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의 치유 인문학-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은 생명이고, 물은 봄이다.-
매화 꽃잎에서 봄이 머물고 있다. 봄은 꽃이고, 꽃 중에 가장 귀품이 있는 것은 매화이다.
1929년부터 중국이 모란에서, 매화를 나라꽃으로 정한 것은 가지의 3타 연지에서 3민주의, 꽃잎 5장에서 5권 분립에 큰 의미를 두고 매화를 나라꽃으로 공식적으로 정했다.
퇴계, 다산, 강희안 등 조선의 선비들은 매화를 여러 그루 집안에 심어두고 매화 꽃이 필 때 쯤이면 친구들을 불러 모아 시회를 열곤 했다. 꽃의 단아함뿐만 아니라 그 향기 또한 난향과 장미향보다 훨씬 깊고 온화하다. 자기 수양을 많이 한 선비의 고고한 향이다. 매화 향은 아침8시 정도에 가장 진하게 풍긴다.
매화가 봄을 알리기 위해서 엄동설한 추운 겨울에 땅속 깊은 곶에서 뿌리를 통해 물올림은 꽃 피기 전부터 힘들게 해야, 우리는 봄 일찍 매화꽃을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봄은 낮은 땅에서 시작 된다. 땅에서 흐르는 물을 온 정성으로 빨아들여야 봄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물은 생명이고, 물은 봄이다.
몇년전 일요일 마지막 통도사 매화를 보려 새벽에 달려가, 무풍한송 솔숲을 지날 때 좌측 통도천에서 흐르는 개울 물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봄의 소리를 깊게 들을 수 있었다.
통도사 영취매가 이른 새벽 분홍색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른 동녘 해살에 비치는 분홍색 매화는 절문을 활짝 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생 처음 느껴 보는 사랑이었다. 20년 만의 깊은 우정이었다.
그래서 선비들이 매화를 좋아한 이유를 깊게 깨닫게 되었다. 건방진 깨달음인가?
매화와 일 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통도 산문을 지날 때 성철스님의 頓悟頓修(돈오돈수)가 마리 속을 맴돌았음은 건방진 생각이었을까?
내년에 다시 만날 때 매화에 대해 廓澈大悟(곽철대오)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무풍교를 지나 왔다.
그 때 산청서 마주한 성철 스님과 생가에 핀 홍매화가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노자의 물의 사상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풀어 보겠습니다.
중국의 사상을 크게 공자의 유가 사상과 노자 사상 두 축으로 나눕니다. 유가 사상은 서양 사상과 비슷한 進(진)의 사상이라면, 노자 사상은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歸(귀)의 사상입니다. 어디로 되돌아간다는 것일까요. 근본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노자가 가리키는 근본은 자연 입니다. 자연이란 天,地,人의 권원적인 질서를 의미합니다.
(노자)는 81장 5,200여자에 이릅니다. 상편은 도(道)로 시작하고 하편은 덕(德)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道德經(도덕경)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학교 선생 때 도덕 선생을 잠시 했던 적인 있는데, 첫 시간에 도덕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난감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첫 시간에 붓글로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의 (德不孤, 必有鄰, 덕불고 필유인, 덕은 외롭지 않다 이웃이 있기 때문에)라는 글을 써 붙여서 도덕의 의미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친구가 많은 학생은 덕이 많은 학생이다. 그래서 덕(德)은 대충 설명 할 수 있었으나 도(道)는 설명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길 도(道)의 길이란 무슨 길인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생각 보니 도(道)는 나의 생각으로는 내가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생각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도(道)인 것입니다.
서양에서 “아리스토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로 부르면서 최초의 철학자라는 칭호를 붙였습니다. “텔레스”는 세계의 근원을 물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텔레스” 이전에는 모두가 세계의 근원은 神(신)이라고 믿었습니다.
신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 했겠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신은 대부분 하늘에 있다고 믿고 있지요.
“텔레스”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 벗어나서 자기 스스로의 생각으로 물이 근원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노자의 도덕경 이전에는 天(神)과 덕(德)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자는 도와 덕을 이야기 했으니 얼마나 파격적인 생각 입니까?
노자가 물을 최고의 善(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水善利萬物(수선리만물)입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물이 만물의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不爭(부쟁)입니다.
물은 다투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流水 不爭(유수부쟁)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뿐만 아니라 산이 가로 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 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습니다. 爭(쟁)의 뜻은 戰(전)과 다릅니다.
戰(전)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지만 爭(쟁)은 방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 합니다.
