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머니의 자궁을 박차고 나오면서 얻게되는 인간의 불안 심리는
숙명과도 같다. 특히, 학교를 다니면서 부터는 시험불안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다. 시험불안은 고3이 되면서 절정에 이르는데...
시험불안의 의미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 '시험'이란 단어를 떠올리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기분이 좋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뭔지 모를 불안에 휩싸이는 사람이 많다.
시험볼 때 떨지 않고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시험볼 때 전혀 떨리지 않으면 시험을 잘 볼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 그렇다면 시험 볼 때 불안한 것이 정상이란 말인가.
실제로 불안은 인간이 자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정상적인 감정이다.
단지 방어 정도가 지나칠 때 병적인 불안으로 간주된다.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얻게되는 이별불안을 시작으로
인간은 미지의 사건들에 대해 수많은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같은 상황속에서 느끼는 불안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정상적인
불안과 병적인 불안으로 나누는 준거이다.
- 서울대 심리학과 권석만 교수에 따르면 병적인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 불안 요소를 예민하게 파악하고,
△ 특정한 불안 요소를 확대해 평가하며
△ 불안하게 생각한 일이 본인에게 미칠 위험의 결과를
과장되게 평가하고
△ 발생한 상황을 극복하는 자신의 대처 능력을 과소 평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라는 것이다.
정서적 갈등
- 입시생들이 시험에 대해 느끼는 불안 장애를 심리학자들은 시험불안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일명 고3병으로 알려려 있는 이 증후군은 우리나라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개념이다.
- 고3병은 한마디로 수험생이 겪게 되는 불안이나 우울감, 자포자기 상태 등을
통틀어 일컫는 것으로 입시 스트레스와 관련해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장애를
이야기한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성장하는 과도기로 신체적,
정신적 및 심리적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정서적 갈등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갈등으로 드러나는 현상이 다양하고 개인이 통제할 수 없을 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 고 3병은 무엇일까. 고 3병을 호소하는 많은 학생들의 수만큼 그 양상도
다양해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주요 원인은 생활상의
스트레스와 성격적인 면이 복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청소년 신경증 환자의 52%는 학업문제가 주요한 생활
스트레스라고 밝혀졌다. 그 외 많은 연구들이 입시 스트레스가
청소년들의 자아정체감에 영향을 주고 정신병리학적인 주요 요인임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느끼는 입시스트레스는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 대입 여부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사회적 요인이 더 크게 좌우한다.
- 고 3병을 겪는 많은 학생들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자존심이 낮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의 경우 무의식 중에 자신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명문대에 가기를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명문대 꼬리표는 자신의 낮은 자존심이 보상되는
유일한 방법이며,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그러나 명문대에 가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허사가 될 암시를 받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외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이 약해지고 정신병리적인 질환으로까지 진행된다.
이런 상황은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눈이 안보이고 손발이 마비
-고 3병은 우울양상, 조증양상, 불안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우울양상은 잠을 이루기 힘들다든지, 수면 중간에 자꾸 깬다든가, 선잠을
잔다든가하는 불면증과 식욕부진, 집중력 저하, 의욕 저하, 우울감이
나타난다.
- 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고 느껴 대인 관계를 회피하며,
무력감이 동반되고, 심하면 자살하고 싶은 충동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우울증의 증상은 가출, 무단결석과 같은 반항감, 알코올이나
본드의 남용, 성문란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 소수의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양상 이후에 기분이 지나치게 고양되고,
과대 사고를 하며,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극단적인 양극 장애 상태로
전이되는 조증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불안 양상으로는 크게 공황장애,
공포장애, 강박장애, 범불안 장애가 있다.
