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욱 기자][[머니위크]재테크 수단으로 다시 뜨는 적금]
그동안 홀대를 받아왔던 수신금융기관의 정기적금이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정기적금은 한동안 서민들의 씨드머니 마련역할을 해오다 주식시장 활황과 더불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안정적인 정기적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다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銀 '가족사랑적금' 5만좌 돌파
최근 국민은행은 '가족사랑자유적금'이 출시 7개월만인 지난 6월5일 가입계좌수 50만좌를 돌파하며 동시에 저축금액 1조2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수년간 적립식펀드의 열풍에 밀려 목돈마련 재테크 수단으로 외면받아 오던 은행 적금상품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기록이다. 특히 목돈마련 수단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은행 적금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저축 목표금액의 설정과 이율이 확정되는 종자돈 마련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충실해 안정적인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장점 외에 상품 이름에 있듯이 ‘가족愛’를 테마로 실속 있는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의 적금 상품에 대한 향수와 가족에 대한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고객의 가족 수와 가입 시에 고객이 정한 목표금액 달성 여부에 따라 정기예금에 버금가는 연 5.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가입고객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건강상담, 맞춤형 건강검진 설계 및 해외치료 지원 서비스 등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웨딩 컨설팅 또는 이사ㆍ장례 서비스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가족사랑지킴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일평균 4000여좌가 신규로 개설되고 있어 올해 말까지 적립식 적금상품으로는 은행권의 최대 규모인 100만좌를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고객기반 확대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크게 기여하는 등 국민은행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지난 5월14일 출시한 '하나와인처럼적금'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1만좌가 넘는 계좌에 100억원 정도의 금액을 판매했다. 하나와인적금은 만기를 6개월부터 3년 까지 하루 단위로 설정할 수 있어 돈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목돈을 찾을 수 있다. 기본금리는 3년 만기 기준으로 연 5.5%지만 자동이체 실적과 신용카드 사용실적 등에 따라 최고 0.8%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챙길 수 있다.
이 상품은 가입 후 주택 구입, 결혼, 출산, 해외여행 등 특정 사유가 발생하면 중도해지가 가능하며 적금 담보대출도 납입액이 늘어나면 자동으로 증액되도록 설계됐다.
기업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예ㆍ적금 상품인 '서민섬김통장'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최고 금리가 연 6%인 서민섬김통장은 출시 열흘만에 3만좌에 육박하는 판매를 기록한 후 가속도를 늦추지 않고 현재는 15만좌 안팎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가입 최저한도는 없으나 월 적금 한도는 5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저축銀, 정기적금 1월 대비 6.7% 증가
은행뿐 아니라 솔로몬ㆍ현대스위스ㆍ동부ㆍ프라임 등 저축은행들도 정기적금을 고객유치 및 자금마련을 위한 수신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큰 자금이 필요로 할 때는 정기예금 특판을 활용하지만 꾸준한 자금확보를 위해서는 이자부담이 있는 정기예금보다 정기적금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년 들어 저축은행업계의 정기적금 규모가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해 말 1조6622억원에 달했던 정기적금은 올 1월 잠시 규모가 줄었으나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4월 말 현재 1조7544억원으로 증가했다.
서울 등 수도권지역 및 대형 저축은행들은 정기적금 금리를 정기예금에 비해 최소 0.1%포인트에서 최고 1%포인트까지 더 주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고객은 금리에 민감해 0.1%포인트라도 높은 곳을 찾아다니지만 적금의 경우는 대부분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를 높게 책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축은행 금리는 기본적으로 은행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정기적금 금리를 더 높이고 있기 때문에 실질 금리와 별개로 체감 금리는 더 높아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프라임저축은행이 최고 연 8.5%(3년 만기)의 정기적금을 한시적으로 판매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당초 3월 말까지의 판매기간을 2월 말로 조기 종료한 경우도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저축은행 입장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할 때는 정기예금 특판이 필요하겠지만, 꾸준한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적금이 유리하고 이자지급에 대한 부담도 적기 때문에 적금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펀드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목돈 마련을 위한 고객들이 정기적금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총자산 규모가 이미 지방은행 수준에 오른 솔로몬저축은행도 정기적금을 잘 활용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다. 지난 2006년에는 독일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의 선전을 기원하는 ‘오필승코리아정기적금’을 200억원 한도로 출시했는데 판매 이틀만에 모두 소진됐다.
지난 2006년 9월에는 효자효부정기적금(최고 연 7.7%-3년 만기), 지난해 초에는 ‘파이팅2030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최고 연 7.0%(3년 만기)의 금리가 제공되는 파이팅2030정기적금은 출시 초기 펀드, CMA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다소 저조했으나 금년 들어 높은 금리로 다시 각광을 받으면서 계약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에 비해서는 미비한 금액이지만 서울지역 10개의 영업점에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제한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또 지난 6월11일에는 ‘파이팅맞벌이정기적금’ 판매에 들어갔다. 파이팅맞벌이정기적금은 만 40세 이하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기준금리에 최고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7.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저축은행으로 가면 대부분 정기적금 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다. 이는 지방의 경우 자금운용이 수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저축률이 떨어져 정기적금의 운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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