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떠난 윤혜영은 사진속에서나마 환한 미소로 동료들을 맞이했다. |
며칠전 경기도 일산 외곽에 자리한 '자유로 청아공원'이란 곳을 다녀왔는데요. 갑자기 죽음을 맞은 한 개그우먼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개그우먼 윤혜영이 복막염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건 KBS 희극인실의 조문식 실장을 통해서였습니다. 동행한 개그맨들도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한달만에야 그 사실을 알았고, 이날 납골묘지에 안치된 그녀를 기리기 위해 동료들이 뒤늦게나마 한자리에 모인 것이지요.
뒤늦게나마 사진속의 옛동료 만나 눈물 떨궈
◇ 조문식 KBS 희극인실장 등 동료개그맨들이 위패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
사망 사실 조차 몰랐던 동료들은 활짝 미소를 머금은 채 맞이한 사진속의 그녀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는 길을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슬픔으로 와닿았겠지요. 말이 났으니 말인데요. 인기에 울고 웃는 곳이 연예계입니다만 개그맨들이 동료끼리 나누는 사랑은 좀 유별납니다. 인기가 없으면 대접 조차 못받는 연예계의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윤혜영을 눈물로 애도했습니다.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간 양종철'의 기억까지
◇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간' 양종철. |
다시 청아공원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이곳엔 윤혜영 외에도 앞서 떠난 연예계 사람들의 위패가 많이 안치돼 있는데요. 3년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개그맨 양종철이 영면해 있습니다. 살아생전 그의 별명처럼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 간 양종철'의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조금은 덤벙대는 단순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악의없는 사랑을 베푼 양종철이 금방 웃어줄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나마 동료들 곁에 머물고 싶은 연예인들
◇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탤런트 이미경. |
동료와 가족들 곁에 마음이나마 머물겠다는 흔적도 있었습니다. 양종철이 떠나던 2001년 12월 이상운 조정현 엄용수 황기순 양원경 김흥국 방실이 김상배 최진희 서원섭 등이 이곳에서 화장서약을 했고, 지난해 5월엔 이경실 홍석천 박준규 김동우 이홍렬 박미선 송은이 현진영 이봉원 김정렬 표인봉 백지영 등이 동참했습니다. 윤혜영이 비록 혼자 쓸쓸히 떠나긴 했지만 결코 외롭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일홍 기자 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