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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심리사 자격증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danny
단계 |
목표 |
프로그램명 |
기대효과 |
상담자의 역할 |
비고 |
문제진담 및 상담 목표설정 |
- 자기문제행동 자각하기 - 행동변화를 위한 자세갖기 |
- MMPI검사 - 풍경구성법 |
- 문제행동을 자각 - 긍정적인 행동변화 위한 노력 |
- MMPI실시, 전문가 진단 - Rapport형성을 위한 분위기 조성 |
1, 2차 상담 |
자기탐색 단계 |
- 현재감정의 흐름 파악 - 성장배경 파악 |
- 난화게임 - K.TITP검사 |
- 현재감정정리로 상담에 집중 -성장과정 중 억압된 감정들 노출 |
- 게임지도 - 노출에 대한 긍정적 수용 |
3, 4차 상담 |
자기이해 단계 |
- 인식하지 못한 또 다른 자신과 가능성의 발견 |
- MBTI성격검사 - CATB적성검사 |
- 자신의 성격유형 및 개발가능성 인식 |
- MBTI검사 목적 및 실용성 지도 - 관계가 완숙 |
5차 상담 |
자기성장 및 인간관계 개선단계 |
- 자기존중감 갖기 - 소속감과 원만한 인간관계 갖기 |
- 자유화 - 합동화 - 동적가족화 |
- 자신의 장래에 대한 희망을 가짐 - 타인과 교류에서 자신의 역할인식 -가족속에서 나의 위치와 역할 |
- 긍정적인 지지 - 인간관계 개선 위한 피드백 |
6, 7, 8차 상담 |
자기행동의 변화 및 종결단계 |
- 변화된 감정 인지 - 행동변화 갖기 |
- 감정차트만들기 - 자신의 생애곡선 만들기 |
- 초기감정과 현재감정의 차이느끼기 - 자신의 인생목표를 통한 긍정적 행동하기 |
- 스스로 행동변화 하도록 직면과 수용 |
9, 10차 상담 |
검사도구
① MMPI 인성검사 → 도벽의 정신병리현상 측정
② MBTI 성격검사 → 성격유형 및 개발점 측정
③ GATB 적성검사 → 고등학교 진로선택 측정
7. 상담내용(제1차 상담 : 1994년 12. 17(토) 14:00~16:00)
상 : 추운 날씨에 스타킹을 신지 않고 상담실에 들어오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성장교실 마치고 간 후 생활이 어떠했으며,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내 : 공부 열심히 하여 새사람 되어왔나 하셨다. 그래도 야단치지 않아서 좋았다.
상 : 도벽에 관한 일반적인 이야기와 전문적 판단을 하기 위하여, MMPI성격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자 함.
내 : 이번 기회를 통하여 나의 나쁜 버릇을 꼭 고쳐보고 싶습니다.
<종합의견>
MMPI 결과 : 정상이었음
진료결과 : 김종길 신경정신과 의원(본상담실 전문위원) - 정신력이나 의지는 있어 보이며, 선천적인 질환으로 보기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또한 사춘기 호기심에서 자제력이 부족한 점과 현실적인 해결도 중요하다.(용돈을 적당히 줄 필요와 누군가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니, 상담실에서라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
< 제9차 상담 : 95. 1. 24 10:00~12:00 >
상 : 지난 주 어떻게 지냈니?
내 : 어머니께서 미술학원을 보내주신다고 하여 바쁘게 지냈다. 그런데 미술학원에 가서 3일 동안 줄긋기만 하여 지겨웠다. 처음에 학원에 가면 실력테스트를 한 후 실력에 맞는 지도를 할 줄 알았는데 기초부터 해야된다고 하여서 좀 기분이 그랬다(풍경화 테스트 받고 싶었다).
상 :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 지금까지 상담하면서 나름대로 통합된 감정들을 표현해보자. 현재의 감정챠트 만들기 시작.
내 : 감정챠트 설명
사랑 → 사랑하면 ♡가 생각나고 상대가 있어야 할 수 있으므로 어머니와 아들을 표시하고 싶어 2개의 ♡로 표시하였다.
소망 → 꽃봉오리는 언젠가 필 수 있다는 소망을 갖고 있으므로 봉오리로 표시하고 활짝 핀 꽃을 그림(소망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성취 →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면 모든 일에 성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계단을 그리고 성취되었을 때 풍만한 표정을 표시하느라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것을 나타냈다.
행복 → 자연이 깨끗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푸른산과 밝은 달을 그림
슬픔 → 사람이 만나면 헤어지고 그러면 슬퍼서 눈물을 흘리게 되니까 눈물이 생각나서 눈물을 표현함
분노 → 분노가 쌓여서 폭발할 때 어두운 감정이라서 검정으로 표현함
불행 → 공장이나 이기주의자들이 낙동강물을 오염시켜서 물이 없으면 사람들이 불행해진다.
패배 → 잘 생각나지 않아서 마음이 어두운 것으로 표현하였다.
상 : 감정챠트 만들어서 자심의 감정을 표현해 본 느낌을 말해보도록 할래?
내 : 지금같은 표현을 해보니 기분좋은 감정은 밝은 색으로 표현되고 기분이 나쁜 감정은 어두운 색으로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을 느꼈으며, 표현된 감정들에 대하여 내 마음이 어떤가를 생각해보게 되어 좋았다.
< 제10차 상담 : 95. 1. 27. 10:00 ~ 12:00 >
상 : 추운 날씨에 상담실 온다고 수고가 많다. 이젠 방학이 끝나 가니까 오늘로서 약속된 상담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그동안 10회 상담을 하였는데 자신이 변화되었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내 : 처음에는 두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고 집에서 누구와 대화도 할 수 있고 첫째는 좋은 것을 보아도 나쁜짓(도벽)하고픈 욕구가 안생긴다.
상 : 누구는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가?
내 : 집에 어른들(원장, 1층엄마, 총무, 이선생님)로 전에는 학교문제로 할 말이 있어도 안하고, 피해 다녔으며 말도 잘 안들었다. 지금은 1층엄마와 원장님, 이선생님과도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잘한다.
상 : 집안 어른들에 관한 이야기 좀 해줄래?
내 : 원장 → 전에는 말썽(가출, 도벽, 멋부리기 등)을 많이 부려서 주로 야단을 맞을 때만 원장님과 만났는데 상담실 온 후로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생활하라면서 격려도 해주시고 상담실 온 것도 잘된 일이라고 하시며,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주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1층엄마 → 원에서 호순이가 특별대우를 받고 있으니, 어른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신다.
이선생님 → 이젠 매를 안들어도 되겠지 하신다.
상 : 마지막 상담으로 자신의 생애곡선 만들기를 해보자.
내 : (1~6세) →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으나 태어난 것은 축복 받을 일이라 생각하고 할머니와 살았던 기억이 행복하여서 노란색으로 표현하였다.
(7~초5) → 7살 때 일시보호소에서는 잘 지냈다(보모언니들이 착하였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보육원으로 오게 되었으며, 집을 나가기 시작하여 잡혀올 때마다 매맞고 손버릇이 나빠지기 시작하였다. 왜 나갔는지는 기억이 없고 나가면 팔송산꼭대기나 부산대학 뒤에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좋은 일보다 나빴던 기억이 많아서 빨강으로 함).
(초6~중2) → 손버릇이 본격적으로 나빠지기 시작하여 남의 돈이나 물건을 훔치기 시작하였다. 중1때 처음으로 발각되어 야단을 맞았다. 중2때는 담임에게 들켜서 야단도 맞았지만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지도를 많이 받았다. 성장교실에 참여하게 된 것도 담임선생님 덕분으로 버릇을 고치게 되고 자신이 떳떳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어두운 기억이 많아서 검정으로 표현함).
(방학때) → 상담기간 중 자신의 변화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으며 자신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별도로 구분을 하였다. 또한 도벽을 고칠려는 마음을 색깔이라고 생각되어 연두색으로 표현하였다.
(중3-1) → 도벽이 고쳐져서 생활이 즐거울 것 같아 초록색으로 표현
(중3-2) → 고등학교 가려는 부담과 공부 때문에 갈등이 생길 것 같아 회색으로 표현
(고교) →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자신의 생활이 최대한으로 꽃을 피울 것 같아서 분홍색으로 표현함
(고3) → 대학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갈등을 남색으로 표현
(직장) → 나는 공부를 잘 못하니까 대학은 못가고 직장을 가질 것 같고, 열심히 하여 디자이너가 되어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라 보라색으로 표현함.
(결혼) → 결혼하면 즐겁고 편안하고 아이고 키우면 예쁠 것 같아 연두색으로 표현
(노년기) → 편안하게 살다가 천당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청색은 편안하게 사는 모습이고, 하늘색은 죽은 후의 세계이다.
<종합의견>
처음부터 10회의 단기치료 프로그램을 가지고 상담을 실시함. 보육원이라는 생활환경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감정이 메말라 있는 것들이 상담자와의 친밀한 관계형성과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을 통하여 상담하였던 것들이 효과가 있었다고 사료됨.
Ⅲ. 근로청소년 상담사례
1. 내담자
OO여자 중학교 1학년(만 13세), 여자
2. 내방경위
모에 이끌려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내방, 집에서 모와 심하게 다투어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고 함. 모도 많이 지쳐 있는 모습. 모가 이런 식으로 공부하려면 청계천에서 붕어빵 장사나 하라고 폭언하고 부에게도 공부 열심히 안한다고 매도 맞았음. 자기물건에 대한 정리정돈도 못하고 고집이 세고 자기중심적으로 모에게도 윽박지르고 모를 때릴 듯이 달라들어, 모는 아이가 무섭고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지 난감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염려된 마음으로 상담실 내방.
3. 호소내용
- 학업성적에 대한 자신감 저하(초등학교 과정중의 성적은 중상위권을 유지하였는데 첫 시험인 중학교 1학기 중간고사가 평균 60점대로 성적이 나와 시험에 대한 긴장감과 OMR카드 작성에 따른 불안감 호소)
- 부모님은 모든 일을 성적과 공부로 결부(무엇을 하던, 무엇을 먹든지간에 이젠 공부해야지…를 너무 많이 사용함.)
- 종교에 대한 불만(생일을 기념할 수 없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지 못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 정신연령이 어린 것 같다.(나이보다 어리게 행동하며 동생친구가 오면 내담자가 더 신이나 하고 더 잘 논다.)
4. 인상 및 행동관찰
학기 중에는 항상 단정한 교복차림, 방학중에는 바지에 외투를 입은 단정하고 깨끗한 옷차림, 약간 통통하고 살이 찐 체격으로 이목구비는 반듯한 편으로 깔끔해 보임, 고집이 있어 보이고 게을러 보이며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소유, 자기 자신의 의사표현이 정확하고 분명해 보임. 화가 나면 감정조절이 어려운 편임. 순간적인 성격에 본인 스스로 실망하여, 순간적인 성격을 참지 못함. 참을성이 없고 먹을 것을 매우 좋아하고 즐김.
5. 가족관계
아버지(41세) : 3남의 둘째, 가정적이고 자녀들을 잘 이해하지만, 화가 나면 무섭다. 회사원이고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는 편임, 집에서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자녀들에게 맛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줌. 자상한 성격.
어머지(40세) : 전형적인 어머니 상으로 자녀에 대해 잔소리가 매우 심함. 종교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음. 자녀에게 매우 잘 해 주다가도 화가 나면 무섭다. 평상시에는 친구같이 지내다가도 화를 자주 내고 잔소리를 많이 함.
남동생(12세) : 착한 동생이라고 표현하며 엄마에게 사랑받는 아들. 내담자가 해달라고 하면 잘해주고 내담자가 공부하면 먹을 것을 가져다 줌. 친구도 많고 원만한 성격 소유, 동생친구들이 오면 내담자가 더 좋아하고 동생친구 수준으로 놈.
6. 내담자의 발달력
친구의 결혼식에 참여했다가 결혼한 부부로서 부산에서 생활, 내담자는 예정일 2주지나 유도 분만한 후 출생했음. 영아기에는 매우 잘 컸으나, 낯을 심하게 가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오면 꺼뻑할 정도로 좋아했음. 좋을 때에는 상당히 좋아했음. 내담자가 5세에 서울로 상경하였으나 갑자기 심하게 말을 더듬어 OOOO병원에서 언어치료를 1달반 받았음. 그 후 정상적으로 생활했음. 이사를 7-8번 다녔고 전학을 3번 하였으나 적응을 잘 하는 편이었음. 왜 왕따를 당했는지는 모르겠다. 6학년 선배들한테 인사 안했다고 6학년 6명에게 OO천 둑방에서 구타당했다.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거나 매를 맞아도 금방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으며 정리정돈을 못하고 덜렁대고 자기 것을 못챙기고 산만한 편임. 여행 갔을 때에도 같은 또래 5명과 어울리지 못하고 내담자 혼자 따돌림 당하는 것을 느꼈다.
7. 부모님의 요구사항
아빠의 요구사항 : 노력하는 모습과 열심히 하는 모습만 보여줘라. 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싸우지 마라. OO지역을 가지마라.
엄마의 요구사항 : 열심히 해라. 할 때는 하고 놀때는 놀아라. 밥먹을 때 싸우지 마라. 거짓말 하지 마라.
8. 심리검사
’99. 5. 27 GATB, 성격진단검사 실시.
’99. 12. 21 문장완성검사, 학습흥미검사, 성격진단검사 실시.
- GATB 검사결과
적성득점 |
지능 |
언어 |
수리 |
서기 |
공간 |
형태 |
공음 |
117 |
118 |
127 |
129 |
118 |
102 |
113 | |
평가 |
B |
B |
A |
A |
B |
C |
B |
- 성격검사 결과
|
안정성 |
지배성 |
사회성 |
책임성 |
사려성 |
동조성 |
남향성 |
충동성 |
5/27실시 |
5 |
98 |
45 |
70 |
92 |
84 |
55 |
96 |
12/21실시 |
70 |
96 |
86 |
92 |
97 |
50 |
80 |
70 |
|
우월성 |
타당성 |
우울증 |
불안증 |
편집증 |
내폐증 |
신경증 |
|
5/27실시 |
30 |
90 |
86 |
94 |
98 |
93 |
98 |
|
12/21실시 |
84 |
45 |
16 |
22 |
35 |
30 |
53 |
|
’99년 5월 27일에 실시된 표준 성격진단검사 결과표에 나타난 것을 보면 타당성이 90으로 검사에 대한 신뢰도가 없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지배성, 충동성, 사려성이 매우 높게 나타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높고 정신 건강적인 면에서도 우울, 불안, 편집, 내폐, 신경증 척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 있으나 상담을 실시한 후(’99년 12월 21일), 재실시된 표준성격진단 검사에서는 심리적 안정이 되어 있고 동조성, 충동성이 적정범위도 어느 정도 적절한 감정표현이나 자제력이 향상되었고 우월성, 사회성, 책임성도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음. 정신건강적인 면에서도 매우 안정적으로 평온한 감정 상태임을 볼 수 있음.
- 학습흥미검사
국어 |
수학 |
외국어 |
사회 |
실과 |
과학 |
예능 |
90 |
90 |
99 |
90 |
93 |
65 |
95 |
모든 학습에 흥미도 높게 나타났으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열의가 높고 노력하려는 기미가 많이 보임. 흥미 검사 결과표를 보고 내담자가 매우 좋아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이 정도만 공부했으면 너무 좋겠다고 표현.
