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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중심의 투명경영과 IR
이 재규
시작하는 말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노동자"라 할 것이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국가"라고 답할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라 할지라도 국가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는 "은행"이라 답할 것이고, 일본의 경우는 "종업원", 한국의 경우는 "오너"(또는 대주주 일가), 미국에서는 당연히 "주주"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종종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를 발생시키고 있는 곳에서는 기업의 주인을 "경영자"라고 할는 지도 모르겠다.
사실 자본주의체제하에서 기업의 소유와 경영형태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자본주의 사회발달의 초기 시절, 모험자본가 겸 소유 경영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을 때까지는 소유와 경영은 분리되지 않았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독점의 폐해가 누적되자 반독점규제법(antitrust)의 등장과 더불어 소유와 경영이 차츰 분리되기 시작했다. 기업의 자본금 규모가 커지게 되자 주주 개인 또는 그 일가만으로는 기업의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자 직접금융시장, 즉 주식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주주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지배주주의 존재가 사라지게 되었다. 자연히 전문경영자가 등장하고, 그에 따라 과연 전문경영자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헌신을 하는지, 자신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종업원 이익에 앞장 서는지, 혹은 아예 자기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전문경영자의 정책적 실패와 도덕적 해이 현상이 문제의 초점으로 부각되었다.
그런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인구의 수명은 길어지고 (예컨대, 평균수명 75세, 평균정년 60년으로 가정하면 일없이 보내는 여생이 15년이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지자 퇴직 근로자는 물론이고 근로자들은 돈을 어디에 맡겨야 안전성과 수익성이 보장될지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대체로 그 돈은 은행, 보험회사, 부동산, 그리고 주식에 투자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은행의 수신금리는 점차 떨어지게 되었다. 보험은 과거 "내가 너무 일찍 죽으면 자식들 공부는 어떻게 시키냐"하는 걱정에서 벗어나려는 것에서부터 이제는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자식에게 부양을 받지 못하고 버림받거나, 또는 자식의 발목을 잡는 신세가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에서 보험을 들게 되었다. 그리고, 이동성이 높아지는 시대 부동산도 그 매력이 예전 같지 못하게 되었다. 그 결과 돈(은행과 보험의 각종 연금기금)은 자연히 우량한 기업의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되었다. 이것이 소위 주주중심 경영과 투명경영 그리고 IR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정보, 돈, 그리고 제품은 국경을 인정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는 1989년 이후 동독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 현상을 초래한 가장 큰 이유를 간단히 "정보는 국경을 모른다"고 표현했다. 그 당시 동구권에도 급속히 보급된 팩스와 TV는 동독과 소련의 주민에게 사회주의보다도 더 나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정말이지 폴랜드의 자유연대노조(Solidarity)가 힘을 얻게 된 것은 조지 소로스가 많은 돈을 들여 폴랜드에 FAX를 공급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드러커는 세계화가 확산되는 현상을 "정보는 국경을 모른다. 돈 또한 조국을 모른다"고 했다. 정보가 확산된 세계를 대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돈(투자가)은 국경과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어디에 투자를 하면 최대이익을 올릴지 몰려다니는 현상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사실, 이것이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에 몰리게 된 한 원인이기도 하다. 놀란 양떼가 좁은 문을 한꺼번에 빠져나가느라 법석을 떨다보면 그 가운데는 몇 마리가 넘어지고 뒤따라 오던 양들은 그것도 모르고 밟고 지나가다 보면 서너마리는 결국 밟혀 죽게 마련이다.
최근 이태리 제노아에서는 반세계화 시위대가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쑥대밭으로 만든 후, 월스트리트 저널은 반세계화 시위대의 다음번 목표가 바로 다국적 기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세계화의 확산에 기여한다는 이유를 들어 세계화 비판론자들이 앞으로는 공격목표를 다국적 기업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돈(즉 투자자), 그리고 제품은 이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것이 아니다.
