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관 산
♣ 호남 5 대명산중의 하나인 천관산은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723m의 산으로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으며, 봄에는 붉게 피는 동백꽃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정상부근에 바위들이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산에 오르면 남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맑으면 바다쪽으로 제주도 한라산이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능선 위로는 기암괴석이 자연 조형물의 전시장 같고, 정산 부근으로 억새밭이 5만여평 장관을 이룬다.
일반적인 등산로는 장천재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장흥에서 회진행 버스를 타고 관산읍에서 하차해 회진방향으로 5백여m 걸으면 천관산관광농원이라는 팻말이 나온다.이곳에서 농로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면 장천재에 닿는다.울창한 숲을 뚫고 30 여분 오르면 왼편으로 전망이 트인다. 고흥반도앞 득량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에 펼쳐진 능선은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처럼 뾰족뾰족한 바위가 이어져 있다.
금수봉 - 관음봉을 거쳐 천주봉까지는 이곳에서도 30분 더 올라야 한다. 천주봉에서 720봉까지는 10 여분의 거리지만 땀을 식히며 바위구경도 할 겸 쉬엄쉬엄 오르는 것이 좋다.매년 가을 이 곳 천관산 정상 연대봉에서 산상 억새능선 사이 약 4km 구간에서 "천관산 억새제" 가 개최된다.
산 자락에는 신라 애장왕 때 영통화상이 세운 천관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법당, 칠성각, 요사채등이 남아 있으며, 천관사 3층석탑(보물 795호), 석등(전남 유형문화재134호) 및 5층석탑(135호)등 문화유적 들도 몇 가지 존재한다.
흔적 : 탑동-장안사-봉황봉-정원석-연대봉-억새밭-환희대-구정봉-천주봉-천관사 (3시간)
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밤은 한참 그윽한데 이 땅을 비추는 달그림자 한 뼘 보이지 않습니다 일기예보에 70~80% 비 온다는 예보입니다 별빛이 숨은 이유를 빗방울이 간주곡으로 알려주는 길을 천천히 걷습니다 내일 우중 산행을 떠올리며 음흉(?)의 웃음 조각 흘립니다 "비가 대수냐? 폭우나 태풍을 뚫고도 들어갔는데 ^*^~" 빗줄기라는 이름을 앞세워 이 땅을 잠 못 이루게 하는 심술에 밤새 뒤척이는 내 마음이 가관입니다만 닭은 울지 않아도 새로운 날은 밝습디다
네 발 달린 애마가 거의 다섯시간의 레이스 끝에 우리를 탑동 주차장에 풀어 놓습니다 경로우대 제외 머리 하나 당 500냥이랍니다
산문을 향한 길은 멀미나도록 진한 초록의 숲입니다 여름이 자리 잡은지 이미 오래인 듯한 초록 물결을 지나갑니다 초입의 초라한 정원사에 힐끗 눈길 한 번 보내고 이내 숲에 묻힙니다
초여름이지만 여름은 틀림 없습니다 그닥 영양가도 없는 육수가 쉼없이 흐름니다 연신 덥다!!는 소리를 입에 물고 뒤돌아보니 시원한 바다 하나 가득 들어섭니다 득량만이랍니다 천관을 향해 기웃거리는 땅은 관산읍입니다
하늘은 무겁습니다 그 무거움을 매달고 물폭탄 터트리지 않고 참아 줌이 얼마나 고마운지 거듭 고맙다는 인사합니다 무거운 만삭의 하늘에 대고 하는 인사입니다