- 또 일부 환자들에게서는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통증이나 운동 장애의 형태로
나타나는 신체화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즉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인다든가,
손발이 마비된다든가 하는 현상은 입시를 회피할 수 있는 방어적 행동으로
무의식의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실제 통증과 신체 장애가 일어나므로
꾀병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모의고사 중 배앓이는 이렇게 치료한다
-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김군(고3)은 모의고사를 치르던 도중 갑자기 배앓이를 해
진땀을 흘렸다. 이유없이 시작된 배앓이는 시험이 끝나면서 멀쩡해져서 김군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 수능시험도 이런 식으로 망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도무지 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수학을 공부하고 있으면 영어가 부족한 것 같고, 영어를 공부하려고
하면 과학이 어려운 것 같아 10분 간격으로 책을 바꾸게 됐다고 한다. 또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어 학교 가는 것도
싫어졌다.
- 김군의 증상은 고3병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배나 머리가 아픈 신체화 장애를
호소하는 불안을 시발점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게되는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경우다.
김군의 증상을 어떻게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 김군의 상황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시험이 김군에게는 불안으로
다가와 부신 수질에서 아드레날린과 노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게 된다. 교감신경계가 흥분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어렵고, 근육으로 가는 혈류의 양은 증가하면서 피부로 가는 혈액의
양은 줄어들어 창백해 보인다.
- 같은 맥락으로 소화기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서 소화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배가 아픈 것 같은 증상이 생긴다. 물론 시험 후에는 소화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와 아프지 않게 된다. 이런 불안 양상은 김군이 예상한 대로 한 번
특성화되서 나타나면 그 양상이 반복될 소지가 높다.
-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시험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 시험불안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인지치료, 행동치료, 약물치료의 방법이 있다. 인지치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불안 요소로 인해 발생하는 정서적 변화에 대한 해석
이다.
- 이 경우 김군에게는 무엇이 불안 요소로 작용했는가 원인을 파악해 보는
것이다. 또 목표 대학을 조금 낮춘다거나,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최선임을 깨닫고 이것을 자신이 인정하게끔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인지치료와 아울러 행동 치료가 필요하다.
- '백문이 불여일견'처럼 스스로 인식한 자신의 불안요소를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려는 행동이 필요하다. 즉 김군이 대학 목표를 낮추고,
자신과 친구들이 모두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노력하므로 서서히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도 실제 시험에 이르면
또다른 불안에 휩싸여 머리가 아프고, 배가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이럴 때를 대비해 근육 이완법과 호흡 조절법을 가르쳐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즉 시험 전에 호흡을 크게하고 앉은
자리에서 가볍게 손체조를 하면서 긴장을 푸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 서울 백병원 최영희교수(신경정신과)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겪는 시험 불안의
현상은 이와 같은 인지 치료와 행동 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증세가 개인이 감당하기에 어렵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불안 대처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 인지 치료와 행동 치료 외에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개인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 김군의 경우 정말 단순한 시험 불안인지, 아니면 성격장애 또는
특이한 장애가 있는지를 판단해 약물을 투여한다. 대체로 항불안제와 이완제로
쓰이는 벤죠다이아제핀계 약물을 쓴다.
- 고 3이란 기간은 성인식과 같다고 말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일정한 인원을 뽑는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기 때문에 경쟁이 생기고 이러한 경쟁은 개인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 불안의 터널을 지나온 건강한 자만이 행복한 미래를 향유할 수 있다는 사실과
불안의 터널을 기쁘게 지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가능하다는 것을.
시험불안 체크리스트
- 서울심리교육연구 소장인 김문주 박사는 다음의 7개 항목 중에서 3개
문항 이상에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극복해야 할 시험불안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1. 시험 때라든가 공부할 것이 많으면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된다.
2. 시험만 치면 평소 잘 알던 것마저 틀린다.
3.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준비하거나 쓸데없이 걱정하는 시간이 길다.
4. 시험 때만 되면 시험과 직접 관련 없는 책을 보거나 오히려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5. 시험 기간에는 잠을 더 많이 잔다.
6. 중요한 시험일수록 더 실수한다.
7. 공부하는 양에 비해 그 결과가 좋지 않다.
