덮고 그 위에 버선발로 올라가 단단하게 밟는다.
4.맞춤한 독을 씻어서 말린 다음 짚에 불을 붙여 안에 넣고 연기 소독을 해둔다.
5.천일염에 물을 부어가며 녹여 적당한 농도의 소금물을 만든다. 달걀을 띄워보아 동전만하게 떠오르면 적당하다.
6.잘 마른 메주를 물로 닦아내는데 솔로 곰팡이를 털어가며 닦고 헹군 다음 물기를 거둔다.
7.소금물이 담긴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는다.
8.마른 고추와 대추를 띄운 다음 벌겋게 단 숯을 넣어 소독한다.
9.새끼줄을 엮어 항아리의 입구에 묶어 놓으면 완성. 벌레가 기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다.
-묘관스님의 된장
구입한 햇콩을 양력 11월에서 1월 사이에 좋은 날을 잡아 푹 삶은 뒤 메주를 빚는다. 반드시 무쇠 가마솥에 마른 장작불을 때면서 여섯시간 동안 삶아야 한다. 푹 삶은 콩을 절구에 찧거나 바로 밟아서 사각형으로 빚은 뒤 하룻밤 재워 약간 굳으면 새끼줄에 매달아 바람과 햇볕을 쐬며 30일 동안 자연 건조시킨다. 바짝 마른 메주는 다시 황토방에 짚을 깔고 켜켜이 쌓아 20일 동안 띄운다.
잘 마른 메주를 솔로 깨끗이 씻어 햇빛에 하루 정도 말린 뒤 소독한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붓는다. 소금 역시 전라도 신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구입해 간수를 뺀 뒤 사용한다. 독 안에서 40일 동안 숙성시킨 뒤(음력 초파일 지나면) 메주와 간장을 분리하는 작업에 돌입. 소금물에서 건져낸 메줏덩이를 부수어 소독한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고 소금으로 덮은 뒤 발효시키면 된장이 된다. 메주를 덜어낸 소금물(날간장이라고 하는)은 5~6시간 동안 끓인 뒤 불순물을 걸러내고 뜨거운 채로 항아리에 쏟아부어(뜨거운 채로 부어야 독이 소독되면서 간장이 맛있어진다) 묵히면 맛있는 간장이 되는 것이다.
*맛있는 된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황토 옹기는 음식의 독성을 없애고 숨구멍을 통해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장 맛과 영양가를 유지한다. 간장이나 된장이 숨 쉬는 옹기에 담겨 자연 속에 놓여 있으면 살아 있는 생물과 마찬가지이니 ‘유통기한’이란 있을 수 없다. 최소한 3년은 묵어야 선보이기위해 독밖으로 나온다.
맛있는 된장을 만들려면 공기, 흙, 물, 불, 나무의 기운이 모두 좋아야 해요. 무쇠솥과 장작, 좋은 물, 황토, 오래된(100년 이상된 옛날 황토 옹기) 옹기 등을 고집합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된장의 효능
1.항암 효과: 된장은 암 예방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암 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대한암예방협회의 암 예방 수칙 가운데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 있을 정도. 끓여도 항암효과가 그대로라니 더욱 고맙다.
2.항산화 작용: 활성산소는 DNA 유전인자를 파괴해 노화와 암을 발생시키는 유해 물질. 천연 항산화제인 된장은 몸속 활성산소를 없애준다.
3.간 기능 회복: 영양소의 분해·합성·저장·해독·중화 등을 담당하는 간이 손상됐을 때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간을 해독하는 효과가 있다.
4.피부 미용과 다이어트: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개선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햇빛과 좋은 물, 공기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장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일교차도 커 장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고추장은 엿질금에 달인 물을 식혀 직접 발효시킨 메주 가루와 보리쌀을 띄우고, 찹쌀가루,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어 2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콩은 반드시 장작불을 땐 가마솥에 삶는데, 익을 때까지 뚜껑을 열지 않아야 콩 비린내가 안 난다.
장을 담근 후 장독 안에 적당한 곰팡이는 장이 잘 익어간다는 증거다.
일년 묵은 된장에 콩 삶은 물을 부어 섞은 뒤 다시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켜야 깊은 맛이 난다.
-박광희의 장아찌
제철에 나는 당귀, 오갈피, 산초, 개두릅, 지구자, 나물취, 곰취, 곤드레, 산마늘, 마늘종, 버섯, 양파, 오이 등이 장아찌의 주재료. 질 좋은 젓갈을 한지에 받쳐 거른 뒤 맛있게 장물을 달인 다음 깨끗이 씻은 채소에 붓는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5년까지 ‘시간’이라는 양념에 발효되고 나면 약초 특유의 쓴맛도 향기롭게 변해 맛깔스럽게 변신한다. 제대로 된 발효식품은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다.