9. 상담 후 행동변화(엄마의 표현)
1) 성품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2) 자기 일을 스스로 찾아서 체크하고 하려는 성향 보임.
3) 자기 방 정리정돈 및 옷을 입고 벗으면 장롱에 잘 정리해 놓는다.
4) 학업성적이 향상되었다.
1학기 중간고사 |
1학기 기말고사 |
2학기 중간고사 |
2학기 기말고사 |
66 |
72 |
75 |
성적표 안나옴 |
10. 상담목표
1) 형식적인 학습방법보다는 실질적인 학습방법 모색
2) 좋은 머리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학습방법을 개선
3) 자신의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적응력 향상
4) 자기 감정 표현을 자율적으로 표출시켜 장점과 단점을 모색
5) 긍정적인 감정은 지향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정화
Ⅳ.결손가정과 학습부진에 따른 문제행동아동의
상담치료 사례연구
1. 문제행동 아동의 사례 개요
2. 신상자료
■ 내담자 : 김경환(가명, 13세, 이하 Ct로 칭함)
■ 주호소 : 도벽(가출, 학교부적응, 흡연, 본드힙입)
■ 입소일 : 1990년 5월 27일
■ 가족력
<그림> 가족구조도(Family Diagram)
Ct의 가족은 어촌에서 살았다. 선원이었던 아버지가 84년에 병사하자 어머니는 8남매를 데리고 Ct가 7세때 서울로 올라왔다. Ct 어머니는 짐일(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89년 병명도 모르는 채 사망하였다. 현재 맏형은 27세로 중학교 졸업 후 의복공장에서 일을 한다. 큰 누나는 출가하였고, 둘째 형은 농공장에 취업하여 그곳에서 생활한다. 둘째, 셋째 누나는 공장에 다니면서 야간고교에 나가고 있고 넷째 누나와 여동생은 중, 국교에 재학중이다.
형제들의 한 달 수입은 대략 100~150만원 선이며 다락방이 포함된 한 칸 방에서 월세로 생활하고 있다. 맏형이 주축이 되어 8남매가 비교적 성실하게 살고 있으며 Ct가 문제행동을 일으키자 맏형과 둘째 누나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Ct를 거부하는 상태이다.
3. 문제력
Ct의 문제력을 따로 분류하는 것은 Ct의 문제행동이 매우 다양하며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행의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동들은 Ct와 비슷한 체험을 지니고 있으나 부모나 가족들은 그보다 훨씬 적은 부분의 문제행동 만을 감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t는 결손가정에서 방치되어 불건전한 그룹에 소속되어 아동의 문제성향이 가정내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상태로 깊어져 상담의뢰 되었다. 위탁자인 맏형이 분 상담소에 호소해 온 Ct의 문제행동을 간단하게 분류해 보기로 한다.
■ 도벽
취학 전 집에서 동전을 가지고 나가 오락실을 출입한 것으로 시작된다. 국교 입학 후에 계속 도벽행동이 노골화되자 맏형은 체벌을 하며 개입한다. 형제들이 돈 관리를 하고 Ct의 도벽에 커다란 반감을 표시하자 Ct는 다른 아동들과 어울려 학교와 비어있는 집, 자동판매기 등으로 도벽 대상을 바꾼다. 한편 Ct가 사는 동네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불량 집단에서는 Ct를 끌어들여 여러 가지 기술적인 것들을 습득케 한다.
Ct의 도벽은 2학년에 들어오면서 폭력을 동반하게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협박하여 돈을 뺏고 빈집으로 데리고 가 주먹과 발, 각목 등을 이용하여 겁을 주거나 때려 돈을 뺏는다. Ct 역시 불량 그룹의 큰형(각 그룹마다 큰 형이라 불리우는 청소년이 있어 하부체계를 갖는다)으로부터 그런 식으로 당하였고, 돈이나 물품을 요구하는대로 가져오지 않으면 큰 형과 그룹원으로부터 구타와 질책을 받는다. Ct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가게나 판매기 뿐 아니라 삥까기(소매치기와 같은 형태의 은어, 적합한 단어가 없어 그대로 사용)에도 능숙하게 된다.
■ 가출(상담자는 W'er로 칭함)
도벽이 발생하여 경찰서에 잡히거나(이런 경우 나이가 어려 훈방조치 됨) 가족들이 알게 되면(Ct는 맏형에게 혼이 나고 맞게 된다. 부모님 사망 후부터 맏형이 집안의 가장으로 특히 Ct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이고 맏형 말에는 꼼짝도 못한다. 그러나 이미 훔친 돈은 소비를 해야하고 쉽게 얻은 돈이라 걱정도 않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쓰게 된다. 어두워지면 집에 돌아가도 맏형에게 혼이 나게 되니까 차츰 귀가하지 않는 횟수가 잦아진다. Ct가 속한 그룹에서도 서로를 부추겨 더욱 스릴있고, 새로운 놀거리를 제공하고 함께 잘 수 있는 곳까지 안내한다.
W'er가 환경조사를 할 때 그런 곳 중의 한 집에 가 보았다. 2층 양옥으로 신축하기 위해 1, 2층은 헐어 놓은 상태였으나 옥상에 올라가보니 나무판으로 작은 움집을 지어 담요까지 마련해놓고 있었다. 그 집 이외에도 빈집이 여러 곳 있었다. 그 집들은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아동들은 주로 터미널, 동네주변 오락실 등에서 훔치고 놀다가 그런 곳에서 함께 또 다른 재미있는 것들을 구상하게 된다.
■ 학교부적응
이렇게 가출을 하다보면 자연히 학교를 빠지게 된다. 옷갈압 입고 밥먹기 위해 가끔 집에 들렸다가 들키거나, 큰 마음 먹고 집에 돌아오면 맞고 또 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또 며칠 학교에 다니는가 싶으면 그 사이에도 급우들, 상․하급생들의 돈을 뺏고, 뺏은 돈을 쓰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간다. 2학년에 와서는 이미 학교에서도 경계인물이 되고 Ct도 학습부진에 의해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다.
형제들이 직장과 학업으로 모두 귀가시간이 늦어지자 더욱 Ct에게 소홀하게 된다. 1년후 다시 Ct를 복학시키나 4학년 초까지 계속 문제행동을 일으키며 학교부적응을 보인다.
본 상담소에 입소할 때 Ct는 한글해독을 전혀 못하는 심한 학습부진의 상태였다.
■ 흡연
Ct는 2학년 때 불량그룹 아동들과 호기심으로 흡연을 한 것을 시작으로 매 가출시마다 집단으로 흡연을 해 왔다. 습관적이지는 않으나 성인들처럼 깊은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돈이 없는 날은 담배자동판매기 유리를 깨고 담배를 훔치기도 한다. 상담소에 처음 온 날 혈색이 안 좋은 얼굴이었다.
■ 본드흡입
함께 어울러 담배를 피고 가끔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본드를 흡입한다. 입소 후 금단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호기심과 담력을 과시하기 위한 흡입 정도였다고 본다.
초기면접시 Ct는 얼굴에 가벼운 화상을 입은 상태였고, 청결상태도 매우 불량했다. 친구들과 본드를 마시고 가게에서 쥐포를 훔친 다음 가스버너에 굽다가 가스가 새어나와 폭발해서 입은 화상이었다. 그룹에 소속이 되면 으레히 도벽, 술, 담배, 본드 흡입 등을 요구당하고, 당한 아동은 또 새로 들어온 아동에게 똑같이 시험해 보듯이 요구하게 된다.
■ 폭력
Ct의 체구는 그리 크지는 않으나 힘이 세고 공격적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아동의 돈을 뺏기 위해서는 겁을 주어야 하고 폭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돈이 필요하지 않아도 기분이 나쁘거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그룹을 지어 싸우곤 한다. 평상시에도 말보다는 습관적으로 주먹이 먼저 나가고 자신이 때리고 나서도 때렸다는 의식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동일수록 피해의식이 많아 조금만 자극이 와도 벌컥 화를 내고 달려들어 싸움이 잦게 된다.
이러한 Ct의 문제행동들은 다음 자에서 다루게 될 상담과정에서도 재발생하게 된다.
4. 진단 및 치료계획
1) 사회적 진단
■ 부모의 사망으로 1차적 보호결여, 그로 인한 애정욕구의 좌절
■ 부모사망 전 이미 경제적 빈곤으로 방치되어 심리적 결손 체험
■ 형제들의 이해부족과 대처방안 미비
■ 불량집단에 의한 도벽, 가출 등 문제행동 가중
2) 심리적 진단
(1) 지능진단 검사
IQ 90으로 한국 아동의 평균 지능지수이다.
(2) 인물화 검사
검사분석 : 자아 발동이 강대하며 남성적이고 공격적이다. 정신불안, 변질적, 호기심 과다, 실제 사회에서의 만족의 거부에서 유래되는 욕구불만과 욕구좌절, 내적 정신적 갈등과 관련된 성적 혼란이 보인다. 안정에의 보상, 어머니에의 의존, 유아적 부적응, 감정의 통제가 안된다. 즉 현실 접촉의 왜곡과 사고, 감정, 행동이 정상적으로 통합되지 못한 듯하다.
(3) 나무그림 검사
검사분석
■ 뿌리 : 원시성, 우둔, 정확, 억제, 느림, 고착성
■ 흩어진 선 : 민감, 예민, 성격의 상실, 영역을 분명하게 느끼지 못함. 표류하는 상태
■ 평행적 몸통 : 규범적, 정확, 고집이 세다, 가르치기 어렵다, 지적 미분화, 둔한 적응력, 융통성 부족
■ 아케이트형 : 형태에 대한 감수성, 예의가 바름, 의무감 있는.
■ 오른쪽 강조 : 성취에 대한 욕구, 자부심, 중요하게 되려는 욕구, 부분적으로 표류, 산만, 집중력 부족, 불안전, 억제
■ 관속의 열매 : 7~10세의 정신연령
Ⅴ. 문제 재발생에 따른 상담치료 과정
아동들의 문제행동은 본 상담소에 입소한 후에도 어떤 방식으로든지 표출된다. 입소 후 발생하는 문제행동에 대한 견해는 관점에 따라 매우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의뢰한 가족들은 문제가 재발생되면 ‘걔가 그렇다. 그럴 줄 알았다. 아직도 멀었다’ 하는 식의 반응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담자는 다시 드러난 문제행동으로 아동의 성향이 확인되고 그것을 상담을 진행하는데 거쳐야 할 치료과정의 하나로 해석한다. 자신의 문제를 은폐하는 음성적인 아동보다는 밖으로 다 드러내 놓고 문제행동을 표출하는 아동에게 치료적인 접근이 쉬울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Ct의 경우, 입소 후 문제행동을 단독으로 혹은 집단으로 여러차례 드러내 보였다. Ct의 역동성을 중심으로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상담과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상담치료과정<1> (제1~9차 상담)
1단계에서는 Ct가 연속적으로 일으킨 문제행동 중 몇가지를 요약하도록 한다.
1) 상담요약
■ 처음 매우 긴장한 모습으로 입소를 했으며, 초기부터 타아동에 대한 구타가 심하다. 매일 아이들로부터 Ct가 때린다는 말이 들려온다.
■ 화가 나거나 누구에게 싫은 소리를 들으면 입을 꽉 다물고 고집스러운 얼굴로 눈물만 뚝뚝 흘린다.
■ 제1차 상담 - 1990. 6. 2
1시 30분에 1차 상담을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놀이실에 가는 것을 많이 기다렸는데, 상담시간이 되어도 보이질 않는다. Ct를 찾고 있는 중에 교사로부터 11만원이 든 지갑을 분실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동시에 다른 아동으로부터 Ct가 담을 넘어 가출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W'er는 다른 상담원과 Ct집 방향으로 가다 동네가 아닌 정류장에 앉아있는 Ct를 발견하고 차에 태웠다.
W'er : 경환이가 집에 많이 가고 싶었나 보구나.
Ct : 네.
W'er : 오늘 상담하고 집에 가기로 했었는데 기다리기가 어려웠니?
Ct : .........네.
W'er : 그런데 왜 곧장 집으로 안가고 한 정거장만 가서 내렸어?
Ct : ........
W'er : 집에 가려고 했던 마음이 변했나 보구나. 지금 경환이 주머니에 있는거 꺼내 보자.
Ct : 아무것도 없어요.
W'er : 경환아, 조금전에 O선생님이 지갑을 잃어버리셨대.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걸 보여줘야 수녀님이 너를 도와줄 수 있어.
Ct : 나 안훔쳤어요.
W'er : 수녀님도 믿고 싶지만 네가 상담소를 나왔기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어. 가지고 있는 것 보여줘봐.
■ Ct는 난처한 듯이 양쪽 주머니와 양말에서 돈을 꺼낸다. 1,000원권 6장과 100원짜리 동전 6개, 토큰 5개를 내 놓는다.
W'er : 이 돈 어디서 난건지 말해 줄 수 있니?
Ct : 집에 가려고 나와서 훔쳤어요.
W'er : 그래, 집에 가려면 돈이 필요했겠지. 그런데 어디서 구했어?
Ct : 버스 타는데서요. 어떤 아저씨 잠바에서 꺼냈어요.
W'er : 그럼 그 아저씨는 동전까지 꺼냈는데도 모르시던? 소리가 났을텐데.
Ct :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 안나게 뺄 수 있어요. 정O는(Ct의 친구) 더 잘 훔쳐요. 소리하나도 안나요.
W'er : 그럼 선생님 지갑에는 손을 안댄거니?
Ct : 안 훔쳤어요, 일시보호부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도O형도 없어요.
W'er : 그 형은 엄마가 데리고 가셨어.
Ct : 난 안그랬어요.
W'er : 수녀님도 지금 경환이가 거짓말 한다고는 생각 안해. 하지만 이렇게 말없이 담을 넘으면 다 네가 가지고 간 걸로 생각하기 쉽잖아, 그리고 맘대로 나가는 건 곤란해.
Ct : 네.
■ 상담소로 돌아와보니 진O이가 지갑을 가지고 가출했음이 확인되었다.
■Ct는 이번 가출로 인해 습관적인 도벽이 발생했고, 매우 숙달되어 있음을 드러내었다.
■ 제2~4차 상담은 주로 Ct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접근이었다.
Ct는 함께 개별학습을 하는 성O과 사이가 좋지 않다. 성O은 Ct가 이유도 없이 때렸다고 하며 달려들어 순식간에 Ct의 다리를 물었다. 거의 매일 두 아동의 싸움은 계속된다.
어느 날 싸움이 끝난 후 Ct는 공책을 내던지며 수업을 거부하고 W'er와의 상담에도 응하지 않는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W'er는 이것은 상담소에 있기를 원치 않는 행동이므로 귀가하라고 말한다. Ct는 당황하면서도 계속 버티기만 한다. W'er는 Ct와 강하게 대치하다 태도 변화를 한다. W'er가 화를 낸 것을 사과하고 성O과 싸우는 걸 보면 W'er 마음이 안타깝다고 표현하자 Ct는 울음을 터뜨리며 다신 안 그런다고 말한다.
