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9회차(종대식)
2014년 10월 26일 (맑음)
장승고개~것고개~문수산~보구곶리
19km 5시간40분 소요
1차 대간 끝나는 날은 백두대간 완주의 기쁨에 들떠
이렇게 9정맥 종주까지 계속 될지는 몰랐었어.
2차 대간은 지리산 자락 끝 웅석봉에서 시작해
향로봉까지 연장하여 종주했었지.
대간5년 동안은 ‘백두대간 왕복(1,480km 104회)’의 뿌듯함으로 눈에 뵈는 게 없었어.
그게 다 인줄 알았어.
그사이 박회장님이 맛보기로 광교,청계산 종주와
불수사도북 종주를 슬쩍 끼워 넣어 진을 빼더니
수요산행, 토요산행 여기저기 막 끌고 다니시더군.
한겨울에 땡땡 언 한북정맥(185km 12회)을 넘나들더니
봄이 오고 꽃이 피니 한강기맥(167km 12회)으로 돌리더군.
이렇게 정맥산행을 슬슬 시작하며
겨울이 오니 어여쁜 금남호남정맥(75km 6회)을 밟게 해주시더라고.
잠깐이길래 금남정맥(145km 10회)도 끝내줬지.
여기까지 멋모르고 쫓아다녔어.
낙동정맥(420km 29회)을 하자시더라고?
그 먼 거리를 마다 않고 발 도장을 찍었더니 또 세월이 가더군.
내친김에 호남정맥(470km 36회)도 시작했지.
큰일을 이루어낸 것처럼 으쓱했었어.
호남12회 차부터는 박회장님의 변고로 위기가 있었지만
올올회원들의 합심으로 바로 이끌어가기에
이젠 9정맥종주라는 확실한 목표가 생기더라고!
우리끼리(올올맨) 북치고 장구 치며 수월하게 호남을 끝내더니
저 남쪽 끝자락 낙남정맥(145km 17회)을 과감히 도전하더군.
밤늦게 꽁지가 빠지게 되돌아오길 반복하며 낙남도 무사히 마쳤지.
귀경길이 가까워지자 한숨 돌리기도 전에
한남금북정맥(177km 11회)을 막 바로 시작하는 거야.
내 무쇠다리가 하지정맥류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였거든.
간단한 수술이어서 한 구간을 빠지고 단축산행을 하며
한 달을 쉬기도 했지만, 정맥 산행은 계속되었어.
금북정맥(270km 17회) 을 시작하며 올맨들 몇 사람이 슬그머니 빠지더라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은 있었지만 금북을 향해 고고 씽~~~
서쪽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어.
나의 화려할(?) 중년은 올올과 함께 서해바다로 풍덩~! 사라져가는 중이었거든.
하나 남은 한남정맥(206km 9회)은 지루하기 말할 수 없었어.
하루빨리 상 받고 싶은 심정이랄까?
그렇게 한남9회 차를 맞이하게 되었어.
드디어 오늘이 그날이야.
마눌님이 알아주겠어? 남편이 알아주겠어?
행여 자식들이 알아줄까? 기대하지 마시라~!
당신들이 좋아서 한일이니까 "니들이나 좋아하세요~^^"
자~! 그러니 우리끼리 자축하며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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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장승고개 도로 1km를 굳이 걷자 하니 워밍업으로 몸풀며
정맥 길 따라 잡목 잡풀 속으로 들어간다.
부실부실 미끄러지는 절개지를 간신히 건너와
혼자서 마을 길로 내려가는 알바를 범하다니---
되돌아 올라와 남편을 불러대니 기다리고 있다.
군부대 철조망 따라 우회하기를 몇 번.
김포의 야산자락은 군부대가 다 차지하고 있는 듯.
‘귀신 잡는 해병’이니까 참는다 잉!
것고개 길 건너 해병대 본부? 도로 따라 올라 문덕재 길을 건넌다.
해주 최씨 재실이라는 ‘문덕재’옆으로
‘등산로’표시 길로 몸을 낮추며 산길로 접어든다.
정맥꾼들을 양 옆으로 담장을 쳐 고생길로 몰아붙이다니---
이번엔 ‘최씨’이니까 봐준다 잉!
이어지는 군부대 펜스와 폐타이어 길을 지나
“고정리 지석묘”를 지난다.