정보와 돈을 뒤이어 이제 제품(다국적 기업)도 국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확산을 실감하는 단계를 지나, 정보와 더불어 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다.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좋은 제품을 찾아 나서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고객에게 직접 접근하고 있다. 독자들도 물론 경험했겠지만, 필자는 직업상 Amazon을 통해 참고서적을 몇 권 산적이 있다. 어느날 Amazon이 필자의 e메일에 자료를 보내왔다. 내용은 "귀하가 필요하리라 생각되는 새로운 책이 새로 나왔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이제 클릭 몇번만 하면 필요한 정보와 제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
이런 개방화, 정보화시대에 정보의 비대칭성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란 어떤 거래나 계약 또는 투자에 필요한 정보가 관계당사자들 간에 골고루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IMF외환위기 직후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우리나라의 어느 유통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장부를 점검했다. 그러나 금방 회계 장부를 덮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도저히 회계장부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록이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장부와 현금 그리고 실물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담보위주 대출관행 그리고 중소기업의 회계기록 미비 등이 이러한 정보 비대칭성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은행 대출심사에 있어 기초 자료인 재무제표조차 믿지 못하는 정도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심지어 담보서류마저 위조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과거 기아자동차와 한보철강 그리고 대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매년 말 결산때마다 수천억원씩 흑자가 나는 것으로 분식결산했고, 부채는 수조원씩 줄여서 기록했다. 그것이 우리가 IMF 사태를 초래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였다. 국제금융 전문가와 세계금융시장 그리고 국제투자자들은 자금이 필요한 세계 각국과 기업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었지만, 아시아 국가와 기업들은 거짓 정보의 장막 뒤에 안주하고 있었다. 그 결과 태국에서 외환위기가 시작되자 국제투기자금은 한국의 진정한 실상도 알지 못하고 놀란 양떼처럼 빠져 나간 것이다.
기업은 투자사업의 전망에 대해 충분하고도 신빙성 있는 자료를 투자자·채권자·엔젤 등에게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투명경영은 투자자와 고객 그리고 종업원 만족의 전제조건
북구라파의 작은 나라 핀란드의 노키아가 좋은 예이다. 1992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요르마 오릴라는 구조조정과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핀란드 국내에서는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투명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월 스트리트로 달려갔다. 뒤이어 런던 증권거래소,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등에 노키아 주식을 상장했다. 노키아 매출의 95퍼센트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노키아 주식의 80퍼센트는 외국인 소유이다. 노키아의 제품은 세계의 소비자가 신뢰하고 노키아의 회사 내용은 세계의 투자자가 신뢰한다는 말이다.
그 반면 한 때 우리나라에서 2∼3위를 다투면서 세계 경영을 외치던 대우의 경우 최근 40조원대의 회계분식과 10조원대의 사기대출로 최고경영자 6명에게 26조의 추징금에다 3∼7년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중형이 선고되었다. 회계분식과 장부조작이 기업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덮어둘 수 없다는 것이 판결 요지였다.
투명한 회계와 예측가능한 경영을 통해 주주들은 이익을 예상하고 투자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내부적으로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정착시켜야 한다. 결국 투명경영 실현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기업경영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관리, 주요 회의록 공개, 경영성과 발표회 등 경영 내용 전반 경영 실적 및 제도를 공개하는 합리적인 경영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책임경영은 전문경영자의 필수요건이다.
이런 시대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상황에서 정부가 제도적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강요한 것이 바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및 증권집단 소송제이다.
주주중심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가 기업경영에서 주주이익이 무시된 점이었다. 우리 나라의 대기업의 경우, 오너 또는 지배주주가 뚜렷이 존재하고 있어 회사가 특정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경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배주주의 경영목표는 반드시 일반 소액주주들의 목표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한편으로 일반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수익보다 단기적인 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연금에 의존하는 퇴직 근로자들은 단기적 투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안정적 배당을 선호한다.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IMF외환위기가 수익성을 무시한 방만한 투자가 하나의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재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어발식 확장도 결국 수익성을 경시해온 우리나라 기업의 관행 때문이었다. 기업이 수익성을 경시해왔다는 말은 바꾸어 말해 일반 주주의 이익이 경시되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사외이사가 참석하는 이사회의 경우 적어도 사외이사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항에 대해 불법적 탈법적인 의사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깔고 있는 것이다.
소수주주권과 증권 집단 소송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의 법인체의 선구자는 17세기 서북 유럽에서 성장한 무역회사들이었다. 어느 개인 투자가가 단독으로 향해 자금을 전부 조달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나 컸다. 따라서 그들은 합작회사(joint stock company)를 설립했다. 합작회사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후에는 그것을 사고 팔고 할 수 있는 주식을 발행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영구적인 자본가로 만들었다. 그러나 자금을 댄 사람이 위험을 모두 뒤집어 써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선장(현대적 의미의 전문경영자)의 책임은 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계심이 서서히 나타났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경고한 대로, "선장이란 직접 돈을 댄 주주들의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지만, 주주들이 사업에 신경을 쓰는 만큼 선장이 철저히 사업에 관심을 쏟는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이때 이미 수탁 경영체제에서 대리인 책임에 대해 우려했던 것이다.
