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우정사업본부는 재택위탁집배원에 대한 일방적인 임금(시급)결정과
위탁계약체결을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우정사업본부소속 재택위탁집배원이다. 작년 4월까지만 해도 누구도 우리가 특수고용 재택집배원으로 고용되어 있는지를 몰랐고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서 소득세3.3%를 공제 한다고 해서 그 처우와 노동자성 문제가 표면화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 없이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1년 전 취임식에 소원나무 복주머니를 하나 뽑아 글을 읽으면서 우체국 비정규직집배원의 처우를 개선 해주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대통령의 립서비스에 불과 하다는 것이 1년이 지난 지금 밝혀졌다.
여기에 발맞추어 우정사업본부도 재택집배원에 대한 구조조정과 일방적으로 재택배달도급 위탁계약서를 체결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2013년 국정감사에서 재택집배원이나 위탁택배원 단체와 상생협의회를 걸쳐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우정사업본부가 유독 재택집배원지회에는 일언반구 논의도 없이 일방적인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약속위반이며 전국우편지부 재택위탁집배원지회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시급인상건도 계약서에 5300원에서 5460원을 적어놓고 계약서에 동의하라는 것은 정부기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우정사업본부만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재택집배원지회는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이 작년에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동등한 자리에서 중앙상생협의회 교섭을 통한 임금협상과 각종처우 및 복지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바이다.
국민이 행복한 우정서비스 구현을 위해 적극노력도 필요하지만 최저임금에 가까운 시간제노동인 재택집배원 권익과 처우마련이 더더욱 시급하다.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우정사업본부가 진짜 사장임을 밝히고 노동자로 직접고용하고 생활임금을 보장하라. 어디를 보아도 6시간 노동에 시급 5,300원짜리 사장은 보이지 않는다. 노동자성 인정과 직접고용의 의지를 밝히지 않으면 지회는 법적투쟁을 포함해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을 진행 할 것이다.
또한 우체국현장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재택집배원지회와 합의 없이 서명받은 도급위탁계약서는 전면 무효임을 밝힌다. 이에 강제적으로 처리 하려고 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직면 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재택위탁집배원의 노동자성 인정하고 생활임금 보장 및 처우를 개선하라!
우정사업본부는 일방적인 시급결정과 위탁계약 체결을 중단하라!
우정사업본부는 중앙상생협의회의 정신을 존중하고 재택위탁집배원지회와의 대화에 나서라!
** 붙임자료(재택집배원지회 배정필조합원 국민신문고에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
2014년2월12일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 재택위탁집배원지회
연락처: 유아지회장(010-5530-5807) 배정필조합원(010-2657-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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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통령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양천우체국에서 2007년 11월부터 7년째 일을 하고 있는 재택집배원 배정필이라고 합니다. 재택집배원이라고 집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정규집배원들처럼 돌아다니면서 우편물을 배달합니다.
저는 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결혼을 하여 전업주부로 살았고 이 일을 하기 전까지 한 번도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이 일을 알게 되었고 노동의 기쁨과 우편배달의 즐거움을 함께 느끼며 성실히 일해 왔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시간제 근로가 필요한 일자리를 찾아내라고 하셨을 때 저는 이 일야말로 근로자의 수요에 맞춘 시간제 일자리에 꼭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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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때 한복을 곱게 입으신 대통령님께서 소원나무 주머니에 들어있는 글을 읽으시고 비정규직인 상시 집배원의 처우를 개선해주시겠다고 공약하셨을 때 이제 우리의 처우도 개선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님께서 취임을 하시고 국민행복시대를 선언하셨지만 그 후 저는 너무나 황당한 일을 당하였습니다. 만 6년 넘게 우체국에서 편지 등기 배달하며 매달 월급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2013년 4월 달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편지 등기 팔아 이윤창출을 한 것도 아니고 실적에 따른 수당을 받고 일한 것도 아닌데 무슨 개인사업자냐고 항의해 봤지만 계약서에 그렇게 되어있어서 개인사업자라는 웃지 못 할 답변을 들었습니다.
정부에서 차별 없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 때, 오랜 기간 저임금에 묵묵히 일해 온 노동자들을 경력우대해서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용은 못 해줄지언정 개인사업자로 내모는 우정사업본부내 공직자들의 처사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비정규직도 동일한 업무를 2년 이상 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만 6년 이상 집배원일을 해왔고 많게는 10년 이상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겨우 월급 60~80여만 원 주면서 4대보험의 혜택도 주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들도 받는 주차수당,연차수당도 주지않고, 퇴직금 한 푼 적립해주지 않는 이 부당한 행위를 누구에게 고발해야합니까?
억울한 마음에 재택집배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지방노동청에 진정을 냈더니 현장조사 한 번 나오지 않은 근로감독관이 본인은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노동본부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과함께 재택집배원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결문 한 장 보내며 차라리 법원에 소송을 내라고했습니다.
그렇다면 고용노동부는 왜 있는 곳입니까? 근로자와 개인사업자의 단어 뜻만 놓고 보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을 고용노동부만 모른단 말입니까?, 노동자의 고충을 헤아려주어야 할 고용노동부나 노동청이 오히려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부당노동행위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사기업에서 이런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면 그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 우정사업본부장은 국정감사에서 재택집배원의 위장도급을 지적받으시고 재택집배원은 단순한 일을 하기 때문에 집배원과 다르다고 하시더군요. (아마 재택집배원이 10년 넘게 무슨 일을 해 왔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날로 특송등기를 배달에서 제외시키셨습니다. 그 조치는 위장도급에 대한 해명도 될 수 없고 재택집배원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답도 될 수 없습니다.)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은 노동자가 아닌가요? 행정고시에 합격하시고 몇 십 년 공직생활을 하셨고 공공기관의 수장까지 되신 분이 그 정도의 상식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요?
그 이 후 계속되는 저희의 항의에, 근로자로 인정해주는 건 우정사업본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안전행정부에서 허가를 해줘야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약자의 처지를 개선시키고 모두의 삶 속에서 최소한의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여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민주공화국의 정치 아닌가요? 노동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너무나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동권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것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켜주기 위한 역사의 결과물이 아닌가요?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그 노력에 정당한 댓가를 받을 수 없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민주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몰라서 못 하는 것이라면 알려주면 되지만 알고도 안하는 것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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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의 비전은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한국우정’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15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의 금자탑!! 우정사업종사자 모두 함께 세운 것이고 저희 재택집배원처럼 저임금에 노동력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면, 우본 경영에 누구보다도 큰 공로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포상금을 챙겨주지는 못 할망정 개인사업자취급하며 근로자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하고 그 것이 모두 정부 탓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것이 사실인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 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국민행복시대를 선언하신 대통령님! 우린 모두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그 행복 누가 누리고 있습니까? 아무리 성장을 하고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면 뭐합니다. 고생한 사람 따로 있고 성장의 열매 따 먹는 사람 따로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일까요?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의 민주화는 별개의 것인가요? 우리 재택집배원들의 절망과 분노를 우정사업본부장님께서도 고용노동부장관님께서도 예산핑계,정부핑계대며 모두 외면하셨습니다. 이제 저희에게 남은 희망은 바로 대통령님이십니다. 하고 계시는 수많은 일 들 모두 중요한 일인 줄 압니다만 대통령님께서도 관심가지고 계시는 시간제 일자리근로자인 저희재택의 억울한 사연을 꼭 살펴봐 주시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구정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서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억울한 마음없이 공존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좋은 정치 펼치시기를 소망합니다.
2014.2.2
배정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