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성 |
고전음악 연주회 참석률(%) |
대중음악 연주회 참석률(%) |
전체인구 중 비율(%) | |
교육수준 |
중등교육 미만 |
12 |
18 |
25 |
중등교육 |
24 |
27 |
26 | |
고등교육 이상 |
64 |
55 |
49 | |
거주 지역 |
도시 |
82 |
73 |
71 |
도시 근교 |
5 |
7 |
7 | |
농촌 |
13 |
20 |
22 |
2. 다음에 주어진 자료를 논거로 활용하여 (가)의 타당성을 논하시오.(200자 내외)
(가) 왜 ‘사회권력’이라고 말하는 대신 ‘사회귀족’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그것은 신분적 단절이 이미 공고한데,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말했듯이 사회귀족들의 성채는 난공불락이다. 더욱이 계층상승과 계층이동이 더욱 어려워져, 앞으로 한국사회는 더욱 더 극소수의 사회귀족과 일반 대중으로 나뉠 것이다. 가령, 교육을 통한 사회귀족의 재생산구조도 매우 강고하다. 모든 공교육이 무료인 유럽에서도 계층의 이동이 몹시 이례적인 일인데, 공교육이 붕괴된 한국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일류대학 학생들의 출신가정 분석에 이미 드러나 있듯이 한국의 일류대학은 노블리스 오블리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사회귀족’의 카르텔을 형성할 뿐, 진정한 지성의 전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 가족의사회계층 |
미진학 |
전문대 진학 |
대학교 진학 | |
부의 교육 |
중졸 이하 |
695(54.7) |
232(18.3) |
344(27.1) |
고졸 |
254(31.0) |
196(24.0) |
367(45.0) | |
전문대졸 이상 |
54(16.9) |
45(14.1) |
221(69.1) | |
부(모)의 직업 |
농림어업 |
307(57.9) |
95(17.9) |
129(24.3) |
기능/생산 |
147(53.6) |
49(17.9) |
78(28.5) | |
서비스/판매 |
235(42.8) |
119(21.7) |
195(35.5) | |
준전문/사무 |
123(28.5) |
97(22.5) |
212(49.1) | |
관리/전문 |
95(10.5) |
59(16.0) |
214(58.2) | |
가족의 소득계층 |
하층 |
271(49.5) |
102(18.6) |
175(31.9) |
중층 |
471(42.1) |
227(20.3) |
420(37.6) | |
상층 |
155(29.5) |
96(18.3) |
275(52.3) |
<자료> 사회계층별 미진학, 대학 진학 분포
3. 다음 통계 결과를 이용하여 [라]의 논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시오.(500~550자)
[라]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노인 복지 정책의 기본 골격은 ‘선(先)가정, 후(後)복지’의 원칙으로 표명되어 왔다. 물론 이 같은 정책 기조는 노인 부양 의식이 강했던 우리 사회의 전통적 배경과 문화적 규범에 근거한 것이고 또 이것은 우리 국민의 정서에도 맞을 뿐만 아니라 개인주의 사상이 뿌리 깊은 서구사회에서도 최근에 와서는 가족 중심의 노인 복지 정책을 새삼스럽게 펼쳐 나가는 것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선(先)가정 보호, 후(後)사회 복지'의 원칙은 외형상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가치관과 의식구조에 합당해서 그럴 듯하게 보이나 사실 이것은 가족의 지원을 통해 노인 복지의 제고를 꾀하는 것이 아니고 노인 복지를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불행한 일이다.
