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가장 많은 발생건수는 위암이었지만 증가율면에서는 남녀 모두 대장암이 가장 빠르게 나타났다. 대장암의 급증은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동물성지방이나 단백질의 과다섭취가 대장암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암'이라고 하면 무언가 심각한 증상을 나타낼 것 같지만 대장암은 두드러질만한 증상이 없고 늦게 발견될 경우 간이나 폐 등 절제가 어려운 곳으로 전이돼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십상이다.
◇ 대장암, 양성질환도 암과 유사한 증상
이미 서구에서는 가장 흔한 악성 종양 중의 하나인 대장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에서도 폐암에 이어 대장암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2위를 차지할 정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생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약 20년 동안 대장암은 위협적일 정도로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런 증가의 원인은 현재까지 식생활의 서구화와 과도한 영양으로 추측되고 있다. 예컨대 서구의 경우도 1930년대에는 위암이 흔했지만 대장암 발생률이 그리 높지 않았던 반면 현재는 위암이 드물게 되고 대장암은 흔한 암이 됐다.
부위별로는 직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해 전채 대장암의 약 40~50% 정도에 이르며 그 다음 20~30%의 대장암은 주로 S자결장과 하행 결장에서 발생하고는 한다.
대부분 큰 증상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대변을 사람에 따라 하루에 몇 번 최소한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를 꼬박꼬박 보다보니 증상 자체가 제대로 인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증상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경미한 하복부 통증만 있거나 변비나 설사 등 소화기능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 "이는 대장이 다른 장기에 비해 탄력성과 확장성이 좋아 암의 증상이 다른 암보다 늦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혈도 주된 자각증상으로 대장에 발생한 암 심에 궤양이 생겨 만성적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만약 대장암으로 인한 자각증상이 나타났다면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 합병증 감소와 삶의 질 향상 초점
대장암 치료는 점막층에 국한된 초기암일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대장암의 50%, 직장암의 45%에서 가능한 근치적 수술, 화학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특히 저위전방절제술, 우반절제술, 좌반절제술 등 기존의 치료에 의한 생존율의 향상이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되면서 이제는 단순한 치료보다 합병증 감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욕구가 늘어나 이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여러 새로운 대장암 치료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은 폐쇄성 대장암에서 스텐트 삽입이다.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일반외과 교수는 "식도, 담도계, 위장의 악성 또는 양성의 협착에 대해서는 이미 스텐트(stent) 삽입이 시행돼 왔으며 최근 들어 대장암에 의한 장폐쇄에 대해서도 스텐트 삽입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은 대장암의 절제에도 그 사용이 빈번해지고 있다. 다만 전호경 교수는 "대장질환에 대한 복강경 수술은 양성질환에 대한 우수성을 확보된 반면 악성질환에 대한 종양학적 논란이 끝나지 않아 아직까지 복강경 담낭절제술과 같이 확대되고 있지는 못하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출혈량 감소, 조기 일상 복귀, 장유착 감소 등의 이론적 장점과 복강경 수술기구 발달로 이 수술의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진행된 직장암에서는 대부분 복회음절제술과 저위전방절제술이 시행돼 왔지만 근래 들어서는 국소절제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조기직장암이나 병변이 많이 진행된 직장암 등에서 국소절제가 시행되고 있다.
전호경 교수는 "국소절제는 주위 임파절의 청소가 불가능해 암치료 원칙에 부합되지는 않으나 잘 선택된 조기직장암 환자에서 시행하면 근치적 절제에 못지않은 생존율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환치를 목적으로 직장암의 국소절제를 시행할 때에는 그 대상의 선택이 치료결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주파 열치료술도 새로운 치료방법 중 하나로 개복하지 않아도 되고 시술 기간이 짧으며 통증이 적다는 등의 장점에 수술이 힘든 전이성 대장암의 비수술적 치료법의 하나로 각광 받고 있다.
