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용기 디자인 소송전

[MISGURU]

밀폐용기 라이벌社 디자인 소송戰

김은정 기자

입력 : 2014.01.20 03:02

코멕스 "락앤락이 물병 베껴"
법원, 20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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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멕스산업의 제품(왼쪽)과 락앤락 제품(오른쪽).

밀폐 용기 브랜드 락앤락이 경쟁 업체 제품의 디자인을 모방해 20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재판장 심우용)는 밀폐 용기 제조업체 코멕스산업이 락앤락을 상대로 낸 상품 형태 모방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코멕스산업은 락앤락이 2008년 초 출시한 플라스틱 물병의 형태가 자사의 2007년 제품을 따라 했다고 주장했다. 두 제품의 높이와 부피, 투명한 플라스틱 몸통에 있는 나선형의 꼬임 무늬, 밑바닥과 뚜껑 모양 등 전체적인 형태까지 거의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락앤락은 "코멕스산업이 2008년 특허 등록한 이 물병의 디자인에 대해 법원이 지난해 최종적으로 특허 무효 판결을 내렸다"며 "해당 디자인에 코멕스산업의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락앤락이 모방한 것이 아니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두 제품의 디자인이 매우 유사한 점, 락앤락이 제품 개발 경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락앤락은 모방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특허법이나 디자인보호법보다 선발주자의 창작성을 좀 더 폭넓게 보호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에도 이 법에 근거해 서울 인사동의 '지팡이 아이스크림' 개발자가 다른 상인을 상대로 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은 여러 사람이 선행 제품을 주지(周知)하거나 출처를 오인·혼동할 가능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코멕스산업의 물병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그 인기에 편승하지 않았다'는 락앤락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