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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하임의 유기동물들을 산책 시켜주러 온 봉사자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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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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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 시원하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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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를 만나서 안으로 들어갔을 때 제 눈에 가장 먼저 띈 동물이 이 아이에요. 티어하임에선 염소, 닭, 양, 토끼, 쥐 등 정말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종도 다르고 사람에게 분류되는 방식도 다르지만(축산동물, 전시동물, 실험동물, 반려동물 하는 식으로...)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람에게 길러졌고 사람에게 버림 받았다는 것이에요. 이 아이 또한 사람을 친근하게 생각하고 이렇게 쓰다듬 받고 싶어 하더라구요. 착한 녀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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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하임에 가기 전 몇몇 분들과 동구협에 견학을 갔었는데요, 동구협에도 대형견들을 위해 위의 사진과 비슷한 우리가 있었어요. 빈 우리의 모습이란 티어하임이나 동구협이나 똑같이 쓸쓸해 보여요. 다만 똑같은 빈 우리를 보면서도, 동구협에선 '이 방에 있던 아이는 이미 죽임을 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슬펐고, 티어하임에선 '이 방에 있던 아이는 산책 갔다 보다'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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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견사에서는 이 만한 공간을 한 마리, 또는 두 마리가 배정 받아요. 안쪽에는 쉬거나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구요.
그럼 이제 뮌헨 티어하임에서 멤버 분들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들을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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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일정에서 수고가 많으셨던 통역사 선생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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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선을 다해서 뮌헨 티어하임을 소개해줬던 직원분(역시 이름을 까먹... 독일 이름 어려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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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이 나오는 사진은 함부로 찍을 수가 없는데, 이 할아버지는 워낙 너그러우셔서 양해를 구하고 몇 장 찍었어요. 정년퇴직을 하신 뒤 10년 가까이 티어하임에서 산책 봉사를 하셨다 해요. 강아지와 마주보고 있는 저 아름다운 뒷모습은 일정 내내 우리의 귀와 입이 되어준(전 걍 벙어리와 귀먹거리로 지낸... ㅡㅡ;;;) 깽이엄마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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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다 아웃포커싱으로 나왔으ㅜㅜ) 새, 쥐, 토끼 등 작은 친구들이 모여 있는 건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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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은 티어하임 소속이 아니고 그냥 티어하임 하늘 위를 지나가는 새들이에요. ㅎㅎㅎ 얘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크겠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다 해도 누군가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사는 땅 위의 유기동물들보다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제 기억에 오래 남더라구요.
*
티어하임 방문 외에도 뮌헨에서는 길거리 시민 인터뷰, 한국인으로 독일에 거주하며 반려견을 키우시는 순심이 어머니와의 인터뷰, 재독 교회에서 교포 분들과의 인터뷰, 뮌헨 수의구청 인터뷰 등 다양한 일정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베를린으로 넘어가서는 동물원 취재, 베를린 티어하임 방문, 각자의 콘텐츠를 위한 취재와 수집 등 또 다른 스케줄이 있었지요.
이 모든 일정을 마친 뒤의 단순한 감상을 말하자면, 동물을 판매/구매한다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충동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어요. '사람이 동물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동물이 사람이 선택한다'고 말하는 티어하임에서는 오히려 입양률이 크게 높지 않습니다. '오늘 입양하지 않으면 내일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입양도, 구매도, 이곳에선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하나의 선택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사실 저희가 거리에서 만난 반려인들도 티어하임에서 입양했다는 사람들보다 구매했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렇듯 공장형 번식장에서 태어난 아기들을 판매하는 애견숍은 없지만, 동물보호 선진국인 독일도 동물의 판매/구매 행위가 엄연히 존재해요.
하지만 허가 받은 브리더를 통한 그 판매/구매 행위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려는 사람에게 기다림의 시간을 전제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고민하고, 좋은 환경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부모견들을 만나보고, 그 부모견이 아기를 낳기를 기다리고, 그 아기가 부모의 젖을 떼기를 기다리고, 만약 그 아기가 병약하게 태어났다면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다립니다.
독일에 티어하임이 있다는 것은 독일에도 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지만, 그 숫자가 우리보다 훨씬 적은 이유는 바로 이 기다림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침에 문득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날 오후에 강아지를 사올 수 있는 우리나라. 충동적인 구매가 충동적인 유기로 이어지는 상황이 살처분을 하지 않고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유기동물을 양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혹시 티어하임 후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다들 생업을 중단하고 떠난 상태다 보니 다녀와서 밀린 일들이 많고, 독일 다녀온 콘텐츠 제작 준비도 겸하느라 정신 없는 날들을 보내고 계신답니다. 독일에서 8박 9일의 강행군을 소화하신 티어하임 멤버들과, 먼 곳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회원 분께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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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천히 올리셔도 되요~~기다림의 시간이 즐겁습니다..
짝짝짝~~~^^모두들 넘 수고하시고 고생들 하셨습니다...
입양할 아이를 사람의 선택이 아닌...동물에게 기회를 준다는거에 놀랐습니다...우리의 먼~~훗날..의 그림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독일을 잠시다녀온듯한 차각이 들정도로 쏙쏙~들어오게 넘 잘 적으셨어요~^^ 역쉬~작가님짱!!~~^^
드디어 보물단지 하나가 개봉됐습니다~♡
역시 아름다운 사진들과 감동적인 글입니다
독일은 아이,노인,장애인,동물...똑같이 존중받고 케어받나봐요. 멋진 나라입니다! 글 감사해요♡
저 맨 위에 민박집은 독일 뮌헨시의 외곽에 있는 다글핑이라는 마을에 있는 곳으로 아내분은 한국교포분이고 남편분은 독일분입니다. 모든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하는 것을 남편분이 전부 다 하더군요. 매일 아침 음식은 위의 식단과 똑같은데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겹지 않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독일 뮌헨시에서 민박을 하실 예정이 있으신 분은 다글핑 민박을 이용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말 글 잘쓰시는 피피님~♡
독일에 직접 제가 간것 같네요 ㅋㅋㅋ
꼭 유럽여행 간다면 티어하임을 가서 산책봉사를 해보고싶네요^^
멋진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피님~수고하셨습니다^^
아~~ 잘봤습니다..역시 감동이네요.
참으로 보기좋습니다..
다른분들 부담갖지마시고요.. 여독 다푸시고 밀린일 하신후에 짬나면 후기올려주세요..
후기는 아무리 많이 올려주셔도 지루하지않을거 같네요..
오자 정정할게요. 뮌헨 수의구청 -> 뮌헨시청 수의국 (지금 컴퓨터 사용을 못해서 댓글로 알려드려용~^^)
작가님의 글이라서인지...몇번을 읽었습니다..
사진이랑 내용들...모두 새롭고 신기하네요...
여독도 풀리지 않으셨을텐데 이렇게 멋진 후기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후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바쁘실텐데 ㅎㅎ 고맙습니다. 똑같은 울타리를 두고 죽음과 산책이라는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르셨단 문장이 맘에 크게 남네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많이 힘든 일정이었을텐데..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섰어요
돌아 오셔서도 할일이 태산이지요?
좋은 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성어린 후기글 감사합니다. 사진도 참 좋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피피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
무릎을 꿇고 동물과 키를 맞추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와 사람의 동상이 티어하임의 모토를 보는듯합니다.
독일에서의 다양한 모습들도 좋았고 열심히 취재하시는 멤버분들도 인상적이세요.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와~ 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