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한국에 동화를 발표하는 이정순 작가의 신작. '사랑별에서 온 아이'의 출간 소식을 소개한다. 여러 지역을 걸쳐 광범위하게 문학모임을 세우고, 활동하며 문인들을 격려하는 이정순 작가를 만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문인 세계에 관한 질문을 건넸다. 작가가 생각하는 한민족 문학은 어떤 의미인지 들어 보았다.
'사랑별에서 온 아이' 이정순 글, 김진희 그림_글라이더 2023년
이정순 작가는 1999년 캐나다로 두 아들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왔다. 당시에는 오로지 자녀들의 앞날만이 관심사여서 수년 동안 자녀의 진로에 대한 염려로 두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랬던 작가가 2011년에서 17년까지의 놀라운 여정이 펼쳐진다. 작가는 사스캐치완 한인 문학회를 창립하고 2~3대 회장을 역임하여 사스캐치완 문학회 동인지 '밀밭'을 발간했다. 그야말로 광활한 사스캐치완(Saskatchewan)의 벌판 위에 문학의 드넓은 밭을 가꾸게 된 것이다.
Q. 문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나는 서예가였어요. 서화작가협회 초대작가, 국전, 신사임당 휘호 등 굵직한 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한국에서 어머니들과 여의도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기도 했어요. 서예가로서 한창 활동할 시기에 이민을 오게 된 것이 제일 아쉬워요. 이민을 오고 보니 서예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어요.
여고 때 '문학소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저는 서예 대신 펜과 종이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글쓰기를 시작해 수필 '벌레 먹은 나뭇잎'으로 캘거리 신춘문예 우수상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사스캐치원 한인문학회와 캐나다 여류 문인협회 뿐만아니라,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와 캘거리 한국문인협회, 토론토 한인문협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5년 전 작가가 이민 오기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했던 작품, 이미경 선생 제자 산돌 조용선 선생 제자로 조선시대 여인들이 즐겨 쓰던 궁체로 옛 소설의 한 구절 '인봉소' 필사본이다. 옛 서체를 그대로 획 하나 다르지 않게 임서자료를 보고 필사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 출처: 이정순
사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엄마의 편지를 대필하기도 했어요. 독일 간호사로 떠난 언니를 그리워하는 엄마는 밤마다 등잔불 밑에서 우리가 쓰다 남은 몽당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딸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어요. 한문교육을 받은 엄마는 한글 쓰는 데는 그리 익숙지 못해 밤새도록 써도 한 장을 채우지 못했어요. 그것을 본 저는 "엄마, 내가 대신 써줄게"라며 그때부터 엄마가 불러주는 대로, 때로는 불러주지 않는 말도 잘도 써서 언니한테 보냈어요. 그것이 나의 글쓰기의 잉걸이 된 셈입니다.
Q. 많은 문학의 장르 가운데 동화 작가가 되신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빨간 머리 앤이나 신데렐라 보다 우리 전래 동화나 창작 동화를 좋아해요. 특히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을 좋아해요. 하찮은 강아지 똥이 희망이 되거든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를 참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 아이에게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내 손주가 태어나자, 어미로서 내 아이에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를, 할미로서라도 손주에게 제가 지은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동화를 쓰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교회에 갔는데 그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마땅찮았어요. 이민 2, 3세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한글은 서툴러지고 영어를 완전히 깨우친 것도 아니라 참 애매한 시기가 초등생이었어요. 그 아이들에게 우리 글 창작 동화를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일 처음 쓴 동화가 '내 친구 토즈'의 한영 혼합 본입니다. 남편이 고맙게도 한글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영어로 번역을 해 주었어요. '내 친구 토즈'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시점이 뭔지, 어미가 뭔지, 아이의 눈높이가 뭔지도 모르고 썼어요. 지금 보면 좀 부끄럽지만, 첫 작품이라 많이 정이 가고 사랑한답니다. 그런 마음에서 십여 년 동안 동화집을 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나온 동화가 장애아 관련 동화 '사랑별에서 온 아이'입니다.
