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담 결렸어요."라는 표현은 일상적으로 많이 상용되는 표현 중의 하나다. 일반적으로 평소 잘 하지 않던 동작을 갑자기 했거나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야말로 숨도 못 쉴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갑자기' 근육이 뻣뻣하고 꼼짝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아주 심하지만, 일단 경직이 풀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구조적으로 실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데, 마치 출퇴근 시에 도로가 교통체증으로 꽉 막혔다가 풀리면 원활하게 소통이 잘 되는 것과 비슷하다.
한의약에는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담으로 일어나는 병이 많다는 뜻이다. 물론 이 때의 '담(痰)'은 기침 감기 등에 나타나는 '가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호흡기에 나타나는 가래를 포함해서 '인체에 있는 비생리적 체액'을 모두 일컫는 병증인데, 이렇게 '담 결렸다'고 하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담이 머리에 있으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고, 귀에 있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며, 눈에 있으면 눈이 잘 보이지 않고, 코에 있으면 콧물이 흐른다고 되어 있다. 목에 있으면 소리가 잘나지 않으며, 가슴에 있으면 답답증이 생기고, 배에 있으면 소리가 나면서 복통설사가 있다.
또한 등이나 팔 다리에 있으면 그 부위의 기혈순환이 막혀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는데, 소위 "담 결렸다"고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심한 경우에는 뭉치거나 결핵(結核)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혹시 담이 원인이 아닌지 한 번씩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추운 날씨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직이 된 경우는 따뜻한 찜질이나 가벼운 침치료만으로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약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정도가 심해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척추교정을 해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한약을 써야만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물론 운동부족으로 기혈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 만약 차가운 기운을 만났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면, 양기(陽氣)가 부족한 경우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양기를 강화시키는 처방을 복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