*장아찌 맛 내기 기본 원칙 네 가지
1. 우리 땅에서 나는 질 좋은 제철 재료를 이용한다.
어떤 음식이든 최고의 맛을 내는 비결은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장아찌를 만들 때는 장류 이외에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으며 불에 익히지 않기 때문에 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고 맛이 가장 좋은 제철 재료를 이용해야 더욱 맛있고 몸에 좋은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2. 재료의 수분을 없애야 한다
재료에 물기가 있으면 익는 도중 부패해서 부풀어 올라 애써 담근 장아찌를 망치게 된다. 호박이나 가지, 더덕처럼 수분이 많지 않은 재료는 햇볕에 물기 없이 말린 다음, 혹은 곧바로 장에 넣어도 되지만, 오이, 마늘, 고추는 식초를 탄 간장이나 소금물에 넣어 먼저 삭힌 후에 장에 넣어야 한다. 절임 채소를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을 때는 반드시 장을 따로 덜어내어 써야 한다. 장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장맛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3.소금물이나 간장물은 반드시 끓여서 붓는다.
소금물이나 간장물을 끓여서 붓고, 며칠 후 그 담금물을 따라내 다시 끓여서 붓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오래 저장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오이나 고추, 무, 마늘처럼 껍질이 있는 채소에는 식초를 탄 간장물이나 소금물을 팔팔 끓여서 뜨거울 때 바로 부어야 장아찌의 질감이 아삭아삭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깻잎, 양파, 버섯같이 연한 채소는 끓인 장을 완전히 식힌 뒤에 부어 삭혀야 채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
4.간장·고추장·된장의 맛이 관건이다
재료를 어떤 장에 넣어 삭히느냐에 따라 풍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전에는 담근 지 5년 이상 돼 색이 진하고 맛이 단 재래 간장을 이용해 간장 장아찌를 담갔다고 한다. 된장에 깻잎이나 무, 도라지 등을 박아 삭히면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고추장은 전통 장류 중 현대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장이다. 매실, 더덕, 감굴비, 가지 등은 맵싸한 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장아찌 만들기 비법
장아찌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염분 섭취’다. 양조간장에 양조식초를 넉넉히 섞어 쓰면 간장 양을 줄여도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설탕 대신 매실이나 달맞이로 만든 효소를 약간만 넣어 당뇨 위험도 줄인다.
물에 간장과 멸치액젓, 다시마, 표고,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끓여 간장소스를 만들면 장아찌의 풍미가 더해진다.
-김정배의 젓갈
늘 섭씨 11~13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3중으로 된 넓은 토굴은 일반 숙성실, 저온 숙성실, 토굴속 숙성실로 나뉘어 있으며 젓갈의 용도에 따라 다른 숙성실에 100일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다.
-나장연의 한산 소곡주
*소곡주 담그는 순서
1. 술맛을 좌우하는 첫 번째 조건은 누룩이다. 직접 농사지은 밀로 누룩을 만들어 꼭꼭 밟아 숙성시키고 잘 말려 일 년 내내 사용한다.
2.덧술 담그기: 멥쌀과 누룩으로 1차 숙성시킨 밑술에 찹쌀로 만든 고두밥, 누룩, 콩, 국화 잎 등을 넣어 치대고 100일간 숙성시켜 덧술을 빚는다.
3. 독 안에 덧술 재료들을 꼭꼭 눌러 담은 후 마지막에 마른 고추를 꽂아 완성한다. 장을 담글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한 액막이 역할을 한다.
4. 소곡주를 증류시켜 소주를 내린다. 처음에는 소식이 없지만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작은 구멍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곧이어 맑디맑은 소주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알코올 도수 43도의 독하지만 향기로운 술이다.
5.잘 익어 용수에 고이기 시작한 한산 소곡주, 달콤하고도 구수하고 은근한 여운을 남기는 명주로 표주박으로 떠서 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소곡주는 향과 맛에서도 최고를 자랑하지만, 청혈 해독의 약리작용을 하고, 고혈압 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조정형의 이강주
이강주는 전통 방식대로 만든 증류식 소주에 과실로 향을 더한 리큐어에 속한다.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술을 만들고 증류식으로 소주를 내린다. 소줏고리에 불을 지펴서 알코올이 먼저 증기가 되어 올라가는 것을 항아리 위쪽 공간에서 식혀 추출한다. 여기에 계피, 생강, 배, 울금, 꿀을 넣어 저온에서 오랫동안 발효해 향을 내면 이강주가 된다. 이강주의 특징은 마셔도 다른 술에 비해 머리가 아프지 않고 숙취가 없다는 것.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울금이다. 울금은 한방에서 신경안정제로 쓰이던 한약제로 식중독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
*이강주 담그는 순서
1. 술을 담그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준비한다.
