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구독자도 어느새 천오백 명 가까이 됐다. 유튜브에는 밝히지 않더라도 학교친구들에게는 써빈로긴의 편집자가 나임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밀린 문화상품권도 받아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뒷담화를 하는 대신 서빈이와 직접 이야기하리라 마음먹었다.(128)
영상에서 정후는 웃는 적이 거의 없었다. 나는 그런 정후를 내성적인 성격 탓이려니, 유튜브 촬영하는 게 싫어서려니, 내가 자기네 무리에 끼는 게 못마땅해서려니 하고 넘기며 최소한만 등장시켰다. 뷔페 비용과 멀티게임장비를 내고 각종 기프티콘을 쏘고, 애들한테 맨날 음식 주문을 해 주었던 모습을 내 멋대로 해석하며 재수 없어 하기까지 했다. 그동안 받은 문화상품권이나 유료 프로그램 비용 등의 출처도 새삼스레 의심스러웠다.(147)
또한 나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빠는 불의를 참지 않은 탓에 직장을 잃었지만 가족은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을 잃지 않았다. 정후가 까만 화면과 목소리를 켜지 않는 다면 나는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될 것이다. 나와 엄마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158~159)
--영상편집에 소질이 있는 선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자신이 편집해버린 B컷 속에 담긴 진실을 마주 대할 용기를 내부고발로 대기업 회사에서 해고당한 아빠를 통해서 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배운다.
서빈의 제의로 인싸인 포카리스의 일상 모습을 문상을 받고 편집한다. 이후 써빈로긴의 편집자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선우의 모습이다. 유튜브채널에 올리기위해 모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친구들의 모임마저 자본주의 방식으로 소비되는 듯한 풍경은 웬지 씁쓸하다.
문상을 받고 영상편집을 하는 선우, 얼굴없는 편집자로서 현재 가려져 있지만 이 또한 지속될것인지, 호구로 전락할 것인지 정당한 댓가를 챙길 수 있을 것인지……. 미호와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이 일어나는 소설이다. 최근 이금이 작가의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른 것을 축하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