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훈 입니다.
부갑상선은 우리몸의 칼슘대사를 담당합니다. 칼슘 하면 뼈를 연상하시는데 이 뼈에 칼슘을 축적하고 또 빼내고 하는 것을 부갑상선이 담당합니다.
그리고 여러 원인에 의해 이 부갑상선이 손상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칼슘 조절이 안되어 저칼슘혈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저칼슘혈증으로 고생하시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초기 갑상선 암이 아닌 경우, 즉 갑상선 암이 진행되었을 경우 부득이하게 부갑상선들이 제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저칼슘혈증이 발생하지요… 제 환자분들 중에도 저칼슘혈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경우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 정리할 내용은 삼성서울병원 손영익 선생님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였습니다.
그림1) 갑상선(thyroid)의 뒷면에서 본 부갑상선(parathyroid) – 이렇게 갑상선에 붙어있습니다. 부갑상선(parathyroid)은 보통 이렇게 좌우측 갑상선의 상하부에 총 4 개 정도 존재합니다.
저칼슘혈증은 갑상선 수술 후의 가장 흔한 합병증 중에 하나입니다. 빈도는 보고자에 따라 차이가 많아서 일시적인 저칼슘혈증의 경우 0.3%~49%, 영구적인 저칼슘혈증은 0~13% 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구적이라 함은 보통 3~6개월을 의미하는데 드물게는 6 개월 이후에 저칼슘혈증이 호전 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저 칼슘혈증의 원인은 일시적 저칼슘혈증과 영구적 저칼슘혈증이 있습니다. 영구적 저칼슘혈증의 경우는 수술중에 부갑상선이 함께 제거 되거나 부갑상선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손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갑상선 수술의 범위가 클수록, 또 추가적인 경부청소술(주위 임파선을 같이 제거하는 수술법-경부 전이가 있을 경우 해당됨)이 함께 시행될 경우 저칼슘혈증의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집니다. 일시적인 저칼슘혈증에서는 부갑상선의 혈액순환장애가 주된 발생 기전이나 endorhelin 1, calcitonin 등과 같은 요소와 저체온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실제 문제가 되는 것은 영구적인 저칼슘혈증입니다.
저칼슘혈증의 증상은 보통 혈중 총 칼슘 농도가 8.0 mg/dl 이하의 경우 발생하지만, (혈중 칼슘의 정상치는 8.5 ~ 10.5 ml/dl )칼슘이 감소하는 속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입술, 손, 발의 저린 느낌이나 얼얼한 느낌 등이 나타나고 잠복성 강축(latent tetany)을 보이는데, 잠복성 강축은 Chvostek 증후와 Trousseau 징후를 관찰하여 알아볼 수 있습니다. Chvostek 징후는 귀 앞쪽의 광대뼈 아래로 안면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를 톡톡 두드리면 안면근육이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는 것을 말하며(손가락으로 두드리면 얼굴을 찡그림), Trousseau 징후는 앞쪽 팔에 지혈대를 감고 2분간 있을 경우 수근경련(carpal spasm- 손가락, 손목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쪽으로 구부러짐) 이 유발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정상인의 약 25%에서 경한 Chvostek 징후가 관찰되고, Trousseau 징후는 4%에서 나타나므로 이 두 증상으로만 저칼슘혈증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칼슘혈증을 이 단계에서 치료하지 않으면 의식변화나 강직성 경련, 근육통, 근경련, 저혈압, 심전도 상에 QT 간격의 연장 등이 나타나고 도 심해지면 간질 발작 및 후두 경련 등의 응급상황까지도 발생하게 됩니다.
그림 2) Trousseau 징후 – 혈압계로 압박 후 2 분뒤 손이 굽어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몸이 칼슘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데 이 칼슘의 대사를 담당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받고 칼슘 조절을 하지 못하면서 필수 성분인 칼슘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들 입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4 개의 부갑상선 중 2 개만 살아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손상(제거)받은 부갑상선은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정확한 저칼슘혈증은 혈중 칼슘 농도를 측정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측정 시기는 보통 수술 후 24~96 시간이며, 만약 수술 후 첫 72 시간 동안 칼슘 보충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그 이후에는 거의 보충해야 할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질문하신 분의 증상과 같은 영구적인 저칼슘혈증의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갑상선 수술시에 부갑상선을 확인하고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수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수술 중 부갑상선을 확인하였으나 출혈 소견을 보인다던가 색깔이 거무스름하여 혈관 손상이 의심될 경우 부갑상선을 적출하여 주변 근육에 이식하도록 합니다. 이 때 적출한 부갑상선은 차가운 생리식염수에 담궈서 보관하였다가, 1 mm 이하로 잘게 썰어 거의 젤처럼 만든 뒤에 근육에 이식하며, 흔히 사용되는 근육은 흉쇄유돌근(sternocleidomastoid muscle – 귀 아래에서 시작하여 흉골까지 이어진 근육)이지만 이외에도 상완요근(brachioradialis muscle- 팔 앞쪽근육)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자가이식의 성공률은 비교적 높아서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약 82% 정도의 성공률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식 후 3주까지는 부갑상선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혈중 칼슘 농도는 6주 정도 지나야 정상화되므로 저칼슘혈증에 대한 경과 관찰을 주의 깊게 해야만 합니다.
