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무안일로각설이품바큰잔치…품바는 무안의 미래 자산 장타령 흥과 멋에 취한 관객들 함께 박장대소 풍자ㆍ해학 恨풀이…상업적 난장 품바와 차별화 시급
(사)일로품바보존회(회장 조순형) 주관으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일로읍 회산백련지에서 ‘제8회 전국각설이품바 큰잔치’가 개최됐다.
이번 전국각설이품바 큰잔치는 많은 외지 관광객이 찾아와 품바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반면 전국 각설이품바 큰잔치 축제 명성에는 걸맞지 않는 다소 빈약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객들의 욕구충족에 부족함도 없지 않았다. 또한, 과거 축제와 차별화를 보이지 못해 무안품바의 롱런을 위해 정체성 확보가 먼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품바축제는 첫날, 각설이품바 초청공연과 제1회 사물놀이 공연대회, 둘째날, 신인부 각설이품바 타령대회, 품바노래자랑 읍면 대항전, 3일째는 일반부 전국품바경연대회 등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또 각설이패션쇼와 사물놀이, '동동구루무' 공연을 비롯하여 품바난타, 각설이품바 옷입기, 각설이패션 디너쇼 체험행과 품바관련 기념품 판매, 천사촌 주막집 등이 운영됐다.
한편, '제8회 전국각설이품바 큰잔치'는는 2011년 농림식품부 창조지역사업으로 품바가 선정돼 개최됐으며, 6팀이 전국에서 참가, 고철통 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편집자주)
■일로전국품바 지자체 축제는 지역의 특색있는 소재를 발굴, 테마로 정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소득증대가 그 취지이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 축제 콘텐츠는 천편일률적으로 판박이로 재판된다. 이는 관 주도의 단순한 테마 축제로 반복되면서 단체장의 치적 쌓기와 축제 주체도 행정이 잔칫상을 차려놓고 지역민과 외지인 참여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홍보하다 보니 지역민의 의식은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관광객과 지역민들을 참여시키는 수단으로 연예인 초청 이벤트가 많아 축제의 주제와 본질도 사라지는 실정이다.
반면 품바는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자유당 말까지 무안을 중심으로 전국을 누볐던 각설이대장 천장근의 인생역정을 통해 서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 온 거지들의 삶과 규율에 민족혼이 접목된 작품이다.
각설이는 깨우칠“각” 말씀“설”로 가진 것 없고 조롱의 대상인 거지들이 그 상황을 뛰어넘어 세상을 살아가는 민중들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뜻이다. 이를 일로출신 고 김시라 씨(본명 김천동, 2001년 작고) 씨가‘장타령’,‘각설이타령’에 일로 거지들이 함께 모여 살던‘천사촌’과 장타령, 민요를 각색하고, 시대적 배경을 넣어 연극‘품바’를 만들어 냈다.
특히, 연극 품바는 군사독재로 인한 광주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81년 극화해 일로 공회당에서 처음 공연된 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노동자의 외침, 인권문제, 통일의 꿈까지도 풀어내면서 창(昌)과 춤으로 이어져 우리들의 가슴속 체증까지 풀어 준다.
일인극이지만 서사성을 갖추고 풍자와 해학을 빌어 날카로운 독설과 비판을 가하면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드는 상호작용은 자신도 모르게 배우와 함께 웃고 울며 즐기는 동안 주인공이 되다보니 지금까지 전국 및 해외 등지에서 5천여회 공연돼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품바경연대회 개최시기 매년 달라 ‘품바’는 김시라 씨가 고인이 된 이후 고향보다 외지에서 더 인기를 누렸고, 경상도 지역에 모태를 둔 각설이와 혼용되면서 전국의 각종 축제나 행사 그리고 5일장 등 단골 프로그램으로 등장하는 흥밋거리로 전락했다.