■ 이후에도 같은 상황이 몇 번 반복되나 마음이 풀리는 시간과 싸우는 횟수가 줄어든다.
■ 제5차 상담은 7월 4일, Ct가 가출한 경로를 중심으로 한다.
어제 아침 두O이가 없어졌다고 하며 Ct와 몇 명 아동이 찾으러 나섰다. 두O이를 찾다가 한O이가 Ct에게 “저기 학교 가는 애 주머니에 돈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Ct는 그 아이 옆에 착 붙어서 “안주면 죽인다”고 협박하여 만원을 빼았았다. 한O이에게도 말하면 죽인다고 엄포를 놓았다.
오후에 우연히 효O과 대O이 가출을 하자 Ct도 저녁때 정O에게는 돈을 보여주며 같이 나가자고 했다. Ct와 정O는 과자와 빵을 사먹고 오락도 하고 담배도 사 피웠다. 밤 12시 쯤 두 아동은 밤기온이 떨어지자 상담소지하 체육실 철창을 열고 들어와 2층 교실에서 잠을 자려고 했다. 그때 효O과 대O도 같은 경로를 통해 들어와 Ct와 정O를 보았다. Ct에게 돈이 남아 있다고 하자 네 아동은 다시 상담소 밖으로 나갔으나 어디로 갈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하게 된다. 새벽 2시쯤 떠드는 소리에 잠을 깬 상담소 형들이 네 아동을 데리고 들어왔다.
■ 상담을 하면서 Ct는 W'er에게 남은 돈도 없으며 담배도 다 버렸다고 하였다. W'er는 하루아침에 나쁜 습관을 고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다고 표현하며 남은 돈과 담배를 가져오라고 했다. 계속 거짓말을 하며 버틴다. 결국에는 남은 돈은 대O이에게 주었고, 담배는 쓰레기통 옆에 숨겨 놓았다고 말한다. Ct는 직접적으로 질책을 받지 않기 위해 의도적인 작업을 해놓고 위기를 모면해 보려고 했던 것이다.
■ 제6, 7차 상담은 Ct의 적응을 위해 비지시적인 놀이치료를 실시하였다. 평상시에는 매우 거칠고 습관적으로 다른 아동들을 괴롭히면서도 W'er를 보면 활짝 웃으며 친밀감을 표현해 온다. W'er도 Ct에게 계속적인 관심을 표현한다.
■ 제8차 상담은 8월 1일 Ct의 가출사건이 중심이 된다.
연 3일의 물놀이 일정이 전날의 심한 폭우로 연기되었다. 막상 연기를 하고 나자 당일 날씨가 좋아 아동들은 물놀이를 가자고 했으나 이미 차편까지 연기한 후라 그대로 수업을 하기로 했다. 맥이 빠진 Ct와 효O, 대O은 다시 그룹을 지어 점심식사 전에 놀이터를 통해 가출한다.
그날 밤 11시 30분 경 놀이터 쪽에서 발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효O의 목소리가 들려 W'er는 O수녀님과 밖으로 나가 보았다. 옆 건물인 학교 담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 아동들의 이름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다. 잠시 후 고개를 들어보니 학교 담 뒤에 높이 쳐 놓은 철망 꼭대기에 Ct가 걸터앉아 있었다. 내려오라고 하자 Ct는 마치 원숭이가 철망을 타고 내려오듯 기가 막힌 솜씨로 내려온다. O수녀님은 다른 편 담을 통해 두 아동을 데리고 온다.
■ 세 아동을 목욕시키고 요기를 하게 하였다. 금새 표정이 풀리고 재잘거리면서 덜 혼나기 위해 서로에게 탓을 돌린다. Ct가 심심하다고 먼저 나가자고 했으나 나가서 돈을 훔치지 못해 배가 고팠다고 한다. Ct가 훔치려고 했지만 떨려서 못했다. 이어서 대O이가 병원에 들어가 훔치려다 실패했다. Ct가 차라리 걸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대O이 반대했다. 결국에는 갈 곳을 찾는다는 핑계로 상담소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 다음날 다른 아동들이 세 아동에게 물놀이 가고 싶어서 돌아온 것이라고 놀리자 불쾌해진 Ct는 다신 안나간다고 한번 더 다짐을 한다.
■ 제9차 상담
■ 물놀이 이후에 아동들을 일주일간 휴가차 귀가를 시켰다. Ct도 집에 보내기 위해 전화를 하였다.
W'er : 오늘부터 아이들이 며칠 쉬러 집에 가거든요. 경환이도 오늘쯤 보내려고 전화했어요.
누나3 : (냉정한 어조로)안되는데요.
W'er : 무슨 사정이 있나요?
누나3 : 내일 언니랑 동생이랑 놀러가요.
W'er : 그럼 경환이도 같이 가야지요.
누나3 : 제마음대로 경환이 집에 받으면 혼나요.
W'er : 지금 누나가 하는 말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경환이 큰형은 집에 있어요?
누나3 : 놀러 갔어요.
W'er : 형제들이 경환이에게 너무 마음을 써주지 않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질 않네요.
누나3 : ........
W'er : 내 생각에는 경환이를 반겨주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경환이가 집에 갔을 때 잘못한거 있어요?
누나3 : 저번에 엄마 제사 때 왔다가 형부 돈을 가져갔어요.
W'er : 그런 일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경환이가 그동안 나쁜 짓을 해 온만큼 고치기 위해서도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이해해 주지 않으면 나쁜 습관 고치기 어려워요. 오늘은 집에 안 보내겠어요. 형제들도 다시 경환이에 대해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 대화중에 Ct가 들어온다. 집에서 자신을 거부하는 것을 아는 표정이다.
■ W'er는 누나3에게 일방적으로 설교를 하듯 걸림돌을 사용하였다. 전화를 끊고 난 직후 Ct를 보니 감정이 전이되어 W'er의 마음이 혼란하였다.
■ 다음 날 누나2가 찾아왔다. W'er는 Ct의 문제행동이 고쳐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가족들이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지속적인 가족상담을 제안하였다.
2) 학습과정
Ct는 한글 해독이 전혀 안되면 이름 정도만 쓰는 상태이다. 취학 전 단계의 국어와 산수를 중심으로 개별학습을 실시한다. 함께 공부하는 성O과의 싸움이 잦아 초반에는 수업거부가 많았다가 차츰 지지를 받으면서 원만해지고 있다.
3) 코멘트
■ Ct는 상담초기 과정에서부터 도벽, 가출, 흡연, 허언 등의 문제행동을 직접, 간접으로 표출하였다.
■ W'er는 Ct가 문제행동으로 인해 늘 거부당해왔던 체험을 바꿔주기 위해 비교적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그러나 Ct 자신의 역동성이 강하여 순발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 Ct와의 관계형성에는 무리가 없으나 가족들과의 상담에서는 W'er의 개인적인 감정이 노출되어 어려움이 있었다.
■ Ct가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만한 사람을 찾아 다닐 때는 제재하였다.
■ 다음단계에서는 가족상담을 강화하기로 했다.
■ 놀이치료로 활발한 감정표현을 돕고 긍정적인 사고전환을 하도록 유도한다.
■ 제10, 11차 상담은 지난 단계에서 드러난 Ct의 문제행동으로 인한 부적응을 돕기 위한 접근이었다. 공동생활에 적응하려는 방법이 주로 힘행사로 나타난다. 성O과 계속적인 충돌이 있었고, 학습가능성이 보여, 2, 3학년반에 편입한다. 거기에서도 동생들에게 심한 폭력을 휘두른다.
2. 상담치료 과정<2> (제10~25차 상담)
이 과정에서는 놀이치료를 강화하고 학습을 촉진하여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1) 상담요약
■ 제12차 상담 - 1990. 8. 18
■ Ct는 파워쇼벨(Power Shovel)을 작동한다.
Ct : 나 점심먹고 집에 가야지.
W'er : 지난 주에는 정말 잘 지내고 온거니?
Ct : 네. 오빠(맏형)가 월급 탔다고 갈비 사줬어요. 우리 다 -.
W'er : 경환이가 기분이 참 좋았겠구나.
Ct : 네. 매니큐어 발라야지.
■ 매니큐어를 바르고 비행장 세트를 가지고 온다.
Ct : 수녀님, 이거 만들 수 있어요?
W'er : 난 잘 못만들겠더라.
Ct : 미국 사람은 잘 만들 수 있어요?
W'er : 경환이도 할 수 있을거야. 만들어보렴.
Ct : 못해요, 나 그림 그려도 되죠?
W'er : 그럼
■ 한 손에 그림책을 들고 이젤 앞에 서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W'er : 경환이 화가 같은데?
Ct : 못 그리겠어요.
W'er : 수녀님은 네가 그린 로봇이 마음에 들어.
■ Ct는 그만 그리려다 색을 칠하고 다른 로봇과 우주선을 그린다.
■ Ct는 활동량이나 공격성에 비해 매우 정적인 놀이를 한다. 작업이 복잡하거나 자신이 없는 것은 쉽게 포기해 버린다.
■ 가족들의 태도가 변화가 있어 Ct에게 안정감을 준다.
■ 여성 취향적인 놀이를 반드시 곁들인다. 제재하지 않는다
■ 제13~17차 상담은 여성 취향적인 놀이를 많이 한다. 어머니에 대한 의존성이 충족이 안되고 누나들 영향이 크다. 매니큐어와 화장품을 바르고 액세서리로 장식을 하며 거울을 본다. 그림을 그릴 때에는 꼼꼼하게 그리느라 완성시키질 못한다. 연필로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아 또 지우고 그리고, 다시 지우는 행동이 반복된다. 마음이 불안할 때 더욱 그런 행동이 나타난다. 이후에는 그룹 치료를 하여 놀이의 폭을 넓히도록 유도한다. 함께 상담하는 용O는 12세의 가출아동으로 이중적 성격의 양성화가 시급한 아동이다.
■ 제18~22차 상담에서는 Ct는 용O의 놀이를 모방한다. 용O가 도화지로 공책을 만들자 Ct도 따라 만든다. 용O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공책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장식을 하자 Ct는 슬그머니 하다만다. W'er가 격려를 해주자 간단한 그림을 그린다. “내 이름 밖에 몰라요. 써줘요”
■ 글을 못쓰는 자신의 한계를 수긍하는 듯하나 실상은 완전하게 할 수 없는 것은 아예 안하려고 하는 완벽함이 있고 동시에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태도이다. 억압해 놓는 감정은 반드시 엉뚱한 상황에서 공격성으로 표출된다.
■ 제23~25차 상담에서는 용O의 놀이에 영향을 덜 받고 독자적인 놀이감을 찾는다. 경주용 자동차를 좋아하면서도 용O가 원하면 순서를 정하며 양보하는 태도를 보인다.
Ct : 우리 다음 상담 누구예요?
W'er : 글쎄.
Ct : 성O이다. 성O이 이거 보면 좋아할거다.
■ 성O이에 대한 개별적 공격은 거의 없다. 그러나 두드러진 공격성은 줄었으나 이제는 보이지 않게 아이들을 괴롭히곤 한다. 충동성이 있어 아직 불안해 보인다.
■ ‘참 좋은 날 기쁜 날’준비를 하던 12월 초 다시 Ct를 포함한 5명의 아동이 가출을 한다. 병O가 연극대사를 외우지 않아 교사에게 혼일 날까봐 원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을 하였다. 이틀 후에 종O이 들어왔다. 5명 중 가장 어린 원O가 가방을 훔쳤는데, 그 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어 들어온 것이다. 다음날 Ct가 들어온다. 자신은 병O형의 강요에 의해 나갔었다고 하며 잘못을 빈다. 나머지 3명도 이틀 후에 스스로 들어온다. 아동들은 담당 상담원과 개별상담을 한 후 교사로부터 벌을 받았다.
■ 자발적으로 들어왔으나 또다시 마음의 안정이 흔들린다. 행사 준비를 하며 빠르게 재적응된다.
2) 학습과정
9월부터 한글반이 편성되어 Ct는 남자교사와 학습을 하게 되었다.
■ 9월 24일~28일 교사일지
▪교사에 대한 기존 관념 때문에 상당히 긴장하고 수업에 임하였으나 조금씩 밀착됨을 느낌.
▪반 아이들을 잘 이끌며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임.
▪글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었으나 상당히 제거됨.
■ 10월 22일
▪반 아동들에게 힘을 사용하는 것이 교사에게 자주 발각됨.
■ 10월 25일
▪학습에 대한 진척도가 가장 빠른 아동임. 반 아동들에게 샤워를 하면서 계속 독점하려고 힘을 사용함.
■ 11월 8일
▪한글반 편입 후 가장 효과가 있었던 아동으로 이제는 자기 스스로 예습을 하고 오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됨. 학습에서의 자신감이 생활면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행동함.
3) 코멘트
■ Ct는 W'er에 대한 친밀감을 거리낌없이 표현한다. 마주칠 때마다 와서 안기고 강하게 밀착한다. 결핍감을 대리충족하는 과정이라 수용한다.
■ 꼼꼼하면서도 쉽게 좌절되고 반동적으로 과격해지는 행동을 반복한다.
■ 문제 재발생이 초반처럼 많지 않으며 W'er의 개입없이도 제자리를 찾는다. Ct에게 내재되어 있는 치료 가능성을 확신시켜준다.
■ 학습에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3. 상담치료과정<3>(제26차 상담~91년 2월 현재)
두드러진 문제행동은 보이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차츰 학교부적응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 후에 종결을 할 계획이다.
1) 상담요약
놀이실에서 Ct는 타자기를 마구 두드리며 공격적 감정을 해소한다. 무조건 못하겠다는 그 전의 반응과는 달리 종이 끼우는 법, 테이프 감는 것 등을 이리저리 궁리하여 해본다.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창의성이 조금씩 엿보인다. 야구게임, 농구, 주사위 링, 링 토스 게임 등 경쟁심을 일으키는 놀이를 선택한다. 용O와 매우 협조적인 놀이를 진행한다.
2) 학습과정
Ct : 왜 아침에 상담해요? 2시가 좋은데.
W'er : 수녀님이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 지금 상담하는 것이 싫은 모양이구나.
Ct : 상담은 좋은데 2시에 하는게 좋아요.
W'er : 지금 무슨 공부하다가 왔어?
Ct : 국어요, 국어는 좋은데요, 산수는 못하겠어요. 어려워요.
W'er : 산수공부가 어려운가 보구나, 2시에는 무슨 시간이야?
Ct : 산수요. 상담하면 산수 안하는데...
■ Ct가 산수과목에 대한 곤란으로 상담시간 변경을 요구한다. 그러나 얼마 후 산수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진다.
▪산수에 대한 싫증이 없어지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함.
▪Ct 자신의 글씨체에 자부심이 크다. 숙제도 열심히 하고 공부시간에도 매우 진지하나 아직도 저학년 수준의 학습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3) 코멘트
■ 가끔 W'er를 속이는 행동을 한다. 집에 간다고 하면서 차비만 쓰고 들어오면서 그냥왔다고 말한다.
■ 일상 생활에서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 크다. 지우개 따먹기를 하여 많은 양의 지우개를 수집하고 다른 아동이나 W'er에게 아까워서 주지를 못한다.
