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그늘이 많고 그림자 없는 곳에서
그림자 따라오는 꽃산에 언덕길을 오르며 야생화와 산꽃나무를 바라본다.
담장에 둘러싸인 곳에서 바라볼 수 없었던 넓은 하늘과 산의 구릉들
규격된 장소와 쓸쓸한 공간에서 찾아볼수 없었던 자잘히 채워진 아름다운 모습들
언덕위에 자그만 오두막사가 있고
염소와 강아지들이 뛰어놀며 신이 났다
아기자기하게 솟아 서있는 오형제 산바위
집나간 엄마를 기다린다는 전설의 이야기는 언제부터 내려온걸까
낭창능창 냉이꽃이 하늘거리고 민들래 노랗게 수놓은곳에 몽창몽창 토끼풀꽃이 모여 있다
꽃반지와 꽃목걸이도 만들어 준다던
받아 보지는 못했지만 옛 추억을 듣는다
길 따라 수선화가 펼쳐진 곳에 발자욱 놓아 본다
자세히 보니 제비꽃과 할미꽃도 있다
산수국 두덩위에 백일홍 나무를 올려다보다 오두막 창문을 넘어 본다.
한 아이가 꽃을 그리고 있었고
두 눈이 마주한다
아이는 문을 열고 나오며 웃어만 준다
방해해서 미안해요
꽃을 좋아 하나봐요
쑥스러움에 이리와 보세요
제일 아끼는 꽃들을 보여 드릴게요
노루귀 은방울꽃 깽깽이풀꽃 애기똥풀꽃 얼레지 작은붓꽃 계곡쪽으로는 복수초 생강나무 버들강아지 진달래 산벚낭구도 꽃망울이 맺었군요
여인은 소녀되어 까르르 웃었다
언제 웃어보았을까
애기똥 풀꽃이라니요
예쁘게 자라준 아이들이 생각났다
화실에는 화분과 커피 잔들이 어울어 있다.
닫힌 공간에만 살아야되는 줄 알았다.
규칙은 있었고 따라야만 한다
아이들은 떠나고 남편은 나무만 돌본다.
나무 장인이된 남편은 벌레같다
나무만 먹고 사는 벌레
사람들은 나무의 대가라 칭한다.
그림자 따라오는 작은 오두막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두막 아이가 좋다.
나무와 꽃들에 대해서 이름을 나누고
부엉이와 소쩍새 뻐꾸기 매미소리 산새소리를 듣는다.
낮으로 밤으로 오두막 아이를 찾는다
며느리 방귀뀐별, 왕의 지팡이별, 오리온 전갈자리 북극성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너무 쏘 다닌다고 면박을 한다.
남자가 화내는 것도 지쳐갈 즈음
산아이 오두막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멀리 멀리 떠나가서 다시는 꽃산에는 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흥정을 한다.
꽃 이야기와 나무이야기를 한것 뿐이었는데 아이는 이유없이 떠나갔다.
우울한 망부석 여인은
오두막은 빈집이 되었고 마음도 텅비어 황량하고 쓸쓸하다.
야외어 간다. 더 이상 그늘진 이 공간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나 따라 갈거야
그 아이를 찾아서 안그러면 나 죽어요
제발 보내주세요
나는 유명한 나무장인이요
오두막 아이와 만난다고 소문이 너무 크게 났소
당신이 떠나면 내 평판도 끝이요
아!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도 나보다는 나무를 사랑하잖아요
제발 보내주세요
뒤돌아 가는 모습에 절망에 빠진다
당신이 좋아하는 나무에서 나 죽을거야
아! 이 못난 사랑아
나무잎처럼 가녀린 허탈감에 빠져버린 남자가 온몸을 감싼다
당신이 좋아하던 오두막자리 곳에 그대 묻어주오
나 당신에게는 오지 않을거요
잃어버린 사랑으로 잊어버릴 겁니다
당신은
당신은 그 아이만을 기다릴 테지요
해마다 그날에 100일 동안 피어서 기다리고 있는 꽃이 되었을꺼니까
사진 네이버에서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