오늘날 정치인들은 유수 부쟁의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물이 흘러가는 모양이 不爭(부쟁)의 전형입니다. 물 흐르듯 나라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가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기 때문에 上善(상선)입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곳은 낮은 곳, 소외 된 곳입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 없습니다.
채근담 35장에 “낮은 곳에 있어봐야 높은 곳 오르기가 위태롭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조상 들은 전통 조경에서 절대로 분수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도 분수는 물이 역류하기 때문입니다.
분수는 일본이나 서양 정원에서 사용하는 水景(수경) 시설입니다.
이 세 가지 때문에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하여. 상선약수를 강조하였습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 흘러서 마침내 바다를 이룹니다.
모든 물을 다 바다 들이는 바다는 때때로 어떠한 적도 대적 할 수 없는 압도적 위력을 가지게 됩니다.
곧 하방 연대(下方連帶)의 교훈입니다.
그래서 군주 수민(君舟民水), 임금은 배, 백성은 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습니다. 순자의 왕제편에 나오는 글입니다.
조선의 설계자는 정도전입니다.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을 편찬하면서, 국가가 왕의 자질을 변화시킬 힘을 가져야 나라가 융성해 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백성이 좋은 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한양의 천도 계획도 정도전의 작품입니다.
한양의 설계는 유교사상에 입각하여 설계 되었습니다.
유교의 핵심적인 사상은 仁,義,禮,知,信(인의예지신)의 덕목입니다.
정도전은 나라를 열 때부터 경연를 강화 합니다. 경연이란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학문을 토론하고 현실 정치를 의논하는 자리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왕을 공부 시키는 자리입니다. 조강, 주강, 석강이라 해서 하루에 세 번씩 2시간씩, 총 6시간의 경연을 했습니다.
또 輪對(윤대)라 하여, 의무적으로 각 관청의 관리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하고, 아래로는 선비부터 위로는 재상 까지 그들의 상소문을 받아서 읽어야 했습니다.
이 관례는 ‘조선경국전’에 명시 되어 있는 왕의 법도였습니다.
상소문은 요즘으로 말하면 인테넷에 달리는 악성 댓글입니다.
상소문 읽는 시간이 밤11~12시 까지 입니다. 정도전의 설계는 임금을 끊임없이 공부 시켜서 성군으로 만들어 융성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경연을 잘 실천한 왕은 모두 성군이 되었고 백성은 태평 성대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왕이 세종과 정조입니다. 세조와, 연산군은 경연을 아예 열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조선의 임금들의 경연은 시대가 변했지만 지금도 중요한 토론의 장으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든 지도자가 하루에 단 한번이라도 서로 토론하고 공부하면, 상호간 공감이 싹터서, 어떤 어려움도 풀릴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 지도자가 반드시 배웠으면 하는 덕목입니다.
조선의 최고의 개혁적인 인물인 조광조 선생은 연산군이 쫓겨나고 갑자기 왕인 된 중종에게 경연에서 소학을 읽도록 강권하였습니다. 가장 근본에 충실해야 성군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작금의 우리의 정치인들은 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공부하며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지 2년이 넘었습니다. 어쩜 중종과 비슷한 경우라고 봐 집니다. 준비 되지 않는 대통령입니다. 조선의 성군들이 경연을 통해 태평성대를 이루었듯 많은 전문가와 함께 오직 국민, 오직 국가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좋은 토론을 통해 정치를 잘 펼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새 봄이 왔습니다.
차분히 우리의 자리에서, 노자의 물의 진리를 깨우쳤으면 좋겠습니다. 하방연대를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입니다. 모든 힘과 권력은 국민의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권력을 자기 것 인양 남용하고 오만하게 휘두르는 것은 이제는 용서하지 말아야 합니다.
매화를 앞서워 아름답게 다가오는 새봄에, 노자의 물의 진리를 잘 깨달아, 아름다운 조국, 원칙과 근본이 바로서는 나라를 위해 항상 모든 국민이 깨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봄을 깊고 오래도록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24.2.18 여초
강희안 선생님이 그린“高士觀水圖(고사관수도, 물을 바라보는 선비)”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되어 있다.
-강희안 선생은 이조 판서를 지낸 석덕의 아들이고, 좌찬성 희맹의 형이다. 정인지 등과 함께 <훈민정음>을 최항과 더불어<용비어천가>를 주해 했다.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등과 친구 였다. 단종 복위 운동에 연루 되어 신문을 받았으나 성산문의 진술로 화를 면했다. 아버지 강석덕은 세종대왕과 동서간이고 자신은 세종의 처 조카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 교과서인 양화소록을 지었다. 할아버지가 강희백이다. 산청의 단속사에 심었다는 매화가 지금도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