■ 현재도 아동들이 괴롭히는 일이 자주 있으나 더 공격적인 아동을 들어 온 다음에는 많이 약화된 상태이다.
■ 1학기까지 학습수준을 높여 복학한 다음 상담을 종결하기로 함께 결정하였다.
4.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의 아동은 욕구와 결핍감을 문제행동으로 표출하면서 생활해 왔다. 또한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이 결손된 가정에서 더욱 감정과 해동의 긍정적인 변화가 어려운 상황하에서 성장하였다. 아동의 그러한 심리적 불행감은 단시간내에 불량집단 안에서 비행의 형태로 표출, 만족감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
상담치료 후 어느 정도 긍정적 변화가 가능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나 Ct가 속했던 그룹은 변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적합한 환경조사를 하여 그룹의 양성화를 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나 현실적으로 그룹원을 만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환경이 변화가 안된다면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거부할 수 있는 올바른 사고를 정립하고 아동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개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가족과 교사는 아동이 긍정적인 선택을 하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어야 한다. 특히 맏형은 두려운 존재보다는 남성이라는 동일시 대상이 되어 아동을 포용해 주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아동은 재능이나 행위를 떠나 아동 자체로 존중되어야 하며 인격적인 존재로 대해주어야 한다. 또한 넓은 시각으로 사회의 흐름과 다양한 아동들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1차적으로는 가정, 나아가서 학교,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수용과 사랑이 우선된다면 아동들의 비행은 예방될 것이고, 치료된 문제행동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쉬운듯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렵기에 언제나 우리사회의 과제로 삼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Ⅵ. 취학전 문제행동아동의 상담치료 사례연구
1. 서언
현대사회의 급속한 변동으로 많은 사회문제와 병리적인 현상들이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다. 그 중 아동과 청소년의 행동적, 정서적 문제들은 대안책을 찾기도 전에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비행의 문제행동에 있어서도 더욱 폭력적이고 집단적이며 지능화되어 가고 있다. 거기에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그러한 문제행동들이 차츰 연령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취학전의 아동이 가정에서 일탈되는 경우는 기아나 미아에서 대부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연령의 아동들이 스스로 집을 나가는 가출의 현상으로 원인이 확대되고 있다. 본 상담소에 입소하여 상담치료를 받는 가출, 도벽 등의 학령기 문제행동 아동을 살펴보아도 처음 그러한 비행이 발생한 시기는 6-7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얼마만큼 그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취학전의 아동의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본 사례연구 대상이 되는 아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개인의 문제와 관련된 환경적 요인이나 가족 내력이 가족기능 면에서 볼 때 아동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례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례의 아동은 그러한 가족기능이 원활치 않은 결손, 갈등, 빈곤의 문제를 지닌 가정의 아동으로 성장할 때 필요한 많은 자원이 결핍된 생활을 하였다. 이에 따라 아동은 심리적인 결손까지 동시에 체험하여 애정결핍을 동반한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게 되었다. 또한 성격적인 면으로 보아도 유치원이나 또래집단에 적응을 못하고 공격적이고 퇴행적인 현상을 지니게 되었다.
이렇게 가장 기초가 되는 가정에서 보호되지 못하고 방치가 지속될 때 부모는 그들의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채 오히려 체벌이나 고함, 협박 등으로 대처하여 아동은 불안한 상황에서 새로운 학대까지 체험하게 되어 정서상의 문제까지 일으키게 되는 예가 많다.
본 상담치료 사례연구는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분리하여 사랑받고 보호되는 과정에서 재적응할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취학전 문제행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소고이다.
아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동이 사용한 용어를 불가피하게 옮기는 경우 다소 거친 욕설과 비어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2. 입소아동의 사례개요
1) 신상자료(Identification data)
■ 내담자 : 서성철(가명, 남, 7세, 이하 Ct로 칭함)
■ 주호소 : 가출(도벽, 허언)
■ 입소일 : 1991년 7월 1일
■ 가족력(family history)
<그림> 가족구조도(family diagram)
Ct의 아버지는 전쟁고아로서 부산에 있는 보호소를 통해 고아원에서 성장하였다. 국민학교 졸업 후 가출을 시도하여 3, 4곳의 고아원을 전전하며 힘겹게 살아왔다.
17세때 무임승차로 서울에 올라와 다리 밑에서 생활하다가 자활보호자로 선정되어 폐휴지를 모으는 넝마주이가 되었다. 5․16혁명 후 깡패집단으로 몰려 산간지역에 끌려가 강제노동도 하며 어려운 청년기를 보내야 했다. 그곳에서 빠져나온 Ct의 부는 배운 기술이 없어 본래의 넝마주이 일을 계속하다가 첫 번째 부인을 만나 혼인하였다. 그러나 부인이 아이를 못 낳는 것을 알게 되어 이듬해 이혼하였다.
84년 주위 사람 소개로 이혼 경력이 있는 Ct의 생모를 만나 재혼을 하였다. 본래 낭비벽이 있던 Ct의 모는 Ct를 출산한 다음 Ct 부 모르게 전에 이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자녀가 셋이 있다는 사실과 그동안 집의 돈을 몰래 가져가 그들의 경제적 뒷받침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혼하였다. 당시 Ct가 어려 생모가 전남편의 집으로 데리고 갔으나 1년 후 Ct 부가 집으로 데리고 와 양육하기 시작하였다.
Ct의 부는 2종 생활보호대상자로 계속 고물상에서 일을 하다 지난 해 12월영구 임대주택을 분양받아 지금은 취로사업장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는 무지하고 단순한 편이나 생활면에서 지혜가 있고 Ct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많은 편이다. Ct 모와는 전혀 관계를 갖지 않고 Ct도 엄마를 찾는 일이 없고 사망한 것으로 알고 지낸다.
■ 문제력(problem history, 상담자는 W'er로 칭함)
Ct의 부는 Ct를 5세때 유치원에 보냈다. 처음 1년간은 잘 적응하는 듯하다가 차츰 아이들을 때리고 욕을 하기도 하면서 가끔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91년 초 태권도 학원으로 옮긴 다음엔 너무 욕이 심하고 거칠어 퇴원을 당하였다.
Ct를 받아주는 학원이 없어 부가 일하는 고물상에 데리고 가 부가 돌아올 때까지 그곳에서 혼자 놀게 하였다. 처음엔 고물을 고르며 잘 놀더니 4월부터는 조금씩 먼 곳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가게에서 훔쳐먹고 오락실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다가 싫증이 나면 남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역이름을 외울 정도가 되고 혼자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기도 하였다. 파출소 등을 통해 부가 Ct를 찾아 온 횟수가 30회에 이르게 된다.
3개월만의 급격한 가출과 도벽, 그에 따른 허언으로 Ct부는 체벌을 많이 하였다.
상담소에 온 첫날부터 극에 달한 욕설과 빈정거림, 공격적 태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그대로 방치된 피부병과 화가 나면 상처를 뜯는 등의 정서장애를 보였다.
Ct와의 첫만남을 요약해 본다.
■ 1991. 7. 1. 오후 8시
▪W'er가 외출을 하고 돌아오자 아동들이 새로 아이 한명이 왔는데 막 욕을 하고 계속 싸웠다고 하며 그런 애는 처음 봤다는 식으로 설명을 한다.
▪저녁간식 전에 숙실에 갔을 때는 당직 교사에게 욕을 하여 실갱이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W'er가 들어서자 노려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씩씩거린다.
W'er : 네가 성철이구나.
Ct : (인상를 쓰며) 그래요. 아줌마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요?
W'er : 지금 성철이가 화가 많이 나 있구나. 나는 C수녀님이야. 네가 오늘 왔다는 얘길 듣고 너를 만나러 왔어.
Ct : 난 갈거예요.
W'er : 집에 가고 싶어서 화가 난거니? 그런데 지금은 밖이 어두워서 집에 갈 수가 없는데 어떡하지?
Ct : 난 갈 수 있어요. (빈정거린다)왜 그러쇼, 난 갈거예요, 썅-.
-W'er의 반응에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
W'er : 그럼 네가 정말 가고 싶으면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 줄게.
Ct :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싫어요. 전화하지 마요. 아빠 죽여 버릴거야. 내가 엄마도 죽였어요. 다리 자르고, 또... 팔도 내가 잘랐어요. 알기나 해요? 왜 그러쇼, 난 로보캅이예요. 후레쉬맨도예요. 나 갈거예요.
W'er : 성철이는 엄마, 아빠가 미운가 보구나.
Ct : (징징거린다)나 갈거예요. 수원행 타면 집에 가요.
- 어두워서 혼자 보낼 수 없다고 하자 계속 떼를 쓴다. 이 과정에서 Ct가 어느 정도 과정되게 표현하는 것이 드러나 W'er는 맞닥뜨림을 사용한다.
W'er : 여기는 자기가 원해야 친구들이랑 살 수 있는 곳이야. 그렇게 혼자 가고 싶으면 가도 좋아.
Ct : (신경질적으로)차비가 있어야 가지요.
W'er : 차비 내고 차를 탔었니? 넌 차비가 필요가 없잖아(강하게 말한다).
Ct : 차비가 있어야 기차 타요. 씨-알지도 못하면서,(갑자기 화제를 돌린다) 아줌마, 새마을호 타봤어요?
W'er : 수녀님이라고 불러 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불러줄 수 있겠니?
Ct : (작은 소리로)수녀님, 새마을호 타봤어요?
W'er : 그래, 부산에서 서울오는거 타봤지.
Ct : (비웃는다)뻥까지 말아요. 부산에는 새마을호가 없어요. 씨-뻥가지 마쇼. 난 새마을호 타봤어요.
- 기차 이야기를 주고 받다 이야기 꺼리가 떨어졌나 보다. 갑자기 생각난 듯이 집에 가겠다고 다시 떼를 쓴다. 그러면서도 주먹 쥔 손은 이미 펴지고 피곤한 기색이다. 그 때 6세 된 아동이 갑자기 들어와 W'er에게 안기자 다시 감정이 날카로와진다.
Ct : 나가. 씨발. 안 꺼져. 나가, 새끼야.(마구 소리를 지른다)
W'er : 성철아, 수녀님은 너하고 친해지고 싶어. 이리 와서 무릎에 좀 앉아 볼래?
- 6세 된 아동을 보낸 후 skin-ship을 시도한다.
Ct : 싫어요. 씨- 내가 여자예요? (W'er의 눈치를 보며 무릎이 상처를 뜯는다. 어유. 아파, 아파, 아파, 으윽-.
W'er : (안아주면서 다리를 만져준다)저런, 다리를 다쳐서 많이 아프겠구나. 내일 의무실에 가서 치료를 받자.
- 복도에서 자겠다고 억지를 쓰다가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간다.,
- 온 몸에 멍자국과 피부병이 심한 상태이나 치료가 안되어 매우 불량한 위생상태이다.
- 부모에 대한거부와 매맞은 자국으로 보아 신체적 학대를 받은 아동으로 판단되어지나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며 불안한 정서상태에다 폐쇄적이고 방어가 강하다.
2) 상담의뢰 경위
Ct의 가출이 통제가 안되는 상태에서 부는 더 이상 Ct를 양육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친권은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 절차를 밟아 보호자의 생활무능력을 이유로 OO보육원에 위탁보호를 신청하였다.
91년 6월 말에 보육원에 들어간 Ct는 6일동안 3차례에 걸쳐 가출을 하였다. 그 곳에 일주일간 머물면서 가출이외에 욕설과 이상한 몸짓으로 아이들의 관심끌기를 하여 관리하기에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OO보육원에서는 Ct의 문제행동을 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벽, 허언을 동반한 상습적인 가출로 진단하고 본 상담소에 치료를 의뢰하게 되었다.
이후 상담을 진행하면서 보육원 측에서는 자신들의 기관이 의뢰했기 때문에 보호자의 권리를 주장하였다. 반면 부는 Ct의 가출을 보육원 측에서는 이상 행동으로 표현하여 마음이 상했던 터라 그곳에 위탁을 무효화하고 보육원 관계자와 만나는 것조차 꺼려하였다. W‘er는 보육원 측과 Ct 부를 각기 상담을 하며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개자 역할을 해야 했다.
3) 진단 및 상담계획
(1) 사회적 진단
■ 부의 성장기 불안정이 가족해체에 영향을 미침
■ 모의 이중생활과 정서적 불안에 따른 간접적 불안감 체험
■ 부모의 갈등과 이혼에 의한 양육자와 양육지의 잦은 이동
■ 모 결손으로 인한 애정 욕구의 불충족
■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방임
■ 문제발생 후 부로부터 신체적 학대 받음.
(2) 심리적 진단
① KIPA(91년 7월 1일 실시)
■ 검사의견
▪전체적으로 검사에 대한 이해가 없고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며, 행동의 통제가 어려워 검사 실시가 불가능했음.
▪인물화 검사는 인물화에 의한 간편 지능검사 규준에 맞춰 살펴보면 약 3세 이하의 정신연령을 보인다.
■ 검사태도
▪신경질적, 폭력적, 마음에 안들면 욕설과 난폭한 행동을 일삼는다.
▪멋대로 고집스러운 행동을 보인다.
▪좋아하는 사물을 빨기, 핥기 등의 적극적인 애착행동을 보인다. 특히 동물을 좋아함. 지우개 핥기, 먹기.
② KIPA(91년 11월 4일 재실시)
■ 검사의견
3.6~3.11세의 연령 집단의 지적 연령에 상응한다. 자신의 생활연령에 비춰 약 2년정도 발달이 뒤떨어진다. 그러나 아동이 과제에 대한 주의집중의 어려움이 있으며 깊이 사고하지 않는 면들이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사료됨.
■ 검사태도
검사 중반 이후부터 산만한 행동을 보임. 계속 ‘얼마 남았아요?’라는말과 함께 몸 움직임이 많아짐. 후반으로 갈수록 잘 보지 않고 멋대로의 반응을 보인다.
③ VMI(91년 11월 4일 실시)
■ 검사의견
▪Ct의 VMI연령은 4.4세로 자신의 생활연령(5.11세)에 비추어 볼 때 1년 6개월 정도 발달이 뒤쳐진다고 볼 수 있다.
▪「좌사선」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지각적인 차이보다는 수직, 수평방향의 운동이 협조되지 않는 어려움과 기계적 곤란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사선의 협응능력이 계속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 검사태도
주의깊게 보면서 잘해보려는 욕구가 부족하다. 선은 거침없이 그려낸다.
■ 참고
검사 후 1~2개월에 걸쳐 Ct가 매일 아침 글씨쓰기 시간에 쓴 글자를 보면 좌사선은 어느 정도 가능하나 글씨 구성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3) 상담계획
■ 주1회의 놀이치료로 정서적 안정을 찾는다.
■ 애정결핍에서 오는 퇴행과 같은 방어기제를 제거한다.
■ 부와 Ct의 재결합을 위한 지속적인 부모상담
■ 또래 집단과의 적응을 위한 사회화 사업
■ 학습장애 및 부진 극복
3. 상담치료 과정
1) 놀이치료를 통한 접근
(1) 초기단계(제1차~7차 상담)
․W'er와의 관계형성을 중점을 두고 접근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비지시적인 놀이로 Ct가 놀이실과 상담소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 제1차 상담(91년 7월 2일 오전 10시)
놀이실에 들어오며 감탄을 한다.
