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浪詩人 김삿갓 第11話 📙
김삿갓 눈 앞에 우뚝 솟은 금강산 2
그래 옆에 아이는 어떻게 썼는가 하고 읽어 보았다.
"우발좌발 투공중
右拔左拔 投空中
평지왕왕 다신산
平地往往 多新山"
"오른손 왼손으로 빼내어 공중에 던지니 평지 곳곳에 새 산이 많이 생겼다." 김삿갓은 감탄했다. 어린 학동들의 글 짓는 솜씨가 보통 수준이 아니었다. 글 좀 하는 선비들은 힘 센 장사는 두려워 하지 않지만 글 잘 하는 인재는 두려워 하는 법이다. 김삿갓도 어린 학동들을 보기가 무서웠다. 그렇다고 슬그머니 나오기도 멋 쩍은 일 이라서 자기도 한수 적어놓았다.
" 항우사후 무장사 / 項羽死後 無壯士 수장발산 투공중 / 誰將拔山 投空中" " 항우가 죽은 후 힘쓴 장사가 없었으니 지금은 누가 산을 뽑아 공중에 던질것 인가"
김삿갓 처음에 이곳에 들어 올때는 학동들에게 글 줄이나 가르쳐 주고 하루쯤 쉬어갈 요량 이었으나 어름어름할 자리가 아닌듯 하여 황망히 뛰쳐 나오고 말았다. 며칠을 더 걷자 금강산이 눈 앞에 우뚝 서 있었다. 때는 여름이 되었고 수풀사이에서 목탁을 두두리고 불경을 외우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절이 있었다. 김삿갓은 성큼성큼 법당으로 오르는 층계를 밟았다. 법당안에는 까까머리 스님 한분과 유건에 도포를 입은 젊은 선비 하나가 대좌하고 김삿갓이 온 것도 모르고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에헴 !" 김삿갓은 인기척을 하였다. "누구요 ?" 중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절 구경 좀 왔소이다." 김삿갓은 천연스럽게 대꾸하고 다짜고짜 법당 안으로 썩 들어섰다. "아니 이양반이 여기가 어디라고 무례하게 함부로 올라오는게요 ?" 유건을 쓴 선비가 쌍심지를 치켜 세우며 날카롭게 내뱉는다. "법당이지요, 자비로우신 부처님께서 어디 양반 상놈 가리신답니까 ?" "아니 이 사람이 선비가 어이없어 하며 김삿갓을 위 아래 훝어보며 행색을 살펴본다. 차림새는 비록 남루하지만 말하는 태도를 보아하니 글줄이나 읽은 사람으로 보였는지 , 이 무례한 방문객을 보기 좋게 물리칠 계책을 재빨리 궁리했다. "어디서 오셨소이까 ?" 이번에는 중이 말문을 열었다. "예,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 올씨다. 잠시 쉬어갈겸 절 구경을 왔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 곁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러자 젊은 선비가 눈쌀을 찌푸리며 노골적인 언사로 말을 하였다. "여보시오, 우린 지금 긴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자리를 삼가해 주시오." "어허 , 보아하니 은밀한 말씀을 나누고 계신 모양인데 참 딱도 하시오." "아니 뭐가 딱하단 말이오 ?" .....
김삿갓은 냉큼 일어날 기색은 없이 그들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