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주일간 e-편한세상 아파트 승강기에 부착했던 홍보지를 떼고 경비원분들이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작은 책자로 만드는 활동을 합니다.
어린이 기획단이 약속한 시각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평소 일찍 오던 정연, 이정이도 오지 않습니다. 걱정돼서 기획단 아이들 어머님께 연락합니다. 지석이가 집에서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합니다. 첫 활동 때 함께 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는데 어렵게 됐습니다. 아쉽습니다. 전화 통화가 끝난 후 정연, 이정, 시율, 아린 모두 함께 걸어옵니다.
모두 모였지만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활동이 걱정됩니다. 홍보지에 붙임쪽지를 그대로 들고 오면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답을 유도하며 질문했습니다.
“지금 바람이 많이 부는데 홍보지에 붙어있는 붙임쪽지를 그대로 들고 오면 어떻게 될까요?”
“날아갈 것 같아요.”
“그러면 어떻게 가져오면 좋을까요?”
“붙임쪽지들을 하나하나 다 떼서 가져와요!”
“좋아요~”
오늘 하게 될 활동을 설명하고 e-편한세상 아파트로 향합니다. 먼저 관리사무소에 현관 열쇠를 빌립니다. 먼저 동료 희선과 함께 관리사무소 소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을 이야기하며 아이들이 올 텐데 열쇠 잘 빌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어린이 기획단에게 먼저 관리사무소에 부탁드리는 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묻습니다. 아린이와 이정이가 하고 싶다고 합니다. 두 명이 하고 싶어 해서 아린이는 열쇠 빌리는 역할을 하고 이정이는 열쇠 돌려주는 역할을 하기로 합니다.
아린이는 전날 관리사무소 소장님께 부탁드린 경험이 있습니다. 제 목소리를 휴대전화에 녹음하여 반복해서 듣습니다. 몇 번 듣더니 금방 다 외웁니다. 아린이만의 방법으로 외우며 자기만의 말로 바꿉니다. 대단합니다. 관리사무소에 들어가기 전 아린이는 어린이 기획단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용기 얻습니다. 떨지 않고 또박또박 말 전달했습니다.
관리사무소 소장님께서 어린이 기획단이 온다는 말에 문 앞에서 기다리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저희를 맞이해주시니 감동이었습니다. 인자한 미소를 가진 관리사무소 소장님. 아이들 힘내며 활동할 수 있게 말도 걸어주시며 열쇠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파트 4개의 동, 12개의 승강기를 돌아다니며 홍보지를 뗍니다. 붙임 쪽지가 많이 붙여져 있는 승강기를 볼 때마다 어린이 기획단은 놀라 합니다. “우와~ 선생님! 여기 엄청 많이 붙여져 있어요.” 덩달아 기뻐집니다.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이뤄준 결과입니다.
붙임쪽지중에는 그런 문구도 있습니다.
"따뜻한 격려와 성원에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정문경비실-
승강기 하나하나 돌아다닐때마다 같은 문구가 보입니다. 바로 경비원분께서 직접 승강기에 다니시며 써주신 문구입니다. 홍보지를 떼기 위해 아파트를 돌아다니던중 문구를 작성해주신 경비원을 직접 뵐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부터 걸어오던 저희를 알아봐주셨습니다. 먼저 알아봐주시고 반갑게 인사해주셨습니다. 저희도 반가워 인사했습니다. 아이들과 경비아저씨간의 문구만이 아닌 만남의 관계가 생겼습니다.
현관문을 열 때 정연이와 이정이가 조금 투덕거렸습니다. 열쇠를 빌려와 문을 열기로 한 이정이의 역할이 있는데 정연이가 계속 다른 방법으로 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이정이는 자신의 역할이 없어지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속상해하며 현관문 여는 것을 더는 안 하고 싶어 했습니다. 정연이와 이정이 둘 다 할 수 있도록 순서를 번갈아 가며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정이는 큰 다툼으로 번지게 하지 않으려고 언니인 정연이에게 양보했습니다. 양보하며 서로 도우니 금방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많이 붙어져 있는 승강기가 있는 반면에 조금 붙여져 있는 승강기도 있습니다. 정연, 이정이가 사는 동의 승강기에는 정연 이정의 가족들과 같은 동에 사는 지석을 제외하고는 한 명밖에 쓰지 않았다며 참여가 적어 속상해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첫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열심히 활동했는데 포스터에 있는 붙임쪽지들을 보니 함께 속상해졌습니다.
다 떼고 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자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남은 40분간 아이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기로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기로 합니다.