Ct : 소리나게 해주세요. 어떻게 해요, 해주세요, 못하겠어요.
- 계속 의존적인 어휘를 사용하나 진심을 도와주길 바라는 어투는 아니다. 미니카를 보고 좋아하며 떨어뜨릴 정도로 양팔에 담아온다. “띠뚜, 띠뚜.....휙.... 슁.... ”등의 의성어를 쓰며 재미있게 논다.
88기차를 본다. 미니카는 여러대 손에서 놓질 않은 채였다. 기차 레일을 연결하자고 해놓고는 자신은 하려고도 않는다. 기차 바퀴에 뺨을 댄다.
Ct : 아 간지러, 이 새끼야. 와.(이어서 스쿨버스를 가지고 온다.)
Ct : 이제 종점. 여기가 종점이니까 다 내려야지요.
W'er : 그렇구나. 오늘 성대 표정하고 말이 참 예쁘구나.
Ct : 알아요.
기차를 다시 방바닥에 놓고 켠다. 기차가 움직이자 혀를 내밀고 기차를 핥으려고 하다. 기차 위로 몸을 굽혀 터널을 만들고는 방바닥을 혀로 핥는다. 서랍에서 풍선을 꺼내 불고는 그것도 핥는다.
기차를 가지고 시간이 끝날 때까지 논다. W'er가 시간이 다 되었으니 나가자고 하자 어제 밤의 표정과 말투로 다시 변하며 빈정거린다.
Ct : 난 안 나갈거예요. 왜 그러쇼, 난 안 나가요. 내 맘이예요.
- W'er가 놀이실 규칙을 상기시켜도 계속 거부한다.
W'er : 나는 성철이하고 여기서 나간 다음에 사탕을 주려고 했는데.
Ct : (갑자기 표정이 밝아진다)사탕 있어요? 뻥이지요? 어디 봐요. 5개 있어요?
W'er : 지금은 없지만 나가면 3개 줄게.
Ct : 좋아요. 진짜지요.
신나는 모습으로 놀이실을 나간다.
- 어제밤과는 달리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많이 보였으나 종결부분에는 다시 방어적인 태도로 바뀐다.
- 애착행동과 동시에 관심끌기를 위한 거부적인 행동을 간혹 보인다.
- W'er를 놀이에 참여시키지 않으나 배제하지는 않는다.
- 언어표현은 활발하지 않으나 반복하여 말을 하고 의성어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 제2~4차 상담에서는 기차, 미니카, 버스, 비행기 등의 대중교통 수단에 한정된 놀이를 한다. 시선과 몸짓이 매우 산만하다. W'er의 말을 장난스럽게 따라하기도 하고 놀이에 조금씩 참여시킨다. 상식적인 면, 인지적인 면이 매우 떨어지면 시간 개념이 전혀 없다.
인형세트에서는 역할놀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의 놀이를 확장할 때만 인형을 사용한다. 상담이 끝날 시간이라고 알려주면 그때부터 떼를 쓰듯 빈정거림이 심하고 전혀 정리를 하지 않는다.
■ 제5~7차 상담에서는 물놀이를 전후로 하여 이루어졌다. 계속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 놀이가 진행되며 W'er를 많이 참여시킨다. 그러나 W'er 마음대로 정차를 하면 짜증을 낸다. 초기의 산만함이 조금씩 시선 정리가 되어 가면서 활동적인 행동으로 바뀐다. 혀로 핥는 것은 많이 줄었으나 놀이 중에 자신의 입 주위를 빠는 행동으로 바뀐다.
여전히 놀이감을 정리하지 않고 ‘화장실 간다’는 핑계를 대고라도 그냥 나가려고 한다.
차츰 총과 칼을 휘두르는 횟수가 많아지며 만화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세계를 꾸며간다. 과격한 공격성은 보이지 않는다. 생활 중에도 공격적인 행동보다는 욕설과 신경질로 방어를 하고 이상한 몸짓과 말로 아이들의 관심을 끈다.
(2) 중기단계<1>(제8~13차 상담)
․공격성 표출이 매우 활발한 시기이다.
․한정된 놀이에 session마다 한가지 정도의 놀이감이 덧붙여지거나 크게 발전적인 변화는 아니다.
■ 제8, 9차 상담에서는 총으로 W'er를 쏘고 팔, 다리 등을 “비어 버려”하면서 칼을 휘두른다. W'er가 진지하게 해주면 더욱 공격적이 된다.
자신이 후레쉬맨이라고 하면서 거울을 보며 씩씩한 포즈를 취한다. 언어 표현이 활발하나 그 내용면에서는 공상적이며 만화 주인공에 자신을 투사하는 비현실적인 것이 많다.
W'er가 정리를 하자고 하면 선심을 쓰는 듯이 “좋아요, 도와줄께요”하며 정리를 한다.
‘다음 상담 언제 하느냐’는 질문에 여러 번 대답을 해주어도 반복해서 처음 묻는 것처럼 묻는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못했다고 생각이 되면 풍선이나 작은 차를 가지고 나가려고 한다.
■ 제10차 상담(91년 9월 4일 오전 10시)
들어오자마자 총을 고르고 W'er에게도 한 개 준다. 항상 소리가 크고 멋있는 것은 Ct의 차지이다. W'er가 일부러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수녀님 것도 좋은 거예요. 얼마나 멋있는데요.”하며 넘어간다. 놀이실을 온통 뛰어 다니며 총을 쏘고 심각한 표정으로 칼을 휘두른다. W'er에게 신체적 타격을 줌으로써 승리감에 도취된 얼굴이다.
“수녀님은 완전 죽었어요. 다신 못살아요”하면 끝이 난다. W'er가 머저 공격을 해서 자신이 맞으면 “아니예요 아직 탕꼬예요. 그렇게 하는거 아니예요. 그렇게 하는거 아니예요. 후레쉬맨은 원․투․쓰리... 블루 후레쉬. 핑크 후레쉬 있는데 난 블루 후레쉬예요. 그니까 안 죽죠.”
총, 칼싸움이 Ct의 승리로 끝나면 figure와 미니카를 상자 채 서둘러 가지고 온다. 새것과 멋있어 보이는 것은 Ct가 먼저 차지하고 W'er에게 고장나고 평범한 것들만 골라준다. 투쟁의 단계에 들어간다.
Ct : 난 착한 놈이예요. 수녀님껀 다 나쁜 놈이예요.(W'er의 헬기가 공중을 나른다) 아니예요. 그렇게 하는 거 아니예요. 지금가요. 팍! 수녀님꺼 다 죽었어요.
W'er가 선제공격을 하거나 승리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먼저 Ctck를 박아서도 안되고 출발도 Ct허락을 받고 움직여야 한다.
다른 놀이로 전환할 때는 선택하기도 전에 “우리 이거해요”하며 W'er와 함께 놀기를 제안한다.
풍선을 불 때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입 주위가 벌겋게 될 때까지 입으로 불기를 좋아한다. 오리 모양의 풍선을 만지며 “찌찌”라고 하며 웃는다.
앵무새 인형을 발견하고는 좋아하면서도 아무 말도 안한다. 정리를 한 후 “언제 상담해요, 일곱밤 자구요? 아자-” 즐거운 모습으로 놀이실을 나간다.
■ 제11~13차 상담에서는 주로 후레쉬맨에 대한 설명과 전투상황을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말을 많이 하는데 줄거리가 정리되질 않는다.
총을 가지고 온다. W'er가 “나는 계속 지기만 해서 하고 싶지 않아.”라고 하면 “아니예요. 수녀님만 죽는거 아니예요. 나한테 총 쏴봐요. 나도 죽어요” 놀이를 진행하기 위해 스스로 조금 양보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figure와 미니카로 하는 전투놀이에서는 여전히 자기 위주이며 강하고 좋은 것에 계속 동일시 한다.
청진기를 가져다가 배꼽과 앵무새에 대고 주사도 놓는다. “나도 이랬어요. 나 죽었었는데요, 주사 맞고 살았어요. 진짜예요. 내가 뻥인줄 알아요?” W'er가 반응하지 않았는데도 사실임을 주장한다.
경찰차를 가지고 오며 “말 잘 들어야 돼요”하며 자신의 경험을 재현해 본다.
구슬에 Ct의 시선이 멈춰 W'er가 먼저 구슬 끼우기를 시작하자 한 줄을 다 끼우면서 집중을 하기도 한다.
(3) 중기단계<2>(제14~23차 상담)
․Ct의 사회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8세 아동(김현구, 가명)과 그룹으로 상담을 하기로 한다. 현구는 도벽이 심했으나 안정이 된 아동으로 또래 집단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표출을 잘 안하는 특징이 있다.
■ 제14차 상담은 놀이실2로 이동하여 동시에 그룹핑이 시작된다. 새로운 놀이실에 들어와서는 “아자. 아자, 오. 예~”를 외치며 미처 탐색할 사이도 없이 온갖 장난감을 차지하려고 한다. 야구 오락기, 낚시게임, 당구놀이 등을 시도하다 미니카를 발견하고 잔뜩 가지고 온다. 놀이실2에 익숙한 현구는 수선스러운 Ct를 보고 비웃는다.
W'er에게 놀이방법을 물어보면 현구가 끼어들어 가르쳐 준다. “형, 이건 뭐야”하며 함께 놀려고 하나 현구가 거절하면, 총, 칼을 가지고 혼자 논다.
■ 제15~17차 상담에서는 차츰 현구와 함께 하는 놀이가 많아진다. 동시에 놀이감을 먼저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벌어진다. Ct : "앗싸, 이거 내꺼 띵-"
기중기 오토바이, 자동차를 모아 많은 의성어를 사용한다. 놀이감이 다시 한정되기 시작한다. 주로 로봇과 차 종류이다.
서랍을 열어 풍선을 한 줌 꺼낸다.
W'er : 성철아, 그렇게 한꺼번에 많이 꺼내는 것은 곤란해.
Ct : 꼴랑해, 꼴랑해, 알았쪄요.
퇴행적인 말투가 놀이실 안에서도 사용된다.
■ 제18차 상담에서는 이전의 놀이감 등장하다 인형 세트로 간다. 엄마 인형을 유심히 보다가 치워 놓는다. 아빠 인형 바지앞부분을 열어본다. 아빠 인형 옆에 다른 남자 인형을 눞혀 놓는다. 처음으로 성역할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 모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부에 대한 동일시와 옆에 Ct로 보이는 남자 인형을 놓음으로써 부와 자신의 일체감을 표현하며 동시에 결손을 드러낸다고 해석된다.
■ 제19차 상담에서는 인형과 로봇, 레고 등을 가지고 놀다가 한 곳에 혼란스럽게 배치한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소리를 내어 놀다가 놀이 끝 부분에서는 혼란스러워 보이면서도 가운데를 중심으로 모아지는 형태로 바뀐다. 어떤 안정감에로의 욕구로 표현한다고도 볼 수 있다.
■ 제20차 상담(91년 11월 19일 오후 1시)
현구가 농구게임을 가지고 온다.
현구 : 수녀님, 나랑 이거해요.
Ct : 나랑 해.
W'er : 그래, 성철이랑 했으며 좋겠구나.
번호를 보면서 누른다. 숫자를 알고 있어 게임이 가능하다. 현구가 이어서 야구를 하면 따라 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Ct도 그리겠다고 한다. 자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놀이실에서 처음으로 기름을 그렸기에 Mutual Storytelling이 가능한가 시도해 보았다.
W'er : 성철아, 네가 그린 그림을 설명해 주겠지?
Ct : 집이예요. 불탔어요. 이건 집이구, 이건 사람, 이건 미사일, 그랑죠예요.
옆에서 현구가 끼어들며 자기가 그린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준다. 현구 이야기가 끝나자 Ct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하기 시작한다.
Ct : 이게(집) 불이 탔습니다. 그런데 이 비행기가 터뜨리고 이따만한게 붕 터뜨렸습니다. 그 다음엔 이제 모르겠어요.
W'er : 지금 어떤 사람이 집을 향해 미사일을 쏴서 불이 난 것을 그런거구나.
Ct : 예. 맞아요.
깊은 의미가 있는 그림으로 해석되지는 않으나 그랑죠와 미사일을 통해 해체된 가정에 대한 불만과 도전, 공격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구에 대한 모방행동이 늘어가고 W'er와의 관계유지에 마음을 쓴다. 그룹으로 상담을 하면서 다시 정리하려는 태도가 감소한다.
■ 제21차 상담(91년 11월 26일 오후 1시)
레고와 Airportset 두 조립식에 약간의 관심을 보이다 만다.
Ct : 어유, 어렵다.
I.Q. Bear(말하는곰)을 안고 W'er를 보며 웃는다.
Ct : 내가 웃는다. 내가 오줌이다. 내가 웃는다. 오줌오줌오줌오줌오줌....방구방구방구방구방구...
리듬을 타면서 반복한다. Ct 자신도 막 웃는다. 야뇨가 심하더니 나름대로 신경이 쓰이나 보다. 소리를 내어 봄으로써 곤란함을 의식부분으로 표출하여 해소한다.
■ 제22, 23차 상담
현구가 Ct 놀이에 협조를 안 해주자 다시 W'er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놀이실1과 비슷한 놀이감만 찾으려 놀이수준이 다시 퇴보한다. 퇴행적인 어조도 심해진다. “하나, 둘, 셋, 넷, 다셨, 요숏....” 숫자는 세면서도 다섯 개가 ‘5’라는 개념이 없다. 인지력 면에서 통합이 잘 안되고 있다.
현구의 상담종결과 동시에 Ct에게 그룹핑이 잘 적용되지 않아 개별상담으로 전환하며 놀이실1로 다시 이동하기로 했다.
(4) 종결단계(제24~27차 상담)
․성탄과 새해를 전후하여 약3주일의 공백이 있은 다음 진행되었다.
■ 제24차 상담은 입소 초기 단계의 놀이와 비슷한 형태로 시작한다. 총, 칼을 가지고 싸우기를 원하고 W'er에게 골라주는 것도 여전하나 이번에는 W'er가 다른 것을 선택하겠다고 하면 그러라고 한다. 초기 때만큼 W'er가 반응하지 않고 조금씩 흥미를 잃는 태도를 보이자 Ct도 전쟁놀이를 고집하지 않는다. 조금씩 현실세계로 끌어주는 놀이의 전환이 이 단계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투쟁놀이에서도 W'er가 원하면 “수녀님도 착한 사람이예요. 오늘은 착한놈 해요. 나도 착한 놈이예요.” 그러면서도 “수녀님은 나만 따라와요. 그냥 기다려요. 쫓아와요. 난 대장, 수녀님은 졸자.” W'er가 “나도 대장하고 싶은 걸”하면 “그럼 수녀님은 조장해요”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나 강한 편에 계속 동일시를 한다.
인지가 안되는 것에 비해 체험한 것들에 대해서는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송은 문장 구성력이 늘어나면서 더욱 정확해진다. 인형을 가지고 ‘유치원에서 도망치는 아이’로 자신을 투사하기로 한다.
풍선을 가지고 가기 위한 W'er의 제재에 대립한다.
