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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신천지의 천국비유 해석에 대한 비판적 고찰
마 25:1-13 '열 처녀 비유'를 중심으로
최인애 전도사 목회학 석사 논문
-이 글은 최인애 전도사(전 새로남교회)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과(신약신학전공) 목회학석사학위를 위해 2011년 11월에 제출한 논문입니다.
제목은 이단 신천지의 천국비유 해석에 대한 비판적고찰 - 마 25:1-13 '열 처녀 비유'를 중심으로 - 입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신천지를 직접 체험한 저자의 논문을 통해 이단 신천지의 마태복음 25장 열처녀 비유의 허상을 면밀히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신천지와 관련한 몇 안 되는 학술논문이란 점에서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며 연재합니다.<기독교포털뉴스 편집자주>
I. 서론
1. 연구 의의와 목적
기독교인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알고 믿는 자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성경을 따라, 곧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노력한다.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 역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있는 자들이다.
다만, 미혹되어 진리를 떠나 있으나 분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그들 중 대부분은 정통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던 자들이다.
특별히 근래에 들어서 한국교회를 어지럽히는 대표 이단 중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
기존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을 대상으로 미혹하며 심지어는 교회 안에까지 침투해 들어오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치밀함으로 악명을 떨치며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이단이다.
그들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창교자 이만희씨는 '총회장님', 또는 '약속의 목자'로 소개되고 있다. 경기도 과천을 본부로 두고 있으며, 12지파로 나눈 지교회와 전국 약 100여개의 시온기독교신학원을 통해 그들의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1)
예장 합동 제 80차 총회의 "신천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신천지를 "일고의 신학적, 신앙적가치가 없는 집단"으로 밝히고 있다.(2)
그들의 교리가 신학적 뿌리가 없이 허무맹랑함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1984년에 창설된 이후 현재 신도 약 8-9만 명의 규모로 교세가 확장된 배경에는 '무료성경신학원'이라는 성경 공부를 통한 전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단전문가들은 밝힌다.(3) 그들의 무기가 바로 '성경공부'인 것이다.
특히 성경난해구절이나 계시록을 집중공략하면서, 성경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고 궁금해 하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미혹한다.
그들은 나름의 성경해석을 제시하며 기존교회에서는 이와 같은 가르침을 주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기성교회를 말씀이 없는 곳으로 비판하고, 자신들을 진리의 말씀을 가진 곳으로 소개한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단자들이 미혹을 해오더라도, 만일 성도들에게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믿음이 있다면 이단에 빠질 염려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교리를 연구하는 것은 진리를 수호하고, 성도를 이단으로부터 보호하는 근본적인 방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 논문은 그들이 펼치는 왜곡된 성경 풀이 방식을 직접 찾고 탐구하며, 바른 성경해석과 견주어 비판하고자 한다.
이것이 이 연구의 동기이며 목적이다.
2. 연구 방법과 범위
본 논문은 먼저 '비유'에 대한 정의와 예수님께서 비유를 사용하신 목적을 파악한다. 그리고 비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탐구하고, 신천지에서는 이 비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는지 그들의 교리를 통해 간략히 논한다.
또한 신천지의 비유풀이의 특성이 잘 압축된 본문을 직접 인용하여 비교하기로 한다. 더 나아가 그들의 성경 해석패턴에서 나타나는 신학적 오류들을 지적하고, 바른 성경적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선택한 본문은 소위 '열 처녀비유'라고 불리는 마태복음 25장1-13절 말씀으로, 예수님의 천국 비유 중에 역사적으로 상당한 논쟁을 빚고 있는 본문이다.
또한 신천지인들이 기존성도들을 미혹하기 위해 접근하며 "열 처녀비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등과 기름이 뭔지 알아?"라는 접근 멘트로 사용하는 본문이기도 하다.(4)
가능한 한 이단 신천지에 대한 실제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이 강의하는 교육 내용들을 그대로 수록하고자 한다. 신천지도 다른 이단들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인 경향이 있어서(5) 자신들의 책을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으며 정규 출판물로 제작하지 않고 제본하여 쓰는 경우들이 다소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 사용된 원자료들 중에 출판사나 출판연도가 기재되지 않은 자료들이 있음을 먼저 한계로 밝히는 바이다. 이 논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단연구기관의 자료와 총회회의에서 결의된 연구보고서를 참고하여 서술하기로 한다.
II. 본 론
1. 예수님의 비유
예수님의 교훈 중 가장 중요한 주제는 '하나님나라'이다.(6)
주님은 이 교훈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다.
공관복음서에 나타나 있는 예수님의 모든 교훈의 약 1/3이 비유의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마가복음 16%, 마태와 누가에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자료29%, 마태만의 자료43%, 누가만의 자료 52%).(7) 그만큼 성경 안에서 예수님의 비유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먼저 '비유'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자.
1) 비유의 정의
일반적으로 '비유'는 언어의 한 표현방법으로서,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예수님에게 있어서 '비유'라는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였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신약성경의 '파라볼레'(parabolh,)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8)
헬라어 '파라볼레'(parabolh,)는 '파라'(para, '곁에')와 동사 '발로'(βάλλω, '던지다, 제시한다')의 합성어로 '어떤 것 옆에 어떤 것을 제시하여 대비시키고 비교시킨다는 의미'를 갖는다. 예수님께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신적인 것을 알리고자 인간의 경험을, 천상적인 것을 드러내고자 지상의 현상을 비유로 사용하셨다.(9)
특별히 천국(하나님 나라)에 관한 대부분의 말씀을 비유의 형태로 선포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의 비유를 해석하는 것은 하나님나라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독일의 유명한 신약학자 요아킴 예레미야스(Joachim Jeremias)는 공관복음서의 비유를 알아가는 것을, 마치 "예수님의 직접적인 육성을 듣는 것과 같은 일"로 설명하기도 한다.(10) 우리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의 원래 의미를 되찾는 일은, '예수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좋은 체험학습의 현장이 될 것이다.
2) 비유의 사용 목적과 이유
"예수님은 왜 비유를 사용하셨을까?"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변은, 앞서 살펴 본 비유의 정의에서 알 수 있다.
비유는 하나님이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천국을 설명하시기 위해 특별히 채택하신 언어방식이다.(11) 즉, 예수님의 비유는 '천국의 의미를 지닌 세상의 이야기'로서, 천국에 대한 우리 인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하신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피조물인 인간들에게 하늘의 것을 설명하기 위해 부득불 땅 위의 것을 빗대어 설명할 수밖에 없는,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존재론적 인식의 한계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예수님의 자기백성을 향하신 사랑의 표현이자, 성육신의 한 형태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시 자신과 함께 한 사람들의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 곧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는 등의 일들을 사용하여 천국을 묘사하신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유대인들의 역사적 배경 가운데에서 찾을 수 있다. 유대인은 그들 민족에게 전통적으로 전수되고 있던 이야기식 가르침에 익숙해 있었다.
'아가다'라고도 불리는 이야기식 율법 전수교육 방식은, 사무엘하 12장에 나단선지자가 다윗과 밧세바의 범죄를 깨닫게 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방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대인들에게 비유는 익숙한 일이었다.(12)
세 번째 목적은 예수님의 비유가 편견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는 주장이 있다.(13) 당시의 로마제국은 예수님을 정치적 '왕'으로 주장되는 것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며, 유대인들은 그들의 종교적 메시야로 추앙되는 것에 대해 날카롭게 맞서고 있었다. 그들은 적대감과 완악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고소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의 비유가 순수성을 가진 형태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나 논쟁을 피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막14:55-59).(14)
네 번째 목적은 마태복음 13:10-17, 마가복음 4:11-12와 누가복음 8:10의 말씀에 있다.
이 본문을 보면 이방인들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회개하여 사함을 얻지도 못하게 하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그의 메시지를 금했다고 말하는 듯하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심으로써 구원을 제시하셨는데, 이 말씀은 지금까지 보이던 예수님의 태도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단순히 가리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면, 성경전체의 흐름과 어긋나는 난해한 부분이 발생한다.
그러나 본문을 문맥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유의 양면성', 즉 알리는 역할과 감추는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이 말씀에서는 비유의 '가리는 역할'이 더 강하게 표현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15)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공개적으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비밀을 사람들에게 알리셨다. 동시에 그는 하늘나라의 비밀을 가려서 사람들이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정훈택 교수는 '은닉'이라는 단어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비유란 예수를 통해 이미 천국의 조각들을 체험하고 소유하고 있던 제자들에게 천국의 비밀을 분명히 알려주는 계시의 역할을 한다.
반대로 똑같은 체험을 하면서도 여전히 방관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이때껏 보고 듣고 체험했던 천국의 조각마저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계속 공개되는 천국의 비밀을 감추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비유를 사용하는 은닉의 역할이다.(16)
사실 예수님의 비유가 은닉의 역할을 하는 것은, 비유라는 표현방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비유를 듣는 사람들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비유를 이해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예수님의 제자인가 아닌가의 물음이며,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문제로 직결된다.
결과적으로 비유를 이해하느냐 깨닫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예수를 믿는 믿음에 있다"고 할 수 있다.(17)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 하나님나라가 계시되기 시작했지만, 이 신비는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만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비유의 말씀이 비밀로 그냥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불신자들의 완고한 마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비유를 사용하신 목적은, 당시의 익숙한 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반면, 감추는 역할로서의 양면성의 효과를 의도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비유의 해석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비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먼저 비유해석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신학자 C. H. Dodd와 J. Jeremias 그리고 Robert H. Stein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의견은, 예수님의 비유가 주어진 상황, 즉 주후 1세기의 유대 팔레스타인 문맥(Context)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18)
예수님의 비유는 팔레스타인이라는 특정한 환경과 주후 1세기라는 특정한 시대에 당대의 유대사람들에게 주신 것이므로, 비유에 나타난 예수님의 의도를 붙잡기 위해서는 비유를 먼저 예수님의 삶의 정황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사셨던 당시의 지리적, 종교적, 사회적 정황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19)
두 번째 방법은, 비유 안에서 한 가지 중심적인 주제만 찾아내는 것이다.
예수님의 모든 비유가 하나의 중심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비유에 나오는 인물이나 사물 하나하나에 영적인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알레고리적 해석을 피한다.(20)
존 칼빈도 비유내용의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면서, 비유가 갖고 있는 한가지 요점과 한가지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고 밝힌다.(21)
세 번째로는, 예수님의 설교의 중심 주제인 천국 곧 하나님나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비유를 통해 하나님나라가 이미 왔고, 오고 있으며, 또한 장차 궁극적으로 완성되어진 영광스러운 나라가 임할 것을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유를 해석할 때 이 비유가 하나님의 나라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으며, 하나님나라의 어떤 성격과 국면을 강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22)
네 번째 방법은, 예수님의 비유를 수록하고 있는 복음서 저자의 의도와 문맥 및 본문의 문학적 구성을 고려하고, 문학적 구조와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유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혹은 무엇으로 초점으로 하여 비유가 구성되어 가고 있는가를 자세하게 살펴보아야 한다.(23)
마지막으로 위의 해석의 원리를 통해 얻어진 본문의 의미가 오늘 우리에게 어떻게 무엇을 말씀하고 있는가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이 법칙에 기계적인 노예가 되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하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한 비유의 본래적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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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
1) 신천지 홈페이지 http://www.shinchonji.kr/에서 밝히고 있다.
2)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이단대책연구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2dan.kr/
3) 김정수, "신현욱 前 교육장이 밝히는 신천지 대처방안", 「현대종교」2011년 2월호. 85.
4) 대전광역시 기독교연합회 이단 사이비대책위원회, 『우리시대의 이단들 : 진리수호와 이단 사이비 척결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 (서울: 두란노, 2007), 71.
5) 탁명환, 『기독교 이단 연구』, (서울: 한국종교문제연구소․국제종교문제연구소, 1986), 90-91.
