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바람으로 우는 풍경
디카시 <종의 울음>은 처마 끝에 매달린 물고기 모양의 풍경(風磬)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과 타자의 고통 사이의 역설적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한다.
시인은 나의 '작은 즐거움'이라는 소박한 유희를 위해,
풍경이 세찬 '바람맞기'라는 시련을 겪기를 기다린다.
흔들리고 부딪쳐 마침내 '아파 울기'를 바라는 이 모순적인 시선은,
타인의 고통과 희생을 담보로 나의 안락과 예술적 유희를 채우려는
인간 본연의 잔인함을 아프게 꼬집는다.
불어오는 바람은 풍경에게는 온몸이 흔들리는 상처이지만,
그것이 허공에 울려 퍼질 때 비로소 아름다운 울음이자 노래가 된다.
타자의 아픔을 관조하며 내면의 위안을 얻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시선이 돋보이는 秀作이다.
첫댓글 교수님. 섬세하신 통찰력으로 꿰뚫어주신 시평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ㅎ
물론 시인의 짧은 시 속에
표현해 낸 깊은 울림을 여러번 반복해서 감상하다보면 시인이
촬영하고 요모 조모 뜯어도
보고 쌓아 둔 철학적 사고를
꺼집어 내서 한 편의 디카시를 탄생시켰겠지요.
그 행간을 읽고 끌어내 본
내 생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