이에 지역의 뜻 있는 사람들이 고 김시라 선생의 맥을 잇고 향토자원의 발굴명분을 앞세워 지난 2006년 제1회 전국품바명인대회를 열어 올해로 8회 대회를 개최했다.
일로품바 전국각설이품바 큰잔치는 (사)일로품바보존회(회장 조순형) 주관으로 제1회((2006년 8월14일∼16일, 8팀)·제2회(2007년 7월16일∼17일, 16팀)는 백련불교문화대축제 행사 프로그램 일환으로 개최됐다. 제3회(2008년 11월7일∼9일, 15팀)·제4회(2009년 11월14일∼15일, 7팀)는 연근캐기 체험행사 일환 프로그램. 그리고 제5회 대회는 전국품바명인 왕중왕 대회(2010년 9월26-27일)로 승달문화예술문화예술회관 열렸고, 제6회 대회(2011년 7월15일부터 17일)와 제7회 대회(2012년 7월26일-29일)는 회산 백련지 주무대에서 열렸다.
이처럼 역대 일로품바명인대회는 예산 부족 등으로 개최시기도 각각 달랐고, 행사 프로그램 일환으로 치르는 경우가 많아 경쟁력 없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해 온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2011년 농림식품부 창조지역사업으로 선정돼 개최된 만큼 앞으로 삼복더위를 피한 개최시기 조정이 필요하다.
■참가자 작품 진부 전국각설이 품바대회는 품바 발상지로서 명성을 찾고 무형의 자원을 관광 상품화 및 브랜드가치로 연결시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나 올해‘전국각설이품바대회’참가자 작품이나 연기 대부분은 진부한 모습과 식상한 레파토리로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 해학과 풍자로 민중의 가슴에 맺힌 한을 대변하고 풀어주었던 품바의 본질과 달리 연극의 주제가 효 중심의 사담 및 노래 진행이 많았다.
또한 예년에 비해 참가자가 줄어 1인 극으로 팀당 30분씩 진행되다 보니 출연자들이 다소 설명적으로 진행, 대회 진가를 높이는데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전국 곳곳에 각설이협회가 구성돼 품바대회 보이콧도 없지 않아 앞으로는 축제 성공 여부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커 품바축제를 세계 축제로 지향할 필요도 있다. 품바와 맥을 같이하는 인도 바울, 유럽 짚시 등을 초청해 격상을 높여 나감을 제고해 봐야 한다.
■무안군 무관심 이번 품바축제는 자발적으로 찾아 온 외지 관광객이 많았다. 품바대회가 개최 시간에는 어림잡아 1천여명의 관객이 몰렸다는 점은 품바에 대한 매력을 반증한다.
하지만 문제는 무안군이 나몰라 하는 행정으로 일관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관광객들은 품바축제 성공 여부에 앞서 행정서비스로 무안군을 평가한다고 볼 때 행정 지원이 지난 무안연꽃축제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장원(고철통, 무안), 준장원(이강산, 해남), 장려상(칠봉이, 전북),
■일로품바 롱런 위해 차별화 시급 축제의 롱런을 위해서는 기초부터 튼실해야 한다. 특히, 축제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지역의 전통성을 살리고 시대의 흐름 문화콘텐츠를 부각시켜 효과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효과내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보고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일로품바의 차별화를 위해 543년의 일로품바의 역사성을 일로품바 속에 얼마나 녹여 내는지가 무안군의 대표적인 문화자원이 될 수 있고, 경쟁력도 갖출 수 있게 된다.
