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의 차이
날이 갈수록 자연산 꼬막이 귀해져 지금은 대량으로 씨를 뿌리고 수확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쌩쌩 불 때면 감칠맛 좋은 씹힘의 꼬막찜이 생각난다. 꼬막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에서 서남해에 걸친 개펄에 서식한다.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꼬막의 분류는 학술적으로 다섯 종류인데 우리나라에는 표준명 꼬막, 새꼬막, 피조개, 어긋물린새꼬막 이렇게 4종이 서식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꼬막은 꼬막과 새꼬막, 피조개(피꼬막) 그리고 큰이랑피조개가 유통되고 있다.
꼬막의 수확은 11월부터 시작되지만, 살이 포동포동 찌기 시작하는 12월부터 이듬해 초봄까지가 제철로 이 시기의 꼬막은 따로 해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살이 꽉 차고 맛이 좋다. 그래서 오늘은 제철 맞은 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에 대한 기본 적인 차이점을 알아볼까 한다. 이들 꼬막류를 구별하는 것은 유사 조개류를 파악하는 가장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소비자는 대부분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맹점을 이용해 일부 비양심 상인이 일본산 참꼬막을 국산 참꼬막으로, 중국산 새꼬막을 국산 새꼬막으로 둔갑시키는 만큼, 꼬막을 자주 구입하는 이들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다.
<사진 1> 참꼬막과 새꼬막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교 사진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꼬막은 모두 '와농자(瓦壟子)'다. 와농자는 조개껍데기에 팬 주름이 기왓골 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와농자에 해당하는 꼬막은 총 다섯 종류로 분류된다.
1) 꼬막
2) 새꼬막
3) 피조개
4) 어긋물린새꼬막
5) 큰이랑피조개
이중 시중에 흔히 유통되는 것은 아래와 같다. (표준명 : 판매될 때 명칭)
1) 꼬막 : 참꼬막
2) 새꼬막 : 새꼬막(그대로 표기)
3) 피조개 : 피조개 또는 피꼬막
4) 큰이랑피조개 : 새꼬막(표준명 새꼬막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이중 1), 2), 3) 번은 대부분 서해와 남해산이며, 4)번은 중국산이다. 일본에서 참꼬막이라고 들어오는 꼬막이 있는데 아래 구별법에서 다시 알아보겠다.
<사진 2> 표준명 피조개(피꼬막)
이들 꼬막류의 크기 순서로는 꼬막 < 새꼬막 < 큰이랑피조개 < 피조개 순으로 피조개가 가장 크고, 참꼬막으로 불리는 꼬막이 가장 작다.
<사진 3> 꼬막(왼쪽), 새꼬막(오른쪽)
사진은 겨울 철,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막이다. (참꼬막은 공급량이 많지 않아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지금부터는 표준명 꼬막을 시장에서 부르는 명칭인 '참꼬막'으로 쓰겠다. 꼬막 종류는 부채살 모양의 골이 패어 있는데 전문용어로는 '방사륵'이라고 한다. 참꼬막 방사륵은 17~18개이고, 새꼬막 방사륵은 약 30~34개, 피조개 방사륵은 약 42~43개다.
그런데 현장에서 꼬막을 구입할 때 방사륵을 일일이 세보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그냥 참고용으로만 쓴다. 굳이 방사륵을 세보지 않아도 참꼬막과 새꼬막의 차이를 아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새꼬막이 두 배 이상 비싼 참꼬막으로 속여 파는 일도 없다.
국산 참꼬막은 각장 길이가 최대 4cm를 넘지 않는다
#. 국산 참꼬막과 일본산 참꼬막의 차이
그런데 같은 참꼬막이면서 원산지만 다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개펄이 많지 않다. 일본산 참꼬막의 경우 서식지가 매우 한정되고 그 조차도 우리나라의 고운 갯벌이 아니라서 일본 참꼬막을 국산 참꼬막으로 둔갑할 때는 우리나라 개흙을 묻혀 눈가림하는 식이다.
