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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근거: 토마스 아 켐피스, 『그리스도를 본받아(De Imitatione Christi)』 제3권 제8장, 제14장, 제22장
대상: 사람의 지지와 위로에 중독되어 영적 자립심을 잃고, 하나님의 영원한 심판대 앞에서의 전율을 망각한 채 안일하게 사역하는 주의 종들
서론: 사람의 품을 파고드는 영적 거지 근성
사역자들이 지치고 낙심할 때 가장 먼저 취하는 본능적 행동은 무엇입니까? 골방의 제단에 엎드리기보다 전화기를 들고 동역자를 찾거나, 자신을 인정해 주는 유력한 성도를 찾아가 위로와 공감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토마스 아 켐피스는 제3권 8장에서 이러한 인간적 위로의 추구를 영혼을 좀먹는 영적 독소로 규정하며, 하나님 앞에서 인간 실존의 벌거벗은 민낯을 선언합니다.
"주여, 보소서. 저는 아무것도 아니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아무런 선한 것도 제 안에 없나이다.
저는 모든 면에서 결핍되어 있으며, 언제나 헛된 것으로 기울어지나이다.
내가 주님 앞에서 나 자신을 변호하려 든다면, 주님께서는 내 반대편에 서시어 내 모든 악행과 부패성을 고발하실 것입니다." (제3권 8장 1절)
사람의 위로는 상처 난 자아를 일시적으로 마취시키는 환각제에 불과합니다. 인간에게서 위안을 얻으려는 기대를 품는 한, 사역자는 필연적으로 그 인간에게 조종당하고, 마침내 그 인간에게 배신당해 쓰러집니다.
토마스는 모든 인간적인 위로의 젖줄을 단칼에 끊어버리고, 하나님의 영원하고 서슬 퍼런 심판대 앞에 홀로 서서 먼지와 재로 부복하는 '흙먼지의 겸손(Humilitas Cineris)'으로 우리를 몰아세웁니다.
1. "나는 진흙이요 재에 불과합니다": 존재론적 무(Nihil)의 고백
제3권 8장에서 제자(영혼)는 창조주 하나님을 향해 영적 허세를 완전히 벗어던진 통회의 고백을 올립니다.
"내가 만약 나 자신을 낮추어 한낱 먼지로 여긴다면, 주님의 은혜가 내게 임하고 주님의 빛이 내 마음에 비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대단한 존재로 착각하는 순간, 주님은 내게서 얼굴을 숨기시고 나는 내 비참함의 심연 속으로 곤두박질칩니다.
주여, 주님 없이는 저는 한 줌의 재(Cinere)요, 부패한 흙덩이에 불과하나이다."* (제3권 8장 2절)
[인간 실존의 영적 좌표 (토마스 아 켐피스의 공식)]
1.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는 전적인 무(Nihil)이다.
- 내가 가진 모든 은사와 직분은 내 것이 아니라 빌려온 은혜다.
2. 내 옛 자아와의 관계에서: 나는 끊임없이 악으로 기우는 부패 덩어리다.
- 하나님의 손길이 1초만 거두어져도 나는 가장 추악한 죄를 지을 수 있다.
3.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는 모든 사람의 발아래 밟혀 마땅한 자다.
- 다른 사람의 멸시와 조롱은 내 실체를 정확히 반영한 당연한 대우다.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자(Nihil)'로 선포한 사역자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습니다.
죽은 시체는 발로 차여도 화를 내지 않습니다.
흙먼지는 밟혀도 억울해하지 않습니다.
상처받고 분노하는 유일한 이유는, 여전히 내 안에 '존중받아야 할 나', '대접받아야 마땅한 대단한 나'가 살아서 꿈틀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대(Iudicium Dei): 인간의 평가를 태우는 번개
제3권 14장은 성경의 예언서 못지않은 전율과 공포로 사역자의 안일함을 내려칩니다.
"오 주여, 주께서 하늘로부터 천둥 같은 심판의 판결을 내리실 때,
제 모든 뼈마디가 공포로 덜덜 떨리며 제 영혼은 극심한 경악에 사로잡히나이다.
하늘의 천사들조차 주님의 순결하심 앞에서는 흠이 없지 못하거늘,
하물며 진흙탕에서 태어나 죄악을 마시며 살아가는 제가 어찌 감히 제 의로움을 내세우겠나이까?" (제3권 14장 1절)
토마스는 하늘의 별들도 하나님 앞에서는 부끄러워 빛을 잃는데, 지상의 작은 사역자가 몇 가지 성과를 자랑하며 으스대는 꼴을 가증스러운 희극으로 묘사합니다.
[인간의 평가 vs 하나님의 심판대]
- 인간의 법정:
외모, 교회의 크기, 웅변의 유창함, 학위, 사람들의 인기와 추천서 ──> 안개처럼 흩어짐
- 하나님의 심판대:
골방의 은밀한 동기, 자아 숭배의 독소, 숨겨진 탐욕과 음란, 사랑 없는 설교 ──> 불로 태워 시험함
"주님의 준엄한 눈길 앞에서는 내가 행한 거룩한 일들조차 죄악의 냄새를 풍길 수 있나이다.
