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산악회에서 홍도 깃대봉으로 등산을 떠났다.
홍도에 있는 깃대봉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어 있는 산이라 산꾼들에게는 꼭 한번 등산하고픈 산이란다.
그들은 홍도의 깃대봉 정상을 목표로 하고 난 홍도의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고 출발했다.
아침에 대구를 출발해서 4시간 반만에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해서
다시 2시간 반 배를 타고, 홍도에 도착해서 짐을 풀어 놓자 말자..
바로 깃대봉으로 향했다.
등산 초입에는 나무데코가 설치되어 있어서 여유롭게 출발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도1구 모습...홍도는 섬 이쪽 저쪽에 1구와 2구로 나누어져 있는데 우리는 1구로 들어왔다.
2구는 더 작은 마을로 깃대봉을 넘어가든지 배를 타고 간다고 했다.
전망대를 벗어나자 비릿한 냄새가 온 숲을 뒤덮고 있었다.
익숙한 듯 낯선 냄새의 정체를 의심하면서 산길로 들어서니...숲은 뭍에서 못 보던 식물들이 눈에 띄었다.
구실잣밤나무
이것이었다. 비릿한 냄새의 주인공이...
구실+잣+밤....나무
열매가 둥글다고 해서 구실(구슬), 잣모양이라고 해서 잣(잣이라기 보다는 도토리에 가깝지만),그리고 밤보다 더 단 맛을 내는 열매,
이런 특징들을 다 담은 나무 이름이다.
구실잣밤나무는 홍도 섬을 통들어 제일 많이 심어져 있는 듯 했다,
양쪽에는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었고..길은 오솔길...후각을 자극하는 비릿한 냄새...산새들의 지저귐소리,,, 기분 좋은 출발이다.
숲은 어두웠다. 발 아내 밟히는 흙의 감촉은 참으로 부드럽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숲길이다.
연리지
구실잣밤나무의 연리지인데...홍도 깃대봉의 명물인듯 했다.
금슬좋은 부부를 흔히들 연리지에 비유하기도 한다.
털머위
해안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라 여기까지는 별로 흥분하지 않았다.
돈나무...제주도에서 만났던 나무..
섬에서 자라는 나무인지라 역시 내가 사는 대구에서는 보기 어려운 나무꽃이다.
장딸기
그리고 나를 제일 처음 놀라게 한 꽃,,
분명 야생딸기인 것만은 분명한데..꽃이 엄청 컸다.
처음엔 큰꽃으아리가 환경을 영향으로 조금 작게 핀 줄 알았다.
장딸기를 닮았지만 장딸기꽃보다 서너 배는 거 커 보이는 꽃잎...여러군데 이름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정확한 이름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홍도를 다녀 온 후에 알았다. 이 녀석도 역시 장딸기라고 했다.
뭍에서 본 장딸기보다 엄청 꽃이 컸는데 딸기 맛도 아주 달고 맛있단다.
골무꽃
돈나무
다정큼나무
늘 인터넷상으로만 보아 온 나무..이름이 다정해서 잊지 않았던 나무다.
인터넷상으로 많이 봐 왔기에 만나자 말자 바로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어서 반가웠다.
때죽나무
역시 흔히 주변에서 보던 꽃이라 반가움을 상대적으로 덜했다.
후박나무
섬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는 후박나무,,,의 꽃을 볼 기회가 있었다.
후박나무의 꽃이 이렇게 생긴 줄은 처음 알았다.
흑산도비비추..
미국 식물학자가 1980년대 홍도에 들어와서 이 식물을 보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잉거비비추'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그 비비추다.
아직 꽃이 필 시기가 아니라 꽃을 달고 있지 않았지만 잎에서 윤이 반질반질 나는 것이 꽃이 피지 않아도 홍도비비추의 특징을 갖고 있다.
비비추 중에서 잎에서 윤이 나는 홍도비비추가 미국 식물학자에게 이름을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홍도에 가면서 제일 보고 싶었던 꽃 중에 하나다.
이 비비추는 흑산도에도 많이 피어나는 꽃이라...국명은 흑산도비비추라고 한다.
흑산도 항에서는 그곳 할머니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명의나물이라면서 장아찌 해 먹는 잎이라고 많이들 팔고 있다.
명이나물은 울릉도 특산품인데.,..육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까닭에 그냥 그곳 비비추 잎이 육지잎과는 달리 윤이 나니까 언뜻 보기엔는 산마늘이라고도 하는 명이나물 잎을 많이 닮아보인다.
금새우란
홍도 탐사 중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보물을 찾았다.
금새우난...올라갈 때에는 미처 발견하지도 못했는데 내려오는 길에 만났다.
딱 2송이가 피어 있었다.
금새우란을 직접 본 적이 없기에 귀한 난을 본 것만으로 흥분해서 열심히 찍었다.
숲이 너무 어두워서 lso를 높혀 보았지만 선명하지는 못하다.
숲에서 얘를 만나고 나니...더 이상 욕심이 없어졌다. 충만감이 온 몸 가득하다.
용둥굴레..
홍도에서는 그냥 둥글레는 보이지 않고...용둥글레가 많았다.
그 곁에는 큰애기나리가 이미 피었다 지고 있었다.
깃대봉에서 만났던 족두리풀..
뭍에서 내가 만났던 족두리풀과는 조금 달랐다.
대구에서 만난 아이들은 꽃의 줄기가 땅에 딱 붙어서 피는데...홍도의 족두리풀은 줄기가 엄청 길어서 축 쳐지는 느낌이었다.
그곳에도 찔레꽃은 한창이어서 숲에는 찔레꽃 향기가 가득했다.
천남성
이미 지고 있었다.
콩짜개난
숲이 습해서 그럴까 나무 둥치를 타고 올라가는 콩짜개난이 유독 많았다.
큰꽃으아리..
장딸기 꽃을 보고 큰꽃으아리인줄 착각할 만큼 그 꽃이 컸었는데...큰꽃으아리는 그 옆에서 자신이 큰꽃으아리라고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역시 이맘 때 숲에서 제일 큰 꽃이 아닐까 한다.
꽃잎이 크니 벌레들에게도 집중 공격을 당해서 꽃잎이 성한 큰꽃으아리를 만나기는 어렵다.
이 녀석도 벌레들에게 완전 다 먹혔다.
상처 있는 꽃잎에 애정이 간다.
***
다음날 배로 홍도 앞바다까지 나갔다.
갯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흰갯장구채..
우리나라 토종이다.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이렇게 꽃을 피우고 있는 흰갯장구채가 대견해서 잘 잡고 싶었으나.
내가 갖고 있는 장비가 까짓껏이다.
참으로 대견하고 장한 흰갯장구채이다.
식당앞에서 만난 갯개미자리...
어렵게 간 홍도에서 꽃 한송이라도 더 눈맞춤하려고 열심히 돌아다녔다.
홍도 섬 주변에 홍도원추리가 피면 섬 전체가 노랗게 물든다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와서 많이 아쉬웠다.
그렇다고 6월에 또 가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홍도원추리는 그저,,,다음 인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짧은 일정이어서 너무도 안타까웠던 홍도,,,야생화 탐사 일기 끝~~
첫댓글 홍도까지 다녀 온 느낌이 남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식물 많이 구경하고 갑니다. 처음으로 들어보는 이름도 있어 공부좀하여야겠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먼길 탐사 다녀오셨습니다.
식물도감 보는 듯 합니다.
덕분에 공부 잘하고 풍광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