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엘 프리엘 글 줄리앙 마르티니에르 그림 이하나 옮김/ 그림책 공작소
감상글 9기 김현주
올 한해 나에게 일어난 일 중 제일 큰 변화는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일이다. 딸아이를 키우며 주부의 삶에서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 중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들을 어도연 모임을 통해 만난 그림책 속 주인공들에게서용기를 얻었다고 할까…그래서 새로운 나를 찾고자 9년만에 일을 시작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나의 모습에 대한 설레임을 느끼기도 전에 불안하고 두려움의
나날이었다. 매일 잠들기전 출근할 생각에 걱정이 한가득이었고 그럴때 마다 그림책속의 다정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다. 어느날 옆자리에 앉아 있는 차장님이 나는 네가 금방 그만둘 줄 알았는데… 하길래,,, 네네 님때문에 힘들었어요!!! 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차장님 덕분에 먹고살아요 하고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직장인 8개월차가 되었다.
이번 그림책에서 만난 블레즈씨는 곰인데 사람인척 하고 회사를 다니는건지 사람인데 회사에 다니면서 곰이 된건지…진짜 블레즈씨의 모습은…과연 두둥…어쨌든 회사에 가야 하는 블레즈씨는 하루하루 곰으로 점점 변해가는 모습에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버틴다. 하지만 불안과 걱정속에 엉망인 하루하루를 보내는 블레즈씨에게 금요일이 되자 마법같이 모든것이 괜찮아졌다. 블레즈씨 답게 곰으로 돌아왔지만 도시를 바라보는 곰의 시선에서 블레즈씨는 아침이 되면 면도를 하고 출근을 하고 있을 거 같다.
그림책의 표지에서 부터 블레즈씨의 옷 색깔, 욕조의 다리, 벽지,이불, 주방 꿀단지 넥타이패턴 등등을 보면 블레즈씨가 무엇을 동경하고 좋아하는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건지 알 수 있다. 나도 회사 서랍에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몇 권 갖다 놓고 책상에는 딸 아이가 그려준 마들린느 캐릭터 그림을 붙여 놓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곁에 두고 바라보기 위해서 이다. 점심시간에는 예쁜 가을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려고 하고 계절의 변화도 느끼며 지금 여기에 내가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할려고 한다 다 그림책에서 배운 것들이다.
일을 하기전에는 내가 누렸던 일상의 소중함이 반복된 일상이라며 벗어나고 싶기도 했었고 막상 일을 시작하니 또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직장인 블레즈씨, 그리고 곰이된 블레즈씨, 나는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둘다 공감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나 곰 블레즈씨나 직장인 블레즈씨나 블레즈씨 답기를, 나는 나 답기를 바래본다. 발바닥이 괜찮은지 체크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