■ 제25차 상담(92년 1월 15일 오후 2시)
Ct : 우리 지난번에 총싸움 했지요. 아, 놀이실 냄새 좋다,
다시 총, 칼을 잡으며 만화 주인공 등장. W'er의 간접 제한으로 짧게 끝나고 이어서 자동차 등장이나 이번에는 고치는 역할을 하며 W'er와 간단한 역할놀이를 진행한다.
아는 노래를 허밍으로 부르며 멜로디언을 친다. 음은 전혀 맞질 않으나 유치원 교육을 받은 영향으로 시작과 마침이 매우 정확하다.
다이아몬드 게임의 핀을 색깔별로 한 개씩 모두 꽃는다. 풍선으로 다시 긴장이 일어나다 아빠가 오실거라는 화제에 이끌려 주의를 돌리곤 하였다.
■ 제26차 상담에서는 Ct가 배가 아프다고 하며 놀이에 몰입하지 못하였다.
지시적 기법으로 몇 가지 놀이에 유도를 했으나 적극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trouble game을 가지고 Ct 방식대로 진행해보고 pick-up stix을 해본다. 새로운 놀이를 시도했다는 의미는 있으나 잠시 후 이미 퇴소한 아동에게 ‘도망갔다. 훔쳐갔다’고 억지를 쓰며 자신이 경험을 투사시킨다.
Ct가 원하는 대로 놀이실에 누워 있게 하였다.
■ 제27차 상담(92년 1월 29일 오후 2시)
미리 총과 칼의 위치를 약간 바꾸어 놓고 그 자리에 PlayDoh(찰흙놀이 종류)를 갖다 놓는다. PlayDoh에 잠시 관심을 보이다가 trouble game을 하자고 한다. W'er의 주사위 숫자가 많이 나오면 점점 짜증을 낸다. Ct가 앞서 가면 선심을 쓰기도 하나 감정의 기복이 놀이 중 심하게 나타난다. 이어서 농구게임을 하나 계속 억지를 쓴다. 새 미니카를 찾아내고 조금씩 마음이 누그러진다.
잠시 후 다시 PlayDoh에 관심을 보이며 모양을 찍어낸다. 여러 가지 모양에 흥미를 갖는다.
풍선을 찾다가 “성철이하고 풍선 때문에 싸우기 싫어서 치워놨어”하고 말하자 찾기를 포기하고 억지를 쓰지 않는다. 계속 긴장을 갖는 놀이감을 제거하는 방법이 Ct에게는 적중되었다. 또한 놀이 중의 W'er의 지지와 격려는 Ct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데 큰 강화물의 역할을 한다.
(5) 평가
․취학을 위해 2월말에 종결하기로 계획하였다. 종결을 앞두고 놀이에 변화를 보이며 사회성을 계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다.
․유아기 수준의 퇴행적인 놀이와 언어표출이 종결단계에 두드러지게 변화되면서 긴장을 체험하며 확대되어 간다. 아직도 욕설과 퇴행적 언어가 남아 있으나 신변보호를 위한 방어기제로 해석되어 차츰 제가되리라고 본다. 일상생활에서는 많이 감소가 된 상태이다.
․야뇨의 횟수도 줄었으나 유아가 배변훈련 시기부터 조절이 잘 안되어 있어 시간마다 배려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야뇨가 심할 때는 Ct 스스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모습이 놀이중에 드러난다.
․타인을 통한 부정적 체험이나 감정의 투사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나 또래집단에 적응하게 되면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 행동수정을 통한 접근
여기에서 행동수정이라 함은 특정한 강화물이나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하는 행동수정기법을 적용한 접근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담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Ct에게 주어지는 많은 자극과 보호는 Ct의 행동수정에 다면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한 까닭으로 Ct의 일상적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 및 행동을 일지식으로 간단히 정리해 보려는 것이다.
■ 91년 7월 9일
2차 상담을 하는 날이다. 놀이실에 안가겠다고 하더니 따라 나와서는 놀이터에 가자고 한다. 그네를 타며 “난 유치원에서 말을 안들어서 쫓겨 났어요.”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보험담처름 풀어놓는다. 롤러 스케이트를 함께 타다가 W'er의 무릎에 앉으려고 한다. 허용하였다니 W'er의 손을 Ct 입에 떼었다 붙였다 하라고 시켜놓고 Ct는 ”앗싸. 호랑나비...“를 중반 이후까지 부른다. W'er의 손을 핥고 나서 ”자장자장“하라고 시범을 보인다. W'er가 배를 두드려주자 눈을 감고 한동안 그렇게 앉아 있는다.
■ 7월 10일
지난 주에 입소한 10세 된 아동과 유난히 친하더니 아침에 상담소를 함께 나갔다. 찾으러 나갔다가 멀리서 자전거 한 대씩 끌고 오는 두 아동을 발견하였다. Ct는 W'er를 알아보고 장난기 어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형이 꼬셨다’고 핑계를 댄다. 자전거를 본래 위치에 갖다 놓게 했더니 “이걸 잠가 놔야지. 애들이 가져가잖아”하며 오히려 남의 얘기를 하듯 능청을 부린다.
■ 7월 12일
식사 때 Ct가 보이질 않아 교실에 갔더니 화가 나 있었다. W'er에게 소리를 치며 꺼지라고 한다. ‘죽여버린다’고 하면서 의자를 번쩍 들어 던지려고 한다. W'er가 화가 난 상태를 반영해 주었더니 화가 풀어졌는데도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화가 난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 7월 19일
언제나 신나게 논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그냥 놀이터 구석, 차고 등에 대변을 본다. 계속 들키면 스스로 치우게 한다. “에고 냄새” 뒷걸음질치며 능청을 부리면서도 자기 팬티도 수돗물을 틀어 놓고 잘 빤다.
■ 7월 26일
방학 중 실습생들이 Ct를 귀여워 해주자 늘 기고만장이다. 조금만 다쳐도 누가 보면 울면서 엄살을 피운다. 모두 무시하기로 하자 심통이 나 버렸다. 마침 기관방문한 어른들이 오자 “꺼져 썅. 다 꺼져 버리란 말야” 소리를 지르고 눈을 감아버리곤 “내 꽃, 내 꽃, 눈이 안보여요. 아- 내눈이 안보여”하며 연극을 하다 남자 교사가 한마디 소리를 지르자 벌떡 일어나 도망을 간다.
■ 8월 8일
다른 두 아동과 함께 다시 상담소를 나갔다. 저녁 때 아동들을 찾았으나 Ct만 없다. Ct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Ct가 천연덕스럽게 받는다. 개봉동에 있는 집까지 혼자서 찾아간 것이다. 다음 날 세 아동모두 남자교사에게 벌을 받다가 Ct는 벌떡 일어나 “난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그만해요”하고 애교를 피워 모면하기도 한다.
■ 9월
거의 매일 오줌을 싼다. 아침에 보면 혼자 팬티를 다 갈아 입고 다른 침대에 가서 자고 있다. 새벽에 깨울 때는 눈뜨자 마자 “상담 언제해요. 우리 아빠 언제 와요?”하고 늘 묻는다.
■ 10월
자신이 사랑받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른 수녀님들에게 “수녀님하고 상담할래요”하고 애교를 피우며 W'er를 약올린다. W'er가 속상해 하면 뛰어와서 “아니예요. 아니예요”하고 안긴다. 사탕을 좋아하며 “수뇨님, 샤탕샤탕”하면서 어리광을 피운다. 꼭 여러개를 가져다가 나누어 주려고 한다.
■ 11월
상담소에서 5번 정도 나가 집으로 가더니 11월 들어서는 한번도 나가질 않는다. 학습 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나 향상이 되질 않는다. 공부시간에 집중이 안되고 나가서 놀려고만 하여 통제가 어렵다고 한다. 도서실에서 글씨쓰기를 할 때 매일 지각을 하고 장난을 쳐 쫓겨 나기가 일쑤다.
■ 12월
‘참 좋은 날 기쁜 날’행사를 준비하며 노래와 율동을 연습한다. 순서도 잘 암기하고 매우 정확하다. 음감이 있으며 박자감각이 뛰어나 칭찬을 많이 받더니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줄어들었다. 경필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인다.
2주간에 걸친 개별학습에 거꾸로 글씨 쓰는 것이 수정되었으며 강화물로는 휴식 시간에 함께 놀아주는 것을 사용하자 학습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 92년 1월
이사간 새 집에 다녀와서 기분이 좋다. Ct부도 취학준비를 하며 Ct에게 매우 잘해주고 관심을 많이 갖는다. 상담소의 어린 동생들이 퇴소한 후에 막내 대우를 받더니 다시 퇴행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새롭게 한달간 개별학습을 시도했다. 실습생과 관계형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되었으며 사탕이나 껌 등은 강화물의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밤에 잘 때 “등을 박박 긁어 주세요”하여 그대로 해주면 다음 날 더욱 친근감을 표현해 온다.
4. 결론
사례의 아동은 2월 한달간 계속 상담과 교육이 진행되었다. 아직 적응의 문제와 학습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남아 있으나 무엇보다 아동의 부가 책임감과 관리할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아 2월말 귀가하기로 결정하였다.
앞으로 남은 일은 아동이 하교 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과 방법을 찾아 다시금 방치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이다.
아동을 상담하면서 비행의 문제를 지니고 입소한 아동 대부분이 그렇듯이 놀이치료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였다. 기술적인 것에 앞서 함께 어우러져 살고, 함께 아파하는 사랑과 노력을 우리의 아이들은 필요로 한다.
행정적인 이유로 귀원하기를 요구하는 보육원 측과 다시 아동을 양육할 책임을 느낀 부와의 대립을 중재하면서 어쩌면 많은 사회복지 기관들이 형식적이고 체계적인 일처리를 우선으로 하여 자칫 아동에게 또 다른 상처를 되새기도록 하는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만나고 함께 호흡해야 하는 작업이 무엇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아동과 아동의 부는 매우 밀착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도 아동을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추수지도로 전화상담과 방학을 이용한 입소를 계획하고 있다.
아동은 집으로 되돌아가 사랑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결손가정의 많은 아동들이 방치되지 않는 사회적 차원의 자원개발이 예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절실함이 과제로 남는다. 방치는 아동에게는 치명적인 아픔이 되며 그에 따른 문제행동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이 커다란 요인이 되어 작용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Ⅶ.그림을 통한 심리치료 접근사례
1. 사례개요
본 사례는 출생이후에는 문제없이 성장하다가 10세초반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 성적학대를 당하고 정신지체 및 정서상의 문제를 수반하여 적응 및 학습면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시설의 담당 선생님에 의해 본 기관에 심리치료를 받도록 의뢰되었다. 면담단계에서 학습부진 자체의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심각하고, 그것이 신체적, 성적학대를 당한 문제에 기인하고 있음이 파악되어 아동의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와 상담을 병행하기로 하였다.
치료자가 아동에게 잠재되어 있는 문제를 의식수준으로 끌어올려서 통찰(Insight)에 이르게 하여 극복하고 나아가 바람직한 삶의 태도로 자립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한 상담치료를 진행함에 따라 본 아동은 자신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지고 건전하고 독립적인 가치관 형성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본 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신상자료
성명 : 이영숙(가명)
성별 : 여
연령 : 16세(생년월일 : 1975년 8월생)
학력 : 국민학교 4학년 중퇴
주소 : 성북구 OO동
․주호소 내용
1) 정신지체의 경향을 띠면서 학습부진을 보인다.
2) 또래나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3)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의 행동이 나타난다.
․아동의 생활사
원했던 임신으로 출생전후의 발달사항은 정상적이었다. 어머니는 생부에게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서 후처로 들어갔으나 딸을 낳게 되자 어렵게 생활하던 중에 행상을 하는 양부를 만나게 되어, 아동을 함께 데리고 집을 나갔다. 생부가 아동을 데려가겠다고 해도 어머니는 숨기고 이에 응해주지를 않았다. 아동은 생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단지 자신을 찾으러 왔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는 그 후 알콜중독이 되어서 아동을 거의 돌보지 않고, 집안에 가두고 심하게 때리는 등 양부와 함께 신체적, 심리적인 학대를 해왔었다. 아동은 국교 4학년부터 양부에 의해 성적인 학대를 받기 시작하였다. 만 13세때 임신이 되자 어머니는 임신중절을 시켰다. 양부 역시 알콜중독자였고 어머니는 매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의 한 매춘동네에서 살면서 정확치는 않지만 아동 역시 매춘행위를 강요당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14세때에 처음 복지시설에 입소하게 되었고 그 후 어머니와 양부가 아동을 데리고 가겠다고 취중에 횡포를 부리고 위협하는 등 아동과 시설 선생님들을 매우 힘들게 했었다. 어머니가 ’89년 6월경 갑자기 사망한 후 양부의 횡포가 없어지게 되었다.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국민학교 4학년까지 다닌 아동은 이 당시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면서 정신지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한글 해독도 제대로 못했으며 산수도 쉬운 덧셈, 뺄셈만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시설에 와서는 중학교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다. 아동은 시설의 다른 아동들과 원만하게 잘 어울리지 못하며 항상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으나 자원봉사하는 남자 대학생들에게는 유혹적인 관심끌기의 행동이 많이 나타났었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상담소 오기 얼마 전에 아동은 잠자리가 허전하고 의붓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표현하여 성본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시설에서 현재 약 2년 정도 있었는데 처음엔 무조건 ‘몰라요, 싫어요’라는 말 뿐 아주 부정적이고 신뢰감이 없었다. 성인이 되는 것이 싫다고 했고, 성인을 못믿고 거부했었다. 그러나 한번 하라고 시킨 일은 잘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성실성이 있으며, 성격 또는 착실하고 유순한 편으로서, 현재는 뒤떨어지는 학습을 보완하기 위하여 개별학습을 받고 있으며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취미활동을 하고 또 장래에 대한 계획을 하고 있다.
2. 진단 및 치료목표와 계획
1) 진단
면담자료와 심리검사에 의한 아동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정신지체(물리적,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정신지체현상)
․대인관계 결여
․자아인식의 결여와 학습부진
치료과정 중에 실시한 KEDI-WISC의 결과(1990년 10월 실시)는 아동이 인지발달 지체를 보여주고 있다. 언어성 검사에서 IQ가 44, 동작성에서 46으로 전체 지능지수는 40으로 정신지체, 훈련가능급에 속한다. 그러나 시설 선생님은 본인이 실력으로 합격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고 하나 중학교 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한 사실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본래의 능력보다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즉 집안에 갇혀서 고립적인 생활을 많이 함으로써 학습기회의 박탈 및 문화적 자극의 결손으로 알고 있는 것 조차 표현력의 부족으로 단어사용의 한계성이 있었다.
이외에 성격검사를 위하여 실시한 인물화 검사 및 나무그림 검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물화 검사
아동은 낙천적이며 자아가 강한 면과 의존적, 소극적인 자아가 약한 측면은 같은 정도로 지니고 있다. 정신적인 갈등과 곤란감을 많이 보이며, 실제 생활에서 만족이 거부된 욕구좌절상태로서 성적으로는 조숙한 면이 나타난다.
․나무그림 검사
아동은 학습곤란과 이해가 느리고 봉쇄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다. 불안정하고 수동적, 충동적이며 산만한 편으로서 주의력장애가 보이고 현실감의 결여로써 표류되고 있다. 즉 지능과 성격상의 지연과 자아의식의 결여, 미성숙함이 특징적이나 성실하고 활동적인 측면도 나타난다.