6) 화란 개혁주의 신학자 헤르만 리델보스(Hermann Ridderbos)가 주장하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그의 사역을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시작하셨으며(막1:15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참고: 마4:17), 그의 사역의 목적이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눅4:43). Hermann Ridderbos, The Coming of the Kingdom (1962); 오광만 역,『하나님 나라』, (서울: 솔로몬, 2008), 11.
7) 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연구』,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93), 15.
8) 예수님의 모국어인 아람어/히브리어는 '비유'를 '마샬''(lv;m.)로 표기하는데, 이 단어는 헬라어 '파라볼레'(parabolh,)로 번역되었다. 구약성경에서 마샬은 속담(proverb, 삼상24:13), 풍자(satire), 비웃음(taunt, 사14:3,4), 미련한 자의 어리석음을 대조시켜 지혜로운 충고 등을 비유로 나타내고 있다(민23:18; 욥27:1 등). 또는 수수께끼(riddle, 시78:2), 이야기(story) 혹은 비유(allegory, 풍유)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구약의 비유는 사무엘하 12장의 나단 선지자의 비유와 사사기 9장의 요담의 비유가 있다. Robert H. Stein, An Introduction to the Parables of Jesus, (Philadelphia: The Westminster Press, 1981); 오광만 역, 『비유해석학』(서울: 엠마오, 1988), 17-20.
9)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서울: 대장간, 1991), 9.
10) Joachim Jeremias, Die Gleichnisse Jesu, (Gottingen: Vandenhoeck & Ruprecht, 1970); 허혁 옮김, 『예수의 비유』, (서울: 분도출판사, 1974), 19-20.
11) 이광호,"예수그리스도의 비유와 그 사용목적",「현대종교」2000년12월호. 31.
12) William Barclay, And Jesus Said : A handbook on the parables of Jesus, (Philadelphia: Westminster Press, 1970) , 최세창 옮김,『예수의 비유』, (서울: 신망애출판사, 1987), 9-10.
13) Geerhardus Vos, Biblical Theology : Old and New Testaments, (Grand Rapids, Mich.: W.B. Eerdmans, 1977), 이승구 역, 『성경신학』,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00), 409.
14) 이 주장은 Stein과 홍정표 교수의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Robert H. Stein, An Introduction to the Parables of Jesus, (Philadelphia: Westminster Press, 1981) , 오광만 옮김, 『비유해석학』, (서울: 엠마오, 1988), 52. ; 홍정표, 『하나님 나라와 비유』, (서울: 도서출판 하나, 1995), 43.
15)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19.
16)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1-22.
17)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2-25.
18) Jeremias,『예수의 비유』, 19-21; Stein, 『비유해석학』, 58-59.
19) 예루살렘에서 케네스 베일리(Kenneth E. Bailey) 교수의 지도아래 수학한 이윤재 목사는 그의 책에서 예수님의 비유를 해석할 때, 다음과 같이 해석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 방법을 나열하고 있다. 첫째, 역사적 문화적 사실성이 왜곡된 알레고리적 해석, 둘째 유대적 관점이 아닌 자기나라의 관점에서 보는 토착적 해석, 셋째, 진리를 일반화 시킨 보편적 해석,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춘 실존적 해석을 경고한다. 이윤재, 『1세기, 팔레스타인 유대인의 눈으로 본 예수의 비유』, (서울: 쿰란출판사, 1996), 24-25.
20) Geerhardus Vos, 『성경신학』, 408.
21) 김득중, 『복음서의 비유들』, (서울: 컨콜디아사, 1988), 57에서 재인용.
22) John Timmer, The Kingdom equation , 류호준 역, 『하나님 나라 방정식 : 예수님의 비유에 대한 새로운 접근』, 27-38.; 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 본문 해석, 그리고 설교/적용』,(서울: 이레서원, 2001), 41에서 재인용
23) 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 본문 해석, 그리고 설교/적용』, 41-45.
2. 신천지의 비유 풀이
신천지는 성경에 대한 전통적인 주석이나 역사적인 성경해석을 세속적이고 인간의 지식에 대한 도전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고 모두 부인한다.
참된 성경해석은 성경이 약속한 인물이 나오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1) 그 성경에 약속한 인물은 바로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 씨이다.2)
자칭 보혜사 이만희 씨는 계시록해석과 더불어 그 말씀이 이루어진 실상을 아는 자이며, 예수님께서 천국을 비유로 말씀하신 그 신비한 뜻을 깨달아 아는 자로 소개한다. 이만희 교주를 신격화하기 위한 교리의 중심에 '비유풀이'가 있다.
1) 신천지의 비유
신천지는 성경의 대부분이 비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신천지에서 밝히는 비유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사실을 설명함에 있어 비슷한 성질의 다른 것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비유된 말씀 속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본래의 참뜻과 실체와 실상이 있으며 이것을 성경을 통해서 하나씩 찾아가고 답을 구하는 과정이 비유풀이이다. 빙자한 것은 땅의 것, 세상의 것, 육적인 것이요. 참뜻과 실상은 하늘의 것, 영적인 것이다.3)
또 다른 글에서는 비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경의 비밀은 비유의 참뜻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영적 소경이요 귀머거리가 되어, 어두운 구덩이에 빠질 수밖에 없다(사29:9-13). …중략 …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은 육적인 것을 빙자하여 비유를 베푼 영적인 것인데, 사람들이 문자에 매여 육적으로 해석하여 행동한다면, 하나님의 뜻에 맞을 리가 없다.4)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신천지는 성경의 비밀, 영적인 것, 참 뜻, 실상 등을 강조하며 비유가 풀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비유가 풀어지면 영적으로 보는 눈과 듣는 귀를 허락 받아 비밀을 깨닫는 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경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비유가 중요하며, 비유풀이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성구로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다만 혼자 계실 때에 그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해석하시더라(막4:34)"를 든다.
예수님께서 마13:11에서 '천국의 비밀'을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이 비밀은 시편78:2의 '예로부터 감추어졌던 것'이며, 마13:35에서 말하는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이라고 가르친다. 구약의 비밀은 '예수그리스도' 자신이었고(고전2:7-9, 골2:2, 요5:39), 신약의 비밀은 계시록 1:20의 '7별 7금 촛대의 비밀', 계17:7의 '7머리 10뿔 가진 짐승의 비밀', 그리고 계10:7의 '일곱째 마지막나팔의 비밀'이라고 주장한다.5)
그리고 "이 비유는 언제, 어떻게 풀어지는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신천지는 요한복음 16장 25절을 인용하여 예수님께서 "때가 이르면 밝히 증거"하리라고 하셨는데6) 이 비유는 다니엘서 12장 4절과 8-9절에서 '마지막까지 봉함'된 것으로, 계시록에서는 때가 되었으므로 인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7)
이러한 예언이 실상으로 이루어져 "끝 날에는 그것을 완전히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8) 그들의 비유를 깨닫게 하시는 주체는 '진리의 성령'(요16:12-14)이시며, 그가 오셔서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라고 말한다(요14:26).
2) 비유의 목적
신천지는 예수님께서 천국비밀을 비유로 말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말한다.
첫 번째 이유는, 천국비밀을 깨달아서는 안 되는 자들에게 감추기 위해서이다.
이만희 씨가 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다.
‘천국 비밀을 비유로 말한 첫째 이유는 천국 비밀을 깨달아서는 안 되는 자들에게 감추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자들 즉 천국의 적국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가르쳐 줄 수는 없다. 만일 천국비밀을 아무에게나 가르쳐준다면 하나님나라는 우리 안에 실현되지 못할 것이다.
비유는 천국비밀을 깨달아서는 안 되는 자들의 눈과 귀를 막는 일종의 잠금장치이다(마13:13-15).9)
그들은 예수님께서 천국의 비밀을 '저희'로 구별된 악한 자들이 깨닫지 못하도록 감추기 위해 비유로 말씀하셨음을 강조한다(막4:10-12).
두 번째 이유는, 마태복음 13장 안에서 인용된 시편 78편2절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비유를 사용하셨다고 밝힌다.
즉, 예언을 성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그들의 주장 그대로이다.
예수님께서 천국비밀을 비유로 말씀하신 둘째 이유는 구약의 예언을 이루시기 위해서이다.
하나님께서는 옛 비밀한 일을 비유로 드러내실 것을 시편 78편 2절에 미리 말씀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으로 하여금 천국비밀을 비유로 대언하게 하심으로써 구약의 예언을 이루셨다(마13: 34-35). … 중 략 … 그렇다고 예수께서 본장을 포함한 신약성경에 알려주신 '천국비밀의 실체'까지도 제자들이 다 보고 들었다는 말은 아니다.
초림 예수님께서는 천국비밀을 드러내시되 '비유로만'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천국 비밀이 비유 속에 감추어진 채로 전해진 지 어언 이천 년, 그러나 이 비유는 언제까지나 그대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때가 되면 반드시 비사(比辭)가 아닌 실상으로 이루어져 그 짝인 실상과 함께 증거 된다(요16:25).
그 실상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예언이 성취되는 오늘날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천국비밀을 실상과 함께 설명 듣는 우리는 구약의 어떤 선지자들보다, 예수님의 어떤 제자들보다 더욱 복된 자들이라 할 수 있다.10)
종합해 보면, 신천지는 비유를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것보다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서는 비유를 '예언의 말씀'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비유는 '실상'으로 이루어질 때가 있고, 그 때는 완전히 풀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즉, 성경말씀이 이 땅에 실상(實相)으로 이루어졌음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신천지는 그들의 성경공부를 통해 예수님 시대의 '저희들'처럼 깨닫지 못하도록 감추어진 자가 되지 말고, 비유의 참 뜻과 실상을 아는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본문 해석
마태복음 25장의 '열 처녀 비유'는 신천지 비유풀이 방식의 전형적인 패턴을 찾아볼 수 있는 본문이다. 그들의 무료성경신학원에서 가르치는 강사들의 강의안 내용을 그대로를 여기에 인용한다.
< 비유론 11과 : 비유한 어린 양의 피와 살, 포도주, 감람유 >
비유성구) 계6:6 포도주, 감람유 해치 말라
1) 비유한 포도주 = "예수님의 마음"
요15:1-5 참 포도나무 → 포도주 : 음료
참 목자(예수) 진리의 말씀
사55:1-3 포도주 - 영혼의 생명
눅5:37-39 새 포도주 = 새 말씀
※ 신32:31-33 거짓포도나무 = 쓸개포도 - 포도주
뱀(포도주) 독, 악독(비진리)
사28:7 포도주, 독주 - 비 진리 - 이상을 그릇 푼다
2) 비유한 감람유 = "증인의 증거의 말씀"
감람열매를 찧어서 얻은 기름(등불)
마25:1-13 천국 열 처녀의 비유
출27:20-21 7등대 : 등잔 - 감람유 : 등불 밝힘 영원한 규례
레24:1-3 등잔 + 감람유 = 등불 밝힘
슥4:11-14 두 감람나무 = 기름 발리운자 둘
성령 받은 자
계11:3-5 내가 : 두 증인 = 두 감람나무 = 두 촛대
예수님, 증거의 말씀 감람유 촛불
◇ 등 : 시119:105 성경말씀
◇ 기름 : 감람유 → 증거의 말씀(실상)
◇ 등불 있다 : 성경 말씀 깨달음
◇ 기름 파는 자 : 두 증인(예 : 사자)
◇ 때 : 마24장 → 마25장(말세 징조 성취될 때 - 그 때에)11)
위의 강의안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열 처녀 비유를 해석하기 위해 먼저 포도나무에서 포도주가 나듯이, 감람나무에서 감람유가 나오는 이치를 설명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자신을 가리켜 '포도나무'로 비유한 것을 근거로, '포도주'는 '예수님자신' 또는 '예수님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이라는 해석을 도출해 낸다.
반대로 '거짓 포도나무에서 나오는 포도주'는 '비 진리'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본문 비유로 들어와서,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는 비유를 그림으로 도식화하며 설명한다.
