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아, 완전변경 출시에도 작년과 판매량 비슷
카니발, 4세대 출시한지 1년 넘었지만 여전히 강세
스타리아 이미지 여전히 ‘승합차’···카니발은 ‘미니밴→SUV’ 성공
최근 차박 열풍으로 인해 대형차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스타리아(오른쪽)와 카니발 명암이 엇갈렸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차박 열풍이 이어지면서 대형급 차량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스타리아와 기아 카니발은 대형 차급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차박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실은 카니발의 완승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급 다목적차량 판매는 19만8777대로 전년대비 52.6% 증가했다. 승용차 중에선 유일하게 판매가 늘어난 차급이다. 지난해 상반기 다목적형 차량 중 대형급 판매 비중은 34.7%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50%까지 상승했다.
대형 차량 판매의 경우 신차 출시도 영향을 미쳤으나 국내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미니밴 판매 호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 중 스타리아와 카니발은 대형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3000만~4000만원대로 동급 대비 가격이 저렴해 출시 전부터 차박이나 캠핑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기대를 받았다.
또한 두 차량 모두 최근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실내외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스타리아는 기존 승합차 이미지에서 미니밴으로, 카니발은 미니밴에서 SUV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미지 변신을 통해 신규 수요층 확보에 나섰다는 점, 차박에 적합하다는 점 등은 두 차량의 공통점이나 결과는 달랐다.
스타리아(스타렉스 포함)는 올해 1~7월 1만8904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4.1% 감소했다. 지난 4월 스타리아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4월 158대, 5월 3232대, 6월 4304대, 7월 4018대 등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이에 비해 카니발은 올해 1~7월 5만1926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신형 카니발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1년이 지나 신차 효과가 떨어질 만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니발은 신차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에는 1만2093대를 판매하며 국내 모든 차량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또한 카니발은 꾸준한 인기 덕분에 최근 중고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까지 했다. AJ셀카에 따르면 이달 카니발 시세는 전월보다 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량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은 이미지 변신 성공 여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니발의 경우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투박했던 미니밴의 디자인을 벗어나 웅장하고 세련된 대형 SUV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전 모델의 경우 다소 디자인이 밋밋했지만, 신형은 직선을 강조해 날카롭고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을 구현했으며,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통해 미니밴과 대형 SUV 고객을 모두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반면 스타리아는 스타렉스에서 차명까지 바꾸고 우주선 콘셉트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변경했지만, 승합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타렉스와 디자인 차이가 있지만 길쭉한 미니버스 형태는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여전히 승합차로 여기면서 고객층 확대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출시 한 달 만에 2열 창문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3명의 자녀를 갖게 된 이아무개씨(37세·남성)는 “기존에 중형 SUV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이가 늘어나게 되면서 큰 차를 알아보게 됐다”며 “여러 차종이 후보군에 있었는데, 아이들을 모두 태우고 함께 여행 다니거나 일상용으로도 쓰기 적합한 카니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차량을 팔고 고급 대형SUV를 살까도 고민했지만, 가격대를 고려해 차라리 내부 공간이 더 넓은 카니발과 함께 출퇴근용으로 경차를 함께 운영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스타리아도 후보군이었지만 봉고차 같아서 아내와 아이들이 싫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타리아는 판매량이 기대보다 저조해 올해 판매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스타리아 출시 당시 올해는 3만8000대를 판매하고, 내년부터 5만5000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 판매량(1~7월 1만1712대)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 동안 월 평균 5257대를 판매해야 한다. 스타리아는 출시 이후 월 판매 5000대를 넘긴 적이 없다.
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