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명도를 하였지만 실질적인 강제집행을 하지 못한 것이 미다스의 아킬레스일까?
명도소송, 강제집행신청을 숱하게 하면서도 실제 집행까지 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술은 사용하지 않으면 무뎌진다는데,,,
강의할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면서도 강제로 끌어내본 적은 아직 없다.
사전에 협상을 유도하지만 강제집행까지 갈 경우는 그 앞전에서 가까스로 합의가 도출된다.
예전에 대전의 모텔을 낙찰받아 집행관을 통해 강제집행을 하였지만
이때는 점유자가 이미 도망가고 없었으므로 이는 제외한다.
대체적으로 임차인의 점유보다는 소유자가 살고 있는 주택의 명도가 더 신경쓰인다.
전 재산인 집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기하거나 체념한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낙찰받은 심곡동의 예인빌라 또한 채무자겸 소유자가 살고 있었다.
매각허가결정이 나서 연락처를 적어 놓았는데 연락이 없다.
몇 일이 지나 다시 안내문을 붙여놓고 왔는데 감감무소식,
또 다시 최고장을 고지했음에도 핸드폰은 잠잠하였다.
낙찰자를 가장 어렵게 하는 점유자는 누구일까?
단연코 아무 연락도,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만약 내가 명도를 당하는 점유자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협상을 잘하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가 불현득 많은 이사비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낙찰자는 당황하게 되고 일정부분 끌려가게 된다.
아뭏튼 예은빌라는 잔금내기전까지 그 이후도 소유자로부터 어떠한 소식도 없었다.
그리고 뒤늦게 채권자의 도움을 받아 연락처를 알아내어 연락을 취했는데
전화를 안받는다.
여러차레 대화를 시도했는데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러던 어느난 내 핸드폰에 낮선 전화번호가 보였고 통화버튼을 누르자
짧고 단호한 톤의 40대초반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낙찰받은 사람인가요?
마치 전투를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이미 여러차례 방문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내 반응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의외였을까?
나의 첫 한마디는 "마음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였다.
그것도 소프트한 목소리와 억양으로(미다스의 특유한^^).
그 다음부터 대화는 일사천리로 풀려나갔다.
연체요금을 정리해주면 집을 비워주겠다고 한다.
사전에 확인된 공과금은 많지 않았고,
그나마 낙찰자가 등기부에 올린 접수일자 이전의 공과금은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액은 적었다.
약속한 날자에 이사갔다.
몇 가지 물품들을 놓고 갔지만 어렵지 않게 치울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싱크대 위에 다음과 같은 쪽지를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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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제가 거주할 곳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모든걸 다 팔긴했는데
그래도 남은 것들은 도저히 가지고 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남기고 가네여,,
정말 죄송합니다.
저두 나름 한다구 했는데
저 혼자선 너무 무리더라구여,,,
그동안 맘고생 하시게 해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인터넷/유선은 LG 거거든요.
만약에 LG를 쓰실거면 전화하셔서 신청하시면 되여
아니면 기사님이 선자르러 오실거예여,,,
밀린 금액은 제가 월/화요일에 정산 할거구여,
여기는 드림씨티를 많이 쓰는데 저 4년동안 엄청 스트레스 받았거든여,,,
그냥 LG거루 쓰세여,,ㅎㅎ..
깨끗한 뒷정리 못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행복하게,,, 건강하게,,, 항상 좋은일만 있으세요,,,
중략,,,
ㅎㅎ
건강하세여,,,
거듭 감사드려요,,
안녕히 계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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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시 협상이 안되어 점유자를 미워한 적은 없다.
돈 때문에그런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다만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데
이왕이면 웃는 명도를 하는 것이 장수하는 길이다~^^
첫댓글 역시 전문가 는 다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