열 처녀 모두는 등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련한 다섯 처녀에게 기름이 없어서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한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등과 기름'이 무엇인지 알고, 준비하므로 천국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여기서 기존교회의 비유해석과 다른 것은, '기름 파는 자'에 더 체중을 실어 각별한 주의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유된 '등'의 영적의미가 무엇이고, '기름'은 무엇인지, 또한 '기름 파는 자'는 누구인지를 중심으로 비유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먼저 구약 모세 때 기름이 어떻게 쓰였는지 배경 설명을 한다.
성소에서 등잔에 기름을 채워 저녁부터 아침까지 등불이 끊이지 않게 하라는 명령이 하나님의 영원한 규례라고 강조한다. 이 등잔에 쓰인 기름은 '감람나무'에서 나오는 '감람유'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감람나무가 무엇을 상징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스가랴 선지자가 본 환상 가운데에서 찾는다.
스가랴 4장에 보면, 순금등잔 대와 그 곁에 두 감람나무가 나오는데, 11-14절에 이 '감람나무'가 '기름 부음 받은 자 둘'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말씀을 가지고 계시록 11장으로 넘어가서,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는 3절에 말하는 '두 증인'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따라서 신천지의 논리대로 이 천국비유를 전체적으로 해석하면, '신랑'은 '예수님'이며, '열 처녀'는 '신부'의 입장인데 등불을 켜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만 신부가 된다는 것이다.12)
그리고 '등'은 시편 119:105의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에 의거하여 '성경말씀'으로 해석되고, 등을 밝히는 '기름'은 감람나무에서 나오는 감람유로서 두 증인이 전하는 '증거의 말씀', 곧 '실상의 말씀'으로 해석된다.
'등불을 켰다'는 것은 '성경 말씀을 깨달았다'는 것이고, 슬기로운 처녀들이 미련한 자들에게 '기름 파는 자'에게 가서 사라고 한, 그 '기름 파는 자'는 감람기름을 가진 사람이므로 계시록에 나와 있는 '두 증인'으로 해석한다.
이처럼 신천지는 '신랑', '신부', '등', '기름' 등의 비유적 단어풀이를 중심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있다. 본문의 천국비유는 '기름'이라는 단어풀이에 초점을 맞추어 구약의 제사법에 쓰인 기름과 선지서의 환상, 그리고 계시록의 말씀으로 연결하여 '기름 = 증거의 말씀'이라는 하나의 수학적 공식처럼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으로 성경을 해석해 나간다. 이 비유를 통해 신천지가 주장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신랑 되신 어린양을 고대하는 말세의 신앙인들이 준비해야 할 기름은 감람기름이며, 준비하지 못했다면 파는 자 곧 두 증인을 통해 말세에 이루신 실상의 증거를 듣고 보고 깨달아, 등만 들고 다니는 미련한 신앙인이 아니라 지혜 있고 슬기 있는 처녀가 되어야 할 것이다.13)
결과적으로 신천지는 예수님의 천국비유를 계시록과 연결시켜, 이 예언의 말씀이 실상으로 이루어진 실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비유풀이를 시도한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계시록 11장 '두 증인'이 누구인가이다.
신천지는 '두 증인'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본장에 출현하는 이 두 증인에 관한 해설은 구구한 학설이 많지만 모두가 취할 바가 못 된다. 왜냐하면 두 증인에 대해서는 실제로 증인이 나타나야만 알 수 있으며, 또한 이 두 증인의 역사는 계시록을 증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이다.
두 증인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또 언제 나타나며, 그들에게 주어진 소임은 무엇일까? 이 모든 해답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 두 증인과 감람나무에 대해서 아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증거함을 듣지 아니하고는 하나님의 참 뜻과 그의 경륜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름 발리운 자는 이사야 61:1-3에 본대로,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상한 자에게 고침을,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전파하는 사람이다.
그가 곧 이 땅의 주 앞에 모셔 섰는 기름 발리운 자 둘이다.
물론 두 증인은 하나님을 증거하는 자들로서 예수그리스도처럼 충성된 참 증인임을 말한다(계1:3, 계3:14).
… 중 략 …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그가 굵은 베옷을 입었다는 말은 회개를 촉구하는 사명자임을 뜻한다. 그리고 일천 이백 육십일 동안 예언하게 된다.
본서 제2장과 3장에서 해설한 바와 같이 그가 본 것 즉, 예비한 제단의 일곱 사자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어떻게 언약을 받았으며, 또 왜 배도하였고 범죄하였는지 그 모든 진상을 본 사실대로 증거하여 그들의 허물을 고한다.
또 배도한 이 선민들이 이방의 신을 끌어다가 그로 더불어 행음하여 원수의 짝이 된 모든 내력과 원수 대적들의 정체도 적나라하게 폭로하므로써 모세가 광야에서 불뱀을 들어 증거하듯이 이 시대에 출현한 용을 장대에 매달아 그 실상을 보여 증거하는 것이다.14)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계시록 11장의 '두 증인'은 한 명의 사명자와 그를 보필하는 한 명의 동역자, 곧 '두 사람'을 지칭한다. 아담에게 하와가 있었듯이, 아브라함 옆에는 롯이 있었고, 모세 곁에 아론, 그리고 예수님 옆에 베드로가 배필이 되었던 것과 같은 이치로 마지막 날 동일한 역사가 재현된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15)
이 두 사람은 '이만희 씨'와 '홍종효 씨'로 추정되며, 이들은 살후 2:1-3에서 주의 강림하심 이전에 나타나는 '배도와 멸망의 일'을 보고 증거하는 자라고 말한다.16)
먼저 배도하는 일은 계시록의 2-3장에 기록된 7교회가 책망 받은 사건이 실제로 한국 땅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내용인즉, 이만희 씨가 신천지를 창설하기 이전에 몸담았던 '장막성전'이라는 이단 단체가 있었다. 그곳은 2000년 전 예수님께서 역사하시기 전 성경의 예언대로 길예비 등불역사로 출현되었던 곳인데, 멸망자가 거룩한 곳에 들어와 이방의 처소로 바꾸었다17)고 말한다.
1966년 3월 14일에 시작한 '첫 장막성전'이 하나님과 피로 세운 언약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므로, 1980년 9월에 이방 교권자들에 의해 멸망 받은 사건을 가리켜 '멸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두 증인은 이 두 사건을 보고 들은 증인이며, '배도―멸망―구원'의 노정 순리를 따라 배도와 멸망의 사건 이후에 구원의 처소로 인도하는 '구원자'의 의미로 설명된다.18) 이처럼 열 처녀 비유의 '기름 파는 자'임과 동시에 계시록의 '두 증인'의 예언이 실상으로 성취되었다고 하는 실체는 이만희 씨의 이름으로 귀결된다.
보혜사의 사명과 요한의 사명은 동일한 것으로 사실상 끝 날에 나타나 역사하게 될 두 증인과 같은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혼돈해서는 안 될 것이 끝 날에 사도요한이나 보혜사나 증인이 각기 따로 나타나 역사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세 사람으로 보이는 이 사명자들은 각기 다른 인물이 아니고, 동일한 사명을 받은 동일한 인물이다. 마지막 날에 예수의 권세를 받아 구원과 심판, 예언과 증거, 모든 일을 맡아서 수행할 지상의 육체적인 사명자가 나타난다. 바로 이 인물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들이 사도요한이요, 보혜사요, 또 증인이다.19)
이 외에도 이만희 씨는 성경의 여러 곳을 증거 말씀으로 삼아서 성경에 약속한 목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마태 24장의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 계시록 10장의 하늘에서 온 열린 책을 받아먹은 자, 계시록 12장의 해를 입은 여자가 낳은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 아이, 6장과 19장의 예수님께서 타신 백마 등20) 모두 신천지의 비유풀이의 종착점은 교주 이만희 씨에게 맞춰진다.
4) 기타 비유풀이
열 처녀 비유 외에도 예수님께서 천국에 대하여 비유하신 말씀들이 마태복음 13장에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일명 '가라지 비유'는 신천지의 교리를 형성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비유 하나이다.
마태복음 13:24-30에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고, 36-43절에 설명하신다.
신천지에서는 이 비유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이 세상에 있는 생명체는 모두 씨가 있듯이, 영의 세계에 계신 하나님과 사단에게도 각각 씨가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자연의 이치는 영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하나님의 씨로 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하나님의 씨로 나지 않은 자는 하나님과는 상관없는 외인 곧 이방인이 된다. ……중 략……
이 두 가지 '씨'에 의해 하나님의 아들이 되느냐, 마귀의 자식이 되느냐가 결정되므로(요8:44-47), 씨 뿌리는 비유는 모든 천국비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막4:13). 씨 뿌리는 비유를 알지 못하면 천국 밖의 외인이 되고 죄 사함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과연 옳다.21)
신천지는 마태복음 13장의 '씨뿌리는 비유'와 '가라지 비유'를 혼합하여 이해한다. 이 비유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교리를 형성하는 첫 출발점이기 때문에, 이 비유를 알지 못하면 "죄사함을 받지 못한다"라고까지 언급하며 강조하고 있다.
가라지 비유는 예수님께서 문맥 안에서 별도의 설명을 해주셨다.
그런데 신천지는 그 위에 약간의 해설을 가미하여 그들의 구미에 맞게 본문을 해석한다. 구체적으로 그들의 비유풀이를 살펴보면, '좋은 씨를 뿌린 사람'은 인자이신 '예수님' 그대로를 가리킨다. 그런데 그가 뿌린 '좋은 씨'에 대한 언급은 '천국의 아들들'이라고만 기록되어 있는데, 신천지는 '하나님말씀'이라는 해설을 덧붙인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천국의 씨를 뿌리신 '밭'은 천국복음이 전해진 '예수교회'를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한편, 좋은 씨와 반대되는 '가라지'는 '사단의 말'이며, 그 거짓교리로 난 '사단의 자식들'을 포함한다. 예수교회에는 하나님의 말씀 뿐 아니라 사단의 비 진리도 함께 존재한다는 교리를 탄생시킨다.22)
또한 신천지는 이 본문이 구약의 예언의 말씀이 성취된 결과라고 설명하기 위해, 예레미야 31장 27절 성구를 연결시킨다. "내가 사람의 씨와 짐승의 씨를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뿌릴 날이 이를 것이라"고 하신 말씀을 해석하기를, '사람의 씨'는 '좋은 씨', '짐승의 씨'는 '가라지'로 본다. 그리고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은 예수님의 '밭'이라고 주장한다.
이 두 가지 씨는 초림 때 '예수교회'라는 밭에 뿌려졌는데, 자라서 추수할 때가 이르렀을 때 가라지는 불사르고 알곡은 곳간으로 옮긴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즉, 세상 끝에는 예수교 안에 있는 가라지와 같이 비 진리를 따르는 자들은 각각 '교단'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으며, 알곡 같은 자들은 추수꾼을 통해 불러 보아서 그들의 '천국 곳간'인 '시온 교회'로 데려간다고 주장한다.
이 때 추수와 심판에 관한 내용을 계시록 14장과 연결하여, '천사들'이 '사람'을 '낫'으로 삼아 '알곡' 성도들을 '추수'한다는 교리로 설명한다.23)
이러한 논리로 그 유명한 신천지의 '추수꾼 교리'가 생성된 것이다.
그래서 현재 신천지인들이 기성교회로 침입해 들어와서 성도를 미혹하는 일이, 사실은 말세의 때에 추수꾼으로써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리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온갖 거짓말로 미혹하는 일을 하더라도, 양심의 가책이 없이, 그들 나름대로는 성경의 말씀을 성취하는 자라고 자부하며 헌신할 수 있는 것이다.
신천지는 이러한 패턴으로 비유풀이를 하여 만들어낸 공식들을 다음과 같은 노래로 만들어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 그들의 가사 내용의 일부만 나열한다.
