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5.(토)
진안고원길 7-9구간
찜통 속에 들어와 있는 듯 무더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푹푹 찌는 불볕더위 여름날의 정기라이딩은 물놀이 라이딩이 답이다.
달리다가 물을 만나면 입수하고 다시 달리다가 땀을 식힐만한 계곡에 몸을 담그면 좋겠다.
올해 두 번째 물놀이 라이딩은 진안고원길7-9구간을 경유하는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참가인원 6명.
옴서감서 작열하는 땀 냄새로부터 쪼금 편안함과 쾌적함을 위한 조치로 차량 두 대에 3명씩 나눠 탑승했다.
구봉산 주차장에서 진안고원길 7구간으로 출발!
우리나라에서 1년 중 가장 많은 꽃이 피는 계절은 여름(6-8월)이라고 합니다.
길가의 외딴집 담장 위로 올라온 주황색 능소화.
누굴 기다리나 화무십일홍을 비웃으며 여름 내내 피고 지고를 반복합니다.
찌질하게 한 잎씩이 아닌 동백꽃처럼 통꽃으로 떨어집니다.
능소화의 꽃말로는 기다림, 명예, 그리움으로 알려졌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깊어 갈수록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꽃을 피우는 능소화.
온몸으로 강렬한 땡볕을 견뎌내는 것이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라는 명예를 얻기 위함인가?
불볕더위 속에도 페달을 밟는 우리에게 반문하는 것 같아 구성해 봤습니다.
14km를 달려 황금폭포 입구에 다다랐다.
이번 정기라이딩의 주제가 물놀이지만 큰 비중을 황금폭포 하늘길이 차지하고 있다.
한 달간의 장마로 인한 풍부한 물이 폭포수 되어 쏟아져 내린다면 얼마나 웅장할까를 상상하고 왔다.
예년에 왔던 기억이 너무나 좋았던지라 오늘의 황금폭포가 기대되었다.
길가의 백일홍과 만수국(천수국)이 우릴 반긴다.
에잉!
웬걸 그 많은 물은 어디로 간 걸까?
베일에 싸인 것처럼 폭포 주변을 감싸고 있던 숲은 벌초한 것처럼 개방되었고 폭포수는 어린아이 오줌 누는 것 같다.
여기로 달려오면서 부풀려진 생각이 실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폭포를 보며 호감이 뚝 떨어졌다.
사람인 제가 달리 생각한 게 이상하지, 아니 자연이 그럴 리 없다. 일년내내 이 정도의 수량은 끊이지 않고 내려온다는 황금폭포인데 말이다.
황금폭포 위에서 오이를 먹으며 심신을 추수리고 가파른 고개를 내디딘다.
황금폭포 상부에서 450미터 정도 되는 임도를 넘어야 한다.
가파른 경사라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짧은 거리지만 여름에 멜바로 이 구간을 통과한다는 게 흔한 말로 조금 빡세다.
힘들게 가파른 고개를 넘어오면 분지마을인 가치마을 가는 포장도로를 맞닥뜨린다.
폭포 아래에서 이 길을 올라가면 하늘로 가는 게 아닌가 하고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해발 500미터에서 농로를 만나게 될 줄이야. 깜짝 놀랄 일이지 않습니까?
진안고원7구간 황금폭포하늘길이라서 그리 생각해 봤습니다.
옥녀봉 쉼터의 울타리에서 달맞이꽃, 무궁화, 장미꽃을 촬영하며 커피 타임으로 쉬어갑니다.
쉼터에서 약2km 정도를 달려 내려가는데 둘이 먹다 혼자 죽어도 모를 정도로 신이 났다.
최고 속도로 내려왔고, 시원하게 내리쐈고, 한적해서 좋았고 등등 우리끼리 즐거움을 표현하는데 리더가 뭐라 지시사항을 말하는데 귀 기울일 틈을 주지 않았다.
이게 또 재밌는지라 한바탕 웃음 바다를 만드네요.
황금천에서 알탕1
진안고원길 7구간 황금폭포하늘길은 부귀면사무소에서 봉학마조마을까지이다.
마조마을에 갈려면 심원재를 넘어가야 한다.
배고픔은 장유유서도 부질없습니다.
한 달 만에 라이딩에 참가하신 아침이슬님이 힘들어하시며 행동식으로 가져온 쑥떡을 먹고 가자고 합니다.
작은거인님이 착 달라붙은 떡을 나눠주는데 동작이 조금 더딥니다.
한쪽에서 막내인 전설님이 늦게 준다고 쑥떡쑥떡하는 모습에 한바탕 웃음을 먹고 갑니다.
경치 좋은 심원재를 그냥 지나쳐서 마조마을에 도착했다.
마조마을 알탕 자리도 수량이 줄어들어 보인다.
그래도 이제 운장산을 넘어가야 해서 충분히 입수합니다.
진안고원길 8구간 운장산 넘는 길이 가장 난이도가 높은데다 점심시간도 곧 맞닥뜨릴 것 같다.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운장산 넘어가는 임도는 장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으로 곳곳이 상처나 있었다.
자칫하면 깊게 팬 골에 빠져 헛바퀴를 돌리며 중심을 잃고 멈추게 한다.
배고픔에 업힐이라 힘은 배가 들었다.
중간쯤 올라왔을까 숨겨진 계곡에 열받은 몸을 식혀봅니다.
가장 차가웠으며 가뭄에 단비처럼 반갑고 아무나 찾을 수 없는 계곡이라서 특별한 순간이었다.
힘이 들었지만 무사히 갈크미재에서 휴식하며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이제 브레이크 잡느라 손이 굳어지는 긴 내리막 길입니다.
대불 외처사마을 앞 주자천에서 알탕4
예전엔 이곳에서 고래처럼 수영도 하고 도시락을 까먹었는데 오늘은 발만 담그고 갑니다.
8구간의 끝 삼거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진안고원길 9구간 운일암반일암 숲길은 운일암반일암 지질협곡 숲길을 따라 걷는 가장 짧은 구간이다.
전망대(운일정)와 구름다리, 무지개다리에서 운일암반일암을 바라보고, 주자천변에 자리한 나무데크길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닥밭골은 숲이 무성하고, 마지막 와룡암 역시 주변경치가 좋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며 적당한 알탕 자리를 잡고 바위에 올라 다이빙을 해봅니다.
워낙 더워서인지 수온이 미지근합니다.
피서객들이 너무 정적이라 재미가 없어 구름다리를 다녀오기로 합니다.
멜바의 장인 만산홍엽님이 명도봉과 명덕봉 사이를 이은 구름다리로 자차를 가져갑니다.
덕분에 구름다리에서 라이딩 장면을 촬영하며 즐거운 추억을 간직하게 됩니다.
첫댓글 늦게 올린 후기여서 죄송합니다.
폭염 속의 라이딩 무사히 마쳐서 즐겁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모두의 기대와 예상을 저버린
황금폭포, 시원함을 잃어버린
운일암계곡물이지만
그래도 라이딩의 폭염을 식혀준
계곡물 덕분에 즐거운
물놀이라이딩였습니다
수고들하셨습니다^^
무더위에지친여름
더위를날릴만큼즐건시간이었고
백숙으로몸보신하고
중간중간알탕장소가인상적
이었습니다
후기,리딩,차량운행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꿈속에서라도 다녀 오고싶은~~ 진한 여운을 가진 지난 추억만 남은 진안~ 라임 보소 ^^
여름엔 물놀이가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