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도 소상공인도 사회복지시설도 겨울철 난방비 걱정 없게

[옥건수]

취약계층도 소상공인도 사회복지시설도 겨울철 난방비 걱정 없게

대구 북구 칠성시장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한 상인이 전기난로 등 난방용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민생기조’를 토대로 정부 전 부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겨울철을 앞두고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약속했다. 에너지 요금 부담이 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복합 경제 위기를 초래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등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도 반영됐다.
11월 2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취약계층 난방비 요금 지원을 2022년 동절기 특별 대책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 개선 지원을 한층 확대해나가는 것이 골자다. 크게는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 ▲대국민 절약 홍보·캠페인 전개 ▲정보제공 강화 및 스마트 에너지 관리 확산 ▲민간·공공의 절약 및 효율혁신 노력 이행으로 나뉜다.
우선 동절기에 해당하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에너지바우처 세대 지원금은 2022년 한시적으로 확대된 수준과 동일하게 30만 4000원이다. 지원 규모는 이전과 동일하나 선제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에너지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 중에서도 노인·영유아·장애인·임산부·한부모가족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지급된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가스·열요금 경감 수준은 2022년과 마찬가지로 59만 2000원이 적용되며 기간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다. 정부는 민간 집단에너지 사업자 공급권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집단에너지 상생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가구에는 최대 59만 2000원의 난방비가 지원된다. 바우처를 받는 가구의 경우 59만 2000원에서 바우처 발급액을 제외한 금액을 받게 된다.
연탄이나 등유를 사용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한층 강화된다. 등유를 쓰는 생계·의료 수급자 중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정 등 4500가구는 세대당 64만 1000원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지원금(31만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연탄 사용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소년소녀가정 등 4만 가구 또한 47만 2000원에서 54만 6000원으로 상향 조정된 지원금을 받는다.
정부는 고효율 기기·보급 물량을 확대하고 단열·창호 교체 등 주택 효율 개선을 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2023년 취약계층의 고효율 가전 구매 지원 예산은 139억 원(12만 대)이었는데 2024년 예산안은 172억 원(14만 8000대)으로 편성됐다. 주택 단열 효율을 개선하는 사업 규모는 2023년 834억 원(3만 4300가구)에서 2024년 875억 원(3만 6000가구)으로 증가 편성됐다.
소상공인의 에너지 부담 경감을 지원하는 방안으로는 ‘고효율 기기 교체 확대’, ‘가스요금 분할 납부’가 마련됐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냉·난방기, 히트펌프 등 고효율 기기 교체지원 예산은 2023년 400억 원(2만9000대)에서 2024년 1100억 원(6만 4000대)으로 대폭 증가했다. 소상공인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사용한 도시가스요금에 대해 월별 청구 요금을 4개월간 균등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별도 서류 제출 없이 도시가스사에 전화·방문하거나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사회복지시설의 난방비 지원액도 늘린다. 어린이집은 12월부터 도시가스 요금 경감 대상 사회복지기관에 새롭게 추가돼 난방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국비지원 사회복지시설 8000여 곳에 대한 난방비는 2022년과 같은 수준인 월 30만~100만 원이 지원된다. 장애인거주시설 등 생활시설의 경우 정원이 50명 이하면 지원금이 월 30만 원, 100명 이하면 월 50만 원, 100명 초과면 월 100만 원이다. 아동센터, 가족센터 등 이용시설은 정원과 관계없이 월 30만 원을 받는다.
이밖에도 농어민, 중소기업, 노후건물 등의 에너지 고효율 설비 지원이 계속된다. 원예시설과 축산농가를 위한 에너지 절감자재 지원 규모는 2023년 71억 원에서 2024년 80억 원으로 늘었다. 또 중소기업의 압축기, 전동기, 펌프 등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은 핵심설비를 지원하기 위해 2024년 9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

대국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
정부는 동절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전 국민적 노력이 병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 및 실천 요령을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TV, 라디오, 버스, 지하철 역사 등 생활밀착형 매체에는 공익광고를 송출하고 신문 및 방송에선 절감 우수 사례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에너지캐시백 제도를 더욱 알려 국민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구상도 있다. 정부가 에너지캐시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가입자가 2023년 6월 말 기준 5만 2000세대에서 10월 말 79만 세대를 넘어선 바 있다. 정부는 도시가스 캐시백 제도의 성공 기준을 7%에서 3%로 낮춰 인센티브를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급 단가도 ㎥당 최대 70원에서 200원으로 인상했다. 이렇게 되면 도시가스 사용량 5% 절감 시 2022년 대비 868원(0.3%) 감소, 10% 절감 시 2만 2096원(6.4%) 감소, 20% 절감 시 7만 552원(20.4%)이 감소한다.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와 정보 수용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보전달 계획도 발표했다. 가구별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한다거나 핵심 수칙 중심으로 절약 요령을 알린다는 내용이다. 일례로 ‘난방기 1도 낮추고, 안 쓰는 전등 끄고, 장시간 외출 시 보일러 외출모드 설정해요’식의 수칙이다. 한전 스마트계량기(AMI) 보급 세대를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안내하는 등 ‘스마트 관리 인프라’ 설계도 이뤄진다.
산업현장·대형건물·공공부문 에너지절감 지원 및 절약 캠페인은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발적 효율혁신 파트너십(KEEP 30)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한 우수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대형건물은 목표에너지원단위 제도를 도입해 효율관리를 강화한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 상업·공공 건물에 우선적으로 반영한다.

이근하 기자

박스기사
경로당 난방비 지원 확대
6만 8000곳 월 40만 원씩 지원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이동주유업체 관계자가 기름탱크에 등유를 넣고 있다. 사진 뉴시스

보건복지부는 물가 상승에 따른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국 경로당 약 6만 8000곳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월 3만 원 추가한다. 복지부는 2022년 국비 지원 경로당을 대상으로 겨울 난방비 지원 단가를 월 5만 원 인상한 데 이어 2023년 월 37만 원에서 월 40만 원으로 8.1% 올려 지원한다.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여가생활뿐만 아니라 여름철 무더위와 겨울철 추위를 피하는 휴식시설로 이용된다. 복지부는 어르신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인상된 난방비가 경로당에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경로당 난방비는 매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간 지원된다. 염민섭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동절기 한파에도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