'내 친구 토즈' 이정순 저, 박재홍 역, 김지연 그림_도서출판 진실한 사람들 2011년
Q. 작가님의 전작에 대한 소개랄까요? 작가님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이번 작품 '사랑별에서 온 아이'에서 그 맥을 같이 하는지 궁금합니다.
네, 지구는 오염되어 모든 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내 친구 토즈'는 환경 문제와 우정, 동물을 사랑하자는 복합적인 주제가 들어있어요. 2000년 당시 애완동물들을 키우는 가정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데만 신경 쓰지 그 애들이(동물) 얼마나 불편할까? 어디가 아플까?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어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토즈 역시 하니와 찬이가 야생 토끼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이지요. 도시에서 살 수 없는 야생 토끼가 찬이를 따라 도시로 가면서 환경변화와 도시공해로 스트레스를 받아 몹시 아프게 되지요. 다행히 하니 아빠가 수의사라 치유되어 그 토끼는 자연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생활하게 됩니다.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결국엔 하니와 찬이가 토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동물을 사랑하게 됩니다. 또한 하니 가족은 대가족을 이루고 있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살지요. 가족 동화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내 친구 토즈'나 '사랑별에서 온 아이'는 둘 다 우정 관계가 있습니다. 따듯한 이야기라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가란 대부분이 자신이 체험한 것에서 소재를 찾기 때문에 두 이야기에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 있다고 보면 맞을 겁니다.
Q. '사랑별에서 온 아이'는 선진적인 장애인 인권을 엿보게 만듭니다. 한국에서 발표하시면서 한국 독자들에게 이 작품이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셨는지요?
우리나라 사람만큼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이 지구촌에 드물 겁니다. 그러다 보니 좀 이기주의라고 할까요. 물론 외국인이 볼 때는 인사성 바르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예의 바르다고 하지요. 천만에요. 우리나라 사람들 그렇지 못해요. 바른말을 해서 죄송한데요. 우리나라 사람은 장애인을 혐오하거나 장애인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즈음 사회적 이슈화 된 장애 시설을 혐오시설이라 여겨 자신들의 주거지에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극구 반대해서 조건부 설립을 하기도 했어요.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은 무릎을 꿇고 애원하다시피 했고요. 캐나다는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고무적이에요. 제가 놀란 부분이 그 부분이거든요. 정부 지원 역시 장애인이 자유롭게 생활하기엔 만족할 수 없지만 그래도 타 국가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이라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물론 전에 비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봅니다. 이 책을 읽고 장애인은 우주처럼 용기와 꿈을 가졌으면 좋겠고, 비장애인은 우주를 보며 장애아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장애아 부모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내면서 좀 염려한 부분은 일반 독자들이 꺼리지 않을까 한 부분입니다. 다행히 그런 염려와는 달리 반응이 좋습니다.
Q. 캐나다의 여러 지역에 문인협회를 창단하고 후배 문인들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한인 사회 속에 문인협회의 필요성이나 그 역할은 무엇인가요? 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캐나다에는 많은 문인단체가 있습니다. 2011년 처음 문학회를 11명으로 창립 구성원을 구축하여 '사스캐치완 한인 문학회'를 창립하고, 제1회 창립 기념 및 시 낭송 및 시화전을 했을 때 엄청난 반응과 교민들의 호응에 감동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어요. 그때는 문학단체가 캐나다에 그리 많지 않았어요. 각 주 단위로 하나씩 정도인데 서스캐처원 지역만 문학단체가 없었어요. 문학의 밤을 할 때마다 시화는 회원들의 시를 서예로 직접 써서 전시하고, 몇 달 동안 밤을 새워 가며 원고 교정을 혼자서 보고 창간호 동인지 '밀밭'을 문학회 창립 2년 만에 발간하는 쾌거를 일구었어요. 연이어 2년에 한 번 2집을 발간했어요. 참 힘든 작업이었지만 보람 있었어요.