물론 이같이 다양한 치료방법은 각 환자의 경우에 따라 적용되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한편 얼마 전에는 채취한 대변의 DNA 분석을 통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실시한 대장암환자, 대장선종환자, 정상인 세 그룹의 대변을 채취해 대장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 변화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진단에 신뢰할 만한 민감도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진단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대장내시경 검사인데 장을 모두 비워야 하고 검사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박동일 교수가 새롭게 연구한 검사방법은 DNA검사를 기본으로 하는 것으로 대변 DNA검사시 대장암 발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5가지 유전자의 과(過)메틸화(유전자 앞부분의 프로모터라 불리는 조절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메틸기가 결합하는 현상)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법을 이용해 실제 대장암 환자 30명, 대장선종환자 25명, 정상인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장암에 대한 민감도는 76.7%, 진행성 선종은 85.7%, 대장 선종은 76%로, 즉 대변의 DNA분석결과 대장암환자의 76.7%와 진행성선종 환자의 85.7%가 과메틸화 반응에서 양성을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동일 교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DNA를 이용한 대장암 검사는 정확성이 높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좀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이를 보완하여 국민 건강진단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면 대장암의 조기진단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약 1.5m 정도의 소화기관인 대장에 생기는 암으로, 항문과 연결된 약 12㎝ 정도의 직장에 생기는 직장암을 포함해서 대장암이라고 한다. 대장암은 우리 나라에서는 5번째로 흔한 암 사망 원인이며, 5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고, 그 후에는 오히려 대장암 환자의 수가 줄어든다. 대장암은 여자에게 조금 많으며 직장암은 남자에게서 많은 경향을 보인다.
대장암의 발병 원인은 고열량의 고지방, 저섬유소 음식물 섭취 등 식습관과 관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대장암은 김 씨의 경우처럼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부모가 대장암인 경우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사람에 비해 3배나 높고, 부모가 대장용종이 있었던 경우는 1.5배 더 높다.
그리고 만성 궤양성 대장염을 앓은 장에서는 대장암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50세 이상 성인의 대장에 자주 생기는 대장폴립(사진 1)은 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과 배변습관의 변화이다. 이외에도 설사, 복부종괴, 변비 등 여러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대장암으로 진행되면 출혈을 하거나 대장을 막아서증상이 나타난다.
우측대장은 아주 굵어서 막히는 일이 거의 없고, 항문과 멀기 때문에 출혈을 하더라도 대장을 통과하면서 변색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항문출혈을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모르고 지내는 사이 만성출혈에 의해 피로감나 허약감, 숨이 차는 등의 빈혈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좌측대장은 좁아서 쉽게 막힌다. 따라서 암으로 진행되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대변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변비, 설사, 잔변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출혈이 되는 경우 피가 대변과 함께 나오므로 일반인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용종이나 대장암은 조금씩 출혈을 하게 마련이다. 대변에 섞여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양의 혈액을 시약으로 검출하는 방법이 ‘대변잠혈검사’이다. 혈액이 검출되면 원인을 찾기 위해 대장내시경검사(사진 3)를 시행한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비디오카메라가 달린 튜브를 항문을 통해 집어넣어 대장 전체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대장전체를 관찰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며, 용종제거술이나 조직검사 등을 내시경검사와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대장암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대장 내시경이 이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대장조영술을 시행한다.
대장암은 외과적 수술방법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방법. 대장암이 존재하는 부위에 따라 대장을 절제하며 대장에 관련이 되는 임파선과 혈관을 근위부에서 절제한다. 직장암의 경우에는 괄약근이나 주위의 조직이 가깝게 연결이 되어 있어 수술방법을 신중히 선택해야 재발이 적고 항문을 보존할 수 있다.
특히 교감신경은 수술시에 반드시 보존해야 소변이나 성기능 장애 등 후유증이 없다. 근래에는 수술 후 통증이나 미용적인 측면, 조기 운동이 가능한 복강경수술도 많이 시행한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서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면역요법을 추가 할 수 있다.
식이습관은 대장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전체 음식물이 차지하는 지방의 비율을 낮추어, 저지방 고섬유소 식사가 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을 주기적으로 섭취하고, 육류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마늘과 파, 양파 속에 들어있는 칼슘과 황화합물은 대장암의 발생 빈도를 낮춘다는 보고가 있으며, 당근 속에 풍부한 카로틴과 신선한 과일에 많은 비타민 C, 그리고 비타민 E, 엽산 등도 대장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유산소 운동은 소화기 계통에 활력을 주어 소화, 흡수, 배설을 촉진하므로 대장암 발생을 현격히 감소시킨다. 마지막으로 조기 검진도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50세 이상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