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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7권
12.7. 교계연(敎誡緣)
『중아함경(中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말 조련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지시(只尸)였다.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간을 관찰해 보니 세간 사람들은 매우 경박하고 식견이 얕아서 마치 말떼와 같습니다.
그런데 세간에선 오직 저만이 저 미쳐 날뛰는 사나운 말들을 잘 길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방편을 가지고 잠깐 동안에 저 말들의 사나운 병폐를 다 나타나게 할 수도 있고 그 병폐의 형태에 따라 방편으로 길들여 복종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 조련사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의 주인 [聚落主:調馬師]아, 너는 몇 가지 방편으로 말을 길들여 복종시킬 수 있느냐?’
말 조련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 가지 방법을 가지고 사나운 말들을 길들여 복종하게 합니다.
그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부드럽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거칠게 다루는 것이며,
셋째는 부드럽고 거친 것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마음 주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세 가지 방법으로 말을 다룬다고 하였는데 그래도 다루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
말 조련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끝내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곧 죽여버립니다. 왜냐 하면 저를 욕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말 조련사가 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최상의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십나다.
몇 가지나 되는 방편을 가지고 장부들을 길들이고 인도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마음 주인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세 가지 방편으로 장부들을 길들이고 인도하느니라.
무엇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한결같이 유연(柔軟)하게 다루는 것이요,
둘째는 한결같이 거칠게 다루는 것이며,
셋째는 부드렵고 거친 것을 병행하여 다루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마을 주인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한결같이 유연하게 다룬다고 하는 것은 네가 말한 것처럼
이것은 바로 몸의 선한 행위요,
이것은 바로 몸이 선한 행위를 하여 받는 과보이며,
이것은 바로 입과 뜻의 선한 행동이요,
이것은 바로 입과 뜻이 선한 행동을 하여 받는 과보이며,
이것은 하늘이라 말하고, 이것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이것은 착한 갈래의 화생(化生)이라 말하고, 이것은 열반(涅槃)이라고 말하나니,
이것이 바로 유연하게 다스리는 것이니라.
둘째, 한결같이 거칠게 다스린다고 하는 것은 네가 말한 것처럼,
이것은 몸의 악한 행위요,
이것은 몸이 악한 짓을 하여 받는 과보이며,
이것은 입과 뜻의 악한 행동이요,
이것은 입과 몸이 악한 행동을 하여 받는 과보이며,
이것은 지옥이라고 말하고, 이것은 축생(畜生)이라고 말하며, 이것은 아귀(餓鬼)라고 말하고, 이것은 악한 갈래라고 말하며, 이것은 악한 갈래에 떨어졌다고 말하나니,
이것이 여래가 말하는 거칠게 다루는 것이니라.
셋째, 저 유연하고 거친 것을 병행하여 다룬다고 하는 것은 이른바
여래는 어떤 때는 몸의 선한 행을 말하고, 어떤 때는 몸의 선한 행으로 얻는 과보를 말하며,
어떤 때는 입과 뜻의 선한 행을 말하고, 어떤 때는 입과 뜻이 선한 행을 하여 받는 과보를 말하며,
어떤 때는 몸의 악한 행을 말하고, 어떤 때는 몸이 악한 행을 하여 받는 과보를 말하며,
어떤 때는 입과 뜻의 악한 행을 말하고, 어떤 때는 입과 뜻이 악한 행을 하여 받는 과보를 말한다.
또 이와 같은 것을 하늘이라 말하고, 이와 같은 것을 사람이라 말하며, 이와 같은 것을 착한 갈래라 말하고, 이와 같은 것을 열반이라고 말하며, 이와 같은 것을 지옥이라 말하고, 이와 같은 것을 축생과 아귀라고 말하며, 이와 같은 것을 악한 갈래라고 말하고, 이와 같은 것을 악한 갈래에 떨어졌다고 말하나니,
이것을 여래의 유연함과 거친 것을 병행한 가르침이라고 말하느니라.‘
말 조련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 세 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을 다루어 복종시키다가 길들여지지 않게 되면 마땅히 어떻게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마을 주인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그것을 죽여버린다. 왜냐 하면 나를 욕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말 조련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살생하게 되면 세존의 법에 있어서는 청정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세존의 법에서는 살생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 죽여버린다고 하시니, 그 뜻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마을 주인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법 가운데에는 역시 살생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여래의 법 중에서 세 가지로써 가르치되 조복되지 않는 자는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그를 가르치지 않으며 그를 훈계하지 않으니, 이것이 어찌 죽이는 것이 아니겠느 냐?’
말 조련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영원히 가르치지도 훈계하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참으로 죽이는 것이옵니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오늘부터 악하고 신하지 못한 모든 업(業)을 버리겠습니다.’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코끼리 조련사에게 말씀하셨다.
“코끼리를 조련하는 법에 몇 가지가 있느냐?’
대답하였다.