제6주년 사스캐치완 문학회 및 제2집 '밀밭'출판 기념 및 신춘문예 시상식, 시화전 시 낭송회 행사, 사진 출처: 이정순
Q. 한인 사회 속에 문인 협회의 필요성이나 그 역할,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를 가진 우리 2, 3세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우리 문학인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들에게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뿌리와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과 우리가 그 힘든 여건에서도 문학을 계승하고자 하는 정신이라고 봅니다. 그들에게 제1 언어를 모국어로 하라고 강요는 못 하지만 그들이 모국어를 구사함으로써 좀 더 한민족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그로 인해 삶의 질도 높아지겠다고 보고 그들이 주류사회로부터 소외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고 삭막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문인협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우리 이민 2, 3세 그리고 후대의 한민족이 세계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역할을 하는 것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이라고 봅니다.
어려운 점은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열악한 환경과 생활 전선에서 일을 하면서 문학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며 그들은 존경받아야 합니다. 문학단체 운영은 회원들 각 개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하다 보니 동인지를 한 권 내는 것도 자금 부족으로 쉽지 않으며, 아주 힘듭니다. 공식적으로 등록되었거나 활동하는 소수 문인단체에 우리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국에는 각 문화예술단체 및 개인에게 지방자치제에서 혹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각 지방 소수문학단체에는 전혀 정부지원 혜택이 없습니다. 해외문화홍보부에서 홍보는 하지만 문학단체에는 아직 지원이 없습니다. 해외사업지원은 문학단체에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학단체에 우리 정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한 작가들에게도 문화예술지원금이 필요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국내작가들은 문화예술지원금으로 해마다 지원받아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문인이 많지 않은 지방에는 작가가 그리 많지 않으니 같은 작가가 매년 지원금을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작가들에게도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쓰면서 생활고를 겪는 문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정부지원금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각 신문에 칼럼을 싣는 칼럼니스트 전재민 작가님이 건강 문제로 생활고를 겪고 있어 제가 몸담은 문학단체 '캐나다 여류문협'과 제가 창립한 '사스캐치완 한인 문학회'에서 작은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정순 작가가 활동하는 '캐나다 여류문협'과 '사스캐치완 한인 문학회'에서 칼럼니스트 전재민 작가를 만나 격려했다. 사진 출처: 이정순
Q.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내 아이와 겪은 이야기를 언젠가 동화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나요?
작가가 되는 길은 여러 방향이 있습니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동화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동화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저도 그러한 마음으로 동화를 시작하긴 했지만,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고 해서 쉽게 접근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겁니다. 말투 하나, 문장 하나, 사용하는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자질이 갖추어진다면 얼마든지 동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1)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글 속에 녹아있어야 합니다. 2)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합니다. 3) 여러 장르에 관련된 책이나 동화책을 많이 읽고, 읽은 책을 많이 필사해야 합니다. '필사'는 머리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손가락이 기억한다고 합니다. 표절은 안 되지만 모방은 가능합니다. 4) 소재 발굴을 위해 많이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책을 읽고 기사를 읽고 영화를 보고 직접 현장에 가서 취재하며 겪은 일 등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체험해야 타당성 있는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5)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길을 가다가도 소재가 될 만하거나 내 아이와 체험한 내용과 관련이 있으면 메모가 중요합니다. 6) 수많은 자료를 확보한 다음에 집필로 들어갑니다. 7)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면 멋진 캐릭터를 만들고 초안을 짭니다. 즉, 시놉시스를 먼저 써야 합니다. 8) 다 준비되었으면 머릿속에 영상 필름처럼 그림을 그립니다. 9) 집필로 들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끝까지 씁니다. 맥이 끊기기 전에 써야하기 때문에 쓰다 말다 하는 게 아니라 마침표를 찍고 난 후, 펜을 놓습니다. (단편일 경우) 10) 한 작품을 완성했으면 수정을 거듭 해야 합니다. 오탈자, 중복 단어, 시점, 어미가 동일한지 등 확인합니다. 11) 원고 출품을 해서 당선 등단, 투고 등단, 신인상 등단, 자비 출판이나 투고 출판으로 등단하면 드디어 작가가 됩니다. 그게 몇 년이 걸릴 수도,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Q. 어떤 사람이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위 조건을 갖추고 끈질기게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쓰는 사람이 작가가 됩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사·철 1,000. 즉, 문(문학책), 사(역사책), 철(철학책)" 이렇게 각 천 권을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작가 되기가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Q. 요즘 집필 중인 작품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어떤 작품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몇 편을 중복으로 집필 중입니다.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작품으로는 '대리모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중국 유명 배우 대리모 사건이 있었지요. 한참 사회의 이슈가 된 사건을 다룬 겁니다. 요즘도 이슈가 되긴 마찬가지고요. 청소년 소설이지요.
