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다 보면, 적벽대전을 앞둔 손권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결코 호령하지 않고, 쉽게 칼을 들지도 않는다.
오히려 오래 침묵하고, 여러 번 망설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조조와 싸운다는 것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나라의 존망을 걸어야 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싸우면 질 수도 있다. 그 순간 강동은 불타고, 손권은 패장으로 기록될 것이다.그러나 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조조의 그늘 아래로 들어가 천하의 한 축이 아닌, 종속된 세력으로 남게 된다. 어느 쪽을 택해도 안전하지 않았다.그래서 손권은 쉽게 결단하지 못한다.
그때 제갈량은 장황한 이론을 늘어놓지 않는다.그는 손권이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을 정리해 줄 뿐이다.
• 싸우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이 온다
•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 결단을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수출 협상도 다르지 않다
기업의 수출 협상 자리에서도 대표가 느끼는 감정은 손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조건을 거절하면 기회를 영영 잃는 것은 아닐까.이번 거래를 놓치면, 다시는 바이어를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이 결정을 직원들과 공장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수출 협상에서 대표가 내려야 할 결단은 복잡하지 않다.
이 거래는 회사를 살리는 거래인가,아니면 시간을 벌기 위한 거래인가.
회사를 살리는 거래라면, 버텨야 한다.버텨야 할 가격과 조건이 있다.
그러나 시간을 벌기 위한 거래라면,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미루는 순간, 조건은 점점 나빠지고 협상력은 조용히 사라진다.
적벽대전은 우연이 아니다
적벽대전은 기적이 아니다.운도 아니다.
현실을 직시한 판단,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결단,
그리고 고수의 말을 들을 줄 아는 태도.
이 세 가지가 맞물렸을 때,비로소 역사는 방향을 바꾼다.
수출도 마찬가지다.성공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결단할 준비가 된 순간에만,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