제목 : 성경비유풀이 노래
김ㅇ록 가사 정리, 최ㅇ선 작곡, 총회교육부, 총회찬양부
1절
씨는 말씀이요, 밭은 마음과 교회, 나무는 사람이요, 가지는 제자
잎은 전도자요, 열매는 말씀과 성도, 새는 영이요, 양식은 말씀
누룩은 교훈이요, 그릇은 사람의 마음, 지팡이는 말씀과 사람이라
저울은 마음 행동 달아보는 말씀, 불은 소멸과 심판의 말씀
2절
향로는 사람의 마음, 향은 기도라, 향연은 상달이요, 가마는 교회
빛은 진리의 말씀, 어둠은 비 진리, 눈 등대 촛대는 영과 사람
소경은 보고도 깨닫지 못하는 자, 귀머거린 들어도 알지 못하는 자
예복은 옳은 행실, 등불은 말씀, 보물은 말씀과 사람이라24)
이러한 비유풀이 가사가 6절까지 이어진다. 신천지는 비유 안에 있는 각각의 단어들에 해당되는 영적의미들을 공식처럼 만들어서 노래로 부르게 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풀어진 영적해석들을 다시 성경 곳곳으로 끌어 당겨서 같은 단어가 나올 때 대입하여 새로운 성경해석 작업을 해낸다.
특별히 계시록 전장을 풀어나가는데 이 비유풀이 해석은 유용하게 활용된다.
신천지는 이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 본문 주해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천국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신 그 본질적 의도를 깨닫기 위해서는, 이 비유의 내용 뒤에 숨어있는 참뜻을 올바르게 잘 찾아야한다.
먼저 본문에 깔려 있는 사회적 문화 배경을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1) 배경 연구
이 비유는 예수님 당시의 결혼식에 대한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이다. 우리나라의 결혼 풍습으로 본문을 해석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본문에서 처녀가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이하는 것, 신랑의 도착이 밤까지 늦어지는 것들은 모두 자유로운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적인 결혼식에 관한 것들이다.25) 이는 현대 팔레스타인의 결혼관습에 의해서도 확인될 수 있는 사실인데, 마태복음 13장에서 농사에 익숙한 청중에게 씨 뿌리는 광경으로 천국을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당시의 결혼풍습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이 비유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1세기 팔레스틴 당시, 결혼은 한 남자와 미래의 장인 간에 약속을 맺음으로 성립되었다. 지금의 '약혼'의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기간은 보통 1년 정도 지속되었으며, '결혼'과 동일한 구속력을 갖고 있었다.26) 약속한 결혼날짜가 되면, 신랑은 혼인잔치에 신부를 데려가려고 먼저 신부의 집을 찾아간다.
본문에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명의 처녀'는 '신부의 들러리'인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녀'라고 불리기도 한다.27) 이스라엘의 혼인잔치는 보통 해가 진 이후에 시작되기 때문에 횃불로 길을 밝혀야 했다.
신부의 들러리들은 신부의 집 문 밖에 나가서 등을 들고 있다가, 신랑이 친구들과 함께 신부의 집에 당도하면 영접하곤 했다. 그런데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신부 집에 가는 시간은 매우 다양하고 또 지방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밤에 신랑이 그의 아버지 집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결혼예식이 절정을 이루고 끝난다는 점에서는 거의 모두 공통적이라고 한다.28)
여기서 열 처녀들이 들고 신랑의 행렬을 맞는 '등'(lampa,daj)은 '등잔(lu,cnoj, 막4:21)이나 '초롱'(fano,j ,요18:3)이 아니라, 오히려 '횃불'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29) 이 횃불은 꼭대기에 기름을 듬뿍 묻힐 수 있는 솜뭉치를 가지고 있는 장대로 만들어졌는데, 기름이 묻은 솜뭉치에 불을 붙이면 횃불이 밝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계속 횃불이 타오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15분마다 솜뭉치에 부가적인 감람유를 공급해야 한다. 횃불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는 충분한 기름을 준비하되, 특별히 신부 들러리로서 신랑 집에 가서 횃불 춤을 추게 되는 경우라면 더욱 넉넉히 준비해야만 했다.30)
이 때 신랑의 도착이 지연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는데, 신부 들러리들이 신랑 집까지 행진을 하고 무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횃불을 계속 태울 수 있는 여분의 기름이 필요했다.31) 횃불에 사용된 감람유는 올리브열매에서 추출한 기름을 말하는데, 지금도 팔레스타인에는 올리브를 흔히 볼 수 있다. 감람산에 특히 더 올리브 나무가 많으며, 여기저기서 기름을 짰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이 올리브기름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성전에서 밤새도록 불을 밝히도록 사용하기도 하고(출27:20),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울 때 사용되기도 했다. 제사장이나 예언자, 왕을 임명할 때 올리브기름을 머리에 부어 임명하였다(삼상10:1, 왕하9:3). 이처럼 감람유는 제의적으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중요했다. 요리에 많이 사용되었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또한 불을 밝히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서민들에게도 필수적인 품목이었다.32)
유대인들의 숫자 '열'(de,ka)은 완전수를 상징하는데, 십계명, 열 달란트(25:28), 은 10(눅15:8), 열 고을(눅19:13-17), 열 므나, 열 줄의 악기(시33:2)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대인들은 '열'을 이상적인 숫자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회당에서의 공식집회도 열 명이 참석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장례행렬에도 10명의 사람이 필요했다고 한다.33)
본문에서도 그러한 풍습에 따라 들러리 처녀들이 열 명으로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본문에 나타나는 예수님 당시의 혼인 잔치 풍경을, 현재 오늘날 한국에서 치러지는 우리의 결혼식 개념에 대입하여 이해하면 안 된다.
간혹 본문의 '열 처녀'를 계시록 19장의 '어린양의 혼인잔치'의 '아내'로 간주하여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랑을 맞이하는 처녀는 다시 말하지만, 신부가 아니라, 신부의 들러리이다. 유대적 배경을 모르더라도 문맥 안에서 신랑이 한 명인데, 아내가 될 사람이 10명이 되는 논리는 맞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2) 문맥적 의미
본문은 마태복음에 수록된 예수님의 유명한 다섯 가지 설교34) 중에서 제일 마지막 부분, '종말설교'(24:2-26:1)35)에 해당된다.
이 설교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성전의 파괴와 주님의 임하심과 세상 끝날의 징조가 무엇인지를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대답해주신 말씀이다.
예수님은 이 종말 설교에서 제자들에게 종말 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며, 무엇을 주의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치셨다.
주님의 재림이 있기 전에 예수의 이름으로 와서 미혹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난리와 난리의 소문들이 떠돌고 민족적, 국가적 전쟁이 발생하며 곳곳에 지진과 기근이 발생한다. 그 때에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미워하고 죽이기도 하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시험에 빠지고 불법이 성하며 사랑이 식어진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을 것인데,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고서야 그제야 인자가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이처럼 마지막 날이 오기 전에 일어날 징조들을 말씀하시되, 구체적인 진행과정이나 재림의 시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주시지 않으셨다. 다만 그 날과 그 때는 심지어 아들이신 예수님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께서만 아신다고 말씀하셨을 뿐이다.
요약하면 인자의 재림시기를 알지 못하므로 깨어 준비하고 있을 것과 예수님께서 부탁하신 일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을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36)
그리고 예수님은 비유를 사용하여 제자들의 이해를 도우셨는데, 24장에는 무화과나무와 맷돌 가는 두 여인을 빗대어서, 또 도둑이 오는 것처럼, 그리고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을 비유로 말씀하셨다. 이어서 25장에서는 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 비유를 말씀하셨다. 최갑종 교수는 위의 비유들 중에서 네 가지 비유, 즉 24장의 마지막 비유인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의 비유와 25장의 열 처녀, 달란트, 양과 염소비유 사이에 보이는 5가지의 공통점을 찾아내었다.
첫째, 모든 비유가 주인공의 일시적인 부재와 귀환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둘째,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결정된 두 종류의 사람들을 언급하고 있다.
셋째, 주인공의 귀환과 함께 사람들에게 분리와 심판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넷째, 모든 비유에서 주인공으로부터 긍정적인 판단을 받은 자들은 한 결 같이 비유의 전반부에, 부정적 판단을 받은 자들은 항상 비유의 후반부에 위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가지 비유 중에서 첫째 비유와 셋째 비유가 한 짝을 이루고, 둘째 비유와 넷째 비유가 한 짝을 이루고 있다.
말하자면 이 비유들은 마태복음서의 특징적인 문학구조인 단계 병행법(step parallelism)인 ABA'B'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비유와 셋째 비유의 경우(AA') 두 비유가 주인과 종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주인의 떠남과 귀환을 전제하고 있으며, 주인과의 관계에서 충성된 종과 악한 종이 결정되어 충성된 종에게는 주인의 더 많은 것이 맡겨지고,"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24:51; 25:30)는 동일한 문장으로 끝나고 있다.
둘째와 넷째 비유의 경우에는 앞의 경우처럼 뚜렷한 병행형태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떠남이 전제되지 않으며, 주인공으로부터 직접적인 임무를 부여받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분리와 심판도 그들 자신들의 자발적인 행위에 좌우되고 있다는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37)
이처럼 종말설교 안의 비유들은, 인자가 언제 어느 때에 다시 오실지 모르지만 불현듯 오실 그 때에,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과 같이, 등과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처녀와 같이, 주인의 달란트를 각각 두 배의 이익으로 남긴 착하고 충성된 종들과 같이, 마지막으로 지극히 작은 자에게 사랑을 베푼 양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이야기 한다.
종합적으로 이 비유들은 갑자기 주의 재림의 날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엄습당하지 않도록 "깨어 있으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38)
24장 42절의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와 44절의 "이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그리고 25장13절의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는 구절들은 이 주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말씀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어떠한 자세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의 전체 문맥 안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교훈들은 본문 주해 작업 뒤에 발견되는 '교훈' 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논하도록 한다.
3) 비유 해석
25:1 그 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때에'(To,te)라는 첫 단어는 이 비유가 24장에서부터 이어져서 재림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천국은 마치 …와 같다"는 표현은 13:24; 18:23; 22:2와 비슷하지만, 종말을 지향하기 때문에 미래 시제를 사용하고 있다.39) 이 말씀은 '천국'이 '열 처녀'와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천국이 도래했을 때 벌어질 상황이 이 열 처녀의 이야기에서 일어난 일과 비교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40)
본문의 '처녀들'은 마태복음에서 이 곳 외에 1:23에서만 사용되었는데, 결혼하지 않은 처녀라는 일반적 의미이다. 여기서는 결혼식 신부의 '들러리'를 가리킨다.
처녀들이 들고 신랑의 행렬을 맞는 '등'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횃불'이다. 하나님 나라가 시작될 때에는 처녀들이 횃불을 들고 신랑을 맞아들이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여기서 '신랑'은 마태복음 9:15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자신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41) 본 비유에서도 이 단어는 재림하실 예수님을 가리키는 비유어이다. 예수님을 '신랑'으로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인데, 신랑을 기다린다는 것은 곧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본 비유에서 신랑 되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성도는 신부가 아닌, 들러리 친구 열 명이다. 이들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 즉 예수의 제자들을 가리키는 상징어로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모두 신랑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기다리고 있던 자들이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천국의 비유가 시작될 때부터 일찌감치 천국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본문의 열 처녀들은 '그리스도인들'로 해석되어야 한다.42)
25:2-4 그 중의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 자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신랑을 기다리던 열 처녀가 모두 똑같지는 않았다.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미련하다'는 말은 '얼빠졌다'는 뜻이다.
이 단어는 마태복음 7장 26절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예수님은 주님의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를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으로 비유하였다.
'슬기 있다'로 해석된 헬라어 '프로니모이'는 24장 45절의 '지혜로운'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본문에서 다섯 처녀가 '미련하다'고 지칭된 이유는,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그들은 아주 근시안적이어서 결혼잔치가 지연될 것을 생각하지 않았고, 횃불에 계속 기름을 먹여야 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43) 반면에 슬기로운 처녀들은 '기름 그릇'을 따로 준비하여 등과 함께 가지고 갔다. 기름을 준비했고, 준비하지 않은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왔다.