명감열매를 바라보니 풋복숭아 같습니다 아직은 뽀송한 철부지세대입니다 조금씩 나이를 먹게 되면 나중엔 지풀에 지쳐 홍조를 띠다가 스스로 농익어 요염한 자태가 되겄지요
맞은 편에 삐죽한 천주봉 하늘을 향해 절규를 하고 환희대는 날아다니는 구름 커텐 아래 숨습니다
시야를 막아서는 선 바위 있습니다 거대한 암릉 사이에 문도 있습니다
이크 또 나타났습니다@@@ 괴물 2탄입니다 걍 도망갈까하다가 체포합니다
무거운 하늘을 이고 선 저 넘실거림을 밤새 그렸더니 재작년 삼월의 걸음이 어제인 듯 합니다 역시 능선이나 산세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며 걷는 걸음이 더 좋다는 것을 연대봉을 이를 때까지 되새김질합니다
봉황봉쯤인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바위덩어리의 교차가 입벌린 상어가 됩니다
내 뒤를 바짝 쫓아 온 바람이 있습니다 시원합니다 알맞은 바람에 훤히 열리는 조망이 바짓가랭이 붙들고 늘어집니다 짐짓 모른척 붙잡혀줍니다 알아서 펼쳐 논 돗자리 밀쳐내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것 쯤 아니까요
여기저기 눈 굴리며 조망도하고 쉬어갑니다 댕글댕글한 방울토마토 몇 알 입 안에서 놀 때 내 몸은 풍광 따라 돕니다 360도 빙둘러 파노라마 제대롭니다 벼랑 가까이 한 켠엔 바위채송화 소담스런 연출을 합니다
바위채송화
정원암입니다 꼬라지하고는? 묵언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묘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멍청하게 크기만 한 바윗덩어리에게 나 따라 해봐라 요롷게@@@
엇! 내모자 날아간다@@@
봉황봉 한참을 놀던 자리 내려다 봅니다
살금살금 암릉 뒷 켠으로 돌아드니 이크 뭡니까?? 마왕 입인가요?
왼 쪽 건너편 아랫도리 바라봅니다 저기 암벽 위에 올라서서 바윗돌 하나씩 던지며 바둑놀이나 하면 좋겠네요 뭔 소리?? 논 바닥 깨구락지 다 죽겠네요@@@
나 이곳에 섰노라 보았노라 한국의산하를......
산 아래 계곡으로 산딸나무 드문드문이지만 희게 피었습니다 암릉도 심심한지 알맞은 정원을 꾸며 놓고 눈길을 잡습니다
동산의 남근석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지요
운무가 느린 걸음으로 온 산을 휘젓고 다닙니다 연대봉 얼마남지 않았는데 길이 묻힙니다 길 가운데 콩처럼 박혀 있는 사람도 묻힙니다 좀 전에 솔방울 진한 내음에 홀려 노닥거리는 사이 내 앞을 가던 사람들입니다 바람 한 점 등에 업고 오르는 길 나도 바람입니다
연대봉입니다 흘린 땀은 한 종지나 될까 말까 그런데 깨소금 풍년입니다 깨소금 줏을 통을 첨엔 말통으로만 준비했는데 넘칩니다
환희대, 구정봉 운무에 판정패 당합니다 자칫 KO패 당할까 바람을 불러 올리려(?) 억새밭 사이를 냅다 지릅니다
바람 데리러 가는 사이 잠시 농간이 수그러듭니다
혼자만 걸을 수 있는 실같이 가는 길에 들어섭니다 간간 혼자의 걸음이 좋습니다
우뚝우뚝 다가오는 봉우리들을 맞이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눈에 익은 경승들이지만 오래오래 익힌다고 나무랄 자 없어 좋습니다 흐트러진 걸음으로 휘딱 내 뺀다고, 게의 걸음으로 가는지, 마는지 기어간다고 나무랄 사람 없어좋습니다 가고 싶은 만큼 가고, 놀고싶은 만큼 놀고 이 순간 이 산의 주인입니다
지느러미엉겅퀴 너머로 대덕읍내 들어섭니다 억새 사이에 낀 보라빛 엉겅퀴 색깔이 곱습니다
자연 그 상태로겠지만 키 큰 나무 거의 없습니다 가을이면 억새의 바다가 아주 아름다울 것 같은 산등성이 따르면 환상이 팔짱 끼자고 덤빌 것 같은 길입니다
조금 선명해집니다
구룡봉 살짝 당겨봅니다
내가 뭘 어쨋깐디요? 농무의 오리발입니다
환희대 천주봉이 있는 능선 잠시 걷히는 순간 체포합니다 나이스 샷 @#$%
천주봉 머리에 인 듯한 돌 하나가 웃음입니다 적재적소입니까?