2. 햇밀을 거칠다 싶게 빻아 물로 고루 버무려 포로 덮은 후 곡자 틀에 넣어 힘 있게 밟아 단단하게 형을 뜬다.
3. 형을 뜬 곡자는 보습이 잘 되는 곳에 놓아 섭씨 25도의 실온에서 곡자의 최고 품온이 섭씨 45도가 넘지 않게 손질한다. 10일 정도 지나면 차차 품온이 내려가게 되는데 이때는 섭씨 약 30도의 실온에서 7일 정도 보관하고 건조한 곳에서 14일 정도 보관한다. 이 과정이 끝난 후 약 2개월 정도 저장하면 이강주에 쓸 수 있는 좋은 누룩이 만들어 진다.
4. 1차 담금 작업을 진행한다. 우선 백미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은 후 식힌다. 밥이 완전히 식으면 이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술을 담근다.
5. 일주일 된 4를 소줏고리에 넣고 전통 방식으로 소주를 내린다. 담근 술을 다시 솥에 넣고 불을 지피면서 냉각수를 교환해준다. 찬 기운과 만난 알코올 증기가 액화되어, 소줏고리에서 도수 높은 소주가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다.
6.마지막으로 주원료의 침출과 숙성 과정을 진행시킨다. 약 35도로 내린 전통 소주에 이강주의 주원료인 배, 생강, 울금, 계피를 넣고 3개월 이상 침출시킨다. 마지막으로 꿀을 가미한 후 숙성시킨다.
-신현길의 대추막걸리
사과가 잘 되는 땅은 대추 역시 잘 자란다. 대추나무의 수명은 200년 이상 되고, 큰 나무 하나가 75킬로그램의 대추를 생산한다. 옛 의서에도 대추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면서 늙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추 막걸리는 100퍼센트 우리 쌀로 정성껏 빚은 막걸리에 대추 농축액을 6퍼센트 가량 섞어서 13일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 뒤 만드는데, 대추의 부드러운 단맛과 핑크빛 색감이 입과 눈을 사로 잡았으며 특히 일반 막걸리는 마신 뒤 목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가스 때문에 불쾌감을 주지만 대추막걸리는 부드럽게 넘어가 마신 뒤에도 거북하지 않고 은근한 취기가 도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유청길의 막걸리
금정산성의 누룩은 통밀을 빻아서 사람이 발로 밟아 반죽을 하고, 피자처럼 둥글고 넓적한 혀태로 빚어 누룩방에서 보름간 띄워 만든다. 가운데는 얇고 가장자리는 두꺼운 형태는 가장 맛있는 막걸리를 만드는 반죽 모양. 수백 년간 반죽하며 최적의 형태를 찾아냈을 조상의 지혜가 놀랍다. 이 누룩반죽은 금정산 해발 450미터의 맑고 깨끗한 기후 속에서 다양한 곰팡이를 피우는 산성막걸리의 모태가 된다. 흰 곰팡이, 누런 곰팡이, 검은 곰팡이가 모두 생기는데, 똑같은 조건으로 다른 지역에서 만든다 해도 이처럼 다양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이곳을 찾은 여러 전문가들이 혀를 내두른 부분. 막걸리에도 테루아가 작용하는 셈이다.
곰팡이가 핀 누룩을 부수어 고두밥과 섞고 맑은 물이 더해져 발효되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쌀 100%로 만들어 맛은 진하고 구수하며 복합적이다. 첨가물 없는 생막걸리라 유통기한은 열흘 정도로 짧다.
산성막걸리는 잘 딛은 누룩과 멥쌀, 물 이외에 다른 원료를 전혀 넣지 않기 때문에 깨끗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산성막걸리의 맛의 비결은 보통 누룩과는 달리 베보자기에 싸서 발로 둥그렇게 납작하게 딛은 후에 누룩방의 선반 위에 짚을 깔고 띄워서 만드는 전통 누룩에 있다. 산성누룩은 일 년 내내 체온과 비슷한 온도가 유지되는 누룩방에서 15일 정도 건조시킨 뒤 고두밥과 버무려 다시 발효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