즉 혼인 잔치에 들어간 지혜로운 처녀들과 못 들어간 어리석은 처녀들을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이 기름을 준비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의 차이이다.
따라서 이 비유에서 '기름을 가지다'는 것은 미래의 어느 날 주님오실 때에 겪게 될 현실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25:5-7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 이에 그 처녀들이 다 일어나 등을 준비할새
열 처녀는 모두 신랑을 기다렸다. 그리고 모두 등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신랑이 늦어진 데서 발생한다("신랑이 더디 오므로").
처녀들은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다 졸며 잤다. 여기서 '잠'은 단순히 신랑을 기다린 시간이 오래 되었음을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44) 신랑이 지체됨으로 생긴 자연적인 결과로 봐야 한다. 지혜롭고 미련한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설명상의 특징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우화처럼 이해해서 그들이 잠을 잔 것에 대해 정죄해서는 안된다. 지혜로운 처녀와 어리석은처녀 모두다 졸았기 때문이다.
신랑은 한 밤중이나 되어서야 왔다.
처녀들이 신랑이 왔다는 소리에 다 깨어 일어나 등을 준비했다.
'등을 준비하다'에 해당되는 단어인 '코스메오'는 낡은 건물이나 집 따위를 수리하거나(눅11:25), 여인이 갖가지 장식으로 얼굴을 단장할 때(딤전2:9; 계21:2), 그리고 건축물 따위를 아름다운 장식으로 꾸미고 단장하는 것(계21:19)을 의미하는 동사이다. 여기서는 기름이 딸려서 연기를 내는 횃불에 기름을 축여 다시 환하게 불을 밝힌다는 표현으로 쓰였다.45)
25:8-9 미련한 자들이 슬기 있는 자들에게 이르되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을 좀 나눠 달라 하거늘 슬기 있는 자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와 너희가 쓰기에 다 부족할까 하노니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너희 쓸 것을 사라 하니
미련한 처녀들은 신랑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어났을 때, 자신들의 횃불이 꺼지려고 하고 있으며 불꽃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슬기 있는 처녀들에게 기름을 나누어 달라고 요청하지만, 그녀들도 함께 나눠 쓸 정도로 기름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이것을 단순히 이기적인 행동이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는, 슬기로운 처녀들이 적은 양의 기름을 함께 나누어 쓴다면 불을 밝힐 수 있는 횃불이 없어서 결국에는 결혼 행렬을 비추어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46) 그래서 지혜로운 처녀들은 미련한 처녀들에게 기름 파는 자에게 가서 쓸 것을 사오라고 제안한다.
이것은 준비가 부족한 나머지 도중에서 실패하는 사람들에게는 결국 천국 문이 닫히고 만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존 칼빈은 어리석은 처녀들이 어떻게 기름을 사러 가기 시작했는가 하는 대목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확한 시간에 준비를 갖추지 않은 자들은 하늘나라의 문에서 쫓겨나고 말 것이라는 의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47)
따라서 이 말씀은 기독교 윤리적 차원의 교훈보다는, 신랑을 맞이하고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횃불이 준비되어야 하며, 그 횃불이 꺼지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어내야 한다.48) 예수님께서 자기백성들을 천국으로 데려가시기 위해 재림하실 때 우리는 준비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
본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아무도 타인을 의지할 수 없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책임을 진다.
25:10 그들이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오므로 준비하였던 자들은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힌지라
어리석은 처녀들이 기름을 사려고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다섯 처녀들은 신랑을 맞이하지 못했고, 혼인잔치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행렬을 지어 연회장으로 갔다. 기름을 가진 처녀들은 준비를 갖추었고, 신랑은 그들을 혼인잔치 장으로 맞아들였다. 혼인잔치 집에서 사람들은 횃불이 다 꺼질 때까지 횃불을 밝히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49)
이 비유에서 신랑이 도착했을 때, 즉 '인자의 재림'의 때에 '준비하였던 자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로 들어간다. 그들은 하나님나라의 영원한구원을 유업으로 받고, 구원의 근원되시는 그리스도 앞에서 영원히 살게 될 사람들을 가리킨다.50) 그리고 '혼인잔치'는 마태복음 22:1-14에서와 똑같이 메시아와 관계되어 사용되었다. 혼인잔치의 '문이 닫힌다'는 상징은, 너무 늦어서 구원받은 자와 버림받은 자들의 분리를 변경시킬 수 없는 시간을 지적한다.51)
본문 비유에서 핵심 강조점은 '문이 닫힌지라'이다. 예수님께서는 준비되어 있어야 할 때 준비할 시기를 놓친다면 영원히 그 기회를 상실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신다.
25:11-12 그 후에 남은 처녀들이 와서 이르되 주여주여 우리에게 열어 주소서 대답하여 이르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 하였느니라.
이제 미련한 처녀들은 '남은' 처녀들로 불려진다. 그들이 돌아왔으나 문이 닫힌 것을 발견하고, 문을 열어달라고 간절하게 부르짖는다. "주여 주여"라는 그들의 간청은 예수님께서 산상설교의 교훈이 끝날 즈음에 하신 마태복음 7:21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는 말씀이 미련한 처녀들에게 일어난 것이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진실과 권위의 인(印)의 표현인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라는 말씀으로 단호하게 대답하신다.52)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한다". 이 말은 "나는 너희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의미이다.53) 뿐만 아니라 "너도 나와 상관없다"는 뜻이 된다.54) 마태복음 7:21-23에 많은 사람이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였을지라도, 그들은 예수님께 "도무지 알지 못하는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될 뿐이었다. 미련한 다섯 처녀들도 그들이 부여받은 일에 대한 적절한 준비를 하지 않은 탓에 잔치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예수님께 '알지 못하는 자들'이 된 것이다.
헤르만 리델보스는 이 구절에서 예수님께서 비유의 제한성을 뛰어 넘어 단순한 혼인식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계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신랑이 들러리들에게 문을 걸어 잠근다는 일을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생각이 단순히 태만이라는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천국과 전혀 상관없는 생활방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한다.55) 미련한 처녀들이 자신들도 들어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그들은 신랑이 예기치 않게 더디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고, 미리 준비하지도 못함으로 혼인 잔치를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아무리 호소를 할지라도 그들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었다.
25:13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
예수님께서 이 비유의 끝에 하신 말씀은 종말설교 중 첫 번째 결론인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마24:42)와 같다. 이 비유가 24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증거이다.
이 비유는 24장 3절에서 '주님의 재림'에 대해 묻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답변해 주신 말씀 가운데에 들어있다.
여기서 "깨어 있으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잠을 자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5절에 슬기로운 처녀들을 포함한 열 처녀 모두 다 잠을 잔 것에 대해서는 책망이 없다. 그러나 신랑이 왔을 때 어리석은 처녀들이 보여 준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말씀으로, '영적으로 깨어 있으라.'는 의미이다.
영적으로 깨어 있다는 것은, 항상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을 뜻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재림의 시간, 날과 그 시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깨어 있음이 필요하다.56) 도래한 천국을 위한 경성함이 전 생활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이는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57) 그리고 각자 자신의 영적 상태에 대한 책임은 자신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58)
4) 교훈
위에서 살펴본 대로, 이 비유는 24장에서부터 이어진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 비유를 베푸신 일차적인 목적은 마지막 일들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소망을 순결하고 튼튼하게 세워주고 또 자신의 부름에 주의하도록 촉구하기 위함이었다.59)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제자들, 즉 그리스도인들에게 본문의 비유처럼 신랑 되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열 처녀에게 벌어진 상황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혼인잔치로 비유되는 예수님의 재림60)은 어느 때에 임할는지 아무도 모른다.
신랑의 도착이 지체되었던 것처럼, 예수님의 다시 오심과 종말도 우리가 생각했던 합당한 시간이 아닌, 부적당한 시간에 오실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마땅히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을 가지고 있을 때이다. 신랑을 맞이할 들러리들이 혼인잔치에 쓰일 횃불을 준비하되, 반드시 밝혀 줄 기름도 함께 필요하듯이,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을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했다.
비록 이 비유가 풍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등과 그릇, 기름 파는 자 등은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하여 끌어들인 소품에 불과하므로 각각의 독립적이고 영적인 의의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 될 수 있다.61)
보통의 비유는 하나의 요점을 강조하고, 나머지는 중심 내용을 돕는 역할로 사용된다.62) 예수님의 이 비유도 마찬가지로 그 당시의 결혼 관습을 배경으로 하고, 나머지는 몇 가지의 특성만 뽑아 윤곽을 삼을 뿐이다.63)
그러므로 본문에서 우리가 발견해내는 중심 요지는, 슬기로운 5처녀와 같이 주님의 재림을 위하여 지금 '준비해야 한다'라는 사실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지혜로운 처녀가 자신의 기름을 나눠줄 수 없었던 것은, 적어도 개인적인 책임이라는 주제가 암시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며, 자신이 준비해야 하는 것을 강조한다.64) 분명한 점은 나머지 비유적 요소들이 중심내용을 강조하고 돕기 위한 방편이라는 사실이다.
도날드 해그너는 본 비유의 핵심이 준비성과 비준비성, 그리고 준비하지 못한 자의 비극적 결말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65)
누군가는 들어가는 반면 문이 닫히고 버림받는 자로 분리된 유일한 기준은, 기름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여부이다.
즉, 열 처녀 비유의 핵심은 기름이 무엇을 상징하는가에 있다. 그렇다면, 본문 안에서의 기름은 무엇을 뜻하는가? 해결의 실마리는, 비유 속의 열 처녀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제자들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제자가 된 자들이다.
'믿음'은 제자들을 만드는 도구이며, '제자의 자격요건', 혹은 '교회의 구성원리'라고도 부를 수 있다. 반면에 '기름'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요구하신 것으로, 복음서의 설교를 통해 가르치신 말씀 가운데에 잘 나타나있다.66)
정훈택 교수는 예수님의 교훈을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하여 분석하고 있다.
첫째 예수께서 오심으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에 대한 선언. 이는 예수의 인격, 활동, 생애와 연결된다.
둘째,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라는 권고. 회개나 믿음 등 첫째 요소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뜻한다.
셋째, 예수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명령. 구약의 해석과 예수의 종교적, 윤리적 명령을 뜻한다.
넷째, 예수의 가르침을 꼭 가르치고 이행하라는 권고와 경고. 하나님의 은총을 바르게 수용했다는 확증이 된다.
첫 번째와 세 번째는 하나님과 예수의 일방적인 사역이다.
신학자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직설법과 명령법으로 구분한다.
하나님이 선언하신 것과 명령하신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두 번째와 네 번째는 하나님과 예수의 사역인 첫째와 셋째에 대해 인간의 응답을 요청하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의 수동적 반응, 네 번째는 인간의 능동적 반응을 요구하셨다는 뜻이다. 좀 더 쉽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일에 대한 믿음과 하나님의 요구에 대한 순종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67)
우리는 예수님의 교훈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과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결합'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등에 기름이 꼭 필요한 것처럼, 믿음과 순종은 불과분의 관계로, "믿음은 순종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은 모든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름'으로 볼 수 있다.68)
사실 역사적으로 이 '기름'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논의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구약시대에 제사장이나 왕을 세울 때에 사용되던 기름부음과 관련하여 '성령'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열 처녀 비유의 전후 문맥과 마태복음의 전체 맥락을 고려해 보았을 때, '기름'을 '성령'으로 연결하여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위에서 제시하는 교훈이 마태복음 전체 안에서 설득력을 가지는 해석이 됨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의 표를 참고한다.69)
<표-①> 마태복음의 전체 구조
마태복음은 역 교차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히브리식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데, B와 대치되는 B'는 산상수훈과 종말론 강화부분이다.
전자는 하나님나라의 백성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이 제시되고 있다면, 후자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경고로 인자의 날을 준비하는 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씀해 주고 있다.
