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12:24:02
밀크 아이스바 ~!
우유색의 새하얀하드를 더운 여름 한낮에 베어무는데 순수한 행복함이 느껴진다.
밀크바에서 그옛날 엄마 가슴에서 나던 젖냄새가 머뭇거리는것 같기도 한다
나는 연년생의 동생을 둔 탓에 엄마의 품에서 일찍 떨어져 언니여야만 했다.
동생차지가 된 엄마젖 대신 나는 <비락> 이라는 우유를 먹고 자랐다고 했다
배고프다고 우는 내게 궁여지책으로 언니가 자기 손가락을
내입에 물려주면 힘차게 가짜 언니 손가락 젖꼭지를 빨아먹었다며
두고두고 생색 내곤하며 올챙이적에 나를 놀린다.
밀크바에서는 내안에 잠재된 우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순백의 추억이 되살아나는것 같다.
여름이면 작은아버지가 하던 <아이스케키 >공장에
날이면 날마다 서너살먹은 내가 아장아장 걸어와
뒷짐지고 일하고 바쁜 작은아버지를 말도 없이 쳐다보고 있으면
<아이고~! 우리 세금쟁이 왔어~~~!!!!!1>
하시며 팥들은 아이스케키를 내손에 들려주셨다며
지금도 칠십넘은 노인이 되신 작은아버지가 이야기하시며 웃으신다.
그래선지 어릴적 날마다 먹어대던 팥하드는 물론 비슷한 팥빙수까지 참 좋아한다
그리고 엄마젖 닮은 뽀얀 우유넣은 밀크바~!
이맛을 음미 하는것 만으로도 흐믓한 작은 나의 행복..
요즘은 내가 좋아해서 냉동실에 하드를 넣어두고
그렇다고 나혼자 먹기도 그러니 그사람 하나주고
같이 먹다보면 나는 이미 홀랑 다 먹어버렸는데
단것도 안좋아하고 그 사람은 이가 시리다며
몇입 깨물다가 말아버린다
<할아버지같이 그것도 못먹고 그러네......어유~ 이시려..? >
그러면서 먹다말은 그사람 하드라도 낼름 내가 가져다 먹는다.
슈퍼에가서 하드를 살때
(열개를 사면 계산하기도 좋은거야...)
그렇게 혼자 합리화를 시켜가며 꼭 열개를 사가지고 와서는
두고두고 아이들 먹일거라고 하고서
대부분 집에 있다가 엄마인 내가 하드를 행복느낌용으로
꺼내먹는것 같다.
내 어릴적에 여름이면 빨간색 물감섞은 사카린 물도 생각난다
깜찍한 세모모양의 비닐에 팽팽하게 넣어져 있어서 핀으로
콕 찔러서 물이 새어 나오면 쥬스나 음료수대신으로 빨아먹는데
자칫잘못 하면 물이 얼굴이나 옷에 마구 튀어버렸지...
또 시장이나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으례히 냉차장수가 있었다
그 물 안에 뭐가 들은건지 따져보지도 않고 사먹던 여름이면 만났던것들.
국화빵집 한귀퉁에 무쇠로 만든 팥빙수 만드는 기계에서는
아저씨가 매듭 굵은 손으로 돌리면 얼음이 그릇에 넘치게 수북히 갈아져 나오고
어린맘에도 섬찟한 붉은색의 물감을 보송한 얼음위에 척! 뿌려주던 투박한 빙수.
예전같지 않고 이제는 세련된 밀크바를 집에까지 가는데
차마 참지 못하고 길에서 먹으며 남몰래 나는 여름날 조그만 행복으로 흐믓하다..
(아이들보고 길에서 먹고 다니면 안되는거라고 가르치고선.......)