부양주체 응답자 연령 |
스스로 해결 |
가족이 담당 |
정부와 사회가 담당 |
가족과 정부와 사회가 담당 |
기타 |
계 |
20~29 |
9.0 |
66.5 |
1.3 |
23.0 |
0.2 |
100.0 |
30~39 |
7.9 |
68.3 |
1.1 |
22.5 |
0.2 |
100.0 |
40~49 |
7.5 |
74.0 |
1.2 |
17.1 |
0.2 |
100.0 |
50~59 |
11.0 |
73.7 |
1.2 |
14.0 |
0.1 |
100.0 |
60 이상 |
13.6 |
74.8 |
1.6 |
9.8 |
0.2 |
100.0 |
평 균 |
9.8 |
71.4 |
1.3 |
17.3 |
0.2 |
100.0 |
※ 다음 자료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 사회 불평등은 모든 유형의 인간 사회에서 존재한다. 심지어 재산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가장 단순한 원시 사회에서조차도 사회 구성원들 간에 남성과 여성간의 불평등으로 존재하였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민주주의 기본 가치가 근대 이후의 기본적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나 왜 사회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일까? 한 사회에는 부, 권력, 위신 등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 자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원들은 모든 사회 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사회적 자원이 개인 간이나 집단 간에 불평등하게 분배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 간에 수직적인 위계가 형성되고 사회 문제가 발생한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D>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 1998년부터 매년 전국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회경제적 사항, 주거상태, 소득과 소비, 자산과 부채 등을 조사하는 ‘한국노동패널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아래의 표들은 2004년 한국노동패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표 1>은 전체 가구를 가구주의 교육정도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분류하여 각 계층의 평균 소득을 계산한 것이다. 또한 <표 2>는 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분류하여 각 계층의 평균 부채금액을 계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표 3>은 전체 가구 중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만을 골라 이들 가구를 소득에 따라 5개 계층으로 분류하여 각 계층의 평균 부채금액을 계산한 것이다.
<표 1> 가구주의 교육정도별 연평균 가구소득
교육정도 |
초졸 이하 |
중졸 |
고졸 |
전문대졸 |
대졸 이상 |
소득(만원) |
1,631 |
2,278 |
2,784 |
3,092 |
4,158 |
<표 2> 가구의 소득별 평균 가구부채
소득구간 |
20% 미만 |
20% 이상 40% 미만 |
40% 이상 60% 미만 |
60% 이상 80% 미만 |
80% 이상 |
부채(만원) |
1,523 |
1,756 |
1,998 |
3,067 |
4,222 |
<표 3> 부채보유가구의 소득별 평균 가구부채
소득구간 |
20% 미만 |
20% 이상 40% 미만 |
40% 이상 60% 미만 |
60% 이상 80% 미만 |
80% 이상 |
부채(만원) |
4,119 |
3,478 |
4,067 |
4,894 |
8,933 |
4. 제시문 <A>의 내용을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고, 이를 토대로 <D>의 자료들을 비교 분석하시오. (500~600자)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문화는 숙명이기에 서구의 민주주의가 동아시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유교적 가치 체계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 사회가, 총기, 마약, 폭력, 부랑인, 공공에서의 무례한 행위 등으로 얼룩진 서구의 자유방임적이며 무질서한 사회보다 우월하다. 서구에서는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함부로 처신할 수 있는 개인적 권리가 확장되면서 사회는 무질서해졌다. 자유는 질서정연한 국가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 사회는 서구 사회와 다르다. 사회와 국가에 대한 서구적 개념과 동아시적 개념의 근본적 차이점은 동아시아 사회들에선 개인이 가족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족은 도덕적 질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회를 건설하는 밑바탕인 것이다. 정부는 개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별도로 마련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개인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가족이 가장 잘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유교적 이념이 동아시아 문명의 기초적 개념인 것이다.
(나) 다음은 중국과 한국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
한국 장년 |
한국 청년 |
중국 청년 |
전체 |
정말 그렇다 |
91(45.5%) |
95(30.9%) |
11(5.9%) |
197(28.3%) |
대체로 그렇다 |
88(44.0%) |
145(47.2%) |
68(36.2%) |
301(43.3%) |
보통이다 |
18(9.0%) |
50(16.3%) |
78(41.5%) |
146(21.0%) |
별로 그렇지 않다 |
3(1.5%) |
15(4.9%) |
31(16.5%) |
49(7.1%) |
전혀 그렇지 않다 |
- |
2(0.7%) |
- |
2(0.3%) |
1. 제시문 (가)의 논증을 분석하시오.
(1) 핵심개념7)
(2) 쟁점사항8)
(3) 결론9)
(4) 전제10)
2. 제시문 (나)의 표를 주어진 조건하에서 분석하시오.
(1) 이 통계표는 한국과 중국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___________________________11)
(2) 이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과 중국 공무원들 사이에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12)
(3) 한국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가족의 가치에 대한 태도는 _________________________13)
(4) 이 표를 분석해 볼 때 한국과 중국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_________________________이(가) 다름을 알 수 있다.14)
5. 글(나)에 있는 자료에 기초하여 글 (가)의 논지를 답안지 350~400자 사이로 평가하시오.