길 건너 ‘에덴농축’옆을 지나며 꾸리한 냄새는 진하게 풍겨오고
개사육, 꿩사육 간판과 개 짖는 소리.
덩치 큰 개 한 마리가 따라오며 목청껏 찢어댄다.
안 무서운 척 태연히 지나가려니 등골이 오싹~!
‘종합각개전투장’ ‘수류탄’ ‘괴뢰군 모형’등 훈련시설물을 지나
흩어진 전선줄에 걸려 그만 앞으로 고꾸라졌다.
으으으---
매번 왜 나만 걸려 넘어지는 걸까?
안 아픈 척 툭툭 털고 일어선다.
눈 앞에 다가온 문수산을 가늠해보며
문수산 오름을 쉼 없이 가슴 시원하게 오른다.
하늘 보이더니 또 오르고, 오르면 하늘 보이고, 또 오르고
드디어 문수산(375m) 정상에 선다.
사그라지던 맥이 한번 더 솟구쳐 올라 문수산이 되었구나.
한남정맥 대미를 장식하는 장쾌한 능선이 펼쳐졌다.
임진강, 한강이 유유히 돌아 흐르고
강 건너 강화도, 저 멀리 개성 땅까지 조망되는 문수산이란다.
가을빛으로 물든 산줄기는 가을스러움이 뚝뚝 흐르고
기대이상의 문수산을 지난다.
불그죽죽한 암석들이 삐죽삐죽 덮인 잔돌 많은 문수산 북봉을 지나
한남정맥의 끝! 보구곶리에 내린다.
장장 206km. 한남정맥완주를 끝으로
마침내 아홉 개 정맥을 모두 마친다.
어언 12년. 대간 및 9정맥종주를 축하하는 자축연은 시작되고
축하하러 오신 손님회원들과 올올맨들 어울려 축배를 든다.
마지막 한남정맥을 함께한 올~맨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회원들 모두를 단결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윤기복회장님.
한 식구처럼 헤아리고 보듬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앞짱’서 깔개 깔며 길 찾아 주신 전종수사장님.
누구보다 정 깊은 마음으로 베풀어주심에 또한 감사 드리고요.
김영진대장! 힘든 일, 궂은 일 마다 불러대니 귀(?)가 막혀!
안나프르나의 정기를 팍팍! 받고 왔으니 내년엔 장가드세요~
선두만큼 빠르게, 자리 지키며 거침없이 완주한 문자씨.
그대를 ‘올올의 여전사’로 부르리라.
난데없이 맹장수술로 한 달 휴식 후 거뜬히 복귀하신 이여사님.
대한민국 산을 두루 섭렵하신 부지런함에 찬사를 보냅니다.
언제나 소리 없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양고문님.
우리는 양고문님을 올올의 큰형님이자 멋쟁이 신사로 부르지요.
누가 이들을 부부라 할까요?
불륜처럼 다정한 송사장님, 종분여사.
큰 손 풀어 푸짐히 안주 장만해 오시느라 땡땡큐!
단축하며 개척산행 하시지만 늘 웃음꽃 피는 행복한 부부팀.
골라 먹고, 고구마만 먹고도 앞짱 서는 미연씨.
늘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올올의 베스트 훈남 왕사장님.
선두면 선두! 후미면 후미! 발걸음 맞춰 주기도 베스트!
열정과 투지, 노력과 끈기로
9정맥완주를 이뤄낸 김영호회장님. 킹왕짱!
혜성처럼 나타나 올올의 평균연령은 낮춰주고
산행실력은 높여준 이슬처럼 깨끗한 무알콜 멤버 김우홍씨 감솨~!
목엔 카메라 메고 등엔 안주거리 메고
들이대면 찍어주고, 흔적 남기면 뽑아주고
카페엔 올려주고, 고맙습니다! 대원군님.
정선생님! 올올의 최고 지성파!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한 말씀이 항상 귀감이 되지요.
12년 동안 내내 그 자리에서 그 모습으로
변함없이 올올을 지켜준 명원씨.
산중에 펼쳐놓는 진수성찬도 기가 막히지요?
우리의 귀염둥이 박영규사장님.
올올은 영규씨 없으면 쓰러지죠 잉?!
부상당한 무릎 빨리 완쾌하여 선두자리 지키셔야지요.
겨누와 징녀. 이들은 남는 것도 없는 장사(?)라면서
자처하여 밤새 산행계획 세우고, 지도 만들고
산행기 올리며 올올의 사랑을 독차지하는가?
