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청명초등학교 6학년 이현윤
술 먹는 할아버지
저번에 신제헌이랑 길을 가는 도중에 어떤 할아버지가 상가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어떤 아저씨한테 “아이씨, 새끼야, 니가 뭔데, 내가 지금 죽어야 인사 하냐?” 하면서 왼손에 있던 소주병으로 자신을 머리를 때려서 바닥에 누웠다.
그 후 계속 일어나지 않자 한 아저씨가 데리고 갔다. 또 저번에 놀이터에서 축구를 하는데 그 할아버지가 친구(?)인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랑 술을 먹고 있었다. 순대를 안주로 먹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공이 그 할아버지 발밑으로 가자 또 욕을 퍼부었다. 그 후 한 아이가 그 할아버지한테 갔더니 순대 몇 점을 주고 술을 주었다. 다행히 그 아이는 먹는 척만 했다.
나는 그 할아버지를 보고 처음엔 미쳤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도 외로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만약 그 할아버지가 가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새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 할아버지는 장점은 굳이 없어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의 친구들이라도 그렇게 해 줄 수만 있다면 딱 한 번이라도 가족처럼 대해주면 매일 술을 안 마실 거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와 문학>,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