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나리가 부곡마을에 깃들다.
2010년도 대구 KBS방송국에서 야생화 및 소품 분재전시회에서 뻐꾹나리를 보고는 실물로 보기에는 꽃핀 모습이 이제 2번째입니다. 벌써 그렇게도 많은 세월이 흘러버렸습니다. 15년 전이었네요.
아침에 물무궁화가 2일째 '어떤 모습을 보일까?'를 생각하며 둘러보고 사진 몇 컷을 남기고 이곳저곳의 화분에 물도 주고 하였는데, 바깥 야외 솥아궁이 옆에 무언가 하얀 꽃이 더덕잎사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물병을 들고 덤불을 걷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예쁜 국내산 뻐꾹나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렇지 않아도 남들은 어디에 가니, 또는 자기 집 어디에 뻐꾹나리가 피었다고 사진도 올리고 예쁜 모습도 보여주어 '언제 나도 한번 키워봐야지.'라고 생각하며 지내다가 벌써 15년 세월이 훌쩍 가벼렸습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23년도 대구수목원을 가서 구경을 하다가 뻐꾹나리라 꼽아놓은 팻말을 보게 되면서 다시 생각이 났던 것이다. 한참 지난 시기였지만 그래도 꼭지에 씨가 들어있는 것을 보게 되어 여기저기 다니면서 씨를 받아 비닐봉지에 제법 많이 받아놓았다.
년초에 그 씨를 여기저기 흩뿌려놓고 또 한 곳은 아주 그냥 한골을 타서 모종판을 만들었다.
몇달이 지나 그 골에 풀을 뽑으면서 그만 강아지풀 아래에 소복소복 나서 자라는 뻐꾹나리 아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라는 곳의 풀을 죄다 뽑아버리는 바람에 겨우 뿌리를 내리는 아기들이 직사광선을 맞으면서 죄다 아주 그냥 모조리 천국으로 보내버리게 되었다.
겨우 한 둘 남아있던 뻐꾹나리 아기들이 그도 견디지 못하고 이제는 그 곳은 다시 풀로 덮이고, 그 아이들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잊었다.
장독대 옆에도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한지 달포가 지나서였다.
그래서 나중에 여기를 어찌 자라고 있는지 보겠다고.
그랬던 그 아이가 이제 내 눈에 꽃 한송이를 달고 피어있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