시켜서는 못할 짓을 올올맨들은 해냈다.
그저 좋아서 시작했던 9정맥종주를
한 사람, 한 사람 올올의 자리를 지키며 빛내준 동지가 되었다.
그대들 모두를 올올맨이라 부르리오!
직녀 씀
첫댓글 머나먼 대장정의 끝을내신 사돈께 진심으로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기쁨이 두배로 몰려오는군요...
올올카페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1+9 대장정 구간을 무탈없이 산행하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하며, 함께 완주하신 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분들과 진심으로 축하를 나누고 싶습니다. 40대중반에 산행을 처음으로 백두대간을 시작하여 11년 5개월
만에 9정맥까지 완주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취미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수없이 맥을 넘었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1대간 9정맥중 백두대간도 힘이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낙동정맥이 모든면에서 힘든
구간이였죠. 암튼 다시한번 완주를 축하 드리며 항상 무탈산행을 이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견우, 징녀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추카 추카,,,
대원군님은 찍어 올리고.... 손가락 꿰매서 국 끓여 드시려나
징녀는 써서 올리고....
손가락은 우리가 아픈데...
무심한 올맨들
@직녀 ㅋㅋ 손가락이 덧나서리 보고 웃고 즐기기만~~ 배꼽도 여러번 빠졌당께 ㅎㅎ 넘 재밋서서 즐거움이 배로 늘 감사!!
@시냇물 회장님이니까 봐줍니다~~~!!
국 끓여서 홀랑 마시기 전에...... 손가락 풀어 보시지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1.04 22:5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1.05 00:15
제가 계산해보니 2대간9정맥 거리가 무러 3740km나 됩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명산으로 U턴해서 갈때까지 가야죠
이젠 명산에서 명품 산행이나 즐겨볼까요~?
성질 죽이고... 도 닦으며...
머나먼 여정을 잘 마무리 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래도 금남정맥 중 뻐꾸기팀의 활약이 대단하셨죠? ^^
명산산행 시작하면 놀러오세요~~!!
올 만에 뵙는군요. 그간 잘들 있는지요. 그때 그분들 모든분 건강 챙기시고 행복하세요.
짝짝짝 뒤늦게나마 1대간9정맥 주를 드립니다 .려오셨을 직녀님 발걸음에 ...추카의 를 보냅니다 주하심을 다시한번 드립니다 ..거운 산행하시길 바랍니다 ^^*
숨가쁘게
그야말로 비가오나 눈이오나 숙제같은 그먼길을 마치셨을때
희열,,, 만감이 교차하는 그기분 얼마나 뿌듯하셨을까요
산에대한열정과 끈기는 직녀님하고 올올님들따라올자 아무도 없을것 같네요 .
1대간9정맥 무탈하게
이제는 편하게 느긋하게
역쉬~~~!!
손가락 열심히 풀어준 하이디님께 고마움 전합니다~~^^
명산산행에 한번 동참 하셔야지요?
꼭 놀러 오셔야합니다~~~
네팔
올맨들 네팔 땅 밟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성질대로 달려가겠지요~~??
@직녀 예 월출산때도 슈퍼맨이 될거예요
김대장! 고생했다. 올맨도 같이 있었으면 넘 좋았을 텐데^^
안나푸르나 ABC 캠프
와아~~! 멋지다!!
나도 또한번 가고 싶으당!!!
@직녀 그림 멋쪙 ,,, 에라 한라산 또 가야겠네^%^
컴고장도 있어고 친구랑 저녁도 먹으랴 왜이리 바쁜지 이 재미있는 글을 이제서야 봅니다,대간, 정맥 구간구간 정리를 잘해주니 많은 도움도 되는군요.
이 몸 맹장이야기도 나오고 ,~~~내가 병원에만 안 갔어도 ~~~그러나 , 지금 이대로에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건강한 산행을 하고 싶습니다,
윤회장님,전사장님 김대장님 대원군님 총무님 직녀님,모두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10년이상을 함께 산행한 올맨들은 축복 받은 사람들이지요~~^^
명산산행도 쭈~~욱 함께해요~~~ 수냐님!
@직녀 월출산 산행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간 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모두 함께한 산행 서로간에 이해 해 주며, 기뻐해 주는 마음으로 갔스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