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추수감사 실물 예배와 성찬식으로 뜻깊은 감사절 예배를 드리고 나서 바삐 움직여 군산 헤븐교회 초청으로 감사절 저녁 축제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한주간 바다날씨는 계속 불안해서 풍랑이 지석되엇고 전날에도 주의보로 여객선이 결항이었는데 감사절 당일의 날씨는 평화롭기만 했습니다. 어찌보면 기도 응답이기도 했고 저희들의 손을 들어주시는 듯 감사의 배려이신 듯 했습니다.
헤븐교회 담임 정목사님은 이곳 식도 주일학교 출신이십니다. 목사님 고백을 빌리면 교회 옆에 살면서 새총으로 교회 유리창을 깨뜨리며 스릴을 느끼던 개구쟁이였었는데 지금의 교회 장로님께서 그때 교회 선생님으로 호된 꾸지람 대신 교회 성전에 그런 몹쓸 짓을 해서 되겠느냐고 일러주시는 모습이 교회에 대해, 예수님에 대해 비호감대신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한 여름 봉사활동으로 찾아와 성경학교에서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목사님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한 순간의 모습이 한참을 지나고 보니까 자신이 목사의 길을 걷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청년 둘과 함께 집에서 예배드리며 시작한 헤븐교회는 지금 젊은이들의 교회로 짧은 교회 나이에 비해 청년들이 활동하고 있는 젊은 교회로 예쁘게 지어진 성전 건물이 교회 건축에 있어 많지않은 경비로 짜임새있게 지어진 교회의 모델로 견학의 대상이 되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본래 오후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는 이날 감사절 축제로 식도교회 드림몸찬양단을 초청, 저녁예배로 준비가 되어져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헌신하고 활동하고 숨쉬는 교회 예배에 영으로 젊은 식도교회 몸찬양단이 함께 하여 워십으로 영광돌린 이 저녁에는 이런 싱그러움이 있었습니다. 젊은이들답게 입장 초청부터 박수와 환호성으로 열광해 주었고 춤사위가 멋지게 돌아갈 때는 역시 환호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림으로 봐서는 손자들 앞에서 할머니들이 춤추며 재롱을 보이는듯한 단면이었으나 예배에 흐르는 영감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섬아낙으로 고달픈 삶과 연륜에서 몸찬양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해맑은 미소와 몸짓으로 올려드리는 찬양의 열기에 젊은이들은 빠져들며 앙콜을 청하고 박수와 환호로 열광했습니다. 이네들의 애환과 함께 섬마을의 내력과 신앙의 열정을 소재로 메시지를 전하는 저의 목소리에도 다른 때와 달리 힘이 들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오늘 찬양의 무대에는 본래 일곱사람이 서게 되어 있었는데 한분 권사님은 참석을 못했습니다. 여객선을 타고 나오는 길에 시모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편이신 이집사님은 교회 선교부장 집사님이신데 팔순을 넘으신 어머님이 주일 아침 혼자 계신 군산 집에서 음식을 넘기시다 기도가 막혀 쓰러지시게 되었는데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숨을 거두시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틀전만해도 아들 내외와 손녀에게 줄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바쁘셨던 건강하시기만 한 어머님의 소천 소식으로 아들 집사님은 억장이 무너져 내렸고 갑작스런 장례 준비로 며느리 권사님은 무대에 서실 여유가 없으셨던 겁니다. 저녁 찬양 예배를 드리고 바로 우리는 장례식장 빈소를 찾았습니다.
조문 위로 예배를 드리면서 상황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이렇게 교우들이 찾아와 어머님 장례를 위해 문상하며 위로 예배를 드리게 하심도 예사롭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대조가 되듯 바로 지나간 주간 식도 주민 한 분이 백혈병 발견과 함께 이내 병원에서 돌아가셨는데 그분이 평소에 건강문제에 이상이 없던 건장한 분이셨기에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이 섬주민들에게 충격이 되었음에도 연일 사흘이상 바람이 터져 바닷길이 막혀있어 주민들의 환송도 조문과 위로도 받지못하고 쓸쓸히 고독한 길을 떠났는데 말입니다.
소천하신 이집사님의 어머님은 집사이셨고 출석하시던 교회의 장례예배로 거룩하고도 엄숙한 예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기실 그 어머님은 용하다는 무당이셨답니다. 말년에 와서 끝까지 어머님께 순종의 모습을 모이며 신앙의 열정을 갖고 있는 아들 앞에 개인 신당을 부수어 불태우면서 하나님 앞에 돌아오시기까지 집사님 가족의 애끓는 간증과 이야기는 숨어있겠지만 그렇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집사님의 하늘나라 가시는 길을 저희 찬양단원들이 배웅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섬의 입도 여정은 바빴습니다. 낮부터 기상 악화로 두 번밖에 배가 들어갈 수 없다는 소식에 서둘러 입도 여객선을 타야 했습니다. 이번 주간은 수요일에 남전주교회 찬양선교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다시 출입을 해야 하는데 이 일정이 또다시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를 위해 기도의 손을 모읍니다.
첫댓글 애잔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섬사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주내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