그림 3) A. 갑상선 수술 후에 남겨진 부갑상선 – 노란색은 지방, 약간 갈색이 부갑상선, 붉은 점은 혈관입니다. B. 수술 후 혈액 순환 등의 문제로 검게 변한 부갑상선- 적출 후 이식을 시행하야 합니다.
그림 4) 1 mm 이하로 자르거나 으깨서 주위의 근육에 이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대략 3주 뒤에 혈액의 순환이 이루어지고 6 주 뒤에는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갑상선 수술 중 부갑상선의 확인 여부나 자가이식 여부와 관계 없이 일단 저칼슘혈증이 발생하면 치료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무증상의 저칼슘혈증은 보통 치료할 필요가 없고 혈중 칼슘을 확인하면서 경과 관찰을 합니다. 그러나 증상이 있는 저칼슘혈증은 즉시 교정을 시작하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저칼슘혈증을 방치하면 중추신경계나 심장에 이상을 초래하여 응급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의 목표는 혈중 칼슘 농도를 정상치의 아래쪽 혹은 정상 보다 약간 낮은 정도로 유지하는 것인데, 이렇게 할 경우 부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부갑상선의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칼슘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마그네슘, 인, 알부민 농도도 교정하도록 합니다. 갑상선 절제 후에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자체도 위장관에서 칼슘 흡수를 감소시키는 등 저칼슘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갑상선 기능도 정상 상태로 유지시켜야 합니다.
그림 5) 갑상선 수술하는 모식도입니다. 수술시 부갑상선(Parathyroid)을 갑상선(thyroid)에서 이렇게 세심하게 분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하여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거나 입원 기간 중 필요에 따라 정맥 주사용 제제를 투여할 때는 주사용 칼슘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은 10% 주사용 칼슘 1~2앰플을 50~100 ml 포도당 용액에 희석하여 10~15분에 걸쳐 서서히 주사합니다. 1회 투여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6~12시간 이후에도 혈중 칼슘 농도가 교정되지 않을 경우, 혈중 총 칼슘 농도가 8.0 mg/dl 이상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여 주사하거나 시간 당 1~2 mg/kg로 지속적으로 주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구용 칼슘 제제를 함께 복용하여야 하며 하루 1~2.5 g을 복용하도록 합니다.
경구용 칼슘 제제만으로 혈중 농도 8.0 mg/dl를 유지할 수 없거나 수술 후 5일째까지도 경구용 칼슘 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경구용 비타민 D를 추가하도록 합니다. 경구용 비타민 D는 ergocalciferol, calcitriol, calcifediol, dyihydrotachysterol 등이 있으며, ergocalciferol은 작용 개시기간이 늦고 (10~14일), 반감기가 길다는 단점이 있으나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고, 이 제제의 투여 용량은 하루 5만~10만 단위이다. 최근에는 작용 개시가 빠르고 반감기가 짧은 calcitriol(칼시트롤)이 선호되는데, 투여 용량은 하루 0.25~1.0 μg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비타민 D 제제를 사용하건 간에 치료 농도와 독성 농도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혈중 칼슘 농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여 고칼슘혈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림 6) 우리몸에서 칼슘의 대사를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일단 경구용 제제만으로 혈중 칼슘 농도가 안정화되면 부갑상선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시점인 수술 후 6~8주 경 칼슘 농도를 측정하여 치료를 지속할 것인지 판단하게 된다. 이후에도 칼슘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서는 2~3개월마다 추적 관찰합니다.
칼슘의 장기 복용에 대한 문제점으로는 신장에 결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저칼슘혈증일 경우엔 정상인 보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의 양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적은 양의 칼슘 섭취로도 신장 결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 기술한 대로 혈중 칼슘 농도를 정상치의 아래쪽 혹은 정상 보다 약간 낮은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턱 대고 칼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제와 동시에 복용을 피하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갑상선 호르몬 때문에 칼슘의 섭취가 방해 받는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오늘은 부갑상선과 저칼슘혈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든 갑상선 수술을 하신 분들이 이런 증상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수술하는 의사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갑상선 암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2012년 3월 30일
우승훈 드림
첫댓글 부갑상선에 대해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