2) 치료목표와 계획
장기목표에서는 한 개인으로서 만족하고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 아동의 정서적 성숙과 더불어 학습의 욕구를 배양하고 건전한 가치관 및 도덕관념 형성과 직업적인 자립을 도모하도록 한다.
단기목표는
․치료자와의 라포관계(Good Rapport) 형성
․자신에 대한 통찰력 기르기
․자유로운 의사사통과 자기표현
․학습의 욕구 및 동기촉진
․대인관계 증진 등이다.
이러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치료계획은 비지시적이고 단기적인 심리치료 접근방법으로 주 1회 50분의 상담을 하기로 한다. 상담 전반부에는 아동과 함께 통원하는 시설 선생님과 아동의 생활을 체크 및 상담을 하고 자원봉사자와 상담 전에 개별학습을 1시간씩 하도록 한다. 후반부에는 필요에 따라서 시설 선생님과 상담을 병행케 한다.
3. 치료과정
1) 접수상담
초기 면담에서는 아동의 생활사, 양육사, 행동특성 및 문제점 등 제반정보를 수집하였다.
면담이 끝나고 아동이 행동특성 및 문제점 등을 분류한 다음 주된 상담방법으로 그림을 매체로 한 단기적 심리치료를 적용하기로 치료계획을 설정하였다. 한편 아동의 상태를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지능검사, 인물화검사, 나무그림검사 등을 실시하였다.
2) 초기단계
아동은 치료자에 대해 낯설기 때문에 치료자와의 관계형성 및 상담상황의 장면에 대한 적응이 주가 되었다.
첫 session에서 잡지 책 및 그림을 오릴 수 있는 책들과 가위, 풀, 셀로판테이프, 도화지, 색연필, 싸인펜, 연필, 지우개 등과 같은 그릴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제시하고 아동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여서 행동하도록 하였다. 아동은 스스로 분홍색 싸인펜을 선택하여서 나무 및 사람 등을 그려 나갔다.
아동이 그린 그림을 보면 나무 아래에 땅이 있고, 옆에는 바다가 있다. 나무와 바다는 따로 잇는 것이며 바다는 넓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신분석에서 흔히 바다는 어머니를 상징하는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우면서도 아쉬움의 양가감정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교통표지판이 바다 위에 떠 있는데 빠질지 안빠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람의 이목구비와 팔, 발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분석할 때 대인관계 장애에서는 눈, 코, 입을 그리지 않고 귀가 없을 때에는 정신지체 및 발달지체, 손, 발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통제력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하늘엔 별들이 총총 떠있고 밑의 선은 경계선이라고 했다. 아동의 심리양식은 여자는 아동 자신을 나타내는 듯 하고,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은 혼미한 채 위에 떠 있고, 막에 싸인 듯 부유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듯했다.
아동의 분위기는 성숙하고 포근해 보이는 외모로서, 시종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고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치료자에게 자주 웃으면서 친근감을 표현했으나 다소 꿈을 꾸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다.
2mission에서 아동은 주저하면서 앞에 놓인 책에 시선을 두었다. ‘새로운 존재’라는 내용을 치료자와 함께 읽고 난 후 아동은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였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동은 심각해지는 듯 하다가 무언가 주관이 생기는 듯 굳은 결심을 하는 표정이었다. 장래의 희망까지 언급하면서 ‘잘되면 시골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과 같이 도와주면서 살고 싶으나, 잘못되면 그냥 아이들과 사는 것이 꿈이다’라고 하였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아동은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월요일 오전 10시에 나가서 화요일 새벽 5시에 들어왔었다. 학원 새벽반에 다니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그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동은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꺼내면서,
아동 : 남자친구 사귀는 것은 안좋은 것 같아요.
치료자 : 남자친구 사귀는 문제로 지금 힘든 모양이구나. - 양가감정을 나타내는 듯 하여 교훈적 접근보다는 인정하고 격려하면서 -
가출해서 선생님에게 미안한 것 등 식구들이 이해못한다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었다.
치료자 : 식구들이 너의 경험들을 안좋게 생각 할까봐 두렵구나!
아동 : 네.
치료자는 자신의 일을 이제 스스로 자신이 책임져야 하며 뿌리는 대로 거둘 것이다라고 하니 수긍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동은 치료자가 이야기할 때는 매우 열심히 경청하며 심각한 이야기는 표정까지 굳어지며 잘 수용하는 자세였다.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무척 부럽다면서 나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다음주부터 1시간 일찍 와서 개별학습을 하자고 하니 쾌히 승낙해서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연결되었다.
‘그림을 그릴까, 무엇을 할까’하니 아동은 그림을 그려도 되는데 그림 그리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먼저 분홍색, 노란색 싸인펜으로 도화지 아래에 병아리와 지구의 새로운 모습 등을 그렸다. 세모꼴 사람은 옛날에 있었던 우주의 사람이고, 병아리는 우주의 변화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며, 땅은 지구나라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물위에 떠있는 ‘개구리밥’은 아직도 부유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 했다. 아동은 부활을 이야기했는데 그림의 분위기와 같이 예전 자신의 과거는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준비상태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시설 선생님께 성교육에 대한 비디오테이프와 아동을 양육시키는 참고도서를 소개했다.
3) 중기단계
3session에서 9session까지 이르는 단계로서, 아동은 억압된 감정표출에서 자신의 감정과 현실을 깨달아가는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증진시키는 단계로 특징지워진다.
3session에서 아동은 먼저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며 지난주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러나 “별로였어요”라고 표현했다. 치료자에게 대강 말하는 듯하나 내심 호기심과 관심은 많아 보였다. 하루 일과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동생, 언니들과 성격이 맞지 않을 때이고 좋을때는 혼자 공부할때라고 했다. 아동은 보다 학습수준이 높은 영어, 수학 등에 흥미를 보여서 쉬운 것부터 하자고 제안하니 쉽게 응했다. 아동은 점점 안정감을 찾는 듯 했으며, 과거의 경험들과 힘들었던 고비, 어머니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약간 웃으며,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림의 내용을 분석한다면 농부가 밭을 일구는 표현이 있는데 뭔가를 경작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고 여름철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릴 것이라고 한 것은 열매에서 성취감과 결실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 비가 오는데 비를 막아준다는 것과 좋은 집이라고 묘사한 것은 현재 사는 시설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여서 자신의 힘든 고비와 위험성을 보살펴 주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도깨비가 여자를 때리고 피할 수도 없다고 한 것은 의붓아버지는 도깨비, 여자는 아동을 나타낸 것으로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주 못생긴 토끼라고 표현한 것은 자경심이 낮은 자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고 참새와 나비가 날으려고 하는 모습은 비상의 욕구를, ‘동료참새 4마리가 허수아비를 놀린다’라는 것은 현재 집 식구들이 아동을 놀리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한다면 정확하게 이것이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동은 발전되고 있으며 과거 경험을 정리해서 새로이 비상하려는 준비가 되었으며 개척해서 결실을 맺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설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의 태도 역시 매우 좋아졌으며 대인관계도 활발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화되어서 2년여 동안 아동에게 지친 상태였으나 선생님 자신이 희망을 갖게 되어서 무척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4session에서 9session에 이르기까지 아동은 생각보다 매우 빠른 변화를 보였으며, 매 상담시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동은 이제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를 새롭게 대처하려는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었다. 4session부터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남자친구와 문제없이 지내며 집에 놀러오기도 했는데, 그후로 관계가 더 좋아졌다. 식구들과도 더욱 대인관계가 원활해졌으며 사람들이 아동을 보면 ‘달라졌구나’라고 하는데 ‘내가 정말 그렇게 달라졌나?’라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고 했다.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치료자의 질문에 “좋게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띠었다.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더욱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수다를 떠는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공부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했다. 스스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천국에 있는 엄마, 가루로 변한 엄마가 나타날 때는 기분이 좋지 않으며, 진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사는 것이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통찰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아동은 상담소에 공부하러 오는 것이 더 큰 기대라고 할 정도로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었다. 자원봉사하는 40대 주부에게도 집에서 주2회 개별학습을 받고 있었다.
치료자를 신뢰하고 좋아한다는 뜻인지 치료자의 얼굴을 그렸고, 성적학대를 받은 아동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빗금치듯이 스케치하였으며, 동생하고 집에서 사는데 새는 나를 웃겨준다고 했다. 새는 아동의 구원자 또는 치료자를 상징할 수 있는데, 아동을 즐겁고 기쁘게 해준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아름답게 보여서 그렸다고 했다. 시설 선생님에 의하면 문제성향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대인관계도 매우 원활해져서 ‘성탄 연극제’에서 예수를 낳을 당시 요셉이 호텔을 찾는 장면에서 ‘호텔역’을 아주 잘 소화해냈다고 칭찬하였다.
4) 종결단계
10session에서 12session은 종결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함께 계속적인 심리적 안정과 건전하고 굳건한 가치관 정립을 유도하면서 취업과 함께 야간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검토하기로 했다.
상담실에서 지점토를 자유롭게 빚으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가는데 취업에 대한 견해는 큰 자신감이 선듯 나서지 않는 듯이 보였다. 치료자는 아동이 이제는 가정의 한 구성원임을 인식하게 되면서,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동의 요구대로 아동이 사는 시설을 방문하면서 상담을 마무리하는, 차차 추후지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시설 선생님들은 같이 살고 있는 책임자로서 아동에 대한 통찰에 이르면서 새로운 희망과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했다.
종결단계에 이르자 아동은 사용했던 분홍, 노란색의 싸인펜에서 희망과 용기를 나타내는 파란색을 선택하여서 그림을 그렸다. 나무에는 꽃이 피었고, 두 사람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목구비와 손, 발이 나타난 두사람은 화해하고 있는 모습이며 양쪽 하트모양은 우리가 싸움해도 작은 마음의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옆의 고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새는 목이 말라서 물을 먹으러 날아온다고 했는데, 이는 아동이 아직도 불충족된 애정, 심리적 욕구 등을 나타낸 것으로 사료되었다.
아동은 돈을 벌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수차 했다.
치료자 :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을까?
아동 : 잘 쓸거예요. 도와주고요,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싶어요.
치료자 : 그럼 앞으로 계획은?
아동 : 취직해야죠. 공부도 하고요.
아동은 공부를 해야한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성 및 가치관 정립에 있어서는 계속적인 지지와 격려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4. 평가
대인관계에 장애가 있었던 아동은 치료자와 라포(rapport)형성이 잘 이루어지면서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과 지지적인 상담으로 심리적 이완과 안정에 힘입어서 대인관계가 원활해졌으며 학습 의욕도 증가하였다. 학습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게 되었고 미래를 위한 취업 및 자립의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덧붙여 성적으로 학대받은 아동의 특징적 행동의 하나인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는 또한 상담초기부터 서서히 바람직한 태도 및 행동으로 변화되어 갔다.
5. 종합적 논의
한국의 가정폭력에 관한 임상적, 사회적 관심은 비교적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이다. 한국이 문화적으로 매우 인도주의적이라고 하는 잘못된 선입견의 짙은 안개로 인해 대부분의 가정폭력이 가리워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낙관적은 아니다. 1989년 3월에 이르러 ‘아동학대예방국가위원회’ 및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으나 예방과 치료 프로그램은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본 사례는 유사 정신지체이면서 학습이 안되고, 대인관계 맺기에 어려움과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끌기 행동 등의 인지 및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아동이 받은 신체적, 성적 학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나아가 이는 아동의 정서 및 심리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별학습 지도를 통한학습에의 관심을 높이고, 뒤떨어진 기능자체를 보완하기보다는 신체적, 성적 학대라는 문제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가 필요하였다. 이때 아동이 그림을 좋아하였으므로 그림을 매체로 사용하였다.
비지시적인 분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대인관계의 형성과 갈등의 극복을 위하여 지속적인 지지와 강화를 함으로써 아동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들이 변화하게 되었다. 아동은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아가 강해지게 되면서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 및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건전한 가치관이 정립되고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또한 개별학습을 통한 효과로서 학습능력이 향상되기 시작하였으나 그 발전은 미미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가진 아동의 치료적 개입시기는 매우 중요하고 그 효과성은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아동의 경우는 학대받은 기간이 수년에 이르는 등 장기간이었고, 사건 발생 후 치료개입까지의 기간이 길었으므로, 회복의 정도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학습과 자립을 위한 계속적인 자극과 격려를 위한 사후지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동에 대한 신체적, 성적 학대는 한 개인으로서의 아동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가정외의 폭력으로 인한 불특정 다수 아동의 손상, 그리고 나아가 학대의 악순환 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아동들을 위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적 개입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며 또한 하나의 사회적 질병이 될 수 있는 신체적, 성적학대로부터 아동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회, 국가가 법과 제도 및 바람직한 서비스 전달체계를 강구하여 예방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Ⅷ.집단미술치료의 사례연구
본사례연구는 4명의 입소아동을 대상으로 주1회 1시간의 미술치료를 18차에 걸쳐 실시했다. 이 집단은 미술치료 실시 전에 놀이치료를 받고 있었고 이미 상호관계가 형성되어 서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시되었다.
1. 신상자료
1) 집단원A
■ 성명 : 김준호(가명, 남, 13세, 이하‘A'군으로 칭함)
■ 주호소 : 도벽, 가출
■ 가족력 : A군이 5세때 생모가 사망하여 이후 고모가 양육하였다. A의 아버지는 A의 양육에 거의 간여하지 않았고 가끔 만나면 A를 심하게 체벌하여 A는 아버지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 문제력 : 국교 3학년 때부터 도벽이 시작되었다. 이웃에 모아놓은 빈병을 팔아 가지거나, 주거침입하여 현금이나 자전거를 훔치는 등의 도벽을 보였다.
2) 집단원B
■ 성명 : 이민우(가명, 남, 12세, 이하 ‘B'군으로 칭함)
■ 주호소 : 도벽, 가출
■ 입소일 : 1991년 9월 25일
■ 가족력 : B군이 1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였고 B의 어머니는 재출가 하여 그때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 장손이라는 이유로 삼촌이 양육했는데, 삼촌은 미혼이며 학력은 국교 2년 중퇴로 한글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직업은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으며 술을 좋아하고 외박이 잦다.
■ 문제력 : 혼자서는 삼촌이 주머니를 뒤지는 정도이고, 친구들이나 형들과 모이면 주거침입을 한다. 이때는 냉장고를 뒤지거나 현금이 보이면 가져온다. 가출시에는 쓰레통에서 빈병을 모아 먹을 것을 사고, 밤에는 자동차 밑에서 잠을 잤다.
3) 집단원C
■ 성명 : 이우식(가명, 남, 12세, 이하 ‘C'군으로 칭함)
■ 주호소 : 가출, 도벽, 학교부적응
■ 입소일 : 1992년 3월 21일
■ 가족력 : 7세때 부모가 이혼했다. 이후 시골 큰집에서 2년간 양육되다가 다시 9세때 서울로 와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C의 아버지는 음주벽이 심하고 C군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 문제력 : 11세때부터 가출을 시작하여 한달에 7~10일 정도 가출하는데, 돈이 있으면 가져가고 몇일이 지나면 스스로 돌아온다. 가출로 인해 아버지에게 심한 체벌을 받았다.