6. (가)의 작품은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작품’으로 선정된 뒤샹의「샘」이다. ①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 및 의미에 대하여 감상자의 관점에서 작품 자체와 작품 외적 배경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②이런 경향의 작품들에 대해 (나)지문을 참조하여 비판적인 관점에서 논한 다음, ③이를 바탕으로 예술의 파격과 사회적 일탈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하여 논술하시오.(1,600자 내외)
(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은 1917년에 일상용품인 변기를 구입해 거꾸로 세운 후 서명을 하고 「샘(Fountain)」이란 제목을 붙여 뉴욕 그랜드 센트럴 갤러리에서 열린 앙데팡당 전에 출품하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004년 올해의 터너상 시상식에 모인 500여 명의 미술 전문가들은 이 작품을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작품 1위로 선정하였다. 일반 예상과 달리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과 「게르니카」는 2위와 4위에 그쳤다. 3위는 앤디 워홀의 팝 아트 「마릴린 먼로」, 5위는 앙리 마티스의 「붉은 화실」이 차지했다. |
(나) 서울 서대문 경찰서는 13일 대학 캠퍼스 안의 조형미술 작품을 고철 덩어리로 잘못 알고 고물상에 팔아넘긴 혐의(특수절도)로 인부 조모(39, 무직) 씨 등 2명을 구속하였다. 조 씨는 11일 오후 6시 10분쯤 ○○여대 운동장에서 철제 조각품 5점(학교 측은 시가 3,000만 원 주장)을 타이탄 트럭에 싣고 나가 인근 고물상에 2만 1,500원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다. 조 씨는 12일 오전에도 용접기를 준비해 “고철을 주우러 가자”며 친구 도모(39) 씨와 ○○여대에 들어가 전날 미처 가져가지 못한 다른 대형 철제 조각품 2점을 절단하다 미술학과 대학원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 씨는 경찰에서 “학교 측이 귀찮아 처리하지 않은 줄 알았다”며 “고철 덩어리가 미술작품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훼손된 조각품들은 이 학교 예술대 미술학과 김모(48) 교수의 작품이다. 김 교수는 “다음 달 김포의 야외 작업실로 옮기려던 차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다”며 “5점은 되찾았으나 절단한 2점은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무지로 인해 저질러진 일이니만큼 보상을 원하지는 않지만 조 씨 등을 보수작업에 참여시켜 작품 활동의 의미를 일깨워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1) 제시문 (가)의 쟁점사항은 무엇인가?15)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제시문 (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쓰시오.16)
미술은 더 이상 어떤 대상을 평평한 캔퍼스 위에 재현하거나 혹은 인간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식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40자 내외)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있는 것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약 12세기까지 중세 예술은 아동기에 무관심하거나 아니면 아동기를 묘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실수나 무능력 때문에 아동기를 제쳐놓았다고 믿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시대에는 아동기를 위한 자리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11세기 유럽의 한 세밀화는 당시 화가들이 오늘날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신체를 변형시켰음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예수가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곁에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복음서 장면을 담고 있는데, 라틴어 성경 원문은 이 대목에서 분명하게 ‘아주 어린 아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그런데 세밀화 속의 예수 옆에 모여 있는 8명의 남자들은 아동기의 특징을 갖고 있지 않다. 단순히 축소되기만 했을 뿐으로, 크기로만 성인 남자와 구별될 뿐이다. 11세기말 성 니콜라스의 부활 장면을 담은 프랑스의 한 세밀화도, 성인 남자와 크게 구분되지 않고 단지 몸집만 작아졌을 뿐인 3명의 아이들이 소생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화가는 성인 남자의 근육을 가진 벌거벗은 아이의 모습을 주저 없이 그리고 있다. 12세기 말 혹은 13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성 루이 드 레드의 시편을 보면 막 태어난 이스마엘이 성인 남자처럼 복부와 흉부에 근육을 갖고 있다. 많은 감정과 의식을 불어넣기는 했지만 13세기에도 아동기에 대한 묘사는 여전히 이러한 전통적 방식에 충실했다.