- 이 기준을 절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7개의 항목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이라도 그 정도가 미약하고
자신의 시험 불안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학동아 -
* 비리를 보고 사건으로 해임된 전 교육공무원
- " 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부정부패의 장본인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이 실패한 원인중 하나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에
대해 너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지방교육행정 공무원으로 10년동안 체험한 공무원의 부정부패유형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리고 싶어 이 책을 썼다』
『학교마다 손바닥만한 금전출납부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학교비장부(비자금 장부)다. 대개 학교의 물품구입이나 시설공사시
10%의 커미션을 받는다. 즉 2천만원짜리 공사를 하면 2백만원이
수입으로 잡힌다.
이렇게 마련된 돈은 주로 학교를 방문하는 장학사들에게 식사비나
돈봉투 형식으로 쓰일 때가 제일 많고, 추석 설날에는 교육청
간부들의 선물비나 떡값으로 쓰인다. 나중에 감사받을 때 경비로도
쓴다. 교직원들 회식비용도 일부 여기서 나간다.
그러나 이 비장부의 수입 지출 내역은 교장과 서무과장(행정실장)밖에
모른다. 교감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만약 교장이나 서무과장
어느 한쪽이 그 학교를 떠나게 되면 장부를 없애버린다.
잔액은 어떤 식으로든 처리한다. 보통은 교장과 서무과장이 남은 돈을
반씩 나누고 그 현장에서 장부를 없애는 게 관례다.
마지막으로 비자금을 관리했던 전의 학교에서는 내가 떠날 무렵
40만원이 남았다. 교장에게 이 돈 나눠 가지면 뭐하겠나,
당신도 갖지 말고 나도 갖지 말자, 대신 이 돈으로 학생들이 쓸
종이나 사자고 했다』
- 전라북도 정천중학교 행정실장으로 재직중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부정부패의 장본인이었다』
라는 교육계 비리 보고서를 펴낸 이용호씨(39)는 첫째 교육계 비리로
학교 비장부의 존재를 지적했다.
- 그가 마지막으로 비장부를 만들었던 ○○중학교는 한 학년에 30여명씩
세 학급(전교생 1백명 정도) 규모의 미니 학교. 이곳에서 매년 3백만원
정도 비자금을 조성해, 3년 임기 동안 1천여만원을 관리했다.
-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국내와 해외에 각각 1천억원대의
비자금을 갖고 있고, 김영삼 전대통령 역시 1천억원의 대선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고 한다. 한보비리, 청구비리, 김선홍 리스트까지
눈만 뜨면 발표되는 것이 정계와 재계의 비리다. 한번에 주고받는
액수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 이에 비하면 1년에 3백만원 정도, 잔액이래야 40만원이 고작인 어느
시골 학교의 비자금 조성 내용은 너무도 초라하다. 쓰임새도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할 때 식사비 정도였다는데 이것도 비리라고
할 수 있을까.
『학교로서는 큰 액수다. 내가 근무했던 학교는 전교생이 1백명도
안 되는 곳이니까 1년에 3백만원 정도지 도시의 큰 학교들은 더
많은 비자금을 갖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정치자금에 비하면 적은 돈이다. 하지만 단돈 2백만원
3백만원이라 할지라도 굉장히 질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수업용 교재를 구입해 달라고 기안을 하면 예산이 없다고 번번이
거절하는 교장이 따로 비자금을 조성해 장학사에게 점심 사주고 술
사주고 교통비 주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학교의 돈은 제일 먼저
학생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아무리 소액일지라도 학교가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 이용호씨는 87년 익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라북도내 초등학교,
중학교, 특수학교 등 7개 학교에서 행정직 공무원(7급)으로 일했다.
교육청에서는 경리계와 사회교육계에서 3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교육계에 몸담은 지 11년째가 되던 97년 9월, 그는 그동안 체험했던
교육계의 문제를 국민들 앞에 낱낱이 알려야겠다고 결심하고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부정부패의 장본인이었다』를 쓰기
시작했다.