‘세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단단한 갈고리로 그 입에 재갈을 물리고 굴레를 씌우는 것이요,
둘째는 먹이를 줄여 항상 굶주리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채찍으로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쇠갈고리로 입에 재갈을 물림으로써 그 강한 업을 제어하고,
먹이를 주지 않음으로써 몸의 난폭함을 제어하며,
채찍으로 때림으로써 그 마음을 항복받습니다.’
부처님께서 거사(居士)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으로써 일체를 다루고 또한 나 자신도 다루어서 무위(無爲)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첫째는 지극한 정성으로 하기 때문에 업의 근심을 제어하는 것이요,
둘째는 자비하고 진실한 것으로써 몸의 강하고 굳셈을 항복받는 것이며,
셋째는 지혜로써 뜻의 어리석은 덮개를 없애는 것이니,
이 세 가지 일로 일체를 제도하여 세 갈래 악한 세계에서 떠나가게 하느니라“‘
또 『염라왕오사경(閻羅王五使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이 세간에 태어나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沙門)을 공경하지 않으며, 인의(仁義)를 행하지 않고 경계(經戒)를 배우지 않으며, 뒷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그 몸이 죽고 나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어떤 주인은 제 행위를 가지고 염라왕에게 가서 그 허물과 악에 대하여 아뢰었느니라.
〈이 사람은 효도하지 못하는 등 갖가지 허물을 지어 복덕(福德)이 없고 죽음 조차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부디 왕께서는 별하여 주십시오.〉
염라왕은 항상 먼저 편안하게 천천히 바른 말로써 다섯 사자(使者)로 나타나서 질문하곤 했다.
첫 번째 사자가 말하였다.
〈너는 보지 못했느냐?
세상 사람들이 처음 어린아이었을 적에는 똥과 오줌에 누워 있으면서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말도 할 줄 모르며 좋고 나쁜 것도 모른다.
너는 그것을 본 적이 없느냐?〉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이미 보았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러나 사람의 정신은 그러한 것을 따르다가 죽으면 곧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늘 마땅히 선(善)을 행하여 스스로 세 가지 업을 단정히 해야 하겠거늘 어째서 방심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잘못을 저지르느냐?〉
죄를 지은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리석고 어두워서 알지 못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스스로 어리석고 우둔하여 마음대로 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모ㆍ스승ㆍ어른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 등의 허물이 아니다. 죄는 네가 지은 것이니, 어찌 지금 마땅히 벌을 달게 받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것이 염라왕이 나타낸 첫 번째 천사(天使)였다.
두 번째 염라왕이 다시 물었다.
〈그대가 사람이었을 때 천사가 차례대로 온다는 것을 깨달아 알았더냐?〉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깨달아 알지 못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세상 사람이 늙으면 머리털이 희어지고 이가 빠지며 쇠약해져서 허리를 구부리고 걸으며 기거(起居) 할 때 지팡이에 의지하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 혹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
사람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만 유독 면할 수 있어서 늙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대제로 사람이란 이미 태어나면 으레 늙는 법이다. 때문에 항상 선을 행하여 몸과 입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경계를 받들어 행해야 하겠거늘 어째서 스스로 방자하게 구느냐?〉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리석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어리석기 때문에 죄악을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모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니라.
그 죄는 너에게 있거늘 어찌 과보 받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느냐? 지금 마땅히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이 염라왕이 나타낸 두 번째 천사였다.
세 번째 염라왕이 다시 물었다.
〈그대는 사람이었을 때 세간의 남녀들이 몸에 질병이 들어 신체가 고통을 받으면서 앉거나 누워도 편안하지 않고, 죽음 때가 임박해서는 근심에 찌들어 있으나 모든 의사들도 고치지 못하는 것을 너는 보지 못했느냐?〉
사람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병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사람이란 태어나면 늙고 또 마땅히 병에 걸리는 법이다.
그러니 몸이 강건(强健) 할 때에 마땅히 힘써 선을 행하고 경계(境界)를 받들어 행하여 몸과 업과 뜻을 단정히 해야 하겠거늘 어째서 스스로 방자하게 구느냐?〉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리석고 암둔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 스스로 어리석기 때문에 지은 악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모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허물이니라. 죄는 네 자신에게 있거늘 어째서 과보받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느냐? 지금 마땅히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이 염라왕이 나타낸 세 번째 천사였다.
네 번째 염라왕이 또 물었다.
〈그대는 사람이었을 때 세간의 모든 죽은 사람들을 어찌 보지 못했느냐?
혹은 그 시체를 집에 안치하기도 하고 혹은 내다 버리기도 하는데 이레째 되는 날에는 살이 썩어 허물어지고 여우ㆍ살쾡이와 온갖 새들이 다 가서 뜯어 먹는다.
대체로 사람이란 이미 죽고 나면 몸이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보지 못했느냐i
사람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만 혼자 면할 수 있어서 죽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느냐?
대체로 사람이란 이미 태어나면 기필코 죽는 법이다.
세간에서는 항상 선행을 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단속하고 경계(經戒)를 받들어 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텐데 어찌 하여 네 자신은 그렇게 방자하게 구느냐?〉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리석고 암둔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스스로 지은 악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모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죄가 네게 있거늘 어찌하여 기꺼이 받지 않을 수 있겠느냐? 너는 마땅히 과보를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염라왕이 나타낸 네 번째 천사였다.