(나)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볼 때 그 대상에 대한 지식은 표면에서 반사된 빛에 의해 촉발되는 일련의 신경 활동에 의존한다. 전적으로 물리적 특성만을 가지고 있는 빛이 눈의 망막에 도달하면, 신경 활동으로 변환되어 두뇌로 전달된다. 빛의 물리적 특성은 질서정연한 규칙에 따라서 작동한다. 따라서 신경 변환도 매우 규칙적이며, 사람들 간에 구체적인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각적 인상은 말초신경계의 수용기세포를 흥분시키는 감각경험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각적 인상에는 감각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찰자의 인지적 배경이 수반된다. 따라서 메리 카삿(1844~1926, 미국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볼 때 여러분이 경험하는 정서적/지적 반응은 나의 경험과 전혀 다를 수 있으며, 동일인의 경우에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의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한 반응과 카삿의 <목욕>에 대한 반응이 판이할 수도 있다. 우리들 각자는 세상에 대한 심적 구조를 발달시키는 방식에 있어서 엄청난 다양성을 보이기 때문에 세상을 전혀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사람들 간에는 광범위한 공통경험의 영역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지적 등가성(intellectual equivalence)을 유지시켜 준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또한 생리적으로도 공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각자극의 최초 처리 과정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동일하다. 이와 같이 단순한 예로부터 우리가 내릴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은 시각의 이중성 개념이다. 시각경험은 눈에 주어지는 시각자극뿐만 아니라 두뇌에 의한 감각경험의 해석을 통해서 달성된다.
(다) 눈이 있다는 것은 본다는 것이며, 본다는 것은 인식한다는 것이며, 인식한다는 것은 전체 중의 부분만을 파악한다는 것이기에 눈이란 진정 감옥이다. 인식한다는 것은 모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두지 않고 부분이라는 틀, 인식의 틀 속에 가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인식의 세계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전체 가운데 부분을 떼어내어 그것을 전체인 것처럼 ‘틀짓는’ 감옥의 세계, 관견(管見)의 세계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식의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논리적 사유―이성적 담론―는 일면 가장 비철학적이다. 인식의 역사는 감옥의 역사이며, 인간 사유의 역사는 ‘틀짓기’의 역사다. 틀짓기의 역사는 전체를 부분으로 난도질하는 ‘비틀기’의 역사다. 눈이 있고 그 눈이 바라보는 대상이 있는 한, 즉 인식의 주체인 ‘나’가 있고 인식의 대상인 ‘너’가 있는 한 ‘틀짓기’의 역사, ‘비틀기’의 역사는 필연이자 숙명인 것이다. 눈이 본 부분을 전체인 것처럼 절대화하는 인식의 폭력은 실로 오랜 역사를 지닌다. 그것의 역사가 곧 인간의 역사라 하더라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전체 가운데 부분을 도려내어 이를 전체인 것처럼 틀짓는 것, 이것이 인식작용의 본질이자 한계이며 숙명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펼치는 인식작용의 총체적 산물인 언어도 인식작용과 마찬가지로 숙명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어는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명 그 어디서 인간다운 ‘진보’의 역사, 인간다운 ‘발전’의 문명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있는가. 오히려 시기, 음욕, 탐욕 등으로 가득 찬 인간의 눈은 “좋은 눈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는 악한 눈”이라는 라캉의 주장이야말로 모든 대상을 ‘타자화’하고 폭력을 유도하는 파괴적인 인간의 눈에 대한 가장 정확한 규정이 아니겠는가. 타자화는 인식의 주체가 자의적으로 휘두르는 폭력과 다름없다. 이러한 틀짓기, 비틀기의 역사는 바로 모든 개념화의 원천인 눈이 펼친 역사다. 인간의 눈이 본질적으로 ‘악한 눈’이라면, 눈이 있는 한 인간의 세계는 파국을 면할 길이 없다. 종교적 용어를 구사한다면 인간에게 구원은 없다.
(라) 아래의 그림은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다. 입체주의(cubism)는 여러 시점에서 대상을 관찰하여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분해한 다음 재구성하여 표현하였다. 입체주의는 피카소가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발표함으로써 급격히 발전하였다.
