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고 긴 레이스가 막을 내렸습니다. 사과문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약간은 소란스럽고 운영진의 미숙이 드러난 대회였습니다. 7개월간 고생해주신 9개 팀의 노력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네요.. 이번 결선은 시즌 1,2와는 달리 RNT 리그 운영진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운영해보자는 의미에서 그동안 스타터즈 리그에 100% 의존했던 부분을 조금 낮춰서 저희가 조금 운영해 보기도 했고 이 부분에서 경기 촬영만 하지 않고 중계를 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였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저희가 주도적으로 조금이나마 운영해보면서 더 많이 배웠고 부족함을 느꼈던 대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경기 분석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4강 1경기 강농사 vs 뉴클리어
정규리그 우승팀 강농사와 힘든 경쟁 끝에 간신히 플레이오프 막차에 탑승한 뉴클리어의 경기가 가장 먼저 열렸습니다.
이 경기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았던 강농사를 맞이하여 백두산의 뉴클리어가 얼마나 잘 버티느냐의 싸움이었는데요.. 뉴클리어는 시종일관 하프라인도 넘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강농사의 압박 수비와 인터셉트가 정말 대단했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수비를 어떻게 바꿔도 촘촘한 수비력을 보여줬습니다. 왜 이팀이 리그 우승팀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던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 MVP는 강농사의 김형욱 선수입니다만 저는 정영수 선수에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선수 신장과 체격이 작은데 뒷선을 보길래 약간 의아했으나 이 경기에서 공격리바운드 5개를 포함하여 10개의 리바운드와 그만의 주특기로 보였던 훅슛을 통해 10득점을 얻어냅니다. 경기 유일한 더블 더블 기록자이며 고비때마다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내 주는 투지를 보여준 선수로 강농사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 뉴클리어의 경우 어려운 경기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분석 자료에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경기 내내 페인트존 내에서의 득점이 2득점일 정도로 인사이드에서의 공격이 전혀 되지 않았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25:41로 밀리며 인사이드를 완전히 내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대 인사이더였던 김형욱, 정영수에게만 31점 17리바운드를 허용했고 슈팅 성공률 또한 두 선수 합계 75%가 될 정도로 완전히 장악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3쿼터까지 20-45로 25점차나 뒤지며 4쿼터를 가비지 타임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뉴클리어는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백두산, 조성민을 제외한 또다른 득점원과 인사이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한편 강농사는 20점차의 대승을 거두며 1시간 반의 휴식시간을 통해 재정비하며 결승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ame MVP : 김형욱 (21점 7리바운드, 필드골 성공률 76%)
4강 2경기 INB vs 청룡
이 경기 필자가 상당히 기대한 경기입니다.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양 팀은 인연이 깊은 팀입니다. 지난 시즌 2, 3 정규리그에서는 각각 1승 1패씩 총 2승 2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시즌2 준결승에서는 청룡이 INB에 승리를 거둔 바 있어 INB로서는 복수가 필요한 상태였고 청룡은 시즌 2의 즐거웠던 기억을 되풀이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게임 볼을 두번이나 하면서 양 팀의 긴장감을 돋궜던 경기 초반 역시 긴장한 양팀은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청룡은 동아리 다운 조직적인 플레이로 INB는 에이스 이희원의 고군분투로 득점을 쌓아갔습니다. INB는 변칙적인 압박 수비까지 펼치며 열정을 보였고 이는 어느 정도 들어맞아 청룡의 많은 턴오버를 유발해냈습니다. 벌어질 법 하면 INB는 스틸에 의해 득점을 쌓아갔고 팀이 무너질만 하면 에이스 이희원이 대활약했습니다. 오늘 이희원이 기록한 29득점은 지난 시즌 RNT의 박근홍이 기록한 33점에 이어 RNT Basketball League 결선 역사상 한경기 최다득점 2위에 랭크될 정도의 엄청난 득점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희원에 대한 심각한 의존도가 경기 막판을 그르쳤습니다. 청룡은 막판 에이스 이희원에 대한 집중 수비와 무한 스위치를 펼치며 이희원을 막는 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INB는 이희원에게 모두 스크린만 가줄 뿐이었고 다른 곳에서 찬스를 만들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이희원이 패스를 줄 곳이 마땅치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INB의 공격은 무산되었고 청룡이 지난 시즌 2에 이어서 INB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고 INB는 3대회 연속 4강전 탈락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Game MVP : 이희원(29득점 5리바운드) 팀은 패배했으나 홈코트의 이점 덕인지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줌.
결승전 강농사 vs 청룡
이 경기 굉장히 기대되는 경기였습니다. 노련함 vs 패기의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경기 초반부터 강농사의 노련미에 청룡이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강농사는 상대의 패스길을 다 안다는 듯한 엄청난 인터셉트를 보여주며 초반을 압도합니다. 결국 쉬운 득점을 연이어 성공하며 1쿼터를 20-5 쿼드러플 스코어를 기록하며 앞서나갑니다. 2쿼터 초반 청룡은 갑자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스틸에 의해 연속 7점을 성공시켜 강농사로 하여금 타임아웃을 부르게 만들어버립니다. 하지만 이후 강농사가 재정비하며 32-20 (경기기록 오류로 인해 34-18로 나옴) 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합니다.
3쿼터 오늘 경기의 승부를 갈랐던 아쉬운 판정이 나오는데요.. 결론적으로 강농사의 자유투 1점만을 체크하지 못했으나 기록에는 청룡에 2점이 더 올라가고 강농사에게는 3점이 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되어 결국 청룡이 4점을 손해보고 경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3쿼터 종료 직전 이렇게 되버렸고 체육관 대관 시간도 있어 정확히 파악을 하지 못했고 이는 청룡에게 엄청난 손해가 됩니다.
4쿼터 체대 동아리답게 청룡은 엄청난 패기를 보여주며 거의 따라오지만 아쉽게 막판 3점슛이 연이어 불발했고 급해진 청룡은 조금 조급하고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며 리그 역사상 최초의 2연패 달성에 실패하게 됩니다.
이 경기는 운영 미숙으로 인해 경기 결과가 뒤바뀌었는데 하필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운영 미숙을 보이며 승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양팀 모두에게 사과드리고 싶은 경기였습니다. 차기 시즌에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 연습하고 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Game MVP : 김형욱 (20점 6리바운드)
Worst Player : 운영진
League MVP : 김형욱 (결선 평균 20.5득점 6.5리바운드)
플레이오프 최종 결과
우승 : 강농사
준우승 : 청룡
3위 : INB, 뉴클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