주식회사의 경우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 주주는 그가 갖는 주식의 수에 따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다시 말해 주식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좌우하게 된다. 그럴 경우 소액을 투자한 일반주주들은 대주주의 전횡이나 잘못된 경영으로 피해를 볼 여지가 크다. 그러한 폐단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소수주주권이다. 앞의 논의에서 제기된 것처럼 대주주와 그 대리인으로서 경영자는 모든 주주와 사회의 공익에 충실하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한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모든 주주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 소수주주권의 강화 문제이다. 그런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1998년 4월 1일 발효되는 개정된 증권거래법은 소수주주권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본주의적 기업관의 제한과 사회적 책임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2002년부터 증권 집단 소송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소액주주들은 집단소송을 통해 부실한 경영으로 입은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되므로 그 조치에 환영을 표시했다. 반면 기업들은 이를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정책이라며, "여러 소송사건에 시달리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져 오히려 주주에게 손해가 될 우려가 크다"며 극력 반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증권집단소송 적용 대상을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상장 대기업으로 한정했는데, 2000년 6월말 기준으로 자산이 2조원을 넘는 회사는 82개사로 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중 11.6%에 해당한다. 코스닥 기업은 제외됐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허위 공시를 하거나 분식회계를 했을 경우 집단 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에서 이기면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주주들도 일괄적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소송인원은 최소 20명 이상 또는 50명 이상, 100명 이상 등에서 합리적인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소송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유형은 회사가 상장할 때 내는 유가증권신고서나 사업설명서를 허위로 제출한 것을 그대로 믿고 투자한 사람들이 손해를 봤을 때, 또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증시에서 공개매수를 할 때 신고서나 영업실적 보고서 등을 가짜로 작성했을 때도 해당된다.
IR 전략
투명경영과 주주중심 경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사외이사 제도와 증권집단 소송제라면, 기업이 솔선하여 자신을 투명하게 노출시켜 이해 관계자에게 호감을 사는 활동이 IR이다.
기업공시는 관련 법규에 의거하여 기업의 재무내용 등 기업경영과 관련된 계량화된 주요정보를 증권시장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것인 반면, IR은 비계량화된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IR을 기업공시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설명회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업내부의 투명한 경영관행과 더불어 투자자에 대한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활동이 IR(Investors Relations) 즉, 투자자관계활동이다. PR(public relation) 즉, 홍보는 투자여부와 관련없이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업활동 전반에 대해 홍보를 하는 것으로 일반 대중을 상대로 대체로 회사의 장점만을 전달하는 것이다.
IR은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우량성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 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 및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말한다. IR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회사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투명하게 전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IR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각 기업에서는 IR 부서를 설치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투자가 그룹 또는 주가 분석가들에게 자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하여 직접 IR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앞에서 논의한 시대변화와 기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맺는 말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주주·종업원·채권자·정부·소비자·공급자·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가 걸린 복잡한 현대 조직이다. 영리조직으로서 기업조직이 사회에 등장한 이후, 기업의 역할과 기업의 윤리에 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또한 그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기업윤리의 문제는 사회적 제재와 법적규제 차원을 넘어서 기업 스스로 그 양심에 기초하여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그 자율적인 방법의 일환으로서 윤리준수 과정을 내부적으로 조직화한 것이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사외이사를 참여시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정부도 사외이사제도를 채택하여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수행하고 글로벌 룰에 맞는 인사제도·회계제도·윤리규범을 따르도록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이 소규모 이윤추구 조직으로 출발하여 규모가 다소 커지면서 수탁경영체제로 그 역할이 전환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이 사회적 존재로서 삶의 질을 보장하는 하나의 장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 기업의 모습은 "강한 기업"(strong company)에서 "투명하고도 선한 기업"(transparent and good company)으로 변신할 필요성이 있다.
20세기까지는 무조건 경쟁력이 "강한 기업"이라야 했었다. 즉, 한층 더 치열해 지고 있는 기업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그러한 강력한 경쟁력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지구화·개방화·민주화·정보화 시대 21세기의 기업은 "투명하고도 선한 기업"이라야 한다. 무조건 강력한 기업이 아니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와 같이 더불어 성장해 가는 착한 기업이라야 한다는 말이다. 선한 기업은 곧 사회친화적 기업을 의미한다. 기업은 "사회와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부분"이며 "사회 속"에 있다. 보다 한정해서 말하면 투자자의 신뢰 속에 기업이 존재한다. 그런 경영방식이 투자자 중심의 투명경영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주주중심의 투명 경영과 IR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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