둘 사이에 순종의 삶에 대한 주제가 공통적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70)
이것을 자연스럽게 마태복음 7장 21절 말씀과 연결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데, 예수님은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7:20)는 말씀에 이어서 '천국'은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다.
또한 24절에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다"와 26절에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라는 교훈으로, 행하는 믿음 곧, '순종'을 강조하시며 산상설교를 마치셨다. 마태복음의 핵심이자, 예수님의 교훈이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산상설교는, 최종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며 끝을 맺고 있다. 그만큼 예수님의 교훈 가운데 순종하는 삶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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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
1) 총회 이단(사이비)피해대책 조사연구위원회 ․김인환․심창섭, 『기독교 정통과 이단, 무엇이 다른가?』, (서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출판부, 2009), 239.
2) 그의 저서 가운데 "예수님이 재림하셨다!" 또는 "그 사람이 바로 나다!"라고 직접적으로 밝히는 본문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신천지인들은 다른 이단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재림 예수, 재림 주'를 믿는 이단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만희 씨를 '사도요한 격 사명자', '이긴 자' 등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인간 보혜사'라는 개념의 교리를 통해 성령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다. 그의 책 저자란에 기록한 "保惠師․李萬熙 著" 표지가 그 증거이다. 이만희, 『천국 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05년); 이만희, 『계시록의 진상 이렇게 이루어졌다』,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11년) 등
3)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안양: 시온기독교신학원, ), 8-9.
신천지는 각 지역별로 전국에 약 100여개의 "무료성경신학원"을 운영하는데, 초,중,고등 과정으로 매주 4회(월,화,목,금),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총 6-7개월 기간 동안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초등과정에서는 간략한 성경개론과 20과의 비유론, 중등과정은 창세기부터 히브리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성경 이해를 초등단계에서 배운 비유풀이에 대입하여 총 20과로 강의한다. 마지막 고등과정에서는 계시록 1장부터 22장까지 각 장별 해석과 더불어 이 계시록이 이루어진'실상'을 가르친다.
4) 이만희, 『성도와 천국』, (안양: 도서출판 신천지, 1995), 24-26.
5)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8-9.
6) 이것을 비유로 너희에게 일렀거니와 때가 이르면 다시는 비유로 너희에게 이르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것을 밝히 이르리라
7) 계22:10 "또 내게 말하되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인봉하지 말라 때가 가까우니라"
8) 예레미야 23장 20절을 근거 구절로 제시한다. "여호와의 진노가 내 마음의 뜻하는 바를 행하여 이루기까지는 그치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끝날에 그것을 완전히 깨달으리라"
9)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06), 106-07.
10)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108-09.
11)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30.
12) 고후 11:2에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는 말씀에 근거하여 '열 처녀'를 '신부'로 해석한다.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87.
13) 한순찰 엮음, 『종교 세계의 관심사』, (1994년 발행), 27.
14) 이만희,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안양: 도서출판 신천지, 1985), 159-61.
15) 이만희,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 177.
16)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하심과 우리가 그 앞에 모임에 관하여 혹 영으로나 혹 말로나 혹 우리에게서 받았다 하는 편지로나 주의 날이 이르렀다고 쉬 동심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하지 아니할 그것이라 누가 아무렇게 하여도 너희가 미혹하지 말라 먼저 배도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이르지 아니하리니"(개역한글판, 살후 2:1-3)
17) 신천지는 이 사건이 마24:15, 렘32:31-35, 겔44:7-8에서 예언한 일이 이루어진 실상이라고 주장한다.
18) 『신천지 발전사』, 28-37; 『종교세계 관심사』, 35-71.
19) 이만희,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 177.
20) 신현욱,「이단사이비대처세미나: 사이비 종교집단'신천지(이만희)'의 정체는,3.
21)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06), 114.
22)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10-11;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115.
23)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115-17.
24) 한국이단문제연구소 (부산종교문제연구소) http://cafe.daum.net/yiktus
25) Jeremias,『예수의 비유』, 49.
26) 노재관, 『신약배경』,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99), 251-55.
27) 이윤재, 『1세기, 팔레스타인 유대인의 눈으로 본 예수의 비유』, 121-22.
28) Jeremias,『예수의 비유』, 167-68.
29) 예레미야스는 기름을 먹인 헝겊이나 굵은 베로 끝을 맨 막대기로 설명한다. Jeremias,『예수의 비유』, 169.
30) Simon J. Kistemaker, The Parables of Jesus, 김근수/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86), 144.
31) Craig S. Keener, The IVP Bible Background Commentary : New Testament, (Downers Grove: InterVarsity Press, 1993), 정옥배 역,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1998), 133-34.
32) 이진희, 『유대문화를 통해 본 예수의 비유』, (서울: 쿰란출판사, 2001), 58.
33) R. C. H. Lenski, The Interpretation of St. Matthew's Gospel Ⅱ, 문창수 역, 『마태복음 (하)』(서울: 백합출판사, 1974), 342.
34) 이를테면 5-7장의 산상설교, 10장의 제자들의 파송과 선교 설교, 13장의 천국 비유 설교, 18장의 제자도와 교회와 관한 설교, 24-25장의 종말설교를 구분할 수 있다.
35) 예수님의 종말 설교의 한 단원이 끝나면서 제자들에게 주어지는 직접적인 훈계,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인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24:44)와, 종말 설교로부터 새로운 전환을 보여 주는 인자의 수난 예고, "예수께서 이 모든 말씀을 마치셨을 때에, 자기의 제자들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아는 대로, 이틀이 지나면 유월절인데, 인자가 넘겨져서, 십자가에 달릴 것이다' 하셨다(마26:1-2)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 본문 해석, 그리고 설교/적용』, 210-11.
36)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08-09.
37) 최갑종, 『예수님의 비유 : 본문 해석, 그리고 설교/적용』, 211-13.
38) Jeremias,『예수의 비유』, 59.
39) Donald A. Hagner, Word Biblical Commentary : Matthew 14-28, (Texas; Word Books), 채천석 역, 『WBC성경주석 : 마태복음(하)』, (서울: 솔로몬, 2000), 1115.
40) Herman N. Ridderbos, The Boble Student's Commentary - Matthew, 오광만 역, 『마태복음 주석 (하)』, (서울: 여수룬, 1990), 710.
41)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혼인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 슬퍼할 수 있느냐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이르리니 그 때에는 금식할 것이니라(마9:15)
42)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11-12.
43) Jeremias,『예수의 비유』, 169.
44) Grant Osborne, Life Application Bible Commentary : Matthew, 전광규 역, 『LAB 주석 시리즈 : 마태복음 (하)』, (서울: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02), 357.
45) Jeremias,『예수의 비유』, 169-70.
46) Osborne, 『LAB 주석 시리즈 : 마태복음 (하)』, 357.
47) 존 칼빈, 『칼빈성경주석 : 공관복음 Ⅱ』(서울: 성서교재간행사, 1995), 376.
48) Hagner, 『WBC성경주석 : 마태복음(하)』, 1117.
49) Jeremias, 『예수의 비유』, 170.
50) Ridderbos, 『마태복음 주석 (하)』, 713-14.
51) Hagner, 『WBC성경주석 : 마태복음(하)』, 1117.
52) 말의 진실성과 변동 불가능성을 나타낼 때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마6:2,5; 막3:28; 눅4:24에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Lenski, 『마태복음 (하)』, 348.
53) Jeremias, 『예수의 비유』, 170.
54) Lenski, 『마태복음 (하)』, 349.
55) Ridderbos, 『마태복음 주석 (하)』, 714.
56) Hagner, 『WBC성경주석 : 마태복음(하)』, 1118.
57) Ridderbos, 『마태복음 주석 (하)』, 715.
58) Osborne, 『LAB 주석 시리즈 : 마태복음 (하)』, 354.
59) Ridderbos, 『마태복음 주석 (하)』, 709-10.
60) 예수님께서 미래 왕국의 희락을 묘사하기 위하여 혼인 잔치의 정경을 사용하신 때가 여러 번 있다(마22:1-14; 25:1-13; 눅14:15-24). 이 혼인 잔치란 연합의 희락을 묘사한다. 이것은 그의 제자들과의 지상 교제의 회복을 대표하며(막14:25), 그의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를 세움을 의미한다(엡5:27). 박형룡, 『박형룡박사 저작전집 Ⅶ. 교의신학 : 내세론』, (서울: 개혁주의신행협회, 2000), 228.
61) Ridderbos, 『마태복음 주석 (하)』, 710.
62) C. H. Dodd, The parables of the kingdom, (New York: Charles Scribner's Sons, 1961), 173-74 ; 홍창표, 『하나님 나라와 비유』, (서울: 하나출판사, 1995), 212에서 재인용
63) 홍창표, 『하나님 나라와 비유』, 208.
64) Craig L. Blomberg, Interpreting the Parables, (Downers Grove: InterVarsity Press, 1990), 김기찬 역, 『비유해석학』, (서울: 생명의말씀사, 1996), 195, 250.
65) Hagner, 『WBC성경주석 : 마태복음(하)』, 1112.
66)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15.
67)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15-16.
68) 정훈택, 『천국은 어떻게 오는가』, 216.
69) 김상훈, 『숲의 해석 마태복음』, (서울: 총신대학교출판부, 2007), 29.
70) 김현아, "마태복음 25장 1-13절의 '열 처녀 비유'에 대한 연구 : '기름'의 의미를 중심으로", (신학석사학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2009), 35-37.
4. 신천지 비유풀이의 신학적 문제점
열 처녀 비유 본문을 주해한 것과 비교하여, 신천지의 비유풀이 과정과 형식에 나타나는 신학적인 문제점들을 고찰해보자.
첫째, 신천지는 자신들의 성경해석이 옳다고 주장하기 위해 '예수님을 이용'한다. 그들은 비유풀이가 예수님의 방식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본문 비유를 해석하기 위해, 예수님께서 자신을 가리켜 '포도나무'라고 비유하셨던 방법을 끌고 온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방법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논리가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신천지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포도나무'로 빗대어 비유하신 것에서 착안하여,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포도주'로 표현될 수 있다는 별도의 공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으로 '기름'은 '감람나무'에서 나오는 '감람유'이며, 포도주처럼 '말씀'으로 영적해석을 덧붙일 준비를 한다.
어떠한 말씀인지는 점점 비유를 풀어나가며 설명을 더한다.
둘째, 신천지는 '단어풀이' 중심의 비유해석을 한다.
본문의 비유에서 '기름', 그리고 '기름 파는 자'를 설명하기 위해, '기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신구약의 말씀들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먼저 감람유가 성소에서 '등잔'을 밝히는 데 중요하게 사용되었던 것을 역사적 배경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등잔'과 '감람나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스가랴서로 이동한다. 여기서 얻어지는 하나의 명제는 '두 감람나무는 기름 발리운 자 둘'(감람나무 = 기름 발리운자)이라는 공식이다.
그리고 다시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등잔대)라는 단어가 나오는 계시록 말씀으로 넘어가서, '두 증인'이 증거하는 말이 바로 '감람유'(본문 열 처녀 비유의 '기름')이며, '기름 파는 자'는 '두 증인'(기름 파는 자 = 두 증인)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가라지 비유에서도 보았던 것처럼, 비유 안에 쓰인 각각의 단어들이 상징하고 있는 영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마치 "원숭이 엉덩이는 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이라는 동요가 결과적으로 "원숭이 엉덩이는 백두산"(원숭이 엉덩이 = 백두산)이라는 공식이 생성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진행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비유를 해석하기 위해 성경 성구사전을 놓고 임의대로 취사선택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런데 쉽게 눈치 채지 못하도록 평신도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구약의 제사법과 선지서, 그리고 계시록을 도구로 고도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름'이라는 단어는 신구약 전체에서 총 364회 사용되었다.1) 만일 필자가 '기름'이라는 단어가 쓰인 구절 중에 몸을 단장하는 용도로서의 '기름'(룻3:3; 삼하12:20), 또는 치료하기 위해 바르는 '기름'(눅10:34; 약5:14), 아니면 왕을 세울 때 머리에 부었던 '기름'(삼상16:13; 사45:1)을 취사선택하여 비유를 풀었다면, 또 다른 공식이 도출되었을 것이고 결론도 확연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따라서 신천지의 비유풀이는 단어해석에만 초점을 맞추어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발생시키고 있다.