인간의 칭찬이란 물거품에 불과하며, 인간의 비난이란 바람의 흩날림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주여, 저는 모든 인간의 입술을 뒤로하고, 오직 떨림과 두려움으로 주님의 심판대만을 응시하나이다."* (제3권 14장 2절)
장차 모든 사역자가 발가벗겨진 채 서야 할 하나님의 백보좌 심판대를 날마다 의식(Meditatio Iudicii)하는 자는, 교인들의 박수갈채나 교단의 직함 따위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3. 피조물의 위로를 배설물로 여기는 기술
제3권 22장에서 토마스는 인간적인 위로가 주는 영적 위험을 명확히 규명합니다.
"지상의 그 어떤 피조물도 인간의 영혼을 온전히 채울 수 없다.
왜냐하면 영혼은 영원하신 하나님을 모시기 위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네가 만약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다 소유한다 할지라도, 너는 결코 참으로 복되거나 평안할 수 없다." (제3권 22장 1절)
사역자가 사람의 위로를 탐할 때 일어나는 세 가지 영적 참극이 있습니다.
영적 간음: 영혼의 신랑이신 그리스도 대신, 다른 피조물의 품에서 온기를 얻으려는 배교 행위입니다.
사역적 굴종: 위로를 제공하는 사람(유력한 재정 후원자, 영향력 있는 중직자)의 눈치를 보느라, 죄를 지적하지 못하고 타협하는 벙어리 개가 됩니다.
은혜의 차단: 하나님은 사람에게서 위로받기를 즐기는 영혼에게 하늘의 순결한 위로를 부어주지 않으십니다. 그릇에 세상의 썩은 물이 차 있으면 하늘의 포도주를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마스는 권면합니다:
"사람이 주는 위로를 쓰레기처럼 내던지라. 하나님께서 직접 네게 찾아오셔서 말씀하시기까지, 온전한 고독의 결핍 속에 네 영혼을 방치해 두는 법을 배우라."
4. 사역자의 치명적 함정: '사역적 의로움'의 우상
사역자들에게 가장 교묘하고 파괴적인 교만은 세속적 교만이 아니라, 바로 '자기 사역에 대한 영적 공로의식'입니다.
"나는 평생 선교지에서 뼈를 묻었다."
"나는 수백 명을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나는 하루에 네 시간씩 무릎으로 기도했다."
토마스는 이 모든 자기 자랑을 가리켜 '심판대 앞에서 불타버릴 지푸라기'라고 경고합니다.
천국 문 앞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사역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오직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 묻은 의(Justitia Christi)를 힘입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죄인임을 고백하며 기어 들어오는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만을 받으십니다.
5. 이 시대 주의 종들을 향한 결단: 심판대의 불꽃 앞에 서라
토마스 아 켐피스의 제8강은 사람들의 인기와 사역의 자기만족에 취해 잠든 우리를 향해 거룩한 경종을 울립니다.
인간적 위로의 구걸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외롭고 괴로울 때 사람을 찾아 하소연하지 마십시오. 스마트폰을 끄고 바닥에 엎드리십시오. "주여, 내게 사람의 위로를 허락지 마옵시고, 오직 십자가의 쓴잔을 통과하여 주님의 얼굴만을 구하게 하소서."
날마다 하나님의 심판대를 묵상하십시오.
당신의 설교와 목회 행정, 은밀한 재정 사용과 생각의 편린들이 장차 불꽃 같은 하나님의 눈동자 앞에 낱낱이 상영될 날을 기억하십시오.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 있어도, 영혼의 골수를 쪼개시는 하나님의 저울은 속일 수 없습니다.
흙먼지의 자리(Nihil)로 내려가십시오.
사람들이 당신을 무시하고, 모욕하며, 당신의 공로를 가로챌 때 분노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감사하십시오. "주여, 본래 먼지에 불과한 저의 제자리를 찾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 낮은 자리에서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천국의 평강이 당신을 감싸 안을 것입니다.
[제8강 묵상과 결단의 기도]
"지극히 높으시며 의로우신 영원한 심판관, 주 하나님!
저는 그동안 주님의 일을 한다는 핑계로 사람들의 인정과 위로를 구걸하며,
피조물의 칭찬에 목말라 헐떡이던 영적 거지였음을 회개합니다.
사람들의 작은 비난에는 억울해하며 가슴을 쳤으면서도,
장차 모든 피조물을 태워버릴 주님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서는
두려워 떨 줄 몰랐던 저의 굳어버린 양심을 자복합니다.
주여, 오늘 이 시간 토마스 아 켐피스가 드렸던
그 처절한 존재론적 무(Nihil)의 고백을 제 심장에 새겨 주옵소서.
'주여, 저는 진흙이요 재에 불과하며, 아무런 선한 것도 제 안에 없나이다.'
제 안의 사역적 공로와 의로움이라는 바리새인적 교만을 십자가 밑에 부수어 주시고,
모든 인간적 위로의 끈을 단호히 잘라내게 하소서.
오직 하나님의 불꽃 같은 눈동자(Coram Deo)만을 두려워하며,
지극히 낮고 깨어진 심령으로 십자가의 보혈만을 의지하여
거룩한 두려움과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는 참된 종이 되게 하옵소서.
공의로 온 세상을 심판하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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