다섯 번째 염라왕이 또 물었다.
〈그대가 사람이었을 때 세간에 폐인(弊人)들과 악한 아들이 관리에게 잡혀 안관소(案官所)에서 취조를 받고 형벌을 받되 혹은 손과 발이 끊기기도 하고, 혹은 귀나 코가 베이기도 하며, 혹은 그 얼굴이 태워지고 목이 매달리며, 햇빛에 구워지기도 하고, 혹은 사지 등 갖가지 독한 고통을 주는 것을 어찌 보지 못했더냐?〉
사람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말하기를 악한 짓을 했다고 하였는데 너만 유독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세간의 죄와 복이 분명한 것을 네 눈으로 보았으면서 어째서 선을 지켜 몸과 입과 뜻을 단속하고 경계를 받들어 행하지 않고 왜 자기 마음대로 하는가?〉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리석고 암둔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 자신의 마음씀이 충정(忠正)하지 못해서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모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지금 이 재앙과 죄는 반드시 네 자신이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염라왕이 나타낸 다섯 번째 천사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 마치시자 여러 제자들이 모두 그 가르침을 받고는 각각 앞으로 나가 예를 올리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또 『법구경(法句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비록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설천하지 않으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단 한 마디 말을 듣고도 부지런히 닦아
이익을 얻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그 글귀의 뜻이 바르지 못하면
하나의 요긴한 이치를 듣고
자신의 마음을 멸하여 없애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이치가 아니라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한마디의 이치를듣고
실천하여 구제받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공경하지 않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하나의 실천을 즐거워하여
받들어 닦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내 마음이 멸해지지 않는다면
단 하나의 글귀를 듣고서
교만함을 버리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명예를 구하면서 더욱더 집착한다면
차라리 한 마디 말을 듣고서
고집을 버리고 집착을 여의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죄를 없애려고 하지 않으면
하나의 문구를 듣고서라도
나고 죽음을 여의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색욕의 마음이 더욱더 견고해진다면
단하나를 알아가지고
마음의 경계를 잊어버리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세간 벗어나기를 구하지 않는다면
단 하나를깨달아가지고
삼계(三界)를 여의어 벗어나느니만 못하다.
아무리 천 마디의 말을 외우더라도
자비와 지혜들 간직하지 못한다면
단 한 번을 듣고서
자신과 남, 둘 모두를 이익되게 하는 것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아끼고 탐냄이 더욱 성하면
단 하루를 살면서
재물과 여색을 버리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계율을 지키지 못하면
단하루를 살면서
깨끗한 마음으로 계율을 지키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살을 산다고 해도
성냄이 많고 참지 못하면
단 하루를 살면서
기쁨을 머금고 성내지 않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게을러서 부지런하지 않으면
단 하루를 살면서
몸과 마음을 단속하여 힘쓰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마음에 쾌략을 느끼면서 방일(放逸)하다면
단 하루를 살면서
마음을 공적(空寂)에 돌리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인식하는 마음이 어둡고 혼돈스러우면
단 하루를 살면서
무명(無明)을 환하게 깨닫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하더라도
몸과 마음을 단속하여 제어하지 못하면
단 하루를 살면서
묘한 방편을 성취하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항상 겁내고 나약한 마음을 가진다면
단 하루를 살면서
용맹하고 지혜로운 힘을 지니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좋은 서원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단 하루를 살면서
네 가지 큰 서원을 내어 실천하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백 살을 산다고 해도
하나의 지혜를 내지 못한다면
단하루를살면서
슬기로운 성품이 총명하고 영리하느니만 못하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여러 하늘들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부(士夫)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도끼가 입 안에 생겨나 있어서
도리어 제 스스스로의 몸을 베어버리니
이것은 그 악한 말 때문이라네.
꼭 비방해야 할 일인데도 곧 칭찬해 주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일인데도 다시 비방하면
그 죄가 입 안에서 발생한 것이니
죽게 되면 악한 세계에 떨어지리라.
게송을 말한다.
뜻을 세워 마음의 어리석음을 경계하고
훌륭한 벗을 기뻐하여 우러러 사모하며
서로 더불어 큰 서원을 세우고는
세속을 저버리고 한적한 산을 흠모한다.
소산(蕭散)한 인간 세상 벗어나
환하게 빛나서 뒤얽힘을 벗어나며
고요하고 고요하게 진실한 참 이치를 구하면서
정성을 다해 마음이 부드러워지도록 힘써야 한다.
경계하고 채찍질하면서 세 가지 업을 닦고
격렬하고 간절하게 네 가지 흐름을 맑히며
마음의 소원과 큰 서원을 일으키고
빠진 사람 건지려고 자비의 배 노 저어간다.
아름다운 시기에 묘한 깨달음으로 돌아가고
좋은 모임에서 열반 닦으며
여덟 가지 바른 도에 마음을 두고
뜻을 세워서 삼기(三祇:三阿僧祇)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