셋째, 신천지의 비유풀이는 영적인 해석 즉, 알레고리적 해석을 한다.
신천지는 성경의 대부분이 비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성경을 비유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자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2)
본문 비유에서 '신랑'은 '예수님', '열 처녀'는 '성도', 그들이 가지고 있던 '등'은 시편119편 105절을 근거로 '성경'으로 영해한다.
그리고 '등불을 켰다'는 것은 '성경 말씀을 깨달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필자 역시 주해하는 과정에서 '신랑'과 '열 처녀'가 상징하는 것은 신천지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해석을 했다.
그러나 이 비유가 비록 풍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신천지처럼 '등'과 '기름 파는 자' 등의 각각의 영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비유에서 중요한 것은, 천국은 마치 신랑 되신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열 처녀에게 벌어진 상황과 같은 일이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으므로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지, 나머지는 중심 내용을 돕는 역할로 사용되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만약에 비유 안에 사용된 모든 의미를 풍유적으로 해석하려면, 신천지는 '열', '다섯', '그릇' 외에도 '자다', '등불이 꺼져 간다.'는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영적인 해석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모두 다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신천지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목적을 정하고 비유를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실 비유풀이를 강조하여 성경을 영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대부분의 가짜 재림주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성경을 문자적이고 신학적으로 해석하면 교주를 재림주로 만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예수님은 재림하실 때 하늘로부터 와야 하고, 구름을 타고 오셔야 하고, 호령과 천사장의 나팔도 울려야 한다.3)
그러나 자칭 예수들이 올 때 직접 실제의 구름을 타고 온 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구름'은 문자적인 구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영'이라고 해석하며, '예수의 영'이 자신에게 임했다는 교리를 만들어 낸다.
자신을 재림주로 둔갑시키기 위해 성경을 풍유적으로 해석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물론 성경 안에는 풍유적인 요소가 있고, 영적인 해석이 가능한 말씀들이 있다. 그러나 무조건 용인해서도, 금지해서도 안 된다. 무분별하고 자의적인 영해는 성경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신천지는 성경의 문화적 배경을 무시한다.
본문 비유에 등장하는 당시 유대인의 결혼 풍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신천지는 '열 처녀'가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스라엘결혼식에서 '열 처녀'는 신부의 '들러리'를 가리킨다.
실제적으로 이스라엘의 문화적인 배경을 모르더라도 신랑은 1명인데 신부가 10명인 결혼식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만희씨가 이러한 오류를 깨달았는지, 2005년도까지도 '열 처녀'를 '신부'라고 말한 내용을4) 2006년도 판 자신의 저서에서는 '들러리'로 바꾸어 소개하고 있다.5) 대언자이며 보혜사인 이만희씨의 성경해석 내용이 달라진 것이다.
신천지인들은 보혜사 이만희씨를 진리의 성령이 함께 하는 자로 알고 있다.6)
그렇기 때문에 하늘로부터 온 계시의 말씀을 받은 자는 성경해석에 무오함이 없어야한다. 그러나 오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리를 수정하는 이 작은 것 하나만 보더라도 그가 계시 받은 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다.
신천지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성경에서 증거하는 '보혜사'는 결코 자의로 독립적인 계시를 가져오시는 분이 아니라, 예수의 역사적 계시에 기초해서 교회를 보다 깊고 한층 더 진일보한 진리로 인도하시는 영이시다(요16:12-15).
그는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모든 진리는 예수께서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셔서 가르치신 역사적 진리, 또는 적어도 그것과 연속성을 가진 진리를 가리킨다.7)
그러나 이단들은 역사적인 기독교를 떠나려 하고, 예수님을 초월하여 독자적인 자신들만의 것을 자부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다섯째, 신천지는 문맥을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가라지' 비유를 살펴보면, 구약의 예언이 성취되었다는 증거를 보이기 위해 예레미야31장27절 말씀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는 문맥에 맞지 않는 시도이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포로 생활에서 돌아올 때에 황폐한 땅을 다시 번성케 하시리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로서, 여기서 '씨'는 '자손'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데 신천지는 '씨'라는 단어에만 집중하여 문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두 본문을 연결하였다. 그리고 '씨'를 '말씀'8)으로 대입하여 영적해석을 시도한다.
여기에는 특히 '사람'과 '짐승'으로 대립된 '선'과 '악'의 이분법적 이원론을 펼칠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구절이었을 것이다.
열 처녀 비유풀이를 통해 얻어진 '기름'은 '증거의 말씀(실상)'이라는 공식을 성경 전체에 '기름'이 나오는 구절마다 대입하는 것과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신천지의 '비유풀이노래'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성경 안에서 '나무'라는 말이 나오는 구절에는 '사람'을, '가지'에는 '제자'라는 영적의미들을 문맥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대입하게 되면, 부분적으로 맞는 것도 있을지 모르지만 성경은 심각하게 왜곡될 것이다. 신천지의 오류 중에서 가장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성경을 읽고 해석함에 있어서, 어떤 주어진 성경구절로부터 문맥 속에서 그 구절에 의해 구체화된 것만큼만 결론을 끌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일련의 성경구절로부터는 우선 그 주위의 문맥 속에서, 다음에는 영적인 사고의 보다 큰 준거 속에서 살펴보았을 때 그 구절이 구체화해주는 것 만큼만을 결론으로 끌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9)
이처럼 신천지를 포함한 이단들이 비유풀이를 주장하고 성경을 '영해'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진용식목사는 다음의 몇 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교주를 재림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교주를 재림주로 만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둘째로, 가짜 재림주들이 비유풀이 방법을 택하는 이유는, 성경을 자신이 만든 교리에 맞추기 위해서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보지 않고 비유풀이 즉 영해를 하게 되면 성경내용을 얼마든지 자기의 주장에 맞출 수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이단교주들이 성경의 예언을 자신들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비유풀이를 사용한다고 밝힌다.10)
실제로 이만희씨는 신천지인들에게 '말세에 약속한 목자'이며, 계시록의 사도요한과 같은 사명자, 오늘날 천국 가는 유일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메시아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144,000명의 신천지인들이 다 차는 때가 되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한 육체인 이만희 씨의 육체에 함께 하여 한 몸을 이루는 삼위일체(三位一體)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11)
이만희 씨가 말하는 삼위일체는 정통교회의 삼위일체와 전혀 다른 것이다.
"구약의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삼위일체에 비유하여 성령이신 성부(아브라함)는 성자 예수(이삭)을 낳았고 성령이신 예수(이삭)는 성자 보혜사(야곱)을 낳으셨으니 이것이 삼위이다"고 주장한다.12)
여섯째, 신천지는 다른 이단들과 같은 성경해석을 주장한다.
각 이단마다 지칭하는 교주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지, 동일한 패턴으로 성경을 해석한다. 예를 들어, 전도관 박태선 씨는 자신을 '동방의 의인'이자 '감람나무'로 소개하는데, 스가랴서 4:11-14와 계11:4에 기록된 '두 감람나무'에 근거를 두고 있다.13)
그리고 JMS의 정명석 씨는 두 감람나무와 두 증인에 대해서 시대의 사명자들은 두 사람씩 난다고 주장하며 성경의 인물을 다음과 같이 배치하여 예로 든다.
"아담과 하와, 이스마엘과 이삭, 에서와 야곱, 11형제와 요셉, 루터와 칼빈, 성부와 성신, 전 역사인물과 후 역사인물"로 이루어진 두 증인의 실체로, 문선명과 정명석을 거론한다.14) 이처럼 신천지의 교리가 다른 이단들과 비슷한 이유는 그들의 뿌리가 같은 데에서 기원하였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 이단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1930년대는 원산 예수교회 이용도(1900-1933)의 신비주의를 언급할 수 있겠고,15) 그의 주변에 김성도여인을 재림주로 추종하는 백남주와 김백문 등의 '새주파('새로운 주님을 믿는 교파)라는 이단이 있었다.16)
특별히 김성도가 받았다고 하는 계시는 한국 이단계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의 계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① 죄의 뿌리는 선악과라는 과일을 따 먹은 것에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남녀 관계가 원인이 되어 나타났다. 즉 음란이 타락의 동기가 되었다.
②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돌아가시지 않고 뜻을 이루어야 했다.
③ 하나님께서 2대 슬픔을 갖고 계시는데 그 첫째가 아담이 타락하는 순간을 아시면서도 간섭하시지 못하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으셨던 슬픔이었다.
둘째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불신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장면을 보시는 슬픔이었다.
④ 재림주는 구름을 타고 오시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몸을 통해 오신다.
⑤ 재림주는 한국으로 오시며 만인이 한국을 신앙의 종주국으로 알고 찾아오게 된다.17)
김성도의 이 계시는 한국 이단교주들이 자신을 가리켜 재림주로 만들 수 있는 교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①번의 내용은 통일교의 문선명과 JMS 정명석의 주장과 일치하고, ②, ③번은 통일교 『원리강론』과 내용이 유사하다. ④, ⑤번은 신천지는 물론 통일교, 안상홍 증인회의 교주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이단들의 계보를 이어서 박태선 장로의 '천부교'가 만들어졌고, 50~60년대는 물론 80년대 초까지 한국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는 이단으로 대두되었다.18)
박태선 씨를 추종하던 사람 중에 여러 이단교주들이 생겨났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이만희씨다.
이만희는 박태선씨의 교리와 '장막성전'19)이라는 또 다른 이단에 들어가서 배운 비유풀이 성경해석을 짜깁기하여 지금의 '신천지'라는 이단을 창설하였다.
그래서 신천지핵심교리는 이만희씨의 주장처럼 성령의 특별한 계시를 받아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단들의 것을 베껴서 종합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증거는 신천지의 교리서라고 할 수 있는 『신탄』이라는 책에서 발견되는데, 통일교에서 이탈한 김건남씨의 저서로서, 김백문의『성경의 근본원리』와 정득은의『생의 원리』변찬린의『성경의 원리』통일교의『원리 강론』의 내용과 유사하다.20)
좀 더 신천지의 뿌리를 깊이 파헤쳐 들어가면, 사실 이러한 사상은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신약성경 여러 곳에서 영지주의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디모데후서 2:16-18a에 "망령되고 헛된 말을 버리라 그들은 경건하지 아니함에 점점 나아가나니 그들의 말은 악성 종양이 퍼져나감과 같은데 그 중에 후메내오와 빌레도가 있느니라. 진리에 관하여는 그들이 그릇되었도다."는 말씀이 있다.
영지주의는 '특별한 지식' 곧 영적이고 신비한 지식을 가진 자가 구원을 받는다는 사상이다. 본질적으로 영혼과 물질, 영과 육, 선과 악과 같은 근본적인 두 가지 원리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실체를 본다.(이원론)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며 예수님은 인간 예수일 뿐이라는 '가현설'(假現設,docetism)을 주장한다.
신천지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특별한 계시를 받은 사람으로부터 비유로 감추어진 비밀한 것을 아는 자라고 자부한다. 반면에 비유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구원받지 못한 이들이 된다. 비유를 기준으로 '아는 자'는 '너희'가 되고, '모르는 자'는 '저희'로 구별된다. 이는 영지주의가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설명하는 비밀지식(lore)을 가지고 있고, 그 비밀을 엘리트만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21)
구체적으로 영지주의의 특징과 신천지주장들을 비교 분석하므로 그들의 이단성을 살펴보자.
영지주의에 대한 라은성 교수의 정의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대조한다.
영지주의22) vs 신천지
•영지주의자들은 '영지', 곧 천상의 지식을 알면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데 그 영지는 그리스도가 계시하였다고 믿는다.
