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타락 전의 은혜이다
인간의 시조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타락하기 던에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베풀어주실 복을 언약하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담의 죄와 관계없이 주실 읂례의 섭리로 이해된다.
이와 같은 은혜의 섭리는 앞에서 언급한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영원한 하나님의 은혜를 첫 아담을 통하여 계시하시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세 전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라고 한다면,
아담 타락 전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은혜를 계시하시는 방편으로서의 은혜이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여섯째 날에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다음,
그들이 타락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시는 은혜의 섭리에 대하여,
창세기 기자 모세는 기록하기를,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1:28)고 하였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언약하신 복은 첫째가 생육하고 번창하라는 것이고,
둘째가 땅에 충만하라는 것이고,
셋째가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복은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주신 은혜의 선물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후 첫 아담에게 에덴동산의 금과법을 명하시기 전에 일방적으로 세 가지 복을 언약하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첫 아담에게 최초로 명하여 세우신 세 가지 언약이라 하며 이는 '나라'에 대한 언약이다.
이러한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은 장차 하나님께서 둘째 아담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하시고 그가 보내실 보혜사 성령을 통하여 완전하게 이루실 은혜언약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독교 개혁파신학의 전통을 이어오는 신학자들은 이 세 가지 언약에 대하여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곧 하나님께서 첫 아담에게 복으로 명하신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담에게 하신 문화명령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신 성경에 무엇때문에 문화 명령을 하시겠는가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을 문화명령으로 이해한다면 결코 다음의 성경 내용이 하나로 연결이 되지 않으며
또한 앞과 뒤의 내용맥락이 이어지지 않고 툭 끊어져 버리고 만다.
따라서 아담의 후손인 모든 인간에게는 하나님께서 명령으로 부여해 주신 문화 창달의 사명이 있다는 견해를 저들은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앞서 언급한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에 대한 말씀을 오해한 결과이다.
그들이 오해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복을 언약하실 때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과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나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이 모두 명령으로 주어졌다는 점이다.
곧 하나님께서 첫 아담에게 명령을 하셨으므로 아담은 당연히 하나님의 명령을 복종해야 하는 의무와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이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의 말씀에 대한 단순한 관찰에 의하여 내려진 결론이다.
곧 하나님께서 명령자이시고 인간은 그 명령에 대한 수행자라는 단순한 견해가 불러온 오해인 것이다.
만일의 경우,
하나님께서 첫 아담에게 명하신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의 말씀이 인간의 자율의지의 결정에 따라 수행하여여 하는 문화명령이라고 한다면 엄청난 신학적 또는 교리적 혼란과 더불어 신앙적 갈등이 초래된다.
곧 피조세계에서 펼쳐지는 문화창달에 있어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명령만 하시고 그 명령에 따라 인간이 문화창달의 주도해 간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인간이 그럴만한 자율 의지의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인간의 자율의지가 하나님의 자율의지에 의한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전능하신 자라는 말은 구호에 그치는 것인가 등의 의문이 계속 일어난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나라에 대한 세 가지 언약의 말씀이 문화명령이라는 주장은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독자적인 자율의지와 명령을 수행하는 인간의 독자적인 자율의지가 상대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주장이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의 명령에서 명령자의 자율의지와 명령 수행자의 자율의지가 상대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절대적인 자율의지 안에 명령 수행자의 상대적인 자율의지가 예속되어 있어 명령과 수행을 모두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스스로 명령하신 말씀을 스스로 이루어 가신다는 뜻이다.
절대주권자시며 전능자이신 하나님은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로서 스스로 작정하신 뜻에 따라 언약하시고 스스로 이루어 가시는 존재이시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