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충북(20130319) 춘곤증
문1. 자, 매주 화요일은 건강 상식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님 나와 주셨는데요. 원장님, 오늘은 ‘춘곤증’에 대하여 말씀 해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정말, 유난히 봄만 되면 더 피곤하고 졸린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잠이 부족한 것으로 보는 게 맞겠지요?
답1. 네, 맞습니다. 어쨌든 낮 시간에 졸린다는 것은,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충분한 수면이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오랜 시간을 잤다고 하더라도, 만약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면, 피로가 그대로 남아 계속 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밤에 이런 저런 꿈을 많이 꾸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한 잠도 안 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험들을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따라서 무조건 오랜 시간을 자려고 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짧게 자더라도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문2. 옳은 말씀이시네요. 잠깐을 자더라도 푹 자면, 피로가 회복되는데, 엎치락뒤치락 잘 못자면, 다음날 너무 피곤하거든요. 원장님, 그러면 깊은 숙면을 취하게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 까요?
답2. 네 일단 숙면을 방해하는 두 가지 큰 원인이 있는데요, 그 원인을 해결하면 깊은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화나 열로 인한 더위이고요, 나머지 하나는 스트레스 과잉입니다.
인체는 더위를 느끼면 잠이 잘 안 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나 열 많은 사람은 이불도 다 걷어차고 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그래서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거나 서늘한 온도를 만들어주면 잠을 잘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볍게 몸을 움직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가벼운 운동을 통해 기혈순환을 촉진시켜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해결이 안 될 때는, 열을 식혀주거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한약처방을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한 가지 주의점은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는 이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전문가의 처방을 통해서만 복용해야 합니다.
문3. 좋은 방법 감사합니다. 원장님, 그런데 말이죠. 말씀 듣다보니,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네요. 더운 것도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숙면을 방해하는 계절은, 봄보다 오히려 여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여름이 더 덥지 않겠습니까?
답3. 네 맞습니다. 잠을 못자는 것만으로 치면, 여름이 훨씬 더 심합니다. 실제 여름철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뉴스나 기사가 많이 언론 방송을 통해 나오죠. 그래서 단순히 밤에 잠을 잘 못 잔 것으로만 생각하면, 춘곤증이 아니라 ‘하곤증(夏困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름이 아니라 봄입니다. 왜 봄일까요?
그 대답은 봄의 특성에서 찾아보아야 합니다. 봄에는 첫째 바람이 많이 불고요, 둘째 따뜻합니다. 셋째로 새싹과 아지랑이가 돋아나고요, 넷째 일교차가 심합니다. 언뜻 생각해도 이러한 특성들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춘곤증과 관련이 있는 특성은 세 번째 것입니다.
새싹과 아지랑이가 돋아나는 것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계절임을 의미하기 때문인데요. 즉 봄철은 모든 기운이 올라가는 때인 것입니다. 새싹도 파릇파릇 돋아나게 되며 양지바른 곳에서는 아지랑이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요, 겨우내 움츠렸던 개구리도 펄쩍 뛰는 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들도 이 때 모든 기운이 상승해야만 합니다.
문4. 원장님,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기운이 올라가는 것과 춘곤증이 무슨 상관이죠?
답4. 네, 상관이 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봄철은 모든 기운이 올라가는 때입니다. 그런데 이 때 만약 겨우내 저장을 게을리 해서, 다른 사물에 비해 모아 놓은 기운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면, 인체의 기운만 홀로 부족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 사람의 기운만 유독 더욱 딸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래서 춘곤증이라는 말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춘곤증에 심하게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쌩쌩하게 아무렇지 않게 활발히 지내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생명체들은 그동안 축적해 두었던 에너지를 바탕으로 열심히 상승하는데, 홀로 기운을 못 따라가 주니 꾸벅꾸벅 졸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인체의 기운을 올려주어야만 치료가 됩니다. 사실 그래서 봄철에 보약을 많이 찾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키를 크게 자라게 하고 싶을 때는, 봄에 보약을 많이 먹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문5. 아, 아이들 보약 먹일 때, 봄가을로 먹이라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 거군요.
답5. 네. 저는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성장클리닉 언제부터 하면 좋은지 물어보시면, 일반적으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되기 전부터 한약을 쓰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별히 한 시기만 골라달라고 하면 역시 봄을 추천하는데요, 왜냐하면 봄이라는 계절이, 바로 모든 기운이 상승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린 아이들의 키를 크게 해주고 싶다면, 모든 기운이 상승하는 계절인, 바로 이 봄철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새 학기가 시작되어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기운도 돋우어 주고, 더불어 키도 크게 해주면 가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환절기 감기예방효과까지 추가하면 가히 일석삼조라고 하겠습니다.
문6. 결국 춘곤증 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숙면과 기운을 위로 끌어올리는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원장님 이렇게 계절별로 처방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까?
답6. 네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보약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사물탕(四物湯)의 경우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따라 처방 내용이 달라지는데요.
보중익기탕의 경우, 봄에는 천궁 방풍 형개 시호 소엽 박하 등의 약재를 가감하며, 여름에는 승마 시호의 양을 배로 늘리고 갈근 석고 맥문동 박하 등의 약재를 추가하며, 가을에는 강활 방풍 형개 창출을 가하고, 겨울에는 마황 계지 건강 부자 등의 약재를 추가하여 처방합니다.
또 사물탕의 경우에는 봄에는 천궁을, 여름에는 작약을, 가을에는 지황을, 겨울에는 당귀를 두 배로 처방하기고 하고, 봄에는 방풍을, 여름에는 황금을, 가을에는 천문동을, 겨울에는 계지를 각각 추가하여 처방하기도 합니다.
물론 한의원에서는 이에 알맞은 처방을 해줄 것이므로, 춘곤증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