신천지는 '비유'를 깨달으므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특별한 계시는 사도요한 격 사명자인 이만희 씨가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가 '사도들'에게 준 '비밀교훈'(영지)들이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면 마가복음 4:33-34이나 고린도전서 2:6-723)에 나타난 것처럼 말이다. 신천지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비유한 말씀을 깨달은 자를 구원받는 '너희'로 구별되고(막4:11-12; 33-34), 예수님께서 계시록에서 '이긴 자'에게 주셨던 '감추었던 만나'(계2:17)는 이긴 자가 만인에게 주므로 비로소 공개된다고 말한다.24)
•일부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를 모슬렘들처럼 위대한 선지자들 중 한 사람으로 여긴다.
신천지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와 같은 위치에서 사명 맡은 대언자로서의 예수를 설명하며, 교주 이만희 씨를 동등하게 대언자 또는 사도 요한 격인 사명자이자, 인간 보혜사로 설명한다.25)
•영지주의자들은 이원론자들이다. 세상과 물질세계를 만든 악한 신과 영적이고 천상세계를 만든 선한 신이 있다고 주장한다.
신천지는 영과 육의 세계로 나누고, 이 영계와 육계를 다시 하나님의 선의 세계와 사단의 악의 세계로 구분하여 영적인 것을 더 강조한다.26)
•영지주의자들은 모든 물질이 악하다고 생각하여 '금욕주의' 성향을 나타내거나, 순결한 영혼만 지키고 육체는 방종하거나 쾌락을 추구하는 '도덕률폐기주의'의 양극단적인 견해를 나타낸다.
신천지의 육은 영에 비하여 열등한 것이기 때문에, 영적인 죄만 범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래서 '거짓말전도', 일명 '모략'은 죄가 되지 않으며, 자퇴, 가출과 이혼 등은 영생을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할 고통 정도로 생각한다.27)
•영지주의자들은 인류의 영적단계를 다르게 본다.
가장 낮은 단계는 구원을 받을 수 없고, 높은 단계에 있는 자만이 구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신천지는 구원의 차원을 '지식', '믿음', '행함'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지식과 믿음만 있어서는 안 되고, 구원받기 위한 행함을 강조한다.
즉, 예배, 전도, 헌금 등을 잘 지켜야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28)
이상을 종합하여 볼 때, 초대교회의 영지주의의 특징이 지금의 신천지에게서도 변함없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연해졌다. 현대 한국판 영지주의의 재현이 바로 신천지라고 할 수 있다.36) 이는 예수그리스도를 '대신'하며 '대적'하는 '적그리스도'(αντιχριστος)의 형태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37)
IV. 결론
기독교 역사는 이단과의 투쟁의 역사였다. 이 영적전쟁에서 이단이 들고 나오는 무기는 언제나 '성경'이었고,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우리의 강력한 무기 역시 '성경'이었다.
본 논문에서 살펴본 이단 신천지의 무기는 '비유풀이'라는 성경해석이다.
비유풀이는 성도들도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켜 이단교리에 관심을 갖게 하는 미끼의 역할을 했고, 이 비유풀이의 최종 종착점은 교주 이만희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즉, 성경이 교주를 증거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신천지는 '성경으로 성경을 답한다'고 자부하지만, 실상은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견강부회(牽强附會)적인 성경해석을 구사했을 뿐이다.
비유의 말씀 속에 사용된 '단어풀이' 중심으로 각 단어들에 해당되는 영적개념들을 정해놓고, 본문의 담장을 벗어나 그 단어가 나오는 곳마다 일괄적인 대입을 하므로 실제 본문이 제시하는 뜻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도출해 내었다.
정작 숲은 놓치고 나무만 보는 어리석음을 행한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비유를 통해 말씀하신 근본적인 목적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먼저 성경의 비유가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쓰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천국비유의 말씀을 이해하는 열쇠는 예수를 '믿음'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본문 열 처녀 비유를 통해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이 믿음은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반드시 동반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를 따르며 그의 재림을 기다리는 제자들로서, 마땅히 주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 즉 '기름'을 가진 슬기로운 처녀로 신랑을 예비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영지주의 이단들처럼 비밀스러운 깨달음을 얻기보다, 성경에서 증거하는 예수님을 바로 알고, 예수님처럼 살기를 원하신다.
예수님 중심의 신앙과 삶이 바로 우리의 신앙의 목적이며, 가장 적극적으로 이단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단 신천지는 우리시대에 꼭 필요한 이단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2000년의 교회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이단의 정체를 우리 주변에서 재현해 주고 있으며, 마지막 때에 적그리스도가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요한일서 2:18)을 이루는 실체가 바로 그들 자신임을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접하며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믿음의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함과, 어둠 가운데 진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큰 섭리 가운데, 오히려 이단의 적극적인 행보는 교회를 더 순결하게 정화시키며 진리를 지켜내기 위해 특별히 사용된 하나님의 도구라는 시각을 갖게 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도 사실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천국을 사모하는 신앙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도 천국에 가고자 열 처녀 비유를 배웠고 성경 말씀을 공부했을 것인데, 다만 미혹되었으나 분별하지 못한 결과, 인간 이만희 씨를 구원자로 믿게 된 지경에 이르렀으니 참으로 애석할 뿐이다.
그들이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은, 왜곡된 비유풀이의 안경을 벗고 진리의 안경으로 바꾸어 성경을 보는 것이다. 즉, 성경 공부로 미혹되어 갔던 길을, 다시 성경을 통하여 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 좀 더 근본적으로는 목회자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올바른 성경해석으로 성도를 양육하는 것이다.
신천지의 성경공부를 한두 번 접한 사람들이 깊숙이 그곳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기존 성경해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성경공부로 접근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원에 대한 바른 성경적지식과 내적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도 쉽게 그들의 미혹에 빠져 들어가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라서 성경을 바르게 전해야 하는 목자의 사명을 잘 감당할 때, 진리를 수호하는 것은 물론,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이단자들로부터 성도를 예방하고 보호할 수 있으며,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순결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심지어 길을 잃어버렸던 양까지라도 다시 주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적의 역사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해본다.
"내 형제들아 너희 중에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를 누가 돌아서게 하면 너희가 알 것은 죄인을 미혹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자가 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이며 허다한 죄를 덮을 것임이라"(야고보서 5: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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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1) 베들레헴 성경 프로그램에서 개역한글판 버전으로 검색한 결과이다. 신천지는 개역한글판만 정통으로 인정하며, 새롭게 개정된 개역개정판이나, 다른 버전은 물론 다른 언어로 쓰인 성경은 정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교주 이만희 씨가 개역한글판으로 계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요일2:1의 '대언자'를 난하주에 '보혜사'로 지칭하는 중요한 설명이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에서 '보혜사'는 '대언자'이며, 바로 이만희 씨가 그 역할을 하는 자로 설명한다. 다른 버전에는 '대언자'를 다른 단어로 번역하였거나, 난하주를 생략하였기 때문에 신천지의 핵심 교리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꼭 개역한글판만 고집해야 한다.
2) 이만희, 『성도와 천국』, 26.
3) 최삼경,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교리적 특성과 비판", 「신천지 이단대책공청회 자료집」, (서울: 총회 이단 피해대책 조사연구위원회, 2007), 41.
4) 이만희,『천국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과천, 도서출판 신천지, 2005), 228.
5) 이만희,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 사복음서 강해』, 208.
6) 약속한 진리의 성령 보혜사와 보혜사 성령이 택한 목자가 하나되어, 예언이 성취된 것과 계시의 말씀을 받아 대언하게 된다(요14:16-17, 26; 계10장, 계22:16-17). 『진리의 전당 : 주제별 요약 해설』, 94.
7) 이한수, 『신약이 말하는 성령』, (서울: 솔로몬, 2009), 409.
8) "이 비유는 이러하니라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요"라는 눅8:11을 근거로 도출된 공식은 '씨 = 말씀'이다.
9) James W. Sire, Scripture Twisting, Downers Grove: Inter Varsity Press, 1980, 박우석 역, 『비뚤어진 성경해석』,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83), 84.
10) 이만희 / 진용식, 『무료성경신학원 이단논쟁』, (전주, 도서출판 성산, 2002), 38-39.
11) 신현욱, 「이단사이비 대처 세미나 : 사이비 종교집단 '신천지(이만희)'의 정체는?」, 3.
12) 이만희, 『하늘에서 온 책의 비밀 계시록의 진상 2』, 37;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 『종합(제1-95회 통합 총회) 이단․사이비 연구보고집』, (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2011): 154에서 재인용.
13) 탁명환, 『기독교 이단 연구』, 179-81.
14) 정명석은 문선명의 통일교의 원리를 그대로 수용하여 JMS라는 이단을 만들었기 때문에, 통일교의 원리를 새 진리로, 문선명 교주를 이 시대의 중심인물의 대권을 자신에게 물려 줄 전자(前者)로 가르친다. 탁명환, 『기독교 이단 연구』, 265-269.
15) 박용규, 『한국기독교회사 2』,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04), 628-30.
16) 임웅기, "한국 개신교계 신종교의 윤리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 :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윤리학석사학위, 전남대학교 대학원, 2008), 10-14.
17) 최중현, 『한국 메시아운동사 연구』, (서울: 생각하는 백성, 1999), 37 ; 임웅기, "한국 개신교계 신종교의 윤리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 :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 15에서 재인용.
18) 탁명환, 『기독교 이단 연구』, 161-84.
19) 신천지 홈페이지 : 이만희 교주의 약력 소개 http://www.shinchonji.kr/
20) 현대종교 사이트 신천지 이단 연구 자료 : http://www.hdjongkyo.co.kr/
21) Harold O. J. Brown, Heresies, (N.Y: Baker Bookers, 1993), 라은성 역, 『교회사 안에 나타난 이단과 정통』, (서울: 그리심, 2001), 96.
22) 라은성, 『라은성 교수의 교회사 맥잡기 : 정통과 이단 (上)』, (서울: 도서출판 그리심, 2006), 43-44.
23)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자들 중에서는 지혜를 말하노니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에서 없어질 통치자들의 지혜도 아니요 오직 은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서 곧 감추어졌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
24) 신천지는 계시록 2장의 '감추었던 만나'를 예수님께서 오늘날까지 '비유'로 감추어두었던 '천국 비밀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이만희, 『천국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76.
25) 이만희, 『영원한 복음 새 노래 계시록 완전 해설』, (안양: 도서출판 신천지, 1986), 44-45.
26)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2-3.
27) 임웅기, "한국 개신교계 신종교의 윤리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 :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91-93.
28)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6-7.
29) 라은성, 『라은성 교수의 교회사 맥잡기 : 정통과 이단 (上)』, (서울: 도서출판 그리심, 2006), 43-44.
30)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자들 중에서는 지혜를 말하노니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에서 없어질 통치자들의 지혜도 아니요 오직 은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서 곧 감추어졌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
31) 신천지는 계시록 2장의 '감추었던 만나'를 예수님께서 오늘날까지 '비유'로 감추어두었던 '천국비밀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이만희,『천국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76.
32) 이만희, 『영원한 복음 새 노래 계시록 완전 해설』, (안양: 도서출판 신천지, 1986), 44-45.
33)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2-3.
34) 임웅기, "한국 개신교계 신종교의 윤리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 :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91-93.
35) 시온기독교신학원, 『신학원 강의안』, 6-7.
36) 교회사가 해롤드 브라운은 "초대시기부터 등장한 영지주의가 기독교 내에서 계속 재현되었고, 지금은 새로운 가면을 쓰고 등장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Harold O. J. Brown, Heresies, (N.Y: Baker Bookers, 1993), 라은성 역, 『교회사 안에 나타난 이단과 정통』, (서울: 그리심, 2001), 88-89.
37) Louis Berkhof,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Grand Rapids, Michigan : Baker Book House, 1979), 고영민 옮김, 『벌콥 조직신학 (하)』, 개정판 (서울: 기독교문사, 2007), 49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