그러한 이유로 일본산 참꼬막은 불필요하게 개펄이 가득 묻어 있다. 반면, 국산 참꼬막과 새꼬막은 세척해서 내보내 오히려 개흙이 많이 묻어있지 않다. 결정적으로 일본산 참꼬막은 각장 길이가 4cm 넘는 것이 태반이고 5cm가 넘어가는 것도 있지만, 국내산 참꼬막은 각장 길이가 평균적으로 3~4cm에 불과해 새꼬막보다 작다.
참꼬막의 속살
새꼬막의 속살
#. 참꼬막과 새꼬막의 맛 차이
사진은 모두 국산이다. 참꼬막과 새꼬막의 속살은 대부분 이런 모양이다. 참꼬막은 발달한 장기의 검적색 부위가 도드라지고, 새꼬막은 전반적으로 밝고 노르스름해 확연히 구분된다. 둘 다 양념하지 않은 상태에서 맛을 보면 맛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1) 참꼬막 : 식감이 조금 단단하고 쫄깃하다. 은은히 풍기는 바다향, 조개 육즙이 짜지 않으며 씹을수록 차지고 달다.
2) 새꼬막 : 식감은 참꼬막보다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조개 육즙이 짠 편이다. 씹으면 약간 질기고 바다의 자연스러운 짠맛이 돈다.
맛에서 차이가 나지만, 양념을 얹어 먹으면 체감할 수 있는 차이가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새꼬막은 주로 양념장을 얹은 찜으로 요리하고, 참꼬막은 양념장 없이 데쳐 먹거나 조개 육즙을 잘 가두기 위해 증기로 쪄먹는 조리법이 어울린다.
새꼬막은 수산시장은 물론, 마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참꼬막은 귀하고 비싸다. 평균 시세로는 새꼬막 1kg에 10,000~12,000원 선, 참꼬막은 22,000원 선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해마다 출하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참꼬막이 비싼 이유는 전량 자연산이라 수요보다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여기에 가장 큰 원인은 간척지와 방조제, 항만 건설 등을 이유로 개펄을 매립해 서식 여건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참꼬막 양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 용도의 출하에는 미치지 못했다.
#. 싱싱한 꼬막 구별법
위 사진을 보면 새꼬막이 입을 벌리고 있다. 손을 갖다 댔을 때 즉시 입을 다물면, 그 꼬막은 물론 함께 담긴 다른 꼬막들도 입을 연 것과상관 없이 대부분 싱싱하다고 보면 된다. 입을 벌린 것과 상관 없이 같은 그룹에 속한 꼬막은 대부분 싱싱하다
조만간 꼬막 데치는 방법을 올리겠지만, 꼬막을 데칠 때 입을 살짝 벌리면 그 꼬막은 산 꼬막이고. 여전히 입을 벌리지 않아도 산 꼬막이다. 꼬막은 다른 조개와 달리 입을 벌리지 않았다고 해서 죽은 것이 아니다. 간혹 죽은 꼬막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싱싱한 꼬막과 함께 섞인 것이라면,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확률이 높으므로 먹어도 문제 없다. 입을 벌리지 않은 꼬막을 까는 요령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http://blog.naver.com/slds2/220907810655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는 꼬막 손질법(동영상)
왼쪽은 참꼬막, 가운데와 오른쪽은 새꼬막인데 원산지가 다르다
지금 이 도마에는 총 세 종류의 꼬막이 놓여 있다. 여기서 참꼬막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는 새꼬막이다. 어느 것이 국산이고 중국산인지 페이스북에서 문제를 냈는데 50%의 확률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알아맞히지 못했다. 아마도 이러한 맹점을 이용해 재래시장에서는 일부 상인이 중국산 새꼬막을 국산 새꼬막으로 둔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만간 그 부분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꼬막 판매 실태를 꼬집어 다음 편에 자세히 알아볼까 한다.
[출처] 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의 차이 작성자 입질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