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가 저를 무척 아끼셨는데 없는 살림에 아들 맛난 거 먹이시려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면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사주시곤 하셨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주신 음식이 짜장면,
카레라이스, 돈까스, 돼지갈비, 모밀국수 등등 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음식들을 즐겨 먹습니다만
그때 아버지가 사 주신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냉면은 아버지가
자주 사주신 음식으로 지금도 냉면을 무척 좋아합니다.
저희 집도 이북출신(아버지가 평안북도 철산출신)이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냉면을 무척 좋아 하셨습니다.
옛날에는 남대문 시장 안에 냉면집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시던 냉면집은 남대문시장 삼익패션타운 사거리에서 퇴계로쪽 남대문시장 8길을 따라
올라가다 아동복상가를 끼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아주 좁은 골목안에 냉면집이 몰려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곳을 애용하셨습니다.
저도 냉면을 처음 배운 곳이 그 곳이였습니다.
지금은 옷가게도 다 개발이 되어 냉면집들이 다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당시의 맛을 잇고 있는 50년된 냉면집이 남아 있습니다.
상호는 부원면옥입니다.
사실 이집은 남대문시장에 냉면집이 많이 있던 시절에는 아버지가 자주 가시던 집은 아니였습니다만
냉면집이 다 없어진 후 가시기 시작한 집입니다.
위치는 회현역 5번출구에서 남대문시장으로 들어가다 오른쪽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서 조금 걷다
보면 간판이 보입니다.
옷가게에 묻혀 이런곳에 식당이 있을까 합니다만 이 골목에서 거의 유일하게 식당으로 살아 남아 있습니다.
입구는 정말 정말 허접합니다.가게가 2층에 있습니다만 통로 천장이 낮기 때문에 키가
큰 사람들은 머리 조심해야 합니다.
입구는 허접하지만 들어가 보면 나이드신 어르신들로 거의 만석입니다.
1960년대부터 거의 50년동안 영업을 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분들은남대문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이북출신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날은 마눌이 부원집 냉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일부러 찾았습니다. 물냉, 빈대떡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육수, 무, 간장을 갖다 줍니다.(심플합니다.)
육수가 고기끓인 육수가 아니라 국수삶은 육수입니다.
전 사실 고기끓인 육수 주는 집은 평양냉면집으로 인정 않하는 편입니다.
이 집의 바삭한 빈대떡이 또한 일품입니다.
아마 부칠 때 철판을 고온으로 달구어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집 면은 전혀 질기지 않기 때문에 가위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구마전분과 메밀을 섞은 면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전 사실 입으로 끊어지지도 않는 면을, 그렇다고 쫄깃하지도 않은데 그런 면을 가위로 잘라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국수는 국물과 양념이 중요하지 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우동도 "국물이 끝내줘요!" 지 "면발이 끝내줘요!"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국물과 면의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8:2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이집 면이 후지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국물은 약간 달달하며 시원합니다.
장충동 평양냉면의 슴슴한 맛의 냉면을 좋아할 경우에는 이집 냉면은 삼가하시는게 좋습니다.
맛이 진한 편입니다.
노회찬씨도 이집 단골인 모양입니다.
다른 집에 가보면 냉면 양이 적어 무리하면 제 실력으로 세젓갈이면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짜장면 보통도 양이 너무 적어서 항상 곱배기를 먹습니다만 ㅋㅋ 이 집은 양이 조금 많습니다.
하지만 면을 좋아하는 저 같은 경우는 곱배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다른 집은 만원 넘게 받는집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국물이 들어가는 음식, 즉 물이 재료가 되는
음식이 만원이 넘는 다는 것은 좀 심하지 않나 합니다.
부원면옥이 제 입맛에 맞는다는 것이지 다른 분들의 입맛에는 별 볼일 없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저, 마눌, 저희 애들까지 이집 냉면을 즐겨 먹는데 마눌은 연애할 때 남자친구랑 같이 먹던
그 냉면이라는 추억으로, 애들은 아빠가 사주던 시원한 그 냉면맛으로 남대문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들려서
먹곤합니다.
제가 아버지가 사주시던 그 냉면을 좋아하듯이 저희 애들도 이 집을 애용하면서 울아빠가 자주 다니던 그 집
이라고 얘기할 것을 생각하면 아버지의 입맛이 대대손손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첫댓글 가게 입구 사진으로는 허접해 보이는데ㅎ.. 그 근처 갈일 있으믄 꼭 한번 들어가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강프로에게 냉면은 아버지구만. 나에게도 냉면은 단순한 음식이라기 보다, 아버지와 육촌 형님과의 추억이고, 평안도 냉면 맛은 유전되어온 본능이랄까. 어디 살든 맛있는 냉면집에서 졸업식 입학식 생일 등 많은 집안 행사를 하면서 익숙한 곳이라 나도 냉면 맛집을 찾게됩니다. 부원면옥은 어머님이 친구분이랑 신세계 백화점에서 노시다 가끔 들르는 곳인데, 강프로 소개로 다시 보니 반갑구만. 냉면은 육수가 첫째요, 다음이 면인데 나는 5.5:4.5? 옳소 육수보다는 면수가 제대로이고, 육수는 함흥냉면에서 주로 내었는데, 요새는 평양냉면에서도 육수가.. 언제 함 서부냉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