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달다_3. 들숨과 날숨을 관하다
[수식법]
이때 또 마땅히 다시 숨을 세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하나를 세고서 둘에 따르고,
둘을 세고서 셋을 따르고,
셋을 세고서 넷을 따르고,
넷을 세고서 다섯을 따르고,
다섯을 세고서 여섯을 따르고,
여섯을 세고서 일곱을 따르고,
일곱을 세고서 여덟을 따르고,
여덟은 세고서 아홉을 따르고,
아홉을 세고서 열을 따르고,
열을 세고서 백을 따르고,
백을 세고서 천을 따르고,
숨의 많고 적은 것을 따라서 공기를 거두어 머물게 한다.
이때 스스로 자기의 몸을 보면,
백천만억의 연꽃 모두가 시들어 꺾인 것과 같다.
네 방면으로부터 바람이 와서 시든 꽃을 불어 가니, 변하여 유리가 된다.
마치 유리의 그릇과 같다.
스스로 그 마음을 보면,
큰 꽃나무와 같고, 아래쪽의 금강의 세계[金剛際]로부터 나아가 삼계의 꼭대기 위에 이르고, 네 개의 열매가 있다.
그 열매는 미묘하여 여의주(如意珠)와 같다.
여섯 가지 광명이 있는데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춘다.
행자가 이 일을 볼 때, 금강지(金剛地)의 경계로부터 나아가 위로 삼계의 꼭대기를 보면, 그 안에 가득한 여러 부처가 큰 제자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혹은 어떤 여러 부처는 허공에 날아 올라 몸 위로 물을 내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내며,
몸 아래로 물을 내고 몸 위로 불을 내며,
동(東)에 솟고 서(西)에 잠기며,
서에 솟고 동에 잠기며,
남(南)에 솟고 북(北)에 잠기며,
북에 솟고 남에 잠기며,
복판에 솟고 가장자리에 잠기고,
가장자리에 솟고 복판에 잠긴다.
혹은 큰 몸을 나타내어 허공에 가득 차고,
그 큰 몸을 다시 작게 나타내는데 마치 개자(芥子)만하니,
변하여 나타남이 자재하여 뜻대로 되고 걸림이 없다.
혹은 여러 성문(聲聞)이 4대(大)의 정(定)에 드는 것을 보는데,
몸은 불덩이와 같고, 모든 불길의 끝은 마치 금의 대롱[金筒]에 온갖 빛깔의 물이 넘치는 것과 같다.
또 자기의 몸이 그와 같이 정에 드는 것을 본다.
이때 마땅히 행자에게 이렇게 가르쳐서 말해야 한다.
‘네가 보고 있는 것이 곧 많은 부처와 여러 성문이라 하지만,
너는 지금 마땅히 이 모든 세존은 곧 상(相)이 없는 몸이며, 곧 큰 해탈이며, 이는 배움이 없는 과위[無學果]라고 관하여야 한다.
마땅히 너의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서 앞에서와 같이 숨을 세어야 한다.’
이 숨을 세는 법[數息法]에는 열여섯의 과목[十六科]이 있지만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마음의 연꽃[心蓮華]을 관하다]
이때 행자는 숨을 세기를 마치고 나서,
마음과 뜻이 편안하여 고요하고 보는 것이 없어지면,
또 마땅히 다시 마음의 연꽃[心蓮華]을 관해야 한다.
꽃나무와 같아 나무 위에 열매가 있고, 마니주(摩尼珠)와 같아 여섯 가지 광명을 나타낸다.
그 광명은 밝고 빛나서 삼계의 꼭대기로부터 아래쪽으로 금강지(金剛地)의 경계까지를 비춘다.
마음의 꽃나무의 뿌리는 끊어질 듯하나 끝없이 깊음을 본다.
이때 마땅히 모든 부처의 법신(法身)을 관하여야 한다.
모든 부처의 법신은 색신(色身)을 인하여 있다.
비유하면 색신은 금병(金甁)과 같고, 법신은 마니주와 같다.
마땅히 분명하게 관하여야 한다.
색신 안의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18불공법(不共法)ㆍ대자대비(大慈大悲)ㆍ걸림 없는 해탈[無碍解脫]ㆍ신통과 지혜[神智]ㆍ한량없고 절묘(絶妙)한 경계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체의 모든 법은 오고 감이 없고, 머물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아 진여의 실제[如實際]와 같다.
범부는 어리석어 늙음과 죽음의 큰 도둑에게 쫓기고 망령된 견해로 전도(顚倒)한다.
전도하기 때문에 3도(塗 : 三途)의 애욕의 강에 떨어져 급히 흐르는 물에 표류하여 삼계에 빠져 죽는다.
‘나는 지금 어찌하여 범부의 행과 같이하여 망상(妄想)으로써 부처님을 보는가?
나의 대화상(大和尙)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지난 옛날,
머리와 눈과 뇌수와 나라와 성(城)과 아내와 자식을 보시하셨고,
백천의 고행(苦行)으로 해탈의 법을 구하셨다.
지금은 생사를 초월함을 얻어 대열반에 머무시고,
적멸(寂滅)하여 궁극의 경지에 이르러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신다.
과거 부처님의 법같이 항상 즐거운 곳에 머무르시고, 또 오고 감이 없으며,
모든 지혜를 지금 가지셨고, 몸과 마음은 움직이지 아니하여 편안하고 무위(無爲)하시다.
이와 같이 지혜를 성취한 몸에 어찌 생각[想]이 있겠는가?
어떻게 변동(變動)하겠는가?
내가 지금 보는 것은 망상에 의하여 나타난 것이며, 여러 가지 인연에 속한다.
때문에 이는 전도된 색상(色相)의 법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일체의 모든 부처와 그리고 모든 현성(賢聖)은 고요히 몸을 감추고,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오직 한 부처만이 있고 네 사람의 큰 제자는 시자(侍者)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