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16일, 금요일, Caleta Olivia, Argentina (오늘의 경비 US $64: 아르헨티나 peso, 숙박료 30, 식료품 3.50, Caleta Olivia 버스표 40, Rio Galagos 버스표 76; 칠레 peso, Perito Moreno 버스표 7,500, 기타 1,000, 환율 US $1 = 2.85 아르헨티나 peso, 600 칠레 peso)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이 깨지 않도록 조용하게 6시 버스 탈 준비를 했다. 부엌에 나가서 커피 물을 끓이려고 가스를 트니 가스가 안 나온다. 가만히 보니 가스통이 없어졌다. 어제 저녁에 틀림없이 있었는데 주인 여자가 밤사이에 치운 것 같다. 집사람 얘기가 주인 여자는 손님들이 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가스가 비싸서 그런 모양인데 그렇지만 손님들이 쓰기로 된 것인데 싫어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소문 퍼지면 금방 손님 끊어지겠다. 배낭 여행객들은 이런 정보를 인터넷으로 순식간에 퍼트리기 때문에 외국 배낭 여행객들 상대로 민박집을 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한다. 특히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조심해야한다. 아침 6시에 버스로 칠레의 Puerto Rio Tranquilo를 떠났는데 버스 안에서 졸면서 갔다. Lago General Carrera 남쪽 호숫가를 따라서 갔는데 경치는 기가 막히게 좋았지만 차도의 호수 쪽은 계속 낭떠러지여서 가는 동안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Chile Chico에 아침 10시 반에 도착해서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었다. 이스라엘 사람들 셋과 동행하기로 하고 오후 2시에 Perito Moreno로 떠나는 버스표를 사고 시내에서 서너 블록 떨어진 호수 가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Chile Chico 근처 도시 Los Antiguos에서 Ruta 40 도로로 다음 목적지 El Chalten으로 가는 버스를 탈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버스가 이틀 후인 일요일에나 있고 요금도 비싸고 비포장도로를 14시간이나 달리는 강행군이다. 지난 3주 동안 칠레의 Carretera Austral 지역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느라고 지쳐서 좀 돌아가지만 Rio Gallagos로 해서 가는 포장도로 길을 택했다. 배낭여행객들은 대부분 이 길을 택하는 것 같았다. Ruta 40 도로가 지나가는 Perito Moreno로 가는 버스 안에서 Perito Moreno 버스표를 Caleta Olivia까지 가는 버스표로 바꿨다. Caleta Olivia에서 Rio Gallagos로 가는 버스를 타기가 더 쉽단다. 지난 3주 동안 털럭거리는 비포장도로에 불편한 소형버스만 타고 다니다 오랜만에 포장도로에 대형 버스를 타고 가니 참 편했다. 더구나 버스 2층의 제일 앞자리에 앉아가니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그만이다. 그 동안 보던 칠레 경치와는 전혀 다르다. 이젠 흰 눈이 덮인 산이나 호수는 없어지고 사방에 지평선이 보이는 넓고 넓은 메마른 평원이다. 오후 8시에 Caleta Olivia에 도착했다. 시내 너머로 대서양이 보이고 커다란 배들도 보인다. 오늘 아침에는 태평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저녁에는 대서양을 보게 되다니 좀 신기하게 생각이 든다. Caleta Olivia 버스 터미널에서 Rio Gallagos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내일 밤 버스밖에 없다. 할 수 없이 내일 밤에 떠나는 Rio Gallagos 버스표를 사고 이스라엘 친구들과 함께 6명이 택시 2대에 나눠 타고 시내로 가서 버스 터미널에서 소개받은 숙소에 들었다. 시원치 않은 숙소인데 한 달여 전에 묵었던 북 아르헨티나 도시들 Cordoba나 Mendoza에 비교해서 값이 비싸다. 내일은 이곳에서 쉬고 밤차로 Rio Gallagos에 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El Calafate나 El Chalten까지 가야겠다. 원래 계획은 칠레의 Carretera Austral 도로가 끝나는 Villa O'Higgins에서 국경을 넘어서 아르헨티나로 들어가는 지름길이었는데 한참 돌아서가느라고 버스를 너무 많이 타는 것 같다. 여행지도 Chile Chico 호수에서 낚시하는 아이들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Caleta Olivia 가는 길은 칠레와는 전혀 다른 메마른 평원 경치다 2004년 1월 17일, 토요일, Rio Gallagos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24: 식료품 15, 점심 18, 저녁 5, 택시 4, 인터넷 4, 이발 28, 환율 US $1 = 2.85 peso) 아침에 일어나자 8시 반밖에 안 되는데 굴속 같이 어두컴컴한 방이 벌서 후텁지근하다. 답답해서 밖으로 나와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해변으로 산보를 나갔다. 햇빛은 벌써 따끈한데 바람은 아직 싸늘하다. 해변을 떠나서 시내로 조금 걷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해변 외에는 더 볼 것이 없는 도시 같다. 아침 10시가 되니 종업원이 나타나서 체크아웃 시간이 됐다고 방을 비워 달란다. 체크아웃 시간이 이렇게 이른 곳은 또 처음이다. 옆방의 이스라엘 청년들은 꿈적도 안 한다. 짐을 싸고 나와서 계산을 하려고 하니 어제 저녁때 식사도 했느냐고 묻는다. 잠만 잤다고 했더니 안 믿는 눈치다. 내 스페인어가 서툴러서 자기 질문을 내가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눈치다. 다른 종업원을 불러서 확인하더니 방 값만 받는다. 옆방의 이스라엘 친구들과는 버스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하고 큰 배낭을 숙소에 맡기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우선 인터넷 카페에 찾아가서 이메일을 한 후 은행계좌를 체크하니 Laguna San Rafael 호수관광 요금이 15일 만에 빠져나갔다. 하도 돈이 빠져나가지 않아서 공짜로 관광한 줄 알았는데 결국 돈이 빠져나갔다. Laguna San Rafael 호수관광은 독점사업이라 돈은 많이 받지만 일은 적당히 하는 것 같다. 수퍼마켓에 가니 점심 식사를 판다. 마침 점심때라 사람들이 많이 사가고 있다. 우리도 이것저것 사 가지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달라고 해서 공원 그늘에 가지고 가서 먹으니 피크닉 나온 기분이다. 오후에는 오랜만에 이발을 했다. 거의 두 달 만에 하는 이발이다. 이곳 Caleta Olivia는 El Chalten으로 버스로 가는 버스 연계가 잘 안되어서 하루 밤을 자게 된 도시다. 이곳에 처음으로 정착한 여인의 이름이 Olivia인데 그 여자의 이름을 따서 도시이름을 지었다 한다. Lonely Planet에도 소개 안 된 별로 볼 것이 없는 도시지만 두 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 아침에 해변에 갔을 때 멀리서 보니 모래사장이 흙모래 같아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오후에 다시 가보니 흙모래가 아니고 자갈밭이다. 콩알만 한 자갈부터 주먹만 한 자갈까지 자갈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자갈이 따듯하고 깨끗해서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안 나다. 이렇게 넓은 자갈밭 해변은 처음 본다. 두 번째 볼만한 것은 홍합 조개 밭이다. 자갈밭 북쪽에는 해변이 평평한 암반으로 되어있는데 그 위에는 홍합 조개가 무진장 깔려있다. 이런 홍합 조개 밭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다. 이쪽으로 여행을 하면 Caleta Olivia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이틀 밤 정도 자면서 이들 특이한 해변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자갈밭 해변에서 오후 햇살을 즐기는 가족, 자갈밭이 너무나 깨끗해서 모래밭 못지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