비리보고서가 나오기까지
- 이듬해 1월20일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용호씨는 광주에 있는 한
출판사에서 6백만원(출판비용 4백만원, 취재 및 집필 비용
2백만원)의 자비를 들여 1천부를 찍었다. 그러나 책이 각 서점으로
배포되기 전 전라북도 교육청이 먼저 이 소식을 듣고 협상단을
보내왔다. 회유내용은 6백만원을 줄 테니 책 1천부(권당 6천원)를
모두 교육청에 넘기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물론 『이런 책이 나오면
교육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상투적인 내용이었다.
- 이용호씨는 책을 쓴 목적이 개혁에 있으니만큼, 만약 교육감이 이
책에서 지적한 부분들을 조목조목 개혁하겠다고 약속만 해준다면
책을 폐기처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감 직접
면담,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교육감의 서면 서약서를 추가로
요청했다.
- 실제로 전라북도 교육청 어느 과장이 교육감 면담을 주선해 줄 테니
책의 시중배포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해, 이용호씨는 출판사와 광주
시내 서점에 책의 배포와 판매를 중지하라고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감 면담은 두 차례나 무산됐다. 3일 후에 다시 오라는
교육청의 말에 따라 면담 날짜를 기다리는 사이 광주지역 서점에서
책이 팔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 그러자 교육감 면담도 흐지부지됐고, 교육청은 협상을 포기하는
대신 감사팀을 동원해 책에 소개된 부정부패 사례의 사실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 언급된 교장, 교육청 공무원 등 익명의
인물 19명의 비리혐의를 조사하고, 만약 이용호씨가 과장·허위
사실을 유포했음이 드러나면 그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으로 이용호씨가 그동안 근무했던 학교들에 대한
감사도 병행해 이씨의 비리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 한달 남짓 내사를 벌인 전라북도 교육청은 3월4일 교육계 비리를
폭로한 이용호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이유를 『책 내용의 잘못 여부를 떠나 내부질서를
위해서라도 징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에 저자인 이용호씨는 『내부비리를 고발한 데 대한 괘씸죄』라고
반발했고, 전북지역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징계는 도교육청이 개혁과 반성의 계기를 외면한 채
교육계의 비리를 은폐하려는 반교육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 결국 6월17일 전북 교육청 징계위원회는 이용호씨 해임을
결정했다. 해임 사유는 국가예산 횡령과 부당집행. 이씨가 과거
근무했던 학교에서 1백50만원 가량의 학교예산을 횡령했고,
1백20만원 가량의 관사운영비를 학교예산에서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것이었다. 또 이씨가 2회에 걸친 징계위원회에도
출석하지 않았고, 잦은 휴가나 외출 등으로 학교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 그러나 이용호씨는 자신이 출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징계가
결정된 것은 부당하며, 두 번씩 징계위에 출석하지 못한 데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몸이 너무 아파서
나가지 못했고, 두 번째에는 교육청이 문제 삼은 비리부분을
해명하기 위한 증빙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
- 이용호씨는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를 출간하면서 『7급
공무원으로 정년퇴임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승진누락 정도가 아닌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당해 10년 교육 공무원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반면 이용호씨의 책을 통해 비리가 드러나
조사를 받은 ○○중학교 교장은 3개월 정직의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당신은 진짜 비리를 모르는군
- 관할 지역내 학교들의 비리를 고발한 내용이니만큼, 교육청의
민감한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격려의 편지도 받았지만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다. 「이걸
책이라고 썼느냐」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 「당신은 비리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 등등이다. 어떤 이는 촌지문제나
인사비리에 대해 더 심각한 사례를 알고 있는데, 자기에게 물어보고
썼다면 더 좋은 책이 됐을 거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내용이 미흡한 점은 인정한다. 책을 쓰는 동안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학교나 교육청이 나서서 어떻게든 출판을 막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은밀히 진행해야 했다. 물론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아서 내가 소설을
쓰는 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진행되다 보니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많았다. 어렴풋이 들은 게 있어도 자초지종을 확인하는 도중 집필
사실이 드러날까 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알고
있는 사례들만 썼다』
- 교사나 학생들, 학부모의 고발로 교육계 비리가 드러나는 일은
있어도 행정직 공무원이 이 문제를 고발한 것은 처음인데….