7. (가)에서 언급된 그림들의 특징을 서술하고, 이러한 특징이 나타나게 된 이유를 (나)의 입장에서 설명하시오.(500자 내외
8. (나)와 (다)의 입장에서 (라)를 각각 해석하고, 두 해석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850자 내외)
9. 아래 제시문들은 ‘정의’와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다)의 요지를 밝히고(200자 이내), (라)의 관점에서 (다)의 견해를 비판 하시오.(800~850자 내외)
(가) 정의란 무엇인가? 서양철학에서 정의는 아리스토텔레스이래 평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한 합의는 아직도 형식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 정의라는 주장이 일찍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어 왔다. 그러나 각자의 몫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 채 단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라는 요청만으로는 정의의 내용이 구체화될 수 없다. 예컨대 회사 사장의 몫과 같은 회사 경비원의 몫은 각기 무엇인가? 이를 어떤 기준에 의해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오늘날 정의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한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혹자는 힘이 곧 정의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정의란 힘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의를 사회질서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믿는 사람들은 정당한 몫의 기준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예를 들면 사회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효율성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나) 사회제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가상의 집단이 있다. 이 집단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집단에 적용할 사회제도를 합의를 통해 결정하려고 한다. 선택될 수 있는 사회제도는 ㉠, ㉡, ㉢의 세 가지이다. 어떤 사회제도가 실현되든 각 구성원은 동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를 보장 받지만, 사회 경제적인 면에서 A, B, C라는 서로 다른 계층 중 하나에 속한다. 각 구성원이 사회경제적인 면에서 갖게 될 ‘행복’의 정도는 그가 속한 계층에 따라 결정된다. 이 행복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하여 ‘행복지수’라고 부르기로 한다. 각 사회제도가 실현될 경우 각 구성원이 얻게 되는 행복지수는 다음 표와 같다.
계층 사회제도 |
A |
B |
C |
㉠ |
6 |
9 |
12 |
㉡ |
1 |
10 |
25 |
㉢ |
5 |
5 |
5 |
사회제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각 구성원은 행복지수를 가능한 한 가장 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떤 사회제도가 선택되기 이전에 각 구성원은 A, B, C의 계층이 가져다 줄 행복지수를 알고 있다. 그러나 각 구성원은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어느 계층에 속하게 될지는 모른다.
(다) 진리가 사상 체계의 으뜸 덕목이라면 정의는 사회제도의 으뜸 덕목이다. 아무리 잘 만든 이론이라도 진리가 아니라면 물리치거나 고쳐야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쓸모 있고 번듯한 제도라도 정의롭지 못하다면 다시 짜거나 버려야 한다. 사회 전체의 복지를 도모한다는 빌미로 정의를 어길 수 없다. 개인은 정의에 의해 온전히 보호되어야 한다. 정의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에게 희생을 짊어지우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동등한 시민적 자유가 이미 자리 잡은 사회는 정의롭다고 간주된다. 그 사회에서는 정치적 거래나 사회적인 이해타산이 정의가 수호하는 권리들을 좌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정의관에 따르면 불평등한 분배가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분배는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불평등이 모든 사람의 이익이 된다면 그 불평등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정의관에서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사람들이 자유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대신 사회 경제적으로 충분히 보상 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정의관은 불평등이 허용될 수 있는 정도와 그 세세한 내용들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단지 모든 사람의 이익을 주장할 따름이다. 일반적인 정의관의 문제점은 노예제도마저 찬성하는 극단적인 예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경제적 이익은 월등한데 정치적 권리 행사가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보잘것없다고 하여 사람들이 정치적 권리를 포기하는 사태도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정의관을 고치고 다듬는 방향으로 정의의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그 원칙에서는 기본적 자유를 사회 경제적 이익과 교환하는 것을 배제해야 마땅하다.
정의의 원칙은 기본적 자유 다음으로 사회 경제적 분배의 문제를 고려한다. 사회 경제적 분배가 문제일 경우 사회계층들 사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차이를 도외시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국가에서 기업가 계층의 일원으로 출발하는 사람은 미숙련 노동자 계층의 일원으로 출발하는 사람보다 훨씬 나은 미래를 기대할 것이다. 사회에 현존하는 부정의가 모두 말소된 상태가 되더라도 삶의 전망의 차이가 두 계층 사이에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삶의 전망에서 나타날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의의 원칙은 미숙련 노동자와 같이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미래의 삶의 전망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 불평등을 인정한다. 삶의 전망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은, 그 불평등을 줄일 때 사회적 약자의 처지가 더욱 악화될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