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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인요양과 복지를 위한 천사들의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우리들
자연을 가까이 두고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조경은 역사도 깊고 형태도 유럽식, 중국식 등 다양하며, 야생화를 가지고 조경을 꾸미는 것도 하나의 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실 속의 꽃이 아닌 말 그대로 야생의 꽃과 들꽃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야생화에 대해 연구하고 보호하는 단체들도 여럿 생겨나고 있습니다. 야생화야말로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정겨운 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야생화를 아무런 지식 없이 캐와서 집에서 심는다면 살리는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욱 많습니다. 예를 들면 양지꽃과 처녀치마를 가지고 와서 나란히 심는다면 둘 중 하나는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하나는 양지식물이고 하나는 음지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창포, 노루귀, 처녀치마, 바위채송화 등의 음지식물은 큰 나무 그늘 밑이나 바위 틈, 습한 땅에서 주로 자라고, 산작약, 금낭화 등의 양지식물은 그늘 지지 않은 들판에서 많이 자랍니다. 더덕을 산에서 캐왔는데 옥상에 심었더니 죽더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더덕은 그늘이나 바위 틈에서 타고 올라오는 식물인데 볕이 강한 곳에 내놨으니 죽는 것입니다. 이렇듯 예쁘다고 무작정 캐오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먼저 보고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입니다. 화분에 심었을 경우에는 이동이 쉬우므로 음지식물은 반그늘에, 양지식물은 볕에 놓으면 되지만 실내정원을 꾸밀 경우 위치를 옮기기가 힘드므로 우선 빛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에 정원을 꾸미되, 나무나 큰 식물 밑, 물가에는 음지식물을 심으면 됩니다. 애기나리, 애기붓꽃, 애기굉이눈 등 ‘애기’라는 이름이 붙은 야생화는 작고 연약하기 때문에 양지식물이라 하더라도 너무 강한 빛은 피하고, 물을 좋아하더라도 너무 많은 물을 주면 안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꽃도 환경이 바뀌면 나름대로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놀란 꽃들을 달래주고 진정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실 산에서 직접 캐올 경우 살리는 것보다는 죽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적응을 잘해 집에서도 예쁜 꽃을 피우면 좋은 일이지만, 애꿎은 꽃을 죽이게 되면 그처럼 미안한 일이 없습니다. 야생화의 성질을 잘 모르는 초보자의 경우에는 야생화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화원이 많이 있으니 그런 곳에서 분양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런 야생화는 온실이나 실내에서 적응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집으로 들여오더라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일단 야생화를 가져온 다음에는 마당이나 정원이 있는 집이라면 양지와 음지를 잘 구분해서 심어주면 되지만, 실내에서 키울 때는 어울리는 화분을 선정한 다음 흙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흙은 야생화가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그 흙이 가장 좋지만, 흙까지 가지고 오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마사와 배양토를 4:6 정도의 비율로 섞어 뿌리부터 자리 잡을 수 있게 심어주면 됩니다. 바위가 있고 물이 있고 나무와 이끼가 있고 야생화가 자라고 있는 산처럼 자연스럽게 꾸민다면 진짜 산속에 와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더덕도 심어놓고 더덕향까지 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실내에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울타리를 세워주고 바닥에 방수천을 깔아줍니다. 베란다에 만들 경우 타일이 있다고 방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럴 경우 가장자리로 물이 새어나오거나 흙 때문에 타일이 변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방수천을 까는 것이 좋습니다. 흙을 채운 다음 야생화 등의 식자재를 심습니다. 인위적으로 꾸민 듯한 느낌보다는 진짜 산처럼 나무와 바위를 이용해 깊은 숲속의 느낌을 주고, 흐르는 물줄기로 계곡을 만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곳에는 항아리 수반을 이용해 호수를 만들어주고, 호수 주변에는 돌단풍이나 창포, 단정화 같은 것으로 둘러줍니다. 바위와 나무 밑으로는 더덕을 심어주고, 수분이 많은 곳에는 노루귀나 음지식물을 심으며 호수와 점차 거리를 두면서 낮은 야 생화로 잔잔하고 은은하게 표현해줘도 좋을 것입니다. 단 야생화를 선정할 때에는 꽃이 지더라도 푸른 잎을 유지해주는 둥굴레나 천상초, 꿩의다리, 설란, 매발톱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초나 꽃잔디 같은 것은 꽃은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나면 잎까지 시들어버려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실내정원을 디자일 할 때 최고의 본보기는 자연입니다. 실내정원에 산의 경치를 그대로 옮겨놓으면 자연스럽고 느낌도 다양해집니다. 산이라고 해서 다 같은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곳은 뾰족뾰족한 기암들이 늘어서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곳은 나무 주위로 꽃과 바위가 어우러져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야생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입니다. 자주 바라봐주고 예쁘면 예쁘다고 표현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가꾼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TV에서 군인들이 양파를 키우며 사랑과 폭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한 적이 있는데, 같은 양파라도 좋은 말을 해주고, 어루만져 키운 양파들은 건강하게 자랐지만, 손으로 찌르고 폭언을 들으며 자란 양파들은 뿌리를 못 내리거나 빈약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꽃도 이와 같습니다. 관리를 하지 않아 죽으면 버리고, 또 다른 것을 사와 죽으면 버리는 일을 되풀이하면 조경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없습니다. 야생화정원의 묘미는 스스로 번식을 한다는 것입니다. 잘 살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베란다에서 바깥 바람만 쐬어주면 야생화는 알아서 씨앗을 퍼뜨립니다. 어떤 씨앗이 어디에 정착하여 어떻게 커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것을 기다리는 것이 재미입니다. 야생화를 사용해 실내정원을 꾸민다면 집 안에서도 산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원 옆에 통나무 의자를 두고 꽃향기와 풀내음을 맡으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