『공무원으로 일한 지 11년째가 될 때 결심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제 정말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
서무과장으로서 가장 고통스러운 때는 어느날 교장이 「서무과장
내일 장학사들이 학교를 방문한다는데 그 대책을
마련해야겠네」라고 할 때다. 대책이라는 게 곧 비자금 조성이다.
어떤 서무과장들은 개인적으로 착복하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교장의 압력에 못 이겨 비자금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돈으로 교장들은 장학사에게 잘 보이고 학교평가 잘
받아서 인사고과에 유리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데 쓴다.
교육청에서는 3년을 근무했는데 이곳의 비리는 학교에 비해 그
규모가 더 크다. 학교와 교육청의 같은 공무원끼리 돈을 주고받는
게 이상하다고 말하지만, 그 원리는 이렇다. 교육청에 근무하는
동안 학교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너도 언젠가 교육청으로 올 테니
그때는 네가 나한테 돈 받으면 될 것 아닌가」라는 식이다. 어차피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나눠먹는 것이 된다』
- 전북 교육청은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구체적 증거 없이 추상적으로 기록해 교육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는데….
『이 책 내용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증거는 여기에 비리 당사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게 항의전화 한번 못 했다는 사실이다. 어떤
점이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협박전화는 많이
받았다. 잠을 방해하려고 일부러 새벽 3시쯤 전화를 해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거나 호출을 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
전화선을 빼놓고 호출기도 꺼놓고 지낸다.
지금도 후회스러운 점은 비장부를 사본도 남기지 않고
폐기처분했다는 것이다. 함께 비장부를 관리했던 ○○학교 교장은
비장부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난 뒤
조사과정에서 「한번도 비자금을 조성한 적이 없다」며 발뺌을
했다. 덕분에 비자금 조성을 위해 이중지출된 상모 구입비 40만원은
고스란히 내가 횡령한 것이 됐다』
너의 잘못 나의 잘못 모두 인정하자
- 책 제목대로라면 이용호씨 자신도 비리가 있음을 고백한 것 아닌가.
『이 책은 너만 잘못했고 나는 잘했다는 식으로 잘잘못을 따지자는
비리고발이 아니다. 너의 잘못 나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이제는
그것을 그만두자는 뜻이다. 물론 나도 교육청 사회교육계에 근무할
때 학원설립과 관련해 돈을 받은 것, 학교 공금을 유용해
중국여행을 한 것을 낱낱이 고백했다』
- 이용호씨가 징계위에 회부된 동안 『나의 31년 공직생활,
부끄러운 부정부패 일기장』이라고 하는 교육청·학교
부정부패사례집이 나와 또 한 차례 광주시 교육청이
시끄러웠다는데….
『저자인 정경범씨가 내 책을 읽고 찾아왔다. 사실 자신은 더 많은
교육계 비리를 알고 있는데 그것을 책으로 쓰고 싶다고 했다.
그분은 98년 5월 지방교육행정주사(6급)로 퇴직한 상태여서 책이
나온 후 인사상의 불이익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31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고 있었던데다 비리장부와 증거물을
산더미같이 갖고 있었다. 내 책이 증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그분에게 증거물까지 첨부해 책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출판에 앞서 걸리는 점은 그분이 분명 공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차피 선배님은 퇴직했으니 이제 참회록을
써서 공직사회 개혁에 기여도 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 책에 비해 훨씬 정교하게 쓴 책이다.