4) 집단원D
■ 성명 : 장민호(가명, 남, 11세, 이하‘D'군으로 칭함)
■ 주호소 : 가출, 학교부적응
■ 입소일 : 1992년 3월 26일
■ 가족력 : D군이 출생직후 아버지가 외국에 나가 행방불명되었다. 이후 어머니가 노상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D군이 국교 4학년때 어머니가 D군을 돌보기 어려워 할머니댁에 맡겼다.
■ 문제력 : 학업부진으로 인한 학교부적응을 심하게 보였고, 할머니에게 양육된 이후 가출과 도벽이 시작되었다.
2. 진단 및 치료목표와 계획
1) 진단
지능검사(KEDI-WISC), 인물화 검사, 나무그림검사, 문장완성검사에 의한 아동진단 검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 A군 : 전체지능지수 60으로 문화실조로 인한 정신지체급에 속한다. 성격검사에서는 환경의 비합리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로 인해 현실 생활을 함에 있어 사고, 감정, 행동 등이 정상적으로 통합되는데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나타났다.
■ B군 : 전체지능지수 52로 문화실조로 인한 교육가능급 정신지체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미성숙하고 적응력과 융통성이 부족하며 거부감과 반감, 버림받은 느낌을 드러냈다.
■ C군 : 전체지능지수 78로 경계선급에 속하는데 이는 아동의 교육적 문화적 결핍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자기 주장적이고 활발한 면이 보이나 주위환경에 의한 갈등과 욕구좌절이 나타났다.
■ D군 : 전체지능지수 61로 정신지체의 교육가능급에 속한다. 아동의 활발하고 적극적인자아가 열등감과 실패 등으로 소극적 무기력한 양상으로 굳혀지고 있으며 폭발적인 행동과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도 아동의 특징으로 보여진다.
2) 치료의 목표와 계획
(1) 치료목표
■ 첫째 : 다양한 재료의 경험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 탐구, 숙달, 조절을 통하여 인지적 성장을 가져온다.
■ 둘째 : 활동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통해 자기존중감을 기른다.
■ 셋째 : 작품을 제작하고 직접 설명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기술을 발달시킨다.
■ 넷째 : 상호간의 작품관찰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서 다른 가치와 느낌이 존재함을 의식하게 한다.
■ 다섯째 : 상호관계에 필요한 기본 즉, 다른 사람의 권리, 규칙, 기대, 협동심 등을 기른다.
(2) 치료계획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체 미술치료과정을 3단계로 나누었다.
■ 초기단계 : 개별적인 자아개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의식하고 표현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 중기단계 : 주제와 재료를 치료자가 제공하는 상황에서 공동작업을 실시하여 집단원 상호간에 의견을 수렵하여 활동한다.
■ 종결단계 : 주제와 재료를 모두 집단원들이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활동하도록 한다.
3. 치료과정
1) 초기단계
1차에서 5차까지 자아개념프로그램이 제공된 단계이다.
(1) 1차
■ 재료 : 여러 가지 색과 형태의 도화지, 크레파스, 싸인펜, 칼라펜 등의 그리기 도구, 점토
■ 활동내용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사람, 스포츠, 음식, 동물 등 어떤 것이나 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타인에게 소개하고 처음 만난 불안을 해소한다.
■ 활동결과 : 상담초반에는 좀 어색했으나 활동을 진행하면서 긴장이 풀리고 집단원과 치료자에 대한 친밀감을 작품에 표현했다.
▪A군 : 초반에는 크레파스와 자를 사용하여 로케트를 그리고, 후반에는 점토를 사용하여 4개가 합쳐진 형태의 대포를 그렸다.
▪B군 : 처음에는 A군을 모방하여 로케트를 그리다가, 후에 점토를 사용하여 전차를 만들었다.
▪C군 : 초반에는 D군을 모방하는 듯 했으나, 후반에는 점토와 싸인펜을 사용하여 집단원의 이름과 사람모형을 조그맣게 만들어 붙였다.
▪D군 : 제일 먼저 점토를 사용하여 축구하는 사람을 치료자까지 포함하여 5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에 그림을 그리려다 실패했다.
(2) 2차
■ 재료 : 흰식 모조지전지, 물감, 쟁반, 크레파스 등 그리고 도구
■ 활동내용 : 자신의 손과 발을 물감에 묻혀 찍은 후, 우연한 형태속에서 이미지를 연상하고, 그 연상된 형태를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덧붙여 그린다.
■ 활동결과
▪A군 : 옷이나 몸에 물감묻히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연상 이미지는 ‘화산’이었다.
▪B군 : 흥미, 집중 모두 좋았다. 연상이미지는 ‘괴물’이었다.
▪C군 : 관심끌기 일환으로 물감찍기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미지연상작업에는 다른 집단원의 권유에 자연스럽게 참여했다. 연상이미지는 ‘피’였다.
▪D군 : 즐거워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연상이미지는 ‘발로 짓밟힌 것 같다’고 했다.
(3) 3차
■ 재료 : 지점토, 물감, 스프레이, 흰색도화지, 일정한 모양이 없는 Pattern들
■ 활동내용 : 치료자는 물감작업을 준비하였으나, 집단원들이 전차시부터 지점토를 만들기 원하여 두가지를 함께 실시했다(물감작업은 흰색 도화지에 Pattern을 배치하고, 물감 스프레이를 뿌린 후 Pattern을 치우고, 그것으로 인해 생긴 흰 여백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덧붙여 그려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 활동결과
▪A군 : 지점토와 스프레이작업 모두 적극적이다.
▪B군 : 지점토로 뱀과 야구하는 사람을 만들었고, 스프레이작업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C군 : 지점토와 스프레이 작업 모두 흥미있어 했다. 스프레이작업에서는 이미지연상하기 보다는 뿌리기 작업에 더 열중했다.
▪D군 : 미술치료시간 전에 친구와 싸워, 초반에는 지점토를 강하게 두드리는 등 침체하였으나, 후분에는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여유를 보이며 참여했다.
(4) 4차
■ 재료 : 얼굴모양의 둥근 도화지, 여러색의 털실, 색종이, 크레파스, 가위, 풀 등
■ 활동내용 : 가면만들기
■ 활동결과
▪A군 : 상담소에서 무단이탈하여 참석하지 못했다.
▪B군 : 귀신가면을 만들었는데 C군의 영향을 많이 만들었다.
▪C군 : 털보아저씨가면을 만들었는데, 자신이 만든 가면에 대해 “내가 이런 것을 만들다니”하며 강한 성취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A군이 없어서 울고 있는 털보아저씨가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D군 : 가면이 잘 만들어지지 않자 좌절하고 엎드려 있었다. 10분 후에 다시 중단한 가면을 손질하여 완성했는데, 가면모습은 ‘왕자’였다. 그러나 수줍음 때문에 역할극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5) 5차
■ 재료 : 흰색 전지, 그리기도구, 헝겊, 접착제, 헌옷 등
■ 활동내용 : 둘씩 짝지어 상대방의 몸 전체를 전지위에 그려주고, 실제 크기의 자신 그림에 헝겊과 크레파스 등을 이용해 옷을 입혔다.
■ 활동결과 : 4명 모두 활동자체는 적극적으로 임했으나 상담소로 다시 돌아온 A군만 자신의 모습에 대해 “어딘가 부족한 것 같다”는 표현을 했고 다른 집단원은 설명을 기피했다. 특히 D군은 커다란 자신의 그림에 대해 부담감을 가졌다.
2) 중기단계
6차에서 13차까지의 프로그램으로 주제와 재료를 치료자가 제시하고 4명이 공동작업을 하였다.
(1) 6차
■ 재료 : 빨강, 노랑, 파랑색의 물감, 물총, 흰색 전지
■ 활동내용 : 세가지 색의 물감을 각각 물총에 넣고, 흰색 전지를 벽에 붙인 후 물초을 쏘아서 여러색이 함께 어우러지게 했다.
■ 활동결과 : 모두 즐거워했고 작품결과가 멋있게 되자 성취감이 컸다. 4명이 차례대로 쏘아보기를 치료자가 유도했더니, 다음에는 동시에 쏘아보자고 집단원들이 제안했다. 색들이 함께 섞이는 부분을 특히 좋아했다.
(2) 7차
■ 재료 : 흰색 전지, 여러 가지 그리기 도구, 색종이, 풀
■ 활동내용 : 여러 가지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평면도시를 만들었다.
■ 활동결과 : 초반에는 4명 모두 공동참여가 잘 이루어졌으나, 후반에는 각자 개별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하여 평가토론시간에 D군이 “처음에는 다같이 하니까 재밌었는데 나중에 혼자 하니까 재미없었어요”하고 말했다. 이 의견에 모든 집단원들이 동의했고, 다음시간에는 함께 작업하는데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3) 8차
■ 재료 : 빈상자, 색종이,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 활동내용 : 입체도시를 만들었다.
■ 활동결과 : 전체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열중하여 만들었다. 서로의 작품을 보완해가면서 만들었는데, 표현은 빈약하였지만 도시의 사실성을 바탕에 두고 만들었다.
(4) 9차
■ 재료 : 파스텔, 흰색전지, 크레파스
■ 활동내용 : 흰색 전지 2장을 벽에 붙이고 각자 따로 마련된 도화지에 한번도 보지 못한 ‘상상의 나라’에 있을 동물이나 건물을 그려서 가위로 오린 뒤, 마련된 큰 전지에 어울리게 붙였다.
■ 활동결과 : 상상력이 부족할 것 같아 염려하였으나, 모두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물론 전체작품의 공간적 질서가 없고, 내용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이지 못했으나, 상대방 작품에 대한 기본적 존중감이 있었고, 내용설명에 융화감이 있었다.
(5) 10차
■ 재료 : 빈상자, 나무젓가락, 색종이, 고무줄 등
■ 활동내용 : 연속적으로 공동작업을 하자, 개인적인 표현이 불충분했는지, 집단원들이 상자를 이용해서 개별작품을 만들기를 제안했다.
■ 활동결과
▪A군 : 나무젓가락과 고무줄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모양의 총을 만들어 다른 집단원에게 나누어 주었다.
▪B군 : 상자를 이용한 대표와 나무젓가락을 이용한 총을 만들었다.
▪C군 : 상자로보트와 나무젓가락 총을 만들었다.
▪D군 : 상자와 나무젓가락을 사용해 탑과 나무를 만들었다.
(6) 11~13차
■ 재료 : 각목, 못, 톱, 망치, 신문지, 헌옷, 실, 바늘, 건전지, 꼬마전구, 창호지
■ 활동내용 : 3차에 걸쳐 실제크기의 사람을 만들었다. 11차에서는 나무를 사용해 뼈대를 만들고, 12차에서는 신문지를 이용해 살을 붙였다. 13차시에는 실제옷을 입혔다.
■ 활동결과 : 11차 사람뼈대를 만들 때에는 톱질, 망치질이 즐거워 흥미도가 높았고 성취감도 컸다. 그러나 12차부터는 신문지로 살을 붙이고, 13차 옷을 입히는 작업에서는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A군과 C군은 자신이 맡은 부분에 적극적이었으나 B군은 치료자의 격려가 많이 필요했다.(D군은 상담소에서 퇴소하여 참여하지 못했다)
3) 종결단계
(1) 14~16차
■ 재료 : 나무판, 접착제, 락카, 스티커, 건전지 등
■ 활동내용 : 집단원들이 주제와 재료를 결정했는데 주제는 비행기로 통일했으나, 작품은 개별적으로 만들었다. 재료는 각자 필요한 것을 직접 준비하기도 하고 치료자에게 신청하면 마련해 주기도 했다.
■ 활동결과
▪A군 : 진행이 계획적이고 구체적이었으며, 자신이 만든 비행기에 대해 매우 흡족했다.
▪B군 : 진행이 계획적이지 못했지만 흥미가 있었고 적극적이었다.
▪C군 : 혼자만 상자를 이용해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14차 후반에 상자 겉면을 종이로 붙이느냐, 붙이지 않느냐의 문제로 갑자기 침체했다(종이를 붙이는 작업은 어렵고, 붙이지 않으려니 다른 집단원에 비해 작품이 빈약해 보여 갈등을 하게 되었다). 이 일로 계속 침묵을 고집하며 다음 시간 준비물을 신청하지 않았다. 15차에도 치료자가 전 시간에 재료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재료를 줄 수 없다고 하자 계속 침체해 있었다. 16차에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집단에 융합하여 자신이 만든 비행기를 색을 칠해 마무리 짓고 다음 시간에 할 활동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2) 17차
■ 재료 : 흰색전지, 한지, 색지, 색종이, 풀, 가위, 스티커 등
■ 활동내용 : 상담소 크리스마스행사의 인형극 배경을 만들었다(치료자가 제안하였음).
■ 활둉결과 : 인형극 배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동기가 부족해서인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형극 공연후에 자신들이 만든 작품이 사용된 것에 자부심을 가진 것 같았다.
(3) 18차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그림을 그리려했으나 재료가 준비되지 않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어려웠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시간을 가졌다.
▪A군 : 비행기를 만들 때가 제일 즐거웠고, 어려웠던 일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B군 : 거의 모든 활동이 재미있었는데, 사람만들기(10~13차)중 신문지로 살 붙이는 작업이 지겨웠다고 했다.
▪C군 : 색물총 쏘기가 제일 즐거웠고, 비행기 만들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였다. 치료자가 그때 어떤 생각이었는지 알고 싶다고 하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4. 평가
아동의 입소일정에 따라 6개월로 기간이 제한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진행이 너무 빨랐다. 단계별로 보면, 초기단계의 자아개념 프로그램에서는 1차 ‘좋아하는 것 그리기’, 2차, 3차 ‘물감작업 후 이미지 떠올리기’ 정도는 쉽게 참여하고 토론했으나 4차 ‘가면작업’과 5차 ‘전체 몸 따라그리기’와 같이 자신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활동자체도 좀 어려웠고 수줍음 때문에 가면을 이용한 역할극으로 발전하지도 못했다. 가면작업보다 자아에 대한 느낌이 좀 간접적인, ‘작은 종이인형 만들기’나 ‘폐품을 이용한 인형만들기’가 선행되었으면 ‘가면만들기’와 ‘전체 몸 따라그리기’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단계 공동작업에서는 갈등, 분열상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집단원들이 대인관계에 결함이 있는 정서장애도 아니고, 함께 입소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호관계나 서열이 확고하여 갈등, 분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좀더 다양하고 심도있는 공동작업이 많이 제공되지 않아 갈등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종결단계에서 개별작업은 비교적 잘 이루어졌으나, 공동작업은 참여도가 낮았다. 이런 결과는 중기 공동작업이 불충분하여 오는 결과로 보인다.
5. 요약 및 결론
본 사례연구는 가출과 학교부적응의 문제를 수반한 아동들에게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그 결과를 분석 평가하고자 했다. 프로그램은 자아개념 프로그램 5차, 치료자 지도에 의한 공동집단 프로그램 8차, 집단원 주제에 의한 프로그램 3차, 마지막 평가프로그램 1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첫째,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대상아동들의 지적 호기심 및 욕구가 유발되었으며, 둘째, 재료를 다루는 조작능력의 향상을 통해 성취감 및 자신감을 주었다. 셋째, 작품평가과정에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기술이 향상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