일로품바는 1470년 우리나라 최초 장시가 열렸던 일로를 근간으로 살았던 각설이를 역사의 시작으로 서사성이 가미된 전통 품바로 차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로품바가 천장근 중심의 김시라 품바 보존이 아니라 그 이전의 541년 원형품바 역사로 끌어 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품바 연구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품바 축제를 통해 선점할 수 있다. 따라서 판에 박힌 난장품바에서 벗어나 시대에 따라 그 시대정신이 반영된 품바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돈 벌기 위한 길거리 상업적 품바와 차별화도 필요하다. 품바 발전을 위한 인적자원 발굴과 품바정신 계승, 품바보존 방향성도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품바 차별화 일환으로 장타령을 각색하고, 시대성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고학력 노숙자, 핵가족화로 소일거리 없이 전전하는 노인문제, 이주여성 등도 컨셉이 될 수 있다. 품바가 거지 인상도 이제는 지울 필요가 있다. 양복 입은 거지(노숙자)도 있을 수 있다. 동정을 유발하는 구걸 연극, 사모곡 일관의 효심자극 연극은 이제 관객들은 식상해 한다.
무안군 관심 가져야
저자거리의 걸인문화쯤으로 치부되던 각설이문화가 주목을 받으면서 품바문화의 원천소스 발굴과 소유를 둘러싼 자치단체 간 주도권 쟁탈전이 높아가고 있다. 이는 독특한‘문화콘텐츠’하나가 수십 수백 개의 산업시설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또한 랩, 재즈, 힙합, 탱고 등 세계 문화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중문화 또한 품바와 마찬가지로 뒷골목에서 시작된 서민문화였다. 이렇듯 품바는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품바문화를 선점해왔던 충북 음성군의 경우 원천소스 발굴과 학술역사자원 확보 등 질적 도약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반면 무안품바는 한 보존회 단체의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깊을 만큼 소홀히 하면서 역사성이 미약해져 가고 있다.
■품바는 무안향토극 농어촌 지역 주민들의 문화수요는 소득이 증가하고 여가시간이 늘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시간이나 비용의 부족 등 경제적 영향을 받는 한계가 있어 문화예술을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예술은 지역민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기 위함도 있지만 지역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 충족 기회를 늘려 주기 위한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다.
농어촌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주민들의 문화예술 혜택이 열악하다.
이번 3일 동안 열린 품바대회에 많은 외지 관광객들의 방문을 보면서 연극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품바는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사회에서 이슈가 된 문제점을 스스로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상품성이 크다. 현재 사회는 아동학대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품바는 핵가족화 시대를 맞아 어린아이들의 예절교육을 그리고 아이들의 양육문제와 가정교육에 관한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또한, 보육원과 학교 등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연극을 보여주고 지역의 역사와 자원에 대해 쉽게 가르치고 전수할 수도 있다.
환경문제와 저출산, 지역주민들의 연대감, 지역경제화, 주민들의 건강 증진, 자원봉사 등의 사회적 이슈와 연계한 연극도 가능하다.
■음성군 품바예술촌 2015년 완공 충북 음성군이 품바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예술촌을 설립 추진 중이다.
음성군은 총 68억원을 들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생가가 있는 원남면 상당리 8,100㎡부지에 2015년까지 품바 예술촌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예술촌에는 품바극장, 품바광장, 품바장터 등 품바를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 마련된다. 정크아트 전시장과 체험장도 들어선다.
군은 이곳에서 품바 길놀이, 가요제, 품바 공연, 품바 패션 등을 상시로 선보인이다. 정크아트장은 음성에 정착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정크아티스트 오대호(58)씨가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음성군이 지역명소인 반기문 생가 마을에 품바 예술촌을 만들기로 한 데는 품바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음성은 '거지 성자'로 불린 최귀동 할아버지(?~1990)의 박애정신이 깃든 곳으로 그는 40여년 동안 음성 무극천 다리 밑 움막에서 걸인으로 생활하면서 거지들을 병간호하고 보살폈다. 그의 헌신적인 사랑 정신은 오웅진 신부 등에게 전해져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인 음성꽃동네 설립으로 꽃을 피웠다.
음성군은 이런 할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기려 2000년부터 해마다 품바 축제를 열고 있고 올해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을 제정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 국비 5억원을 확보한 만큼 곧 구체적인 사업 계획안을 만든 뒤 설계, 토지매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