앞으로 교육계뿐만 아니라 경찰, 검찰, 재경원, 법원, 세무서, 국방부
공무원들이 이런 책을 써주기 바란다. 진정으로 공직사회 개혁을
원하는 공무원이 각 부처에서 한 사람씩만 나온다면 우리나라
공무원의 개혁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이용호씨는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전라북도 교육청 산하의
일선학교기관을 돌며 근무했기 때문에 공무원의 부정부패 유형을
학교나 교육청의 비리 중심으로밖에 쓸 수 없음이 이 책의
한계지만, 전국적인 부정부패의 한 표본을 추출해서 국민에게
고발한다고 보면 적절할 것이다』
- 도대체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이용호씨의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부정부패의 장본인이었다』와,
정경범씨의 『나의 31년 공직생활, 부끄러운 부정부패 일기장』을
토대로 일선학교와 교육청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한다.
① 교육청의 뒷주머니
- 학원 및 교습소의 등록과 신고를 주요 업무로 하는 교육청
사회교육계는 항상 민원인들로부터 금품 수수 문제가 예견되는
부서다. 출장을 나가면 학원설립의 경우 5만~10만원, 교습소 설립은
3만원 이하를 받는다. 이 돈은 사회교육계비로 모아졌다가 계장,
차석, 계원 순으로 일정액씩 나눈다.
- 그 밖에 서무계는 인사청탁금으로 비자금을 만들고, 관리계는
예산배정 과정에서, 경리계는 물품 및 공사계약을 할 때, 시설계는
공사감독과정에서 업자로부터 돈을 받는다. 이중 시설계, 경리계의
비자금 규모가 큰 편이다.
- 이에 비해 예산을 다루지 않는 학무과는 초등계, 중등계,
사회교육계가 있는데 사회교육계를 빼놓고 대부분 장학지도 등
학교 방문시 학교로부터 봉투를 받는다.
② 하루 만에 뒤바뀐 인사발령
- ○○ 중학교에 인근 중학교로부터 기능직 공무원이 새로 발령을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교육청으로부터 그 사람이 타군 교육청
관내로 발령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하루 만에 발령이 바뀌어 그
공무원은 처음 발령받은 ○○학교에는 얼굴도 비치지 않은 채 다른
학교로 가버렸다.
- 인사의 통례는 발령을 받은 지 1년 이내에는 이동이 안 되며,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적어도 6개월이 경과된 후에나 다른
기관으로 발령이 나도록 돼 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월초 경비, 즉
교통비 식비 업무추진비 등은 매달 1일에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 하루도 ○○중학교에 근무하지 않은 그 공무원에게도
지급됐다는 사실이다.
③ 명절은 학교도 괴로워
- 지금까지 교육청 근무만 23년을 한 처지(정경범씨)에서 1년에 두
차례 설과 추석명절 때마다 비자금 마련을 위해 변태서류를
작성했다. 이것이 모두 국고를 횡령하는 일이다. 명절 때가 되면
20~30일 전부터 공금을 변태 지출해서 비자금을 확보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명절에 임박해 일단 돈을 빌려서라도 처리한 후
시일을 두고 정리한다. 이 과정에 주로 가짜 서류가 만들어지는
품목은 난방연료, 청소용구, 문방구류, 학습재료 등이다. 또
기증받아 사용중인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처리하기도 한다.
- 비자금이 지출되는 곳은 교육감 20만~30만원, 국장급 10만~20만원,
기타 10만~20만원 등 대부분 시교육청으로 지출되고, 관할
교육청에는 교육장 20~30만원, 국장 10~20만원, 과장 5만~10만원,
장학사 5만원, 관리과 계장급 3만~5만원, 학교장 50만원, 행정실장
30만원 정도다.