Q. 기억에 남는 독자의 후기가 있을까요? 혹시 인상적이었던 어린이 독자의 후기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내 친구 토즈'를 읽고 제 모교의 아이가 후기를 보내왔더군요. 그 아이는 벌써 대학생이 되었겠네요. 11년 전이니까요.
"작가님, 영어가 참 어려워요. 영어를 잘하고 싶은데 선배 작가님은 캐나다에 살아서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토즈가 참 귀여워요. 토끼의 모성애가 그리 강한 줄 몰랐습니다. 새끼를 낳을 때 자기 배털을 뽑아 폭신하게 만들어 새끼를 낳는다는 말에 울컥해서 감동적이었습니다. 좋은 책 많이 써 주세요. 선배 작가님! 영어가 있어 영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 영어 번역을 아저씨께서 하셨던데 초등학교 때부터 아저씨를 좋아했나요?" 하이초등학교 5학년 박아름 드림
'사랑별에서 온 아이' 후기도 소개합니다. 캘거리 고등학생, 이민 1.5세가 쓴 후기입니다.
"저는 캐나다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저와 제 어머니는 이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난독증을 앓는 학생으로서, 책의 주인공인 우주와 강한 연관성과 유사성을 느꼈습니다. 나도 몇몇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 우주를 많이 공감했어요. 우주의 용기에 감명받았고 그의 친구인 재하와 강철같은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캐나다든 한국이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그냥 저 자신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해 주면 좋겠습니다. 빨리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 책을 쓴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조앤 카디널 셔버트 고등학교 10학년 최지호 드림
이정순 작가는 작가와 문인협회의 활동 이외에도 한인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서스캐처원 주도인 리자이나(Rigina)에서 모자이크 행사와 대학 축제에서 서예로 영어 이름을 한글로 써주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루에 250명에게 한글 이름을 써주었고, 제 이름 낙관을 찍어주었어요. 그것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이민 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잊지 못할 보람도 느꼈어요."
서스캐처원 리자이나 모자이크 행사 한인회 '한국관'에서 영어 이름을 한글로 써주기 행사, 사진 출처: 이정순
마지막으로 캐나다에서 작가의 길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허허벌판에 자리 잡은 서스캐처원은 황량하기 짝이 없었어요. 제대로 된 자료나 책 한 권 없이 문학을 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한다고 보면 딱 맞을 겁니다. 내가 작가의 길을 걷는 이유는 한마디로 모든 게 서투른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캘거리 문협에 수필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한국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곳에 내가 문학회를 만들고자 했어요. 참 그때를 회상하면 정말 흥분되는 일이에요. 정말 모두가 열정적이었거든요. 문학이란 이민 생활의 애환으로 응어리진 가슴 속 멍울을 풀어내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그 힘듦을 풀어낼 길이 없었어요. 정말 학창 시절 외에는 한 줄의 글도 써보지 않은 중년의 사람들은 그 답답함을 서툴지만, 문학에서 그 돌파구를 찾은 셈입니다.
2011년 문학회를 창립하고 카페를 만들고, 회원들은 카페에 그 답답함을 글로 풀어내었어요. 우리 문학인은 디아스포라의 문학을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글로 표현합니다. 실제로는 2, 3세들의 제1 언어가 영어지만 우리 글을 계승시키고 민족정체성을 심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강렬하게 깔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가는 유목민의 가슴에 샘물 같은 것이 문학이라 정의할 수 있어요."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리포트 2023년 4월 기고문
원문보기: https://study.korean.net/servlet/action.cmt.ReporterAction?p_tabseq=143&p_menuCd=m41101
첫댓글 감사합니다. 김진아 기자님
덕분에 세계에 얼굴이 알려 지겠습니다.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