역할분담을 합니다. 가위로 오리기, 풀칠하기, 표지 꾸미기 등 나눕니다. 표지 꾸미기 쟁탈전이 치열합니다. 앞, 뒤의 표지 꾸미는 사람을 정하기로 했는데 3명이 하고 싶어 합니다. 함께 꾸밀 것을 제안했으나 그건 각자의 꾸미는 스타일이 달라 어렵다고 합니다.
결국,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가위바위보의 승패가 정해졌지만, 결과에 따르기 꺼립니다. 어려웠습니다.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고 하고 싶은 역할을 맡게 해주고도 싶었습니다. 동료 희선이 아이들에게 이 활동의 목적을 다시 설명하고 역할도 잘 나눌 수 있도록 이야기합니다.
그 후 다시 가위바위보 합니다. 결과대로 따릅니다. 가위바위보에 진 시율이 꾸미기를 못 하게 됐습니다. 시율은 끝까지 꾸미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속지 꾸미기를 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더니 알겠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모두가 어느 정도 만족하는 역할을 가졌습니다.
아린은 표지 앞을 꾸몄습니다. 꾸미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린이. 이번에도 잘 꾸며줬습니다. 경비아저씨를 상징하는 모자를 그리고 무지개와 네 잎 클로버를 그렸습니다. 표지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표지입니다. 표지 이름에는 ‘경비아저씨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썼습니다.
정연은 표지 뒤를 꾸몄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반갑습니다. 등 세상에 힘을 주는 말은 많습니다. 앞으로 경비 아저씨를 만나면 먼저 인사드리는 것이 어떨까요?"라는 문구를 작성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문구에 감탄했습니다. 어리지만 성숙한 정연이. 항상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정은 가위질과 속지에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로고를 그렸습니다. 손이 빠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압니다. 역할분담 할 때 다른 역할들이 인기가 많아질 것을 알고 다투기 싫다며 가위질하겠다고 먼저 나서줬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며 활동하려는 자세가 기특합니다. 동그란 모양, 하트 모양 경비원을 생각하는 마음씨를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다른 친구가 도움이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 도우려 합니다.
시율은 여자 어린이 기획단만 있는 무리에서 혼자 남자입니다. 항상 투정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해줬습니다. 표지 꾸미기를 하진 못했지만 속지를 함께 꾸몄습니다. 가위질 함께 하며 풀칠도 도왔습니다. 시율의 일이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어린이 기획단과 짧은 시간에 힘을 합쳐 여러 개의 작은 책자 속지를 완성했습니다. 아직 정리할 붙임쪽지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정이 말을 건넵니다. “선생님 저는 시간 더 돼요! 남아서 같이 하고 갈래요.” 고마웠습니다. 복지관 내 프로그램을 여러 가지 하고 있음에도 시간 되는대로 더 도와주려고 합니다.
시율도 남아서 더 하고 싶어 했습니다. “오늘 공부방은 가기 싫어요. 그런데 생활복지운동 꾸미는 건 더 하고 싶어요.” 먼저 엄마에게 허락 맡을 것을 권유했습니다. 허락을 받지 못해 남아서 도와주진 못했습니다. 좋은 활동을 더 하고 싶어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만든 책자를 보고 경비원 아저씨께서 미소 지으며 기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생활복지운동 마지막 날입니다.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을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몇 기획단 아이들은 앞으로 실습하며 자주 보기도 하겠지만 함께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고 큰 에너지 얻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고마운 점이 많습니다. 내일 포옹 인사하며 마음 전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아이들이 잘합니다.
서로 관리사무소 소장님께 말씀드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합니다.
잘 준비해서 나누는 아이들, 인자한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해주시는 소장님.
생활복지운동이 끝나더라도 아이들은 소장님을 만나며 인사하는 관계가 되었을 겁니다.
경비원 아저씨를 만나면 더더욱 인사를 잘하는 관계가 될겁니다.
아이들이 잘한 모습은 부모님께 꼭 알려드리고 칭찬해주세요.
집에서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구실이 될겁니다.
관리사무소 소장님께서 잘 맞이해주신 이야기도 입주자 주민에게도 우회칭찬해주세요.
소장님을 잘 세워드리세요.
12개 승강기를 돌아다니며 감사 글귀를 써주신 경비원 아저씨 이야기도 감동입니다.
이런 사례는 두루 나누면 좋겠습니다.
관리사무소 소장님에게, 부모님에게도 알려드리면 좋겠습니다.
사례발표 때도 이 이야기를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