④ 학교 위에 군림하는 교육청
- 97년 12월 한 교육청에서 팩시밀리로 업무연락성격의 서류가
도착했다. 내용인 즉 「도 교육청 총무과장 ○○○이 장모 상을
당하였기에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발인일시, 발인장소,
연락처…」 총무과장이면 인사담당자기 때문에 일선학교에서는 이
전언을 보고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동료의 애경사에
축하하고 위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연락은 꼭 필요한
개인에게만 해야지 공용 팩시밀리를 통해 공문처럼 시달돼서는
곤란한 일 아닌가.
⑤ 눈 감아주는 교육청 감사
- 학교나 교육청 산하 기관들은 3년 주기로 회계, 교무 등 제반 업무를
감사받는데 교육청 감사계가 3일 동안 이를 진행한다. 그러나
감사는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쓸데 없는 자료를
만들라고 하거나 감사실을 별도로 꾸미라고 지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의가 없다는 등 고답적인 자세를 취한다.
- 학교에서 향응을 제공받는 것은 기본이고, 감사 마지막날
교통비조로 감사계장 20만원, 계원들 3명 각각 10만원씩 건네고,
교육청 국장과 과장 몫으로 20만~30만원을 건넨다.
- 이렇게 잘 보여두면 감사에 걸려도 눈감아 주기 일쑤다. ○○학교의
경우 전지훈련은 가지도 않고 전지훈련비 54만원을 빼냈는데
서류에는 영수증만 바꿔붙이도록 하거나, 우유납품업자로부터 5년
동안 비공식 수수료를 상납받아 사용한 일이 적발됐는데도 무사
통과했다.
⑥ 기관장의 특별업무추진비
- 98년 국가예산 절감을 위해 배정예산의 5%를 감액했는데
기관장(학교장)의 특별업무추진비, 즉 판공비는 감액대상에서
빠졌다. 학생들 교육활동에 투자되는 예산을 삭감하는 마당에
기관장의 판공비는 절약하지 말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 특별업무추진비라는 것은 학교와 관련된 업무추진, 즉 교직원의
애경사, 유관 기관과의 업무협조 등의 비용으로 쓰라는 것인데
실제로 학교업무를 위해서는 비자금을 만들어 사용하고,
특별업무추진비는 봉급처럼 교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일이
많다.
⑦ 말도 안 되는 근무성적 우수자 선발
- 몇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공무원 조직내에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일종의
성과급 제도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상여수당을
지급하거나 특별승진을 시킬 수 있다.
- 그러나 수상자를 선발하는 과정은 정말 우습고 기발하다.
특별상여수당을 받은 어느 중학교 교사는 매일 숙직실에서
바둑이나 두는 사람이었다. 그는 덕분에 장학사가 될 수 있는
자격증까지 받았다.
- 혹은 야간 자율학습시킨다고 남아 숙직실에 누워 TV나 보는 교사가
선발되기도 한다. 이렇게 받은 수당은 세금 정도만 떼서 그
교사에게 주고 나머지는 교직원 친목회비로 쓰인다. 결국
국가세금을 공무원들이 일정형식을 갖춰놓고 나눠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⑧ 교단 선진화를 좀먹는 벌레들
- ○○교육청은 91년 하반기부터 교단 선진화를 위해 각 교실에
멀티미디어, 컴퓨터, 어학반복학습기, 실물환등기, TV 등 각종
기자재를 갖추도록 했다. 그러나 학습기기 구입 예산이 배정되지도
않고 일선 학교에 교육청의 공문이 내려오기도 전에 판매업자가
먼저 학교로 찾아와 자사제품 구매를 요청하는 일이 벌어진다.
업자와 교육청 윗선의 연결고리가 있다고 봐야 한다. 또 업자들은
교장이나 행정실장에게 대당 5만~10만원의 커미션을 지급하는
것이 관례다. 이것이 학교 비자금으로 들어간다.