연대봉에서 환희대 가는 길은 온통 억새밭입니다 점잖게 걷는 걸음은 왠지 어색합니다 아이처럼 팔딱거리다가 넘어지고도 싶습니다 억새밭에 묻히고 싶습니다 이 순간 2*8=입니다
환희대와 천주봉을 가까이에서 봅니다 역시 대단한 솜씨입니다
지장봉능선을 내려다봅니다
내 마음은 지금 당신 발아래에서 가만가만 피었다 지는 풀꽃이고 싶습니다 당신 두고 내려가야할 산길을 생각하면 저 어두운 하늘빛보다 더 무거운 마음이 됩니다 못난 자갈 밟으며 지나가는 한 걸음도 아쉬울 뿐입니다
내 걸음의 뒤에서 나를 부르는지 자꾸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참에 핑계 삼아 좀 더 시간을 끌며 당신 품에 안겨있을까 궁리도 해봅니다
또 돌아봅니다 행여 날 붙잡아 주시기를 간구하며 바라보는 곳마다 당신 모습 잡혀옵니다
저어기 꼭대기에 올라 가 숨어 버릴까요 대충 그런 마음입니다
지장봉능선
이렇게 시퍼렇게 눈 떠서 살아 꿈틀거리는 능선 눈 가린다고 못볼 것이라는 생각일랑 마셔요
모든 것 다 가려도 내 가슴 속에 든 저 산을 덮을수록 일어나니까요
내가 산 보고 산이 나를 보는 내 가슴엔 거울 하나 품고 살아요 산을 향해 비출 수 있는 거울 하나 품고 살아요
진죽봉
천주봉 살그머니 숨었습니다
진죽봉능선의 기암 얼커덩설커덩 이마에 이마를 대어 기대고 의지하며 세월을 얹어갑니다
환희대 올려다봅니다
희게 번득이는 저것들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거칠게 확 잡아 당겨봅니다 산딸나무입니다
진죽봉능선의 기암 당겨봅니다
지장봉도 아름답습니다
환희대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진죽봉 능선
대세봉입니다
천관사능선에서 아래를 살핍니다
지장봉 능선은 자연휴양림을 향해 스르르 미끄럼 탑니다
가막살나무??
흐흐@@@ 나 이뽀요??
선인봉능선입니다
천주봉과 구정봉을 뒤돌아보며 천관사능선에 아직 머물러있습니다
문득 새소리 머리 위에서 고운 목청 돋우며 내 귀에 닿습니다 이 길 지나고나면 또 하나의 그리움이 되어 남을 것입니다 따독따독 눌러 덮어도 기를 쓰고 일어나는 그리움 어쩌지요?
돌의 해학에 웃음 한보따리 거저 얻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에만 기쁨이 있는 것이 아닌 걸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살피는 바다입니다 봉황봉에서 연대봉으로 오르는 능선과 득량만입니다
노루오줌풀은 이름처럼 퍼졌습니다 꽃 이름 하나에도 우리네 조상들의 해학이 담겨있지요 노루발풀, 노루귀, 노루궁뎅이버섯
천관사의 저 오층석탑이 보물(135호)이랍니다
천관사 요사채
나는 마음의 선(禪)을 꿈꾸는 그들의 삶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었으나 산 것같은 각기 다른 돌들의 세월을 보는 것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돌들의 흔적을 더듬는 것입니다
천관사 아래 있던 수국입니다 역시 산수국보다 못합니다
기다리던 그리고 나를 온통 설레임에 빠지게 했던 시간들은 영원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시 새 날이 밝아오고 또 기다림입니다 엿새 동안 쪈 줍는 일 끝에 매달려 오는 반가움 하나 그대 만나러 가는 일이지요
그리고 나면 그 엿새가 훨씬 윤기나는 삶이 되는 것을...
모두들 늘 강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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