⑨ 예산 특별배정의 허구성
- 상급기관에서 하급기관(학교)에 예산을 배정할 때 원칙이 없어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98년 1월19일 B학교는 학교숙원사업 해결이라는
명목으로 시급하지도 않은(97년 이미 창고 1동을 신축했고 학교
감축으로 교실이 남는 상황) 숙직실 개조비 9백50만원, 창고 신축비
1천9백만원(합 2천8백50만원)을 특별배정 받아 잔액 없이 모두
집행했다고 한다.
- 그러나 실제로 그 학교에 가보니 숙직실은 문을 새로 달지도 않고
수선한 것처럼 페인트만 칠해 놓았고, 조립식 패널로 지은 창고신축
비용도 8백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1천6백만원이 넘는 차액은
어디로 갔을까. 이런 식으로 국고금의 10~30% 이상이 낭비되고
있다.
⑩ 강매된 물품구입
- 97년 3월9일 ○○교육청은 관내 22개 초·중학교에
실험폐수처리기 구입비 2천6백40만원(대당 1백20만원)을 배정했다.
교육청은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교육청 사업이니
도와주라고 지시했고, 곧 교육청에서 지정한 업자가 학교에 찾아와
폐수 처리기를 놓고 갔다.
- 시중에 나와 있는 동일한 물품의 정상시가는 소위 메이커 제품이
1백만원, 비메이커 제품이 50만원에 불과했다. 예산을 배정했으면
학교가 골라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상이지, 특별히 성능이
좋지도 않은 제품을 교육청이 업자를 지정해 강매하는 것은
부당하다. 초등학교에서 급식이 실시된 후 이런 문제점은 더
확대되고 있다.
⑪ 담임 배정을 둘러싼 비리
- 교장은 학기초 반 배정시 저학년이나 졸업반을 맡기겠다며
교사들로부터 돈을 받는다. 이것은 2월 학기말 방학 때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이렇게 상납한 교사들은 들어간 돈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촌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
- 지난 4월 교육부 장관이 촌지를 받는 교사를 중징계하겠고
발표했으나, 저학년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새학기가 시작된 후
3월말까지 1년간 받을 촌지의 90%가 들어온다고 한다. 올해 농사는
이미 끝난 상황인데 교육부가 뒷북을 친 셈이다.
⑫ 어처구니 없는 교장들
- ○○중학교 교장의 하루. 학교 출근시간은 오전 9시 반에서
10시(원래 8시 출근 5시 퇴근). 그것도 매일 아침 서무과 직원이
버스터미널로 교장을 모시러 간다.
- 학교직원의 경조사비 10만원 가운데 5만원은 제몫으로 챙기고
5만원만 전달. 농협 슈퍼 등 학교가 외상거래를 하고 있는 가게에서
학교명의로 외상을 달아 놓고 화장지 등 각종 생활필수품을 구입,
집으로 가져가는 등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다. 언젠가는 서울로
2박3일 출장을 간다고 출장부에 기록해 놓고(물론 출장비 받아서)
집에서 놀았던 일도 있음. 그런데도 말끝마다 『학교예산 좀 따오게
교육감 만나러 출장가야겠다』고 한다.
⑬ 실습과목과 예산낭비
- 과학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예산의 일정액을 실험실습비로
쓰도록 한 목적경비는 다른 예산으로 전용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과학교사들이 실험실습을 위한 재료구입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말이 되면 쓰지 못한 목적경비 때문에 난처하게
되고, 상급기관에서 실험실습비 집행상황을 보고하라고 하면
그때서야 실습재료를 요청한다. 실험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다.
- 또 학교마다 몇천만원씩 투자해서 기술교실(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목공이나 수리 등을 가르치는 실습실)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가르칠 교사가 없어 무용지물이다. 예를 들어
기술교실 수업을 맡은 가정과 여교사가 벽돌쌓기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차라리 서무실 소속 기능직 공무원이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 이런 것은 학교마다 설치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당 1개소씩 만들어
좀더 전문적인 강사를